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09화

Author: 차라
송시아가 나간 뒤, 소민아는 바닥에 주저앉아 충격에 얼이 빠진 얼굴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럴 리가 없어. 이게 다 진짜일 리가 없어.”

15분 정도 지난 뒤, 도우미가 문을 두드렸다.

“둘째 아가씨, 신이랑이라는 손님이 찾아오셨어요.”

소민아가 고개를 들고 발갛게 퉁퉁 부어오른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때 도우미는 이미 방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었다. 신이랑은 소민아를 보고는 곧바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민아 씨, 괜찮아요?”

신이랑은 그녀를 품에 안고 최대한 다독였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소민아의 마음속 끈이 순간 끊어져 버렸다. 그녀는 신이랑의 팔목을 꽉 잡고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이랑 씨, 제발 말해줘요. 이거... 다 진짜 아니죠? 그렇죠?”

“나랑 송시아는 자매가 아니에요. 난 송시아의 동생이 아니라고요.”

“제발 꿈이라고 말해줘요.”

신이랑은 마음이 저려왔다. 괴로워하는 그녀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그 또한 힘들지 않을 수 없었다.

“민아 씨... 민아 씨가 원하지 않으면 강요할 사람 없어요. 민아 씨는 여전히 원래의 민아 씨고, 부모님은 여전히 그분들이에요.”

“내가 이미 그분들에게 이쪽으로 오시라고 연락드렸어요. 그분들은 절대 민아 씨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소민아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정말이에요? 엄마아빠가 정말 절 버리지 않을까요?”

신이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신이랑은 천천히 그녀를 부축해 침대에 앉히고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민아 씨, 모든 건 바뀌지 않았어요. 민아 씨가 원래대로 유지되길 바란다면... 민아 씨는 여전히 내 비서예요. 예전과 전혀 다르지 않아요.”

“안 좋은 일은 잊어버려요. 네?”

소민아는 그의 말이 위로가 되었는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나 여기에서 한순간도 머물고 싶지 않아요. 나 데리고 나가줄 수 있어요?”

“고모 집에 가고 싶어요.”

“그래요. 일단 옷부터 갈아입어요. 나랑 같이 밥 먹고 집에 들어가요.”

소민아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신이랑이 그녀를 데리고 나가려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0화

    “민아야.”너무나도 오랜만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소민아는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그녀는 바로 앞으로 뛰어가 눈앞의 중년 여자를 꽉 끌어안았다.“엄마...”소희연은 몇 년 만에 딸을 안으니 가슴이 먹먹해져 눈시울이 붉어졌다.“이 좋은 날 울긴 왜 울어. 엄마가 이렇게 돌아왔잖아. 우리 딸 얼굴 좀 보자.”소민아는 울먹거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소희연이 말했다.“오랜만에 보니까 우리 민아 더 예뻐졌네?”소민수도 소민아의 앞으로 걸어갔다.“엄마 부를 줄밖에 몰라? 이 아빠는 잊어버렸어?”소민아는 울면서 입꼬리를 올리며 소민수를 불렀다.“아빠, 그런 말 하시는 거 창피하지도 않으세요? 매번 문자를 보내도 답장 안 하셨잖아요.”소민수는 연구실의 핵심 연구원이라 그가 없으면 많은 실험들이 진행되지 못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딸을 잊어버릴 수가 있겠는가. 그는 가슴 쪽 호주머니에서 우주선 재료로 만든 팔찌를 꺼냈다.“너무 급하게 오는 바람에 포장은 못 했어. 그래도 쓸 만은 할 거야.”소민아는 약간 못마땅한 듯한 얼굴로 팔찌를 받아들었다.“이런다고 용서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다음엔 열 개 받을 거예요.”소민수가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좋아! 얼마든지 줄게! 이건 진귀하기 그지없어서 아무나 가질 수 없어.”소민아는 눈물을 닦고 뒤에 서 있는 사람을 향해 말했다.“엄마아빠가 오셨다고 왜 말해주지 않은 거예요.”소희연도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이랑이는 너한테 서프라이즈를 안겨주고 싶었겠지.”“이놈아,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왔다더니 계속 이랑이 귀찮게 한 거 아니야? 바쁜 이랑이가 너랑 놀아줄 시간이 어디에 있다고.”엄마의 말을 들어보니 그녀가 다쳐 입원했던 사실을 모르시는 모양이다.한동안 치료받고 나니 몸이 적잖게 회복되었다.소희연이 말했다.“됐어. 네가 어렸을 때부터 제일 좋아하던 음식 만들었어. 가져올게.”신이랑은 집으로 가려 했으나 사람들이 붙잡는 바람에 강제로 함께 밥을 먹게 되었다. 그렇게 두 집안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1화

    소희연이 소민아의 손을 잡고 말했다.“이번에 돌아온 건 너한테 알려줄 게 있어서야.”소민아가 무언가를 감추려는 듯 웃으며 말했다.“엄마, 저 너무 졸려서 자야겠어요. 그 얘기 저 깨어난 다음에 하시면 안 돼요?”“민아야, 엄마아빠 모두 그 일 때문에 온 거야. 얼마 전 누군가 정보 시스템을 해킹해 나와 네 아빠의 정보를 빼내 갔어. 분명 최종 목적은 너일 거야. 이제 너한테 알려줄 때가 온 것 같아.”소민아는 순간적으로 새빨개진 눈으로 미친 듯이 귀를 막으며 소리쳤다.“저 안 들을래요. 안 들을래요.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아요.”완강히 거부하는 딸의 모습에도 소희연은 독하게 마음을 먹고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민아야, 이번 일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죽을 때까지 너한테 숨기고 싶었어.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어. 엄마는 오늘 너한테 반드시 알려줘야 해. 비록 내가 낳지는 않았지만, 우린 널 입양하려고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친딸이라고 생각해왔어.”“민아야... 입양 서류는 우리한테 그저 종이 한 장일 뿐이야. 그래도 그건 있어야 정식으로 널 입양할 수 있었으니까.”“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넌 끝까지 내 딸이야.”“엄마랑 아빠는 널 위해 불임 수술까지 받았어. 네가 자라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질까 봐.”소민아는 서서히 감정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래서 저 버리려는 거 아니죠? 우리 앞으로도 계속 가족인 거 맞죠?”소희연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어리석은 놈 같으니라고. 우리한테 자식이라곤 너 하나밖에 없는데 어떻게 버릴 수가 있겠어!”소민아는 순간 마음이 놓였는지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두 분까지 절 버리면 전 엄마아빠도 없는 고아예요. 앞으로 두 분 말 잘 들게요.”“그래. 이랑이와도 잘 지내. 너희 둘이 친하게 지내는 거 보니까 엄마아빠는 마음이 놓이더구나.”소민아가 소희연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그럼 약속하신 거예요?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2화

    소민아는 신이랑에게 답장을 보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표 사무실에 가기는 싫었다. 또한 송시아의 비서로 일하는 건 더더욱 싫었다.송시아와의 관계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은 그 자리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가고 싶었다.소민아가 집에서 쉬는 며칠 동안 회사에서도 그녀에게 출근하라고 독촉하지 않았다.엄마아빠는 함께 머무르며 딸의 마음을 풀어준 다음 또다시 그녀 혼자만 남겨놓고 그들의 연구소로 떠나버렸다.아침 일곱 시 반.소민아는 엄마아빠를 공항까지 모셔다드린 뒤 회사로 복귀했다.사무실에 들어가 보니 편집부 직원들이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민아 씨, 좋은 아침.”소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아침이에요.”평소 가장 먼저 회사에 나오던 신이랑은 아직 출근하지 않은 듯했다. 소민아는 이상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핸드폰을 들고 그에게 문자를 보내려다가 다시 내려놓았다.아직 자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은가.오랜만에 지각해도 되는 여유가 생긴 것일지도 모른다.편집부 내부 서류는 소민아에게 자동으로 메일로 보내진다. 때로는 신이랑이 혼자 처리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었다.소민아의 자리는 신이랑과 그리 멀지 않은 바로 옆이었다.오전 마케팅팀에선 영화사와 저작권 계약서를 작성했다.송시아가 회의를 마치고 회의실에서 나왔을 땐 열 시가 거의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그녀의 얼굴색은 그리 좋지 않았다.그녀가 다시 체결하려 했던 성세 그룹 내부 모든 프로젝트가 전연우의 사인이 없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녀에겐 강제로 집행시킬 권리가 없었다.송시아가 들고 있던 서류를 바닥에 내던졌다.“병신 같은 것들. 전부 전연우 편만 들고 내 말은 듣지도 않아!”대표 사무실 비서실장이 된 소피아가 옆에서 그녀를 위로했다.“송 대표님, 그런 사람들 때문에 화낼 필요 없으십니다. 다들 보는 눈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송시아가 이마를 찌푸리고 소피아에게 시선을 돌렸다.“구르미 시리즈의 소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3화

    소민아가 메일을 보내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읽음 표식이 떴고, 이내 소설 영화화 프로젝트 기획서가 순조롭게 통과되었다.그녀는 그다지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사무실 바깥에서 잔뜩 들뜬 환호성이 들려왔다.고작 프로젝트 하나가 통과되었을 뿐인데 왜 저렇게 좋아한단 말인가.하지만 이내 문밖에서 흥분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세상에. 전 우리 구르미 시리즈가 망하는 줄 알았어요.”“그러니까요! 하마터면 사표를 쓸 뻔했다니까요.”“요즘 총편집장님도 오시지 않고 소 비서도 2주나 자리를 비웠었잖아요. 그동안 실적이 없어 이번 달 월급이 백만 원도 안 됐어요. 저번 달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에요.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맞아요! 지금까지 윗선에선 우리한테 관심도 주지 않았잖아요. 총편집장님 말로는 저번 주에 보낸 메일을 아직까지도 읽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어이가 없어요.”“내가 듣기로 최근 편집장님은 소 비서를 보살피느라 휴가를 냈다고 하더라고요. 하느님이 저한테도 그런 신랑감을 내려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편집장님은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친구예요. 소 비서한테 지극정성인 데다 잘 생기고 성격까지 좋아요. 부러워 죽겠어요.”“잠시만요! 총편집장님과 소 비서 언제부터 사귄 거예요? 난 왜 몰랐죠? 회사에서 사내연애 금지하는 거 아니었어요?”“쉿! 조용히 해요. 소 비서가 듣겠어요.”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신이랑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다고?소민아는 핸드폰을 꺼내 기성은과 나눴던 문자 기록을 살펴보았다. 거의 모두 그녀가 보낸 것이었다. 그녀는 이 기록을 남겨두기 위해 핸드폰을 새로 사지도 못했다.그녀는 기성은과의 유일한 추억이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가 이렇게까지 오래 떠나있을 줄 알았다면 함께 있을 때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둘걸.소민아도 일이 바쁘지 않을 때만 그를 떠올렸다. 문자 하나하나를 읽으니 머릿속에서 수많은 기억들이 소용돌이쳤다.그녀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매일 시간을 내어 오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4화

    “송 대표님, 별다른 용건 없으시면 전 이만 가볼게요.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있어서요.”소민아가 회사에 나온 건 그저 일을 하기 위함이다. 송시아와는 조금도 엮이고 싶지 않았다.송시아는 그녀의 요구는 전혀 개의치 않고 소피아에게 출발하라고 지시했다.소민아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송시아 씨 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마침 점심시간이라 내가 구영관 예약해뒀어.”그녀와 밥을 먹는다니, 소민아는 단호히 거부했다.“전 한낱 비서일 뿐입니다. 송 대표님과 겸상할 자격 없어요. 아니면 이제 다른 방식으로 절 괴롭히시려는 거예요? 아니면 저번처럼 또 그러시려고요? 이번엔 클라이언트한테 던져놓을 생각인가요?”“민아야, 예전 일은 다 오해야. 우리 자매 힘들게 다시 만났는데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면 안 될까? 언니가 어떻게든 너한테 보상할게. 오늘 저녁에 파티가 있는데 나랑 같이 가자. 내가 사람들 소개해줄게. 앞으로 너한테 도움이 될 거야.”소민아가 창밖을 바라보니 확실히 구영관으로 가는 노선이었다. 그녀는 생각하지도 않고 거절해버렸다.“전 인맥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전 그냥 제가 맡은 일만 잘하고 싶어요.”송시아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부드럽게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너 이 화내는 표정 어렸을 때랑 똑같아. 다만 너무 말랐어. 더 많이 먹어야 해.”“네가 구르미 시리즈에 남고 싶다고 하면 이 언니도 강요하지 않을게. 널 도울 수도 있어. 네가 뭘 하든 언니는 응원할 거야.”“언니랑 같이 점심밥 먹어주면 기성은이 어떻게 됐는지 알려줄게. 어때?”소민아는 심장이 떨려왔다.“정말이에요?”송시아가 그녀의 손을 꼭 잡자 소민아는 불편함에 바로 빼내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당연하지. 언니가 어떻게 널 속일 수가 있겠어.”소피아는 뒷좌석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대화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앞차와 충돌하려는 순간 그녀가 다급히 차를 세웠다.송시아가 소리쳤다.“운전 하나 제대로 못 해요?”소피아는 연신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5화

    만들어둔 음식들이 잇따라 상에 올랐다. 이어 고구마죽이 오르자 송시아는 숟가락으로 한 그릇 뜬 뒤 소민아에게 밀어주었다.“이건 내가 특별히 만들어달라고 한 거야. 나 예전에도 자주 먹었어. 물론 네가 예전에 언니한테 만들어 준 죽과는 비교도 안 돼.”“이젠 언니가 돈 많이 벌었으니까 넌 주방에 안 들어가도 돼.”소민아는 예전 일을 말하고 있는 송시아를 앞에 두고 시선은 다른 곳에 고정하고 있었다. 분명 무언가 애써 피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난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송시아가 웃으며 말했다.“넌 잊어버려도 괜찮아. 이 언니가 다 기억해.”“자, 어서 죽부터 먹어.”“다 먹으면 네가 보고 싶어 하는 거 보여줄게.”소민아는 처음엔 거부했지만 지금은 숟가락을 들어 올렸다. 송시아의 유혹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소민아는 몇 분 안에 그릇에 있던 죽을 모두 해결했다.“이제 말해줄 수 있죠? 장난은 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그때 송시아가 핸드폰을 열어 저장해두었던 영상을 재생시켰다.영상 속 기성은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고 그 뒤엔 여러 명의 흉악한 인상의 사람들이 진을 치고 서 있었다. 4, 50세 정도 되어 보이는 중년 여자가 무릎을 꿇고 사투리로 그에게 애원하고 있었다.중년 여자의 눈앞에 서 있는 남자는 그녀의 울부짖음에도 미동도 하지 않고 냉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기성은이 몇 글자 내뱉자 중년 여자의 동공이 순식간에 확장되더니 눈동자에 절망감이 가득 차올랐다.이어 여자를 압박하고 있던 남자가 들고 있던 총으로 그녀 몸을 겨누었다...1초 뒤...탕.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피가 사방으로 솟구쳐올랐다.소민아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광경에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너무 놀라 정지 버튼을 눌렀고 더는 계속하여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구석으로 뛰어가 가슴을 움켜잡고는 괴롭게 헛구역질했다.소민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 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람이 아니에요! 난 믿지 못하겠어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6화

    “오빠, 여기 음식 진짜 맛있어요! 다음에도 또 먹으러 와요, 네?”소민아는 이곳에서 신이랑과 신수지와 마주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신이랑이 신수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민아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소민아는 깜짝 놀라 신수지를 쳐다보았다가 이내 다시 시선을 돌렸다.“송 대표님이랑 밥 먹으러 왔어요. 저 먼저 갈게요.”“민아 씨.”신이랑은 급히 떠나는 소민아를 따라갔다. 신수지는 하이힐을 신고 있어 빠르게 걷을 수가 없었다.“오빠, 나 기다려요.”신이랑은 문 앞에서 소민아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가 먼저 말했다.“따라와요.”신이랑은 그녀를 차 조수석에 앉히고 안전띠를 해주었다.신수지가 쫓아와 문을 두드렸다.“오빠, 나 아직 차에 못 탔어요. 오늘 나랑 같이 밥 먹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어떻게 나 혼자 남겨둘 수가 있어요.”신이랑이 창문 유리를 내리고 말했다.“너 혼자 택시 타고 가.”말을 마친 뒤 신이랑은 액셀을 밟고 바로 출발했다. 소민아가 백미러로 살펴보니 신수지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수지 씨 혼자 저기에 남겨두면 어떻게 해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하게 가라앉아있었다. 신이랑은 단번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거라 예상했다.신이랑이 물었다.“회사로 돌아갈 거예요?”소민아가 대답했다.“네. 당연히 돌아가야죠. 그 여자 한 명 때문에 내 생활이 영향받을 수는 없잖아요.”그녀는 확연히 마음이 복잡해 보였다.신이랑은 음악을 틀고 그녀에게 말했다.“뭐 더 먹지 않을래요?”“아니에요. 배 안 고파요.”“회사로 갈까요?”“네. 부탁할게요.”예의를 차린 거리감 느껴지는 말에 신이랑은 더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이렇게까지 거리를 둘 필요는 없지 않은가.신이랑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회사까지 도착했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나 있었다.소민아는 예전과 다르게 오늘은 너무나도 조용했다.사무실에 도착한 뒤 소민아는 자리에 앉아 보고서와 앞으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17화

    “미안해요! 순간 여자친구인 척해야 한다는 걸 잊어버렸어요.”신이랑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민아에게로 향했다.“민아 씨... 저번 병원에서 송시아가 나한테도 말해줬어요. 그리고 나... 본가에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여자친구 일은 계속 민아 씨를 귀찮게 해야 할 것 같아요.”“만약 불편하면 여기에서 끝내고요.”소민아가 주먹을 꽉 말아쥐고 한동안 고민하고는 말했다.“얼마나 더 해야 하는데요?”“...”“이랑 씨도 알다시피 저한테는 기성은 씨가 있어요. 그 사람이 돌아왔을 때 오해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하지만 걱정 말아요. 이랑 씨가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협조해 줄게요.”“예전 이랑 씨가 저 많이 도와줬었잖아요.”신이랑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우린 친구잖아요. 그럼 이 친구한테 아까 송시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려줄 수 있어요? 회사에 오는 길에서 한마디도 안 했잖아요. 민아 씨답지 않았어요.”“민아 씨, 걱정이 있으면 말해봐요. 내가 같이 해결해줄게요.”“난...”소민아가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말을 삼켜버렸다. 그녀의 머릿속에 송시아가 보여주었던 영상이 떠올랐다. 감정 하나 없이 서늘한 표정으로 내뱉은 기성은의 한마디에 그 여자는 피를 튀기며 죽어버렸다. 그에게 있어 사람 목숨이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 걸까.“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난 괜찮아요.”그때, 사무실 바깥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소민아와 신이랑이 동시에 그쪽을 바라보았다. 소피아가 고급스럽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들고 와 소민아의 책상에 내려놓았다. 그녀 얼굴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일그러져 있었다.“이건 송 대표님께서 민아 씨한테 보낸 구영관 간식거리예요. 민아 씨가 점심에 밥을 제대로 안 먹었어서 걱정이 되시나 봐요.”말을 마친 뒤 소피아는 자리를 떴다.신이랑이 말했다.“송시아는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정말 민아 씨한테 보상하고 싶은가 봐요. 민아 씨는 송시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소민아는

Latest chapter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23화

    이제 그녀는 그의 아이까지 품고 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소민아는 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떴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있다는 것을 느낀 그녀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지금 몇 시예요?”“네 시 반이에요. 아직 이른 시간이니까 좀 더 자요.”소민아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오전 여덟 시에 수술 예약해 뒀어요. 임신이 진짜든 아니든, 이 아이 남겨두고 싶지 않아요.”지난밤 내내 고민한 끝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다.기성은은 약혼식을 앞두고 있다.머지않아 결혼도 할 것이고, 주가은이 그의 아이를 낳을 것이다. 설사 그녀가 이기적인 마음에 아이를 낳는다 하더라도, 신이랑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아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냉대를 받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통받을 것이 자명한 사실인데, 굳이 낳을 필요가 있겠는가...신이랑은 그녀와 함께 잠시 눈을 붙였다. 깨어나 보니 병원 예약 시간을 훌쩍 넘긴 열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소민아는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 신이랑이 전화를 끊으며 다가왔다. “민아 씨, 내가 괜찮은 레스토랑 예약했어요...”“됐어요. 나 병원에 가봐야 해요.”“민아 씨...” 소민아가 돌아선 순간, 신이랑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민아 씨 지금 어떤 모습인지 알기나 해요? 정말 걱정돼서 미치겠다고요! 민아 씨... 난 정말 괜찮아요.”소민아는 눈을 내리깔고, 차분히 말했다. “난 안 괜찮아요. 내 아이가 사생아로 사는 거 싫어요. 그럴 바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게 나아요.”신이랑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럼 같이 가요.”소민아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소민아는 줄곧 차창 밖 풍경만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소민아의 핸드폰에 낯선 번호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민아 씨 일, 이랑 씨가 나한테 다 이야기해줬어요. 이랑 씨는 글 쓰는 재주가 뛰어나서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감정 표현 모두 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22화

    “그럼 이랑 씨는요? 당신은 괜찮아요?”“만약 이랑 씨가 싫다고 한다면, 이혼해도 좋아요. 어쨌든 결혼 전 당신에게 미안한 행동을 한 건 나예요. 다른 남자 아이를 가진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할 사람은 없잖아요.”신이랑은 깨진 컵 조각을 밟으며 다가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럴 리가요. 난 민아 씨 모든 걸 사랑해요. 과거는 전혀 신경 안 써요. 그저 민아 씨와 다시 시작하고 싶을 뿐이에요. 미리 말하지 않은 건, 민아 씨를 곁에 두고 싶어 하는 내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었어요.”“민아 씨 아이는 내 아이와 마찬가지예요. 민아 씨와 함께 그 아이 키우고 싶어요.”“제발 나 떠나지 말아요, 네?”소민아는 왜인지 모르게 이 아이의 존재가 의외라 생각되지 않았다.다만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풀지 못한 무언가가 박혀 있는 것 같았다.그녀의 감정은 스스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차분했다.소민아는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며 냉담하게 말했다. “이랑 씨, 나 이 아이 낳고 싶지 않아요.”“당신과 함께 살기로 마음먹었으니, 이 아이는 낳지 않을 거예요. 당신에게 너무나 잔인한 일이잖아요.”신이랑은 이런 대답을 들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민아 씨, 날 위해서라도 이 아이 낳아주면 안 될까요?”소민아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으로 그를 밀어냈다.“내일 다시 이야기해요. 이랑 씨, 나 너무 졸려요. 좀 쉬고 싶어요.”소민아는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터덜터덜 방으로 들어갔다.샤워를 하고, 잠을 청했다...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옆으로 누워 침대에 몸을 맡겼다. 또다시 거실에서 전화벨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소민아는 피로감이 몰려와 최대한 머리를 비우고 더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시간이 조금씩 흘러가고, 소민아는 겨우 잠이 들었다. 그때 신이랑이 조용히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소민아는 어둠 속에서 신이랑의 고른 숨소리를 듣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고 신발을 신고 거실로 나갔다.그녀는 어두컴컴한 거실 소파에 앉아 산부인과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21화

    두 남녀의 뜨거운 열기에 달도 부끄러운 듯 구름 뒤에 몸을 숨겼다...소민아는 숨을 헐떡이다 배에 통증이 느껴져 그를 멈춰 세웠다. “이랑 씨, 나 배가 너무 아파요. 생리 시작하려는 것 같아요.”신이랑은 그 순간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내가 약 가져다줄게요.”소민아는 이불 속에서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 침대 무드등이 켜져 있어 상반신을 벗고 있는 신이랑의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소민아는 얼굴이 화끈거려 시선을 바로 돌렸다. “괜찮아요. 프런트에 전화해서 생리대 좀 가져다 달라고 해줘요. 화장실 한 번 가야겠어요.”“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봐요.”소민아는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워 입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괜찮아요. 그냥 생리 날짜가 다가와서 그래요.”하지만 흘러나온 피를 보니 생리혈 같지는 않았다.화장실에서 다시 소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죠?”소민아는 변기에 앉은 채, 잠옷 차림으로 생리대를 들고 다가오는 신이랑을 바라보았다. “내가 도와줄까요?”“괜찮아요. 들어오지 말아요. 부끄러워요.”“그래요.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요.”신이랑은 발코니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여우림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여우림은 컴퓨터로 메일을 보며 말했다. “이랑 씨가 보낸 메일 봤어요. 그동안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이랑 씨, 여자가 가장 싫어하는 건 거짓말이에요. 민아 씨가 이 일을 알면 이랑 씨를 원망할 거예요...”“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진실을 말해줘요. 그리고 마지막 선택은 민아 씨에게 맡겨야 해요. 지금 사실대로 말하면 어떻게든 만회할 여지가 있을지도 몰라요.”소민아는 물을 마시고 싶어 불편한 배를 움켜쥐고 방에서 나왔다. 진실, 여지 등 단어들이 그녀의 귀에 흘러들어왔다.신이랑과 그녀의 시선이 마주쳤다. 소민아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부엌에 들어가 컵에 물을 따랐다.하지만 물의 온도가 차가워 전기 포트 전원을 눌렀다.“많이 아파요? 병원에 가볼까요?”소민아는 거절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20화

    소민아가 혼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방 키를 들고 문을 열려고 할 때, 돌연 그림자 하나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소민아는 손을 멈추고 시선을 돌렸다. 이미 떠난 줄 알았던 그 사람이었다.눈앞에 기성은이 나타난 순간,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거두었다.“아까 가지 않았어요? 여기엔 왜 또 나타난 거예요.”기성은이 말했다.“축하해요.”그에게서 축하 인사를 받으니 우습기도, 슬프기도 했다. “축하할 게 뭐가 있어요. 오히려 내가 축하해 줘야죠. 곧 시장님의 사위가 될 거잖아요. 앞으로 우리는 같은 계층의 사람이 아니겠네요.”“저 피곤해서 쉬러 올라온 거예요. 빨리 가요. 이랑 씨가 올라와서 당신을 보면 안 되잖아요.”“그리고 앞으로는 오지 말아요. 그 사람이 오해하는 거 싫어요.”기성은이 말했다. “나랑 주가은 씨는 민아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그 입 다물어요!” 소민아는 갑자기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뒤돌아 그의 코앞까지 다가가 말했다. “이제야 변명하는 거예요? 기성은 씨, 내가 신이랑 씨와 결혼하기 전엔 대체 어디에 있었어요?”“내가 아무리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 하나 없었잖아요. 송시아가 당신이 죽었다고 말했을 때,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당신이 정말 죽었다면 나도 같이 죽으려고 했단 말이에요. 휴대폰 메시지로도 다 이야기했잖아요, 이랑 씨와 결혼한 건 그냥 속임수일 뿐이라고. 근데 기성은 씨는요? 나한테 신경도 안 썼어요!”“기성은 씨, 일이 이미 벌어진 뒤엔 후회하고 변명한다고 한들 되돌릴 수 없어요.”“지금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한 글자도 듣고 싶지 않아요.”“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에요. 앞으로 난 이랑 씨와 잘살아 볼 생각이니까 또다시 나타나 내 삶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기성은은 더는 말하지 못하고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텅 빈 복도 안 희미한 조명이 그의 어두운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알겠어요.”기성은은 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9화

    “집이 작다고 생각되면, 결혼식 끝나고 신혼집 구하러 가요.”소민아는 그의 다리 위에 누워 감자칩 봉지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 “그건 됐어요. 이 아파트 조용하고 환경도 좋잖아요.”“그래요, 민아 씨 말대로 해요...”그때, 무언가 냄새를 맡은 소민아는 신이랑의 옷에 코를 가까이 가져갔다. “담배 피웠어요? 안 피우는 거 아니었어요?”“이제 안 피울게요.”신이랑은 정직하게 주머니 속 담배와 지갑 속 돈 전부를 소민아에게 건넸다.“앞으로 내 재산은 민아 씨가 모두 관리해요. 은행 비밀번호는 민아 씨 생일이에요.”“저 돈 관리 못 해요... 망쳐버릴지도 몰라요...”“괜찮아요. 천천히 해나가면 돼요. 출근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그동안 민아 씨랑 같이 집에 있을게요.”“그래요.”또 한 주가 지나 소민아의 결혼식이 다가왔다.결혼식은 교회에서 5개 테이블 정도만 차려놓고 소규모로 진행되었다.그때,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찾아왔다.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이랑의 팔짱을 낀 채 경건하게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던 소민아의 눈에 기성은과 주가은이 들어왔다.주가은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초대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일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왔어요.”“민아 씨, 내가 준비한 신혼 선물이에요.”주가은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옷차림에 진주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목소리까지도 기품 있게 부드러운 것이 한눈에 봐도 명문가 귀한 아가씨임을 알 수 있었다. 예전 기성은도 주가은과 그녀는 비교할 수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그랬다. 주가은이 나타나기만 하면, 기성은의 시선은 언제나 그녀에게 향했었다.신군회는 묘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가씨, 주 시장님 몸은 괜찮아지셨는지요?”주가은은 신군회가 다가오자 두려운 듯 몸을 부르르 떨며 기성은 뒤로 숨었다.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그저 고마움을 전하고자 선물을 드리고 싶어 온 것이니 더는 방해하지 않고 가보겠습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8화

    신이랑은 많은 식재료를 사 들고 아파트에 들어왔다.소민아는 완전히 신이랑의 집으로 이사 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슬리퍼를 갈아 신고 겉옷을 가지러 안방에 들어갔다. 옷장을 열어보니 안엔 그녀의 옷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이랑의 옷은 평소 자주 입는 셔츠와 긴 바지 몇 벌뿐이었다.그 아래 열려있는 서랍을 살펴보니 그녀의 속옷들이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다.소민아는 옷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돌연 밀려오는 답답함에 들고 있던 잠옷을 침대에 던져버리고 머리를 움켜쥔 채, 불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순간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텅 비어버렸다.그때 신이랑이 들어왔다. “민아 씨, 왜 그래요?”소민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머리가 좀 아파서 그래요. 괜찮아요. 좀 쉬면 나아질 거예요.”“잠깐 눈 좀 붙여요. 밥 다 되면 깨워줄게요.”신이랑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소민아는 돌연 몸을 돌려 신이랑의 무릎 위에 올라타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한바탕 격렬한 키스가 끝난 뒤.“이랑 씨, 우리 한 번 더 할까요?”“민아 씨, 이런 식으로 그 사람 잊으려고 하지 말아요. 후회할 거예요.”소민아는 온몸에 힘이 빠져버린 듯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내 자신에게 후회할 여지조차 남기고 싶지 않아요. 이랑 씨, 난 어렸을 때부터 반항아였어요. 부모님이 늘 옆에 안 계셔서, 그분들이 날 버렸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무슨 말을 하든 절대 듣지 않았어요.”“이랑 씨는 부모님이 나를 위해 신중하게 골라주신 남편감이에요. 이번에는... 한 번 부모님의 말씀대로 해보고 싶어요.”“기성은 씨... 단순히 그 사람을 잊기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진심으로... 이랑 씨와 안정적인 생활을 해보고 싶어요.”“나 거절하지 말아요. 네?”신이랑은 그녀의 허리를 잡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손가락을 그녀의 머리카락 속에 집어넣었다. 그는 소민아와 코를 맞대고 눈을 감은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내가 민아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에요.”소민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7화

    신이랑은 사진작가들에게 촬영을 잠시 멈추라고 말했다.2층 휴게실로 돌아온 뒤, 소민아는 바로 소파에 드러누웠다. 조금도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나 옷 갈아입으러 갈게요.”“내가 도와줄까요?”소민아는 화들짝 놀랐다.신이랑도 별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뱉은 말이었다.“미안해요. 내가...”“괜찮아요. 그럼 와서 지퍼 좀 풀어줄래요? 손이 닿지 않아서 걱정이었는데, 잘됐네요.”이제 결심도 내렸고, 그녀와 신이랑은 엄연한 부부 사이다. 또한 지난번에 볼 것은 다 보지 않았던가?소민아는 신이랑의 손을 잡고 탈의실로 향했다. 안에 들어선 순간, 신이랑이 그녀를 문에 밀치고는 턱을 잡고 입을 맞추었다.“민아 씨,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마음 변함없을 거예요.”소민아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요. 믿을게요. 이랑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변함없을 거라는 신이랑의 그 말에서 더할 나위 없는 진심이 묻어나왔다.신이랑, 그는 분명 좋은 남편이 될 것이다...사실 모두의 말이 맞다. 신이랑은 분명 평생을 함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탈의실에서 나왔을 때, 소민아의 얼굴은 완전히 새빨개져 있었다.소민아는 화장실 위치를 묻고는, 그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도망치듯 달려나갔다.그렇게 침착하고 차분하고 선비 같은 사람이 이토록 낯 뜨거운 행동을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소민아는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손을 씻었다. 이후 볼일을 보고 나와 세면대 앞에 서서 물을 끄고 고개를 들었을 때, 등 뒤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기성은은 예전처럼 정장을 차려입고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싸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를 본 순간, 저도 모르게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가슴에서 저릿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소민아는 휴지 몇 장을 뽑아 손을 닦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당당하게 그의 앞에 섰다. “오랜만이에요.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네요.”그때, 복도 반대편에서 주가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성은 씨... 저 반지 잃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6화

    소민아는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말이다.결혼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들은 서둘러 결혼 준비를 해야 했다. 이번 결혼식은 많은 사람을 초대하지는 않지만, 매우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었다.촬영 스튜디오로 가는 길, 소민아는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말했다.“이랑 씨, 우리 휴대폰 매장에 잠깐 들렀다 가요.”신이랑은 별다른 질문 없이 대답했다.“그래요.”휴대폰 매장에 들어간 뒤, 소민아는 새로운 번호를 받고 기존 번호는 해지해 버렸다.사직서를 내는 일은 이미 송시아의 허락을 받았다. 그녀는 절차에 따라 반나절 만에 짐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났다. 신이랑도 그녀와 함께 회사에 동행했다.휴대폰 매장에서 나오면서, 소민아는 최신 모델 휴대전화 두 개를 구입했다. 신이랑과 커플로 맞춘 것이었다.그녀는 휴대전화를 신이랑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건 내가 처음으로 이랑 씨에게 주는 신혼 선물이에요. 이랑 씨, 우리 결혼하면...나도 이랑 씨한테 잘해주도록 노력할게요...”신이랑이 그녀를 끌어안았다. “민아 씨는 그럴 필요 없어요. 결혼해 주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기뻐요.”“나한테 와줘서 고마워요!”소민아는 그의 품에 안겨 힘차게 뛰는 그의 심장 소리를 듣고 있었다.그녀는 예전 사용했던 유심카드를 부러뜨렸다.‘기성은 씨, 이제 우린 완전히 끝이에요!’‘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해요.’‘나는... 나대로 내 길을 갈게요.’‘이제부터, 우리는 더 이상 아무런 관계도 없는 거예요.’유심카드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순간, 소민아는 완전히 마음을 비워냈다.스튜디오에 들어가 보니, 유리 진열장엔 신이랑이 준비한 웨딩드레스들이 가득 줄지어 있었다.소민아는 먼저 메이크업을 한 후, 탈의실로 가서 웨딩드레스로 갈아입었다.신이랑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마치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민아가 탈의실에서 나온 순간, 신이랑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소민아는 처음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지라 자신 없이 쭈뼛거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5화

    연락처를 삭제하고 한바탕 괴로움이 지나가고 나니, 이어 처음 가져보는 홀가분함이 느껴졌다.예전 기성은과 함께하고 싶어 했던 마음의 강렬함 만큼이나, 포기의 결심 또한 단호했다. 단 1초 만에 그를 놓아버린 것이다.그녀와 기성은은 이런 면에선 비슷한 사람이다. 쉽게 결정하지도, 쉽게 포기하지도 않는다.만약 정말로 포기해야 할 순간이 온다면, 돌아보지 않고 깨끗이 끊어낸다.호텔.“민아 씨가 오해하고 있네요. 기성은 씨, 제가 소민아 씨한테 가서 설명할게요. 당신이 나랑 약혼하는 이유는 그저 주 씨 가문을 노리는 사람들을 견제하기 위함일 뿐이라는 걸요. 민아 씨도 당신을 좋아하고, 당신도 민아 씨 많이 좋아하잖아요, 안 그래요?”기성은은 아무 말 없이 침묵했다. 주가은은 그의 온몸이 경직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는 억지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냉정하고 차갑기로 소문난 기성은이지만, 그 역시 사람이기에 감정이 없을 수는 없다.다만 그들 사이에는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을 뿐이다.“됐어요.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아가씨, 편히 쉬세요.”기성은은 호텔 방을 떠난 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다음 날 아침, 소민아는 신이랑의 품에 안겨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가만히 누워 잠들어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신이랑은 지난밤 그녀를 밤새도록 간호했다. 해열제를 먹었음에도 자정 전까지 반복적으로 고열에 시달렸다.이제 그녀는 완전히 나았다.소민아는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로 걸어갔다. 어지러웠던 거실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고, 소파 위에 놓여 있던 담요도 정연하게 개어져 있었다.신이랑은 몇 시간 자지 못했음에도, 옆자리가 비었다는 것을 느끼고는 곧바로 일어나 거실로 달려갔다. 소파에 앉아 평소처럼 웃으며 TV를 보고 있는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신이랑이 비현실적인 느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소민아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이랑 씨, 방금 엄마한테 전화 왔어요. 점심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