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당장 네 약혼녀 임주하를 데리고 장백산성으로 가. 거기 도착하면 너희 둘을 마중 나온 사람이 있을 거야.”뚜… 뚜…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고 이선우는 이토록 다급한 스승님을 본 적이 없기에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임주하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부모님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향이까지 데리고 그날 밤 바로 풍영진을 떠났다.이와 동시에 최은영과 탁소은 그리고 양현지와 이설도 장백산성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이튿날 아침, 이선우 일행은 장백산성 국제 공항에 도착했고 처음 이렇게 먼 곳으로 와본 향이는 오늘 길 내내 한껏 들떠 있었다.“와, 여기 너무 예뻐요! 맛집 진짜 많을 거 같아요! 이 선생님, 저희 이따가 뭐 먹어요? 주하 언니, 여기도 홍어회 팔까요?”향이가 임주하의 팔짱을 끼고 이것저것 묻기 바빴다. 한동안 이선우와 모든 시간을 함께 한 향이는 임주하와 이선우 덕분에 먹는 재미에 눈을 뜨고 말았다.“이따가 한 번 보자. 장백산성은 우리 르네르의 유명한 관광 도시니깐 맛있는 게 당연히 많겠지. 선우 씨, 우리 이제 어디로 가요?”임주하는 이선우가 그녀를 이곳에 왜 데리고 온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선우는 그녀에게 그저 놀러 온 거라고만 했다.놀러 왔으면 당연히 맛집부터 찾아야지!“잠깐만요, 저희를 마중 나온 사람이 이 근처에 있을 거예요.”이선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두 남녀가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남자의 외모는 꽤 수려했고 여자는 예쁜 데다가 몸매까지 화끈했다.젊은 두 남녀는 한 쌍의 커플 같았다.“그쪽이 이선우인가요?”스물다섯 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그는 선글라스를 벗고 아니꼬운 눈빛으로 이선우를 보며 물었다.“제가 이선우 맞습니다. 그쪽은 제 스승님의 사람들인가요?”이선우가 물었다.“스승님? 그쪽 스승님이 대체 누군데요? 나와 내 후배는 르네르 용병단 단장 사람입니다. 그쪽 스승님께서 얘기 안 해줬나요? 위에서 대체 뭐 하는 거지?! 그쪽 같은 쓰레기를 보낸 것도 짜증나는
정보에 따르면 올해 33살인 채요섭은 채씨 가문 젊은 배들 중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자로 사업 천재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심술이 삐뚤어졌고 마음이 독하며 잔인하기까지 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며 5년 전에 C 그룹을 빼앗기 위해 현재의 그룹 대표 가족을 모함하기도 했다.그 음모가 들통나자 살인 청부업자를 매수해서 살인을 저지른 뒤, 해외로 도망갔다. 확실한 건 채요섭이 바로 그 신비로운 세력이 키운 사람이며 이번에 장백산성으로 돌아온 목적은 채씨 가문을 빼앗기 위한 것이다.그리고 채씨 가문 또한 보통 가문이 아니다. 접한 정보에 의하면 채씨 가문 조상은 용산 10대 권력자 가문 중 하나인 채씨 가문 조상과 사촌 형제 사이였다.이런저런 정보들을 정리해보니 이선우는 그의 스승님이 왜 그를 이곳으로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저희가 얻은 정보는 이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채씨 가문 상황과 가문 내 모든 사람들의 개인정보가 적혀 있어요. 마지막 정보가 C 그룹 대표 채민지에 관한 개인 자료입니다. 이선우 씨가 지켜야 할 사람이 바로 이분입니다! 이분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입니다. 채요섭이 제일 먼저 죽이려고 하는 사람도 이분이고요. 그리고 이분만 채요섭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이선우는 아무 말없이 정보들을 자세하게 훑어보았고 특히 채민지에 관한 정보에 더욱 신경을 썼다.자료상 채민지의 나이는 25살이고 현재 C 그룹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녀는 사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재 제약사로 불리기도 했다.그녀는 얼마전에 새로운 치료제를 연구 개발했는데 이 치료제는 십분 안에 빠른 속도로 상처를 완벽하게 치유했다. 이 치료제는 시장에 투입되자마자 강렬한 반응을 일으켰고 C 그룹 주가도 따라서 폭풍 상승했다.수집한 자료에는 C 그룹 치료제의 여러가지 신기한 효능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이선우의 추측이 맞다면 채요섭의 최종 목적은 아마 이 치료제의 레시피일 것이다.“자,
이선우는 채민지뿐만 아니라 채천명도 단번에 알아보았다. 하지만 그는 두 사람이 이렇게 빨리 그를 찾아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채민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서있었고 채천명이 이선우에게 다가가 가볍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역시 당신 스승님이 말한대로 인물이 훤하네. 선우 군, 난 자네 스승님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야. 우리가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만나는 건 좀 아니긴 한데 자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테니까 짧게 얘기할게. 선우 군은 내 손녀 민지와 혼약이 약속되어 있어. 난 내일 이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생각이네. 앞으로 우리 민지를 잘 부탁해.”“네?”채민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이선우는 되레 덤덤했다. 그는 조금 전에 이미 스승님에게서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채천명이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냈다.“민지야, 이 일을 이런 상황에서 너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단다.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할아버지한테 얘기해봐. 넌 할아버지가 너와 선우 군의 혼약을 발표하는 걸 동의할 거야 아니면 할아버지가 널 그 짐승만도 못한 놈에게 넘기길 바라는 거야? 선우 군은 꽤 좋은 사람이야. 할아버지는 너희 두 사람이 아직 서로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함께 지내다 보면 생기는 거고. 어쩌면 나중에 네가 선우 군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채천명은 화를 내지도 않고 목소리가 차분했지만 채민지는 감히 그를 반박하지 못했다.그렇지만 이건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기에 채민지는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대답이 없는 거면 동의하는 걸로 생각할게.”채천명이 반지를 채민지 손에 쥐여주자, 이선우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반지를 꺼냈다. 채민지는 반지를 보자마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선우는 채천명과 그의 스승님 관계가 남다르다는 걸 눈치챘기에 그도 이 혼약을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자신
주미현은 순식간에 날아간 양강수를 보며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하기도 전에 이선우의 날카로운 눈빛이 그녀에게 꽂혔고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은 주미현은 덜덜 떨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선우의 눈빛은 날이 선 비수 마냥 순식간에 주미현의 심장을 스쳐 지나갔다. 이는 그녀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였다.“당…당신이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해? 이런 젠장! 오늘 내가 무조건 당신을 죽여버릴 거야!”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런 치욕을 당해본 적이 없는 양강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가 몸을 일으켜 이선우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이선우가 또 다시 손바닥을 날려 그를 바닥에 쓰러트렸다.“이럴 리가 없어! 당신… 당신은 분명 일반인이잖아! 근데 어떻게…”양강수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이선우가 어떻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그를 공격할 수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왜 자신은 반격할 힘도 없는지 어리둥절했다.‘이선우는 분명히 일반인인데. 설마 경지를 숨긴 건가? 아니지. 조금 전에 분명히 공격했잖아. 공격을 하는 순간 경지가 들통나야 하는 게 맞는데! 근데 저 사람 몸에서는 수행자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거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양강수는 덜컥 겁이 났다.이때, 이선우가 휴지로 손을 닦으면서 입을 열었다.“진작부터 그쪽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내가 당신 아버지도 아니고 언제까지 당신 어리광을 받아줘야 하는 거야? 르네르 용병단에 당신 같은 쓰레기밖에 없어? 당신이 뭔데 내가 일거수일투족을 당신에게 보고를 해야 돼? 지금 당장 전화해. 난 당신 담당자와 통화를 해야겠어!”“너!”양강수는 말문이 막혔다. 되레 곁에 있는 주미현이 이내 차분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그녀의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주미현이 핸드폰을 이선우에게 건넸다.“전 이선우라고 합니다. 제 스승님은 유동백이시고요. 여기 양강수라는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는데 지금 당장 꺼지
”민지야, 이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거 아니지?”채천명의 표정은 담담했다. 이런 질문이 참 쓸모없는 말이라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묻고 싶었다. 혼약을 알게 된 순간부터 채민지는 계속 기분이 우울해 보였기에 채천명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채민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시체 마냥 서있었고 그 모습에 채천명은 너무 걱정됐지만 지금 그는 채민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해서도 절대 안 된다!채민지는 아무 말도 없이 초점이 없는 눈으로 주위를 쓱 훑었다. 아무도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서러워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에휴… 할아버지도 네가 많이 서운하다는 걸 알아. 네가 할아버지를 많이 원망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할아버지는 다른 방법이 없어. 반드시 이렇게 해야 돼. 그래야만 채씨 가문을 구할 수 있어. 이 할아버지가 너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해줘.”채천명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지만 채민지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에 채천명은 어쩔 수 없이 지팡이를 짚고 다른 손님을 접대하러 자리를 떠났다.채천명이 떠나자마자 채씨 가문 나머지 사람들이 채민지에게 우르르 몰려와 그녀를 둘러쌌다.“딸, 할아버지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빠는 네가 속상한 거 알아. 우리 딸이 이걸 감당할 필요는 없어. 아빠가 지금 당장 사람들에게 이 모든 게 가짜라고 얘기할게.”딸의 서럽고 슬픈 표정을 보자 채중림은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뛰어난 능력도 없었고 채씨 가문에서 지위도 매우 낮았다. 가문에서 그에게는 발언권이 없었으며 말을 한다고 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채중림 집안에서 모든 건 황영이 결정하고 그녀의 뜻대로 돌아갔다.아니나 다를까 채중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황영이 손을 들고 그를 때리려고 했다.“멍청한 사람이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능력도 없고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면서. 지금 그런 말을 할 때야? 당장 저리 안 비켜?”황영이 채중림을 확 밀치고 나섰다
사실 이선우는 한참 전에 도착했지만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서있었고 이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솔직히 채씨 가문 내부의 문제에 대해 이선우는 끼어들고 싶지도 않았고 큰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채민지가 죽으려고 기둥을 박는 순간, 그는 참지 못하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개를 든 채민지는 이선우를 발견했지만 얼굴에는 그 어떤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그리고는 그를 지나쳐 다시 기둥에 머리를 박으려던 그때, 이선우가 그녀를 덥석 잡았다.“이렇게 죽는 게 억울하지도 않아요? 당신이 죽으면 채씨 가문은 무조건 멸망합니다. 당신이 죽으면 이 사람들은 다음 순간 바로 회사로 쳐들어가서 회사 지분을 나누려고 할 거예요. 당신이 죽으면 당신 아버지가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된다고요. 진짜 그렇게 돼도 아무렇지 않겠어요? 다들 채민지 씨를 장백산성 젊은이들 중 제일 뛰어난 사업 천재라고 부르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당신은 전부 이겨낼 수 있다고 하면서. 하지만 제가 보기엔 전혀 사실무근한 헛소문 같아요. 채민지 씨는 나약해 빠진 바보예요! 지금 가장 가까운 사람이 채민지 씨 머리 위에서 똥을 싸려고 하는데 어떻게 찍소리도 못할 수 있어요? 당신은 너무 나약해요. 자, 봐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가르쳐줄게요!”이선우가 채민지를 자신의 옆으로 잡아당긴 뒤, 손바닥을 뻗어 그녀의 둘째 삼촌 가족들 뺨을 강하게 내리쳤고 순식간에 그 사람들은 바닥에 쓰러졌다.“똑똑히 기억해요. 앞으로 채민지 씨 머리 위에서 함부로 똥을 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게 당신들 채씨 가문 사람이고 당신의 육친이라고 해도 안 돼요!”이선우는 목청을 높였고 몸에서는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갑작스러운 그의 돌발 행동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됐다.“네놈은 뭐야? 뭔데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해?!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오늘 내가 네놈을 반드시 죽여버릴 거니 두고봐!”채민지의 둘째 숙모가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이선우에게 달려들었지만 이
이선우를 향해 달려오던 수행자는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을 뿜어내더니 그 기운이 순식간에 이선우를 뒤덮어버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림자 하나가 하늘 위로 튕겨 올라갔다가 벽에 강하게 꽂힌 채 머리통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하하하, 저놈 대단한 줄 알았는데 별거 아니였네. 다들 잘 봐, 이게 바로 건방을 떨고 허세를 부린 놈의 최후다! 저렇게 처참하게 죽어 버렸잖아!” “재미가 하나도 없네, 재미가 없어! 이놈아, 더 건방을 떨어봐, 더 건방지게 입을 놀려보라고! 뭐야? 이건, 이건 그 놈이 아니잖아!”사악하고 호탕하게 웃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순식간에 멎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 그들 앞에 쓰러져 있는 시체는 이선우가 아니라는 걸 이제야 발견하게 된 것이다.고개를 돌려보니 이선우가 멀쩡한 모습으로 자리에 우뚝 서있었고 한쪽 다리는 아직 허공에 떠있었다.“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저놈이 대체 왜 멀쩡한 거지?”“이럴 리가 없어! 그럼 조금 전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모든 사람들이 충격에 빠진 얼굴이었지만 채천명만이 평온했다. 심지어 테이블 앞에 앉아 술까지 한 모금 마셨다.모든 게 그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선우 곁에 서있던 채중림과 채민지 얼굴에는 이런저런 감정이 섞여 있었다. 경악도 있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가장 많은 건 궁금증이었다.특히 채민지는 조금 전까지 이선우가 무조건 죽었을 거라고 확신했는데 이선우가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궁금증이 가득했고 이선우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너무너무 알고 싶었다.너무 궁금한 나머지 채씨 가문이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 것조차 까먹고 말았다.한편, 2층 방안에 있던 채요섭이 놀란 듯 가볍게 웃으며 중얼거렸다.“저놈이 참 수상하네, 아주 재밌어. 두 사람 이번에는 저놈의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나?”채요섭은 수행자가 아니기에 이선우의 경지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그가 실력이 매우 막강한 수행자라는 것만은 확신했다.
”저놈은 역시 뭔가 수상한 놈이야. 두 사람 이제 저놈 경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아?”채요섭이 가까스로 평정심을 되찾은 채 물었다.“아니요, 저놈이 진짜 너무 말도 안 됩니다. 우리 둘은 저놈 경지를 꿰뚫어볼 수 없어요. 요섭 도련님, 아무래도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저놈은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 중 가장 막강한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그래, 그래. 나한테 맡겨.”채요섭이 자신만만하게 가슴팍을 치면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고 부하들에게 이선우라는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조사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한편, 1층 연회장에서.회장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비참한 모습으로 떠났고 회장 일행이 떠나자 연회에 참석한 손님들도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이내 연회장에는 채씨 가문 사람들과 이선우밖에 남지 않았다. 채민지 둘째 삼촌 가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아직도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지만 여전히 포기를 하지 못하고 억지를 부렸다.“네놈이 아주 겁을 상실했어. 네가 감히 어떻게 회장님을 욕보이는 거야?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우리까지 엮이게 하지 말고.”“그리고 채민지 너, 양심도 없는 계집애! 저놈은 무도 협회의 실력을 몰라서 그런다고 해도 넌 잘 알고 있잖아? 왜 조금 전에 안 말렸어?”“끝났어. 이제 모든 게 다 끝났어! 회장님은 우리 채씨 가문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희 두 사람이 우리 채씨 가문을 죽인 거라고! 채민지, 너 지금 당장 우리 돈 내놔!”채민지의 둘째 숙모가 욕을 퍼부으면서 채민지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둘째 숙모, 억지 그만 부리세요. 회사에는 지금 그 정도 자금이 없어요.”채민지는 사실 한참 전부터 평정심을 되찾았다. 이선우가 선보인 막강한 실력에도 그녀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전에 이선우가 했던 말에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계속 나약한 모습으로 이 사람들을 참아준다고 해도 해결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그녀는 강해져야 한다. 그녀의 운명을 스스로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