Share

제1213화

Author: 차라
소민아가 메일을 보내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읽음 표식이 떴고, 이내 소설 영화화 프로젝트 기획서가 순조롭게 통과되었다.

그녀는 그다지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사무실 바깥에서 잔뜩 들뜬 환호성이 들려왔다.

고작 프로젝트 하나가 통과되었을 뿐인데 왜 저렇게 좋아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내 문밖에서 흥분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상에. 전 우리 구르미 시리즈가 망하는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요! 하마터면 사표를 쓸 뻔했다니까요.”

“요즘 총편집장님도 오시지 않고 소 비서도 2주나 자리를 비웠었잖아요. 그동안 실적이 없어 이번 달 월급이 백만 원도 안 됐어요. 저번 달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에요.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맞아요! 지금까지 윗선에선 우리한테 관심도 주지 않았잖아요. 총편집장님 말로는 저번 주에 보낸 메일을 아직까지도 읽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어이가 없어요.”

“내가 듣기로 최근 편집장님은 소 비서를 보살피느라 휴가를 냈다고 하더라고요. 하느님이 저한테도 그런 신랑감을 내려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편집장님은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친구예요. 소 비서한테 지극정성인 데다 잘 생기고 성격까지 좋아요. 부러워 죽겠어요.”

“잠시만요! 총편집장님과 소 비서 언제부터 사귄 거예요? 난 왜 몰랐죠? 회사에서 사내연애 금지하는 거 아니었어요?”

“쉿! 조용히 해요. 소 비서가 듣겠어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신이랑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다고?

소민아는 핸드폰을 꺼내 기성은과 나눴던 문자 기록을 살펴보았다. 거의 모두 그녀가 보낸 것이었다. 그녀는 이 기록을 남겨두기 위해 핸드폰을 새로 사지도 못했다.

그녀는 기성은과의 유일한 추억이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

그가 이렇게까지 오래 떠나있을 줄 알았다면 함께 있을 때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둘걸.

소민아도 일이 바쁘지 않을 때만 그를 떠올렸다. 문자 하나하나를 읽으니 머릿속에서 수많은 기억들이 소용돌이쳤다.

그녀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매일 시간을 내어 오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4화

    “송 대표님, 별다른 용건 없으시면 전 이만 가볼게요.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있어서요.”소민아가 회사에 나온 건 그저 일을 하기 위함이다. 송시아와는 조금도 엮이고 싶지 않았다.송시아는 그녀의 요구는 전혀 개의치 않고 소피아에게 출발하라고 지시했다.소민아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송시아 씨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마침 점심시간이라 내가 구영관 예약해뒀어.”그녀와 밥을 먹는다니, 소민아는 단호히 거부했다.“전 한낱 비서일 뿐입니다. 송 대표님과 겸상할 자격 없어요. 아니면 이제 다른 방식으로 절 괴롭히시려는 거예요? 아니면 저번처럼 또 그러시려고요? 이번엔 클라이언트한테 던져놓을 생각인가요?”“민아야, 예전 일은 다 오해야. 우리 자매 힘들게 다시 만났는데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면 안 될까? 언니가 어떻게든 너한테 보상할게. 오늘 저녁에 파티가 있는데 나랑 같이 가자. 내가 사람들 소개해줄게. 앞으로 너한테 도움이 될 거야.”소민아가 창밖을 바라보니 확실히 구영관으로 가는 노선이었다. 그녀는 생각하지도 않고 거절해버렸다.“전 인맥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전 그냥 제가 맡은 일만 잘하고 싶어요.”송시아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부드럽게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너 이 화내는 표정 어렸을 때랑 똑같아. 다만 너무 말랐어. 더 많이 먹어야 해.”“네가 구르미 시리즈에 남고 싶다고 하면 이 언니도 강요하지 않을게. 널 도울 수도 있어. 네가 뭘 하든 언니는 응원할 거야.”“언니랑 같이 점심밥 먹어주면 기성은이 어떻게 됐는지 알려줄게. 어때?”소민아는 심장이 떨려왔다.“정말이에요?”송시아가 그녀의 손을 꼭 잡자 소민아는 불편함에 바로 빼내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당연하지. 언니가 어떻게 널 속일 수가 있겠어.”소피아는 뒷좌석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대화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앞차와 충돌하려는 순간 그녀가 다급히 차를 세웠다.송시아가 소리쳤다.“운전 하나 제대로 못 해요?”소피아는 연신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5화

    만들어둔 음식들이 잇따라 상에 올랐다. 이어 고구마죽이 오르자 송시아는 숟가락으로 한 그릇 뜬 뒤 소민아에게 밀어주었다.“이건 내가 특별히 만들어달라고 한 거야. 나 예전에도 자주 먹었어. 물론 네가 예전에 언니한테 만들어 준 죽과는 비교도 안 돼.”“이젠 언니가 돈 많이 벌었으니까 넌 주방에 안 들어가도 돼.”소민아는 예전 일을 말하고 있는 송시아를 앞에 두고 시선은 다른 곳에 고정하고 있었다. 분명 무언가 애써 피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난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송시아가 웃으며 말했다.“넌 잊어버려도 괜찮아. 이 언니가 다 기억해.”“자, 어서 죽부터 먹어.”“다 먹으면 네가 보고 싶어 하는 거 보여줄게.”소민아는 처음엔 거부했지만 지금은 숟가락을 들어 올렸다. 송시아의 유혹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소민아는 몇 분 안에 그릇에 있던 죽을 모두 해결했다.“이제 말해줄 수 있죠? 장난은 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그때 송시아가 핸드폰을 열어 저장해두었던 영상을 재생시켰다.영상 속 기성은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고 그 뒤엔 여러 명의 흉악한 인상의 사람들이 진을 치고 서 있었다. 4, 50세 정도 되어 보이는 중년 여자가 무릎을 꿇고 사투리로 그에게 애원하고 있었다.중년 여자의 눈앞에 서 있는 남자는 그녀의 울부짖음에도 미동도 하지 않고 냉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기성은이 몇 글자 내뱉자 중년 여자의 동공이 순식간에 확장되더니 눈동자에 절망감이 가득 차올랐다.이어 여자를 압박하고 있던 남자가 들고 있던 총으로 그녀 몸을 겨누었다...1초 뒤...탕.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피가 사방으로 솟구쳐올랐다.소민아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광경에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너무 놀라 정지 버튼을 눌렀고 더는 계속하여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구석으로 뛰어가 가슴을 움켜잡고는 괴롭게 헛구역질했다.소민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 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람이 아니에요! 난 믿지 못하겠어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6화

    “오빠, 여기 음식 진짜 맛있어요! 다음에도 또 먹으러 와요, 네?”소민아는 이곳에서 신이랑과 신수지와 마주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신이랑이 신수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민아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소민아는 깜짝 놀라 신수지를 쳐다보았다가 이내 다시 시선을 돌렸다.“송 대표님이랑 밥 먹으러 왔어요. 저 먼저 갈게요.”“민아 씨.”신이랑은 급히 떠나는 소민아를 따라갔다. 신수지는 하이힐을 신고 있어 빠르게 걷을 수가 없었다.“오빠, 나 기다려요.”신이랑은 문 앞에서 소민아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가 먼저 말했다.“따라와요.”신이랑은 그녀를 차 조수석에 앉히고 안전띠를 해주었다.신수지가 쫓아와 문을 두드렸다.“오빠, 나 아직 차에 못 탔어요. 오늘 나랑 같이 밥 먹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어떻게 나 혼자 남겨둘 수가 있어요.”신이랑이 창문 유리를 내리고 말했다.“너 혼자 택시 타고 가.”말을 마친 뒤 신이랑은 액셀을 밟고 바로 출발했다. 소민아가 백미러로 살펴보니 신수지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수지 씨 혼자 저기에 남겨두면 어떻게 해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하게 가라앉아있었다. 신이랑은 단번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거라 예상했다.신이랑이 물었다.“회사로 돌아갈 거예요?”소민아가 대답했다.“네. 당연히 돌아가야죠. 그 여자 한 명 때문에 내 생활이 영향받을 수는 없잖아요.”그녀는 확연히 마음이 복잡해 보였다.신이랑은 음악을 틀고 그녀에게 말했다.“뭐 더 먹지 않을래요?”“아니에요. 배 안 고파요.”“회사로 갈까요?”“네. 부탁할게요.”예의를 차린 거리감 느껴지는 말에 신이랑은 더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이렇게까지 거리를 둘 필요는 없지 않은가.신이랑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회사까지 도착했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나 있었다.소민아는 예전과 다르게 오늘은 너무나도 조용했다.사무실에 도착한 뒤 소민아는 자리에 앉아 보고서와 앞으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7화

    “미안해요! 순간 여자친구인 척해야 한다는 걸 잊어버렸어요.”신이랑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민아에게로 향했다.“민아 씨... 저번 병원에서 송시아가 나한테도 말해줬어요. 그리고 나... 본가에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여자친구 일은 계속 민아 씨를 귀찮게 해야 할 것 같아요.”“만약 불편하면 여기에서 끝내고요.”소민아가 주먹을 꽉 말아쥐고 한동안 고민하고는 말했다.“얼마나 더 해야 하는데요?”“...”“이랑 씨도 알다시피 저한테는 기성은 씨가 있어요. 그 사람이 돌아왔을 때 오해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하지만 걱정 말아요. 이랑 씨가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협조해 줄게요.”“예전 이랑 씨가 저 많이 도와줬었잖아요.”신이랑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우린 친구잖아요. 그럼 이 친구한테 아까 송시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려줄 수 있어요? 회사에 오는 길에서 한마디도 안 했잖아요. 민아 씨답지 않았어요.”“민아 씨, 걱정이 있으면 말해봐요. 내가 같이 해결해줄게요.”“난...”소민아가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말을 삼켜버렸다. 그녀의 머릿속에 송시아가 보여주었던 영상이 떠올랐다. 감정 하나 없이 서늘한 표정으로 내뱉은 기성은의 한마디에 그 여자는 피를 튀기며 죽어버렸다. 그에게 있어 사람 목숨이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 걸까.“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난 괜찮아요.”그때, 사무실 바깥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소민아와 신이랑이 동시에 그쪽을 바라보았다. 소피아가 고급스럽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들고 와 소민아의 책상에 내려놓았다. 그녀 얼굴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일그러져 있었다.“이건 송 대표님께서 민아 씨한테 보낸 구영관 간식거리예요. 민아 씨가 점심에 밥을 제대로 안 먹었어서 걱정이 되시나 봐요.”말을 마친 뒤 소피아는 자리를 떴다.신이랑이 말했다.“송시아는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정말 민아 씨한테 보상하고 싶은가 봐요. 민아 씨는 송시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소민아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8화

    피가 낭자한 그 사진들은 소민아의 신경을 극도로 자극했다.소민아가 일하고 있을 때, 컴퓨터 옆에 놓아두었던 핸드폰이 진동했다. 소민아가 살펴보니 송시아가 그 영상과 사진을 보내왔다.그 참혹한 현장이 담긴 사진 하나하나에 소민아는 정신이 아찔해졌다.다시 봐도 손이 덜덜 떨려왔다. 이 모든 게 진짜라는 걸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일면식이 있는 성세 그룹 본부 디자인팀 직원에게 사진 진짜 여부를 감별하는 방법을 물었다.이후 바로 검증을 시작했다.10분 뒤...검증 결과 그 사진들은 모두 2차 가공을 거치지 않은 진짜 원본 사진이었다.얼마가 지났을까.소민아의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바로 컴퓨터 안 사진을 지워버리고는 핸드폰을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신이랑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소민아는 가장 위층에 위치한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 전연우가 이곳에 있을 때엔 한 걸음도 들어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노크도 하지 않고 바로 벌컥 문을 열었다.사무실 안은 바닥에 서류가 가득 떨어져 있어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고, 소피아는 쪼그리고 앉아 그 서류들을 줍고 있었다.다짜고짜 들어온 소민아를 본 소피아가 말했다.“소민아 씨, 여기 대표님 사무실이라는 거 몰라요? 소민아 씨가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송시아가 말했다.“앞으로 민아는 여기에 수시로 드나들 수 있어요. 이건 내가 민아한테 준 특권이에요. 소피아 씨는 나가 있어요.”소피아는 입술을 꽉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바깥으로 나갔다.문이 닫히자 소민아가 물었다.“저한테 그런 사진을 왜 보낸 거예요?”송시아가 말했다.“기성은의 모든 걸 알고 싶었던 거 아니야? 그게 기성은의 진짜 모습이야. 왜?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소민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고작 이런 게 뭘 설명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 보내줄 필요 없어요. 그 사람이 내 앞에서 직접 말하기 전엔 그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어요.”“안 믿는다고?”송시아가 사무실 책상을 돌아 그녀 옆으로 다가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9화

    소민아는 송시아와 함께 비행기에 올랐고, 경호원들도 그 뒤를 따랐다.비행기 안.“도착하려면 아직 몇 시간 남았으니까 그동안 쉬고 있어.”소민아은 긴장과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핸드폰을 꽉 붙들고 앉아 있었다. 드디어 그를 만나게 되는 건가?송시아는 소민아의 핸드폰 화면에 뜬 기성은의 이름을 보자마자 눈썹을 깊게 찌푸렸다.“민아야, 남자 한 명한테 네 마음을 전부 다 내주면 안 돼. 남자의 마음은 자그마한 유혹에도 흔들리기가 일쑤거든. 달콤한 말로 꼬드기고는 어떻게든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어있어. 차라리 네가 손에 넣을 수 있는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게 나아.”“네가 정말 기성은이 갖고 싶다고 하면 언니가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결혼은 절대 안 돼.”소민아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당신처럼 모든 남자들을 희롱하며 다니라고요? 강지훈, 이젠 그 현씨 남자까지... 정말 대표님이 아무것도 모르실 거라 생각해요? 대표님은 당신 같은 여자 상종도 하기 싫어하세요.”송시아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하지만 소민아에겐 조금의 화도 분출할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분명 경을 치고 말았을 것이다. “적어도 난 전연우 때문에 손해 본 건 없어! 그런데 넌? 기성은에게서 뭘 얻었는데? 기성은의 돈도, 마음도 갖지 못한 거나 다름없잖아.”“그렇게 이해관계를 따지는 건 사랑이 아니라 이용이에요. 항상 이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당신은 돈을 많이 벌긴 했어요.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에요? 지금 당신 처지를 봐요. 돈 말고는 아무것도 없잖아요.”“나한텐... 적어도 날 사랑해주는 가족들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있어요.”그 말이 송시아의 마음속 여린 곳을 건드렸다.“언니한텐 네가 있잖아... 넌 언니의 유일한 가족이야. 민아야... 언니가 한 모든 행동들은 다 널 위해서야, 다 우리 자매가 다신 예전과 같은 고초를 겪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고.”“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널 찾는 걸 포기한 적이 없어.”“심지어 제일 불행한 생각까지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20화

    소민아는 어안이 벙벙한 채 바깥을 내다보았지만, 송시아는 늘 있었던 일인 것처럼 조금도 의아해하지 않고 평온하기 그지없었다.“여긴 저런 거 갖고 다녀도 합법이야. 놀랄 필요 없어. 내 옆에서 떨어지지만 않으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그 사람이...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예요?”주위엔 매캐한 연기가 만연하고 있었다. 소민아는 이곳이 정말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송시아가 말했다.“너한테 보여줄게. 성세 그룹에서 연봉 몇억을 받으면서 일하던 총괄 비서가 지금은 뭘 하고 있는지!”그렇게 15분을 달려 차가 한 별장 마당 안으로 들어갔다.문 하나 외엔 사면이 담벽으로 막혀 있었고, 그 위에는 철사까지 둘려 있었다. 개미 한 마리 드나들지 못하게 겹겹이 진을 쳐 놓은 것이다.송시아와 소민아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방으로 안내되었다.경호원이 캐리어 세 개를 들고 들어왔다. 송시아는 손을 휘저어 그들을 내보내 방 바깥에서 경호를 서게 했다.“이따가 내가 널 데리고 사람 몇 명을 만나러 갈 거야. 이곳 면북 관리자들이야.”소민아가 이마를 찌푸리고 송시아를 쳐다보았다.“이곳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여기 사람들과도 연관되어 있는 거예요? 송시아 씨, 저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요? 다들 범죄자라고요. 경찰에서 알게 된다면 송시아 씨는 감옥에 갈 거예요.”송시아가 덤덤히 웃어 보였다.“이 언니 걱정하는 네 마음은 알지만, 신경 쓸 필요 없어. 이건 너 말곤 아는 사람 없거든. 넌 내 동생이니까 난 널 믿어. 이 언니 신고하지 않을 거지?”“너도 언니가 걱정되지 않았다면 그런 말은 하지 않았을 거잖아.”송시아의 그 말을 인정할 리 없는 소민아였다.“그럴 리가요. 그냥 돌아갔을 때 당신 때문에 누가 날 찾아올까 봐 그래요. 또 당신 때문에 당할 순 없잖아요.”송시아가 웃으며 앞으로 걸어가 소민아의 손을 잡아당겼다.“그런 일은 없을 거야. 언니는 이제 다 가졌어. 넌 네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뭐든지 하면 돼. 그 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생기든 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21화

    바깥에서 남자들이 우르르 들어와 그들을 둘러쌌다.송시아는 태연한 얼굴로 소민아를 끌어당겨 자신의 등 뒤에 숨겼다. 이어 그의 가슴팍을 힘껏 걷어찼다.“문 대표님, 앞으로는 손 간수 잘하세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 손이 무사할 수 있을지 저도 장담 못 해요.”송시아는 발을 내려놓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시간이 늦었네요. 저와 동생은 이만 쉬어야 하니 가볼게요. 식사 계속하세요.”오늘 참석한 손님들은 모두 면북을 관리하는 4대 명문가 가주들이었다. 하지만 처참하게 당하는 문지강을 보고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그들에게 송시아는 이토록 무시무시한 사람이다.다른 여자들과는 전혀 다르다.문밖까지 걸어갔을 때, 송시아가 걸음을 멈추었다.“언니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으니까 너 먼저 돌아가 쉬고 있어. 필요한 거 있으면 경호원한테 얘기하면 돼.”“언니를 위해 나서줘서 정말 기뻤어.”소민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그녀의 표정을 보니 더더욱 분노가 치밀어올랐다.“권력을 얻기 위해 그동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저기 앉아 있는 사람들 좀 봐요. 한눈에 봐도 좋은 사람은 아니잖아요. 왜 저런 나쁜 놈들과 어울려 다니는 거예요?”“지금 갖고 있는 권력과 재산들 다 몸을 팔아서 손에 넣은 거예요? 더럽지도 않아요?”송시아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면 안 돼? 예로부터 남자들이 여자를 찾아 쾌락을 누리는 건 지극히 일반적인 일이었어. 남자가 여자들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탐하는데 난 왜 안 돼?”“민아야, 언니도 아무 남자와 접촉하는 게 아니야. 됐어. 이제 이 일은 더는 언급하지 마. 알겠어? 언니... 기분이 안 좋아질 수도 있어.”송시아가 등 뒤 경호원에게 명령했다.“안전하게 데려다줘.”소민아가 말했다.“기성은을 만나게 해준다고 했잖아요.”“며칠 뒤면 만날 수 있을 거야.”소민아는 그녀가 검은색 승용차 안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차 안에 남자 한 명이 있는 것 같았지만 너무 어두운 탓에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Latest chapter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2화

    분개하고 있던 천효연의 시야에 문득 옆 방문 앞에 놓인 목욕 가운이 들어왔다.목욕 가운 허리띠에는 검은색 은은한 무늬가 수 놓여 있었는데 누가 봐도 강지훈의 것이었다!강지훈이 그녀를 침대에 버려두고 저 바보 같은 여자를 찾아온 것이다!그 사실을 깨달은 천효연은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었다.강지훈은 바람기가 있긴 했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라고 천효연은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하여 그녀는 강지훈이 바깥에서 몇 명의 여자를 만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저 바보 같은 여자가 나타난 이후로, 강지훈은 그녀를 안고 있으면서도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그 바보를 위해 그녀에게 손찌검까지 했다!설상가상으로 그 바보는 강지훈의 아이까지 가졌다...천효연은 간신히 벽에 몸을 기댄 채 바닥에 놓인 목욕 가운을 쏘아보았다. 동시에 숨을 죽이고 방 안에서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하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도우미가 다가오자 천효연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일어서 요염한 자태로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아.”소현아는 입을 크게 벌리고 미진이 밥을 먹여주기를 기다렸다.그녀도 남의 손을 빌려 밥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오늘 아침 일어났을 때부터 손목이 끊어질 듯이 아파 어쩔 수가 없었다.아침밥은 강지훈이 직접 먹여주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생겼는지 규영과 미진에게 밥을 먹여주라고 지시하고 서둘러 떠났다.“아가씨, 오늘은 어디 불편한 곳 없으신가요?”어제 주인님의 모습은 너무나 무서웠다. 그가 아이를 해치지는 않았을까, 규영과 미진은 걱정이 태산이었다.그들의 마음을 알 리 만무한 소현아는 고개를 흔들었다가 다시 끄덕였다.“손목이 너무 아파요. 어떡하죠?”두 사람은 안도하며 미소를 띤 채 그녀를 달랬다. “이따가 저희가 마사지해 드리면 괜찮아지실 거예요.”소현아는 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점심 식사를 마친 후, 규영과 미진은 의사의 말에 따라 소현아를 데리고 방안을 걸어 다녔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1화

    강지훈의 움직임은 이전 그 어느 때보다 격렬했다.소현아는 배가 짓눌리는 느낌에 불안해졌다. 또한 콧속으로 불쾌한 향수 냄새가 흘러들어왔다.“윽...”너무나 불편하니 그만해달라고 강지훈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가 입을 틀어막고 있어 다급해진 소현아는 그의 입술을 꽉 깨물어 버렸다.순간 입안에 비릿한 피 냄새가 퍼져나갔다.강지훈이 통증에 약간 뒤로 물러섰다.“강지훈 씨 때문에 아기가 눌렸어요. 그리고 당신한테서 이상한 냄새 나요. 토할 것 같아요.”소현아는 찡그린 얼굴로 몸을 일으켜 앉아 퉤퉤 침을 뱉었다.강지훈의 서늘한 표정을 본 소현아는 토끼처럼 재빨리 배를 감싸 안고 구석으로 도망쳤다.험악한 인상에 입가에 피까지 묻히고 음침한 눈빛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사납기 그지없었다.소현아는 겁을 먹고 몸을 웅크렸다.“의사 선생님이 아기 다칠 수도 있다고 이러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다른 사람 찾아가서 같이 자요. 하지만 자고 나서는 깨끗하게 씻고 저 찾아와야 해요. 낯선 냄새가 나면 토할 것 같단 말이에요.”그녀가 코를 찡그리며 말했다.“지금 당신 옷에서 이상한 냄새 나요. 도우미 언니들 몸에서 나는 향수 냄새 같아요. 저도 싫고 아기들도 싫어할 거예요.”강지훈은 그녀의 천진난만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의 욕망은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격렬하게 끓어올랐다.눈앞의 이 토끼 같은 여자를 당장이라도 삼켜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는 몸에 걸치고 있던 목욕 가운을 벗어 던지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옷 벗으니까 냄새 안 나지? 이리 와.”소현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갈래요. 당신 때문에 아기가 다칠 수도 있으니까 다른 사람 찾아가세요.”강지훈의 눈빛이 험악하게 변했다. “네가 올래, 아니면 내가 갈까?”소현아는 밖으로 도망쳐 나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지만 문까지 도착하기도 전에 강지훈에게 붙잡혀 다시 끌려가고 말았다.그의 무릎에 앉혀진 소현아가 또 울먹거리기 시작하자 강지훈이 소리쳤다.“울지 마!”강지훈도 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00화

    “지훈 씨, 아랫부분으로 도와줄게요...”그녀의 말은 파편처럼 흩어져버렸다. 강지훈은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천효연은 더 이상 요염한 표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손가락으로 강지훈의 다리를 꽉 움켜쥐어 길게 할퀸 자국까지 남겼다.죽을 것 같이 괴로워하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도 강지훈의 마음속엔 조금의 파동도 일지 않았다.여전히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짜증 섞인 얼굴로 천효연의 입에서 물건을 빼내고 그녀를 잡아 벽에 밀어붙인 다음 다시 아래로 밀어 넣었다.질식하기 직전, 천효연은 삽입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허리를 비틀며 그에게 맞춰 움직였다.“지훈 씨, 정말 대단하네요...”강지훈의 붉게 충혈된 두 눈엔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손에 잡히는 대로 천 조각을 그녀의 입에 쑤셔 넣었다.천효연의 목소리는 입안에 갇혀버렸다. 쾌감에 찡그려졌던 미간이 더욱 깊게 찌푸려졌다.왜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걸까? 예전에는 분명 신음소리를 내는 걸 좋아했었는데...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천효연은 기진맥진하여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제서야 강지훈은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흥분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그는 침대에 널브러진 여자를 힐끗 보고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일어나 욕실에서 간단히 씻은 뒤, 침대 머리맡에 놓인 새 잠옷을 아무렇게나 집어 들고 소현아의 방으로 향했다.소현아는 간신히 울음을 그치고 규영과 미진의 보살핌을 받으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강지훈이 옆에서 방해하지 않으니 밥상에 차려진 맛있는 음식을 와구와구 먹고 있었다.규영과 미진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아가씨, 오늘 너무 많이 드셨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조금만 드시라고 하셨잖아요...”소현아는 퉁퉁 부은 눈으로 그들을 가련하게 바라봤다.“이번 한 번만 먹을게요. 강지훈 씨가 먹으라고 했어요.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보세요.”확실히 강지훈이 시킨 것이다. 하여 더 이상 말을 하진 않았지만, 걱정스러움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그때 강지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99화

    소현아의 울음은 좀처럼 멈출 줄을 몰랐다. 강지훈은 잠시 달래주다가 금세 인내심이 바닥났다.그는 탈옥수를 쫓느라 며칠 동안 뜬눈으로 지새웠음에도 부랴부랴 먼 길을 달려 집에 돌아왔다. 한시라도 빨리 이 여자를 품에 안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이토록 난동을 부릴 줄이야.“아직도 다 못 울었어?”강지훈은 그녀를 품에 가두고 한 손으로 턱을 쥐어 억지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소현아의 속눈썹은 눈물에 젖어 엉겨 붙어 있었다. 너무 심하게 울어서인지 딸꾹질이 멈추지 않아 괴로워진 그녀는 힘껏 입술을 깨물었다.딸꾹질을 멈추려는 그녀의 생각을 알아챈 강지훈은 손가락을 움직여 그녀의 입술을 벌리고 안에 집어넣었다.조금씩 훌쩍거리던 소현아가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당신 싫어요. 당신은 전연우랑 똑같이 나쁜 놈이에요! 소월이한테 갈 거예요. 소월이는 나 굶기지 않을 거라고요...”“흐엉, 소월이가 해주는 밥 먹고 싶어요. 소월이가 만든 밥이 제일 맛있는데...”한참을 울고 나서도 머릿속엔 여전히 먹을 것뿐이다.강지훈은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고는 한 손으로 그녀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요리사한테 다시 음식을 만들어 가져오라고 해!”잠시 후 따뜻한 음식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향긋한 냄새를 맡자 소현아의 울음소리가 서서히 멈추었다. 그녀는 강지훈의 몸에서 내려와 식탁에 앉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분명 아까 일이 기분을 상하게 한 듯했다.“주인님, 아가씨께선 임신 중이십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임산부는 정서가 불안정하기에 기분을 잘 살펴줘야 한다고 하셨어요.”규영과 미진은 소현아의 붉어진 눈과 코를 보고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강지훈에게 말했다.강지훈은 섬뜩한 눈빛으로 그들을 쏘아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복도에서 여자 도우미가 새 목욕 가운을 들고 안방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한 아름다운 여인이 그녀 앞에 나타나 손에 들린 옷을 빼앗았다.“줘. 내가 가져다줄게.”도우미는 당황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98화

    소현아는 접시를 끌어안고 좀처럼 내려놓지 않았다.“오늘 모처럼 입맛이 돈다고요. 규영 씨, 미진 씨, 저 조금만 더 먹으면 안 될까요? 아주 조금만 먹고 강지훈 씨에게는 말 안 할게요.”규영과 미진의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가득했다.그들 역시 소현아를 좋아하는지라 마음껏 먹게 해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 때문에 주인님에게 혼나는 건 더더욱 싫었다.“아가씨, 배고프시면 제가 과일 좀 가져다드릴까요? 과일은 아기에게 좋을 거예요.”규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와 협상했다.소현아는 고기가 가득 담긴 접시를 눈앞에 두고도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까지 왈칵 차올랐다.하지만 배에서 또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자 더는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결국 접시를 내려놓았다.“알겠어요. 그럼 과일 많이 먹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저녁에 배가 고파서 잠이 안 오거든요.”규영과 미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식기를 치우고 과일을 잘라 가져다주었다. 그러고는 맛있게 먹고 있는 소현아의 모습을 지켜보았다.사실 소현아는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아니었다. 많이 먹어도 과도하게 뚱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글동글 귀여운 편이었다. 식사량을 줄이자 며칠 만에 눈에 띄게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밖에서 돌아온 강지훈은 한눈에 그녀의 얼굴이 핼쑥해졌음을 알아챘다. 살이 빠져 더 커진 눈은 전보다 더욱 청순하고 순진무구해 보였다.“그동안 제대로 못 먹었어?”그가 손을 뻗어 뺨을 꼬집었다. 감촉도 예전만큼 부드럽지 않았고 손에 잡히는 살도 별로 없었다.소현아의 얼굴이 그의 손에 일그러졌다. 그녀는 배고픔에 가련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강지훈 씨, 저 배가 너무 고파요. 아기 낳는 거 너무 힘들어요. 그만두면 안 될까요? 아기 그냥 다시 돌아가게 해줘요!”강지훈은 어이없음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돌아가? 어디로 돌아가?”소현아는 눈알만 이리저리 굴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 역시 아기가 어디로 돌아갈 수 있는지 알 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97화

    다음 날, 소현아는 배고픔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뱃속에서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고 두 아기는 불안한 듯 계속 발길질을 하고 있었다.“아가들, 착하지. 의사 선생님께서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하셨어. 조금만 참아. 태어나면 엄마가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소현아는 배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두 아기를 달랬다.하지만 아기들은 그녀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더욱 격렬하게 움직였다.소현아의 배 위에 놓여 있던 강지훈의 손에서도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는 깜짝 놀라며 번쩍 눈을 떴다.귓가에 소현아의 억울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너희들 자꾸 차지 마. 내가 안 먹이는 게 아니잖아. 나도 배고프단 말이야.”강지훈의 눈에서 경계심과 냉기가 사라지고 짜증스러움만 남았다.그는 고개를 숙여 소현아의 배를 툭툭 두드리며 음산하게 경고했다.“너희 둘 얌전히 있어. 말 안 들으면 아주 혼쭐을 내줄 테니까.”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현아가 그의 손등을 찰싹 내리쳤다.그녀는 씩씩거리며 그를 쏘아보았다.“앞으로는 나랑 같이 자지 말아요. 아기들이 당신 싫다고 계속 차는 거예요. 그리고 당신 말은 들리지도 않으니까 아기들 겁주지 마세요!”강지훈은 손등이 찌릿했지만 화는 내지 않았다.“안 들린다는 거 너도 알아?”소현아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당신 말은 못 들어도 내 말은 들을 수 있어요. 내 뱃속에 있으니까요.”강지훈은 코웃음을 치며 이불을 걷어 올리고 몸을 일으켜 앉았다. 탄탄한 근육질의 헐벗은 상체가 드러났다. 새로 생긴 상처와 오래된 흉터들이 뒤섞여 있어 섬뜩한 느낌을 자아냈다.소현아는 수없이 봐왔지만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손가락 사이로 몰래 그를 쳐다보았다.“강지훈 씨, 그 나쁜 놈에게 전화했어요? 소월이 저 보러 언제 와요?”이 작은 머릿속에 어젯밤 했던 말이 아직도 남아있을 줄이야.그는 소현아를 등지고 천천히 옷을 입으며 지극히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전화했어. 전연우가 안 된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96화

    강지훈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알았어. 가 봐.”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강지훈 씨, 의사 선생님이 제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다고 했어요.”소현아는 그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웅얼거렸다.맛있는 것을 먹을 수는 없어도, 소월이나 다른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는 건 되지 않겠는가?그녀가 민감한 부위를 찌른 탓에 강지훈은 마음속에 짜증이 밀려왔지만 그래도 꾹 참고 고개를 돌렸다.그 눈에선 음산한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다.“그래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또 도망가고 싶다는 건가?그는 이미 한 번 이 토끼를 눈앞에서 놓친 적이 있다.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소현아는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던지라, 그가 화가 났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리고는 겁을 먹고 몸을 움츠렸다.“그냥 소월이가 보고 싶어요.”장소월과 놀고 싶다는 마음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강지훈은 입꼬리를 서서히 끌어올려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북경 감옥으로 불러올까?”그 말을 들은 순간 소현아의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아까의 우울함은 온데간데없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작은 얼굴에 기대감을 가득 실은 채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좋아요, 좋아요! 내가 소월이 집에 놀러 갈 때마다 그 나쁜 놈이 나더러 많이 먹는다면서 자꾸 구박하고 화를 냈어요. 소월이가 여기에 놀러 오면 당신은 절대 그러면 안 돼요. 맛있는 것도 많이 준비해줘야 해요!”강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장소월이 오기만 한다면.”소현아는 도망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잡혀 왔다. 그런데도 강지훈은 그녀를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게 가두어 두었다.전연우는 어떻겠는가.장소월은 전연우의 시야에서 반걸음도 벗어날 수 없다에 그의 손모가지도 걸 수 있었다.장소월을 오지 못하게 막는 사람은 강지훈이 아닌 전연우가 될 것이다.저 작은 토끼의 화가 전연우를 향하게 하면 될 일이다.소현아는 그의 말에서 조금의 이상함도 느끼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95화

    의사가 도착했을 때, 소현아는 여전히 훌쩍이며 울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혹시라도 죽는 건 아닐지 알고 싶어 하면서도 의사를 강력히 거부하고 있었다.의사가 검사를 하려고 다가가자 소현아는 엉덩이만 바깥에 내민 채 계속 강지훈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계속되는 완강한 거부에 의사도 난감해졌다.강지훈은 품 안에 웅크린 작은 토끼를 바라보다가 얼굴을 굳히고 귓불을 잡아 올렸다.“죽을까 봐 무섭다며? 빨리 검사받아봐.”소현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흑흑, 너무 무서워요...”강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의사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가운 벗어.”의사가 흰 가운을 벗자 소현아의 거부감이 조금 줄어들었다.검사가 진행되는 내내 강지훈은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지켜보았다.의사는 엄청난 압박감과 긴장감에 식은땀까지 흘러나왔다.“어때?”검사가 끝나자 강지훈은 소현아가 다시 그의 품에 안기도록 두 팔을 벌렸다.의사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말했다.“별문제 없습니다. 최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좀 받으신 것 같습니다. 또한 임신 중에는 음식을 너무 많이 드시면 안 됩니다. 적당히 드시고 꾸준히 운동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태아가 너무 커져서 출산할 때 힘드실 수 있습니다.”별문제가 없다는 말에 강지훈의 굳었던 얼굴이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소현아는 못마땅한 얼굴로 강지훈의 품에서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제가 배부르게 먹지 못하면 아기들도 배고플 텐데요.”“드시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양을 줄이시라는 겁니다. 아니면 출산하실 때 고통스러우실 수 있습니다.”그녀는 가련한 표정으로 촉촉한 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었다.“아기 낳으면 맛있는 거 먹을 수 있는 거죠? 강지훈 씨, 그럼 지금 당장 낳으면 안 될까요? 그러면 내일은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잖아요.”소현아는 예전 창고에 갇혀 하루에 작은 찐빵 하나로 버텼던 때를 떠올렸다. 가끔씩은 찐빵조차도 먹지 못했었다. 당시 그녀는 억지로 잠을 청하며 허기를 버텼다.아기가 뱃속에 있어서 배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94화

    “저 졸려요. 의사가 도착했을 땐 이미 잠들어 있을 테니까 검사 못 받을 거예요!”한동안 강지훈의 대답이 들리지 않자, 소현아는 그가 갔을 거라 생각하고 이불을 살짝 걷어 눈만 내놓고 주위를 살펴보았다.하지만 강지훈의 음산한 눈빛과 정면으로 마주치고 말았다.순간 온몸의 털이 쭈뼛 솟아오르는 느낌에 힘껏 몸을 움츠렸다.“다, 당신 왜 아직도 안 갔어요? 아무 말도 안 하고. 일부러 저 놀라게 하려고 그러는 거죠? 저 안 그래도 바보인데 이러면 더 멍청해질지도 모른다고요!”강지훈은 몸을 기울여 코끝을 그녀의 코에 가져갔다.“괜찮아졌으면 아까 하던 일 마저 해야겠어. 내 몸에 토해놓고 어물쩍 그냥 넘어가려고?”소현아는 이불 속에 온몸을 웅크리고 앉아 동그란 눈만 내놓고 있었다.“토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분명히 불편하다고 말했는데 당신이 억지로 안고 있었던 거잖아요. 꾹 참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토한 거예요.”강지훈은 그녀의 속눈썹이 유난히 곱슬거린다는 것을 발견하고 몸을 일으켜 앉아 흥미로운 듯 꼼지락거렸다.소현아는 그가 아직 화가 나 있다는 생각에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화내지 말아요. 그냥 비긴 거로 해요. 어차피 당신도 제 몸에 더러운 거 묻힌 적 있잖아요. 다음에 또 그랬을 땐 안 때릴게요.”그녀는 강지훈의 하반신을 쳐다보며 마지못해 말했다.강지훈의 움직임이 멈추었다.수 없는 여자들을 겪어봤지만, 이렇게 순진무구한 말투로 그 행동을 당당하게 말하는 여자는 처음이었다.그는 위험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게 다야?”소현아는 얼굴에 경계심을 가득 드러낸 채 더욱 이불 속으로 파고들며 그와의 거리를 두려고 애썼다.“다, 당신 또 뭘 하고 싶은 건데요? 현아 때리면 안 돼요. 뱃속에 아기도 있잖아요. 아기가 무서워할 거예요!”강지훈의 눈에서 장난기가 점차 사라지고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피어올랐다.“강지훈 씨, 저에게서 멀리 떨어져 줄래요? 당신 몸에서 이상한 냄새 나요. 토할 것 같아요.”소현아가 갑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