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당장 네 약혼녀 임주하를 데리고 장백산성으로 가. 거기 도착하면 너희 둘을 마중 나온 사람이 있을 거야.”뚜… 뚜…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고 이선우는 이토록 다급한 스승님을 본 적이 없기에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임주하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부모님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향이까지 데리고 그날 밤 바로 풍영진을 떠났다.이와 동시에 최은영과 탁소은 그리고 양현지와 이설도 장백산성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이튿날 아침, 이선우 일행은 장백산성 국제 공항에 도착했고 처음 이렇게 먼 곳으로 와본 향이는 오늘 길 내내 한껏 들떠 있었다.“와, 여기 너무 예뻐요! 맛집 진짜 많을 거 같아요! 이 선생님, 저희 이따가 뭐 먹어요? 주하 언니, 여기도 홍어회 팔까요?”향이가 임주하의 팔짱을 끼고 이것저것 묻기 바빴다. 한동안 이선우와 모든 시간을 함께 한 향이는 임주하와 이선우 덕분에 먹는 재미에 눈을 뜨고 말았다.“이따가 한 번 보자. 장백산성은 우리 르네르의 유명한 관광 도시니깐 맛있는 게 당연히 많겠지. 선우 씨, 우리 이제 어디로 가요?”임주하는 이선우가 그녀를 이곳에 왜 데리고 온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선우는 그녀에게 그저 놀러 온 거라고만 했다.놀러 왔으면 당연히 맛집부터 찾아야지!“잠깐만요, 저희를 마중 나온 사람이 이 근처에 있을 거예요.”이선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두 남녀가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남자의 외모는 꽤 수려했고 여자는 예쁜 데다가 몸매까지 화끈했다.젊은 두 남녀는 한 쌍의 커플 같았다.“그쪽이 이선우인가요?”스물다섯 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그는 선글라스를 벗고 아니꼬운 눈빛으로 이선우를 보며 물었다.“제가 이선우 맞습니다. 그쪽은 제 스승님의 사람들인가요?”이선우가 물었다.“스승님? 그쪽 스승님이 대체 누군데요? 나와 내 후배는 르네르 용병단 단장 사람입니다. 그쪽 스승님께서 얘기 안 해줬나요? 위에서 대체 뭐 하는 거지?! 그쪽 같은 쓰레기를 보낸 것도 짜증나는
정보에 따르면 올해 33살인 채요섭은 채씨 가문 젊은 배들 중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자로 사업 천재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심술이 삐뚤어졌고 마음이 독하며 잔인하기까지 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며 5년 전에 C 그룹을 빼앗기 위해 현재의 그룹 대표 가족을 모함하기도 했다.그 음모가 들통나자 살인 청부업자를 매수해서 살인을 저지른 뒤, 해외로 도망갔다. 확실한 건 채요섭이 바로 그 신비로운 세력이 키운 사람이며 이번에 장백산성으로 돌아온 목적은 채씨 가문을 빼앗기 위한 것이다.그리고 채씨 가문 또한 보통 가문이 아니다. 접한 정보에 의하면 채씨 가문 조상은 용산 10대 권력자 가문 중 하나인 채씨 가문 조상과 사촌 형제 사이였다.이런저런 정보들을 정리해보니 이선우는 그의 스승님이 왜 그를 이곳으로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저희가 얻은 정보는 이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채씨 가문 상황과 가문 내 모든 사람들의 개인정보가 적혀 있어요. 마지막 정보가 C 그룹 대표 채민지에 관한 개인 자료입니다. 이선우 씨가 지켜야 할 사람이 바로 이분입니다! 이분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입니다. 채요섭이 제일 먼저 죽이려고 하는 사람도 이분이고요. 그리고 이분만 채요섭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이선우는 아무 말없이 정보들을 자세하게 훑어보았고 특히 채민지에 관한 정보에 더욱 신경을 썼다.자료상 채민지의 나이는 25살이고 현재 C 그룹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녀는 사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재 제약사로 불리기도 했다.그녀는 얼마전에 새로운 치료제를 연구 개발했는데 이 치료제는 십분 안에 빠른 속도로 상처를 완벽하게 치유했다. 이 치료제는 시장에 투입되자마자 강렬한 반응을 일으켰고 C 그룹 주가도 따라서 폭풍 상승했다.수집한 자료에는 C 그룹 치료제의 여러가지 신기한 효능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이선우의 추측이 맞다면 채요섭의 최종 목적은 아마 이 치료제의 레시피일 것이다.“자,
이선우는 채민지뿐만 아니라 채천명도 단번에 알아보았다. 하지만 그는 두 사람이 이렇게 빨리 그를 찾아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채민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서있었고 채천명이 이선우에게 다가가 가볍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역시 당신 스승님이 말한대로 인물이 훤하네. 선우 군, 난 자네 스승님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야. 우리가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만나는 건 좀 아니긴 한데 자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테니까 짧게 얘기할게. 선우 군은 내 손녀 민지와 혼약이 약속되어 있어. 난 내일 이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생각이네. 앞으로 우리 민지를 잘 부탁해.”“네?”채민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이선우는 되레 덤덤했다. 그는 조금 전에 이미 스승님에게서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채천명이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냈다.“민지야, 이 일을 이런 상황에서 너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단다.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할아버지한테 얘기해봐. 넌 할아버지가 너와 선우 군의 혼약을 발표하는 걸 동의할 거야 아니면 할아버지가 널 그 짐승만도 못한 놈에게 넘기길 바라는 거야? 선우 군은 꽤 좋은 사람이야. 할아버지는 너희 두 사람이 아직 서로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함께 지내다 보면 생기는 거고. 어쩌면 나중에 네가 선우 군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채천명은 화를 내지도 않고 목소리가 차분했지만 채민지는 감히 그를 반박하지 못했다.그렇지만 이건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기에 채민지는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대답이 없는 거면 동의하는 걸로 생각할게.”채천명이 반지를 채민지 손에 쥐여주자, 이선우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반지를 꺼냈다. 채민지는 반지를 보자마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선우는 채천명과 그의 스승님 관계가 남다르다는 걸 눈치챘기에 그도 이 혼약을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자신
주미현은 순식간에 날아간 양강수를 보며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하기도 전에 이선우의 날카로운 눈빛이 그녀에게 꽂혔고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은 주미현은 덜덜 떨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선우의 눈빛은 날이 선 비수 마냥 순식간에 주미현의 심장을 스쳐 지나갔다. 이는 그녀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였다.“당…당신이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해? 이런 젠장! 오늘 내가 무조건 당신을 죽여버릴 거야!”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런 치욕을 당해본 적이 없는 양강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가 몸을 일으켜 이선우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이선우가 또 다시 손바닥을 날려 그를 바닥에 쓰러트렸다.“이럴 리가 없어! 당신… 당신은 분명 일반인이잖아! 근데 어떻게…”양강수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이선우가 어떻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그를 공격할 수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왜 자신은 반격할 힘도 없는지 어리둥절했다.‘이선우는 분명히 일반인인데. 설마 경지를 숨긴 건가? 아니지. 조금 전에 분명히 공격했잖아. 공격을 하는 순간 경지가 들통나야 하는 게 맞는데! 근데 저 사람 몸에서는 수행자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거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양강수는 덜컥 겁이 났다.이때, 이선우가 휴지로 손을 닦으면서 입을 열었다.“진작부터 그쪽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내가 당신 아버지도 아니고 언제까지 당신 어리광을 받아줘야 하는 거야? 르네르 용병단에 당신 같은 쓰레기밖에 없어? 당신이 뭔데 내가 일거수일투족을 당신에게 보고를 해야 돼? 지금 당장 전화해. 난 당신 담당자와 통화를 해야겠어!”“너!”양강수는 말문이 막혔다. 되레 곁에 있는 주미현이 이내 차분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그녀의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주미현이 핸드폰을 이선우에게 건넸다.“전 이선우라고 합니다. 제 스승님은 유동백이시고요. 여기 양강수라는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는데 지금 당장 꺼지
”민지야, 이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거 아니지?”채천명의 표정은 담담했다. 이런 질문이 참 쓸모없는 말이라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묻고 싶었다. 혼약을 알게 된 순간부터 채민지는 계속 기분이 우울해 보였기에 채천명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채민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시체 마냥 서있었고 그 모습에 채천명은 너무 걱정됐지만 지금 그는 채민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해서도 절대 안 된다!채민지는 아무 말도 없이 초점이 없는 눈으로 주위를 쓱 훑었다. 아무도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서러워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에휴… 할아버지도 네가 많이 서운하다는 걸 알아. 네가 할아버지를 많이 원망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할아버지는 다른 방법이 없어. 반드시 이렇게 해야 돼. 그래야만 채씨 가문을 구할 수 있어. 이 할아버지가 너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해줘.”채천명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지만 채민지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에 채천명은 어쩔 수 없이 지팡이를 짚고 다른 손님을 접대하러 자리를 떠났다.채천명이 떠나자마자 채씨 가문 나머지 사람들이 채민지에게 우르르 몰려와 그녀를 둘러쌌다.“딸, 할아버지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빠는 네가 속상한 거 알아. 우리 딸이 이걸 감당할 필요는 없어. 아빠가 지금 당장 사람들에게 이 모든 게 가짜라고 얘기할게.”딸의 서럽고 슬픈 표정을 보자 채중림은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뛰어난 능력도 없었고 채씨 가문에서 지위도 매우 낮았다. 가문에서 그에게는 발언권이 없었으며 말을 한다고 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채중림 집안에서 모든 건 황영이 결정하고 그녀의 뜻대로 돌아갔다.아니나 다를까 채중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황영이 손을 들고 그를 때리려고 했다.“멍청한 사람이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능력도 없고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면서. 지금 그런 말을 할 때야? 당장 저리 안 비켜?”황영이 채중림을 확 밀치고 나섰다
사실 이선우는 한참 전에 도착했지만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서있었고 이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솔직히 채씨 가문 내부의 문제에 대해 이선우는 끼어들고 싶지도 않았고 큰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채민지가 죽으려고 기둥을 박는 순간, 그는 참지 못하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개를 든 채민지는 이선우를 발견했지만 얼굴에는 그 어떤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그리고는 그를 지나쳐 다시 기둥에 머리를 박으려던 그때, 이선우가 그녀를 덥석 잡았다.“이렇게 죽는 게 억울하지도 않아요? 당신이 죽으면 채씨 가문은 무조건 멸망합니다. 당신이 죽으면 이 사람들은 다음 순간 바로 회사로 쳐들어가서 회사 지분을 나누려고 할 거예요. 당신이 죽으면 당신 아버지가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된다고요. 진짜 그렇게 돼도 아무렇지 않겠어요? 다들 채민지 씨를 장백산성 젊은이들 중 제일 뛰어난 사업 천재라고 부르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당신은 전부 이겨낼 수 있다고 하면서. 하지만 제가 보기엔 전혀 사실무근한 헛소문 같아요. 채민지 씨는 나약해 빠진 바보예요! 지금 가장 가까운 사람이 채민지 씨 머리 위에서 똥을 싸려고 하는데 어떻게 찍소리도 못할 수 있어요? 당신은 너무 나약해요. 자, 봐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가르쳐줄게요!”이선우가 채민지를 자신의 옆으로 잡아당긴 뒤, 손바닥을 뻗어 그녀의 둘째 삼촌 가족들 뺨을 강하게 내리쳤고 순식간에 그 사람들은 바닥에 쓰러졌다.“똑똑히 기억해요. 앞으로 채민지 씨 머리 위에서 함부로 똥을 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게 당신들 채씨 가문 사람이고 당신의 육친이라고 해도 안 돼요!”이선우는 목청을 높였고 몸에서는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갑작스러운 그의 돌발 행동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됐다.“네놈은 뭐야? 뭔데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해?!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오늘 내가 네놈을 반드시 죽여버릴 거니 두고봐!”채민지의 둘째 숙모가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이선우에게 달려들었지만 이
이선우를 향해 달려오던 수행자는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을 뿜어내더니 그 기운이 순식간에 이선우를 뒤덮어버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림자 하나가 하늘 위로 튕겨 올라갔다가 벽에 강하게 꽂힌 채 머리통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하하하, 저놈 대단한 줄 알았는데 별거 아니였네. 다들 잘 봐, 이게 바로 건방을 떨고 허세를 부린 놈의 최후다! 저렇게 처참하게 죽어 버렸잖아!” “재미가 하나도 없네, 재미가 없어! 이놈아, 더 건방을 떨어봐, 더 건방지게 입을 놀려보라고! 뭐야? 이건, 이건 그 놈이 아니잖아!”사악하고 호탕하게 웃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순식간에 멎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 그들 앞에 쓰러져 있는 시체는 이선우가 아니라는 걸 이제야 발견하게 된 것이다.고개를 돌려보니 이선우가 멀쩡한 모습으로 자리에 우뚝 서있었고 한쪽 다리는 아직 허공에 떠있었다.“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저놈이 대체 왜 멀쩡한 거지?”“이럴 리가 없어! 그럼 조금 전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모든 사람들이 충격에 빠진 얼굴이었지만 채천명만이 평온했다. 심지어 테이블 앞에 앉아 술까지 한 모금 마셨다.모든 게 그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선우 곁에 서있던 채중림과 채민지 얼굴에는 이런저런 감정이 섞여 있었다. 경악도 있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가장 많은 건 궁금증이었다.특히 채민지는 조금 전까지 이선우가 무조건 죽었을 거라고 확신했는데 이선우가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궁금증이 가득했고 이선우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너무너무 알고 싶었다.너무 궁금한 나머지 채씨 가문이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 것조차 까먹고 말았다.한편, 2층 방안에 있던 채요섭이 놀란 듯 가볍게 웃으며 중얼거렸다.“저놈이 참 수상하네, 아주 재밌어. 두 사람 이번에는 저놈의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나?”채요섭은 수행자가 아니기에 이선우의 경지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그가 실력이 매우 막강한 수행자라는 것만은 확신했다.
”저놈은 역시 뭔가 수상한 놈이야. 두 사람 이제 저놈 경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아?”채요섭이 가까스로 평정심을 되찾은 채 물었다.“아니요, 저놈이 진짜 너무 말도 안 됩니다. 우리 둘은 저놈 경지를 꿰뚫어볼 수 없어요. 요섭 도련님, 아무래도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저놈은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 중 가장 막강한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그래, 그래. 나한테 맡겨.”채요섭이 자신만만하게 가슴팍을 치면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고 부하들에게 이선우라는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조사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한편, 1층 연회장에서.회장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비참한 모습으로 떠났고 회장 일행이 떠나자 연회에 참석한 손님들도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이내 연회장에는 채씨 가문 사람들과 이선우밖에 남지 않았다. 채민지 둘째 삼촌 가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아직도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지만 여전히 포기를 하지 못하고 억지를 부렸다.“네놈이 아주 겁을 상실했어. 네가 감히 어떻게 회장님을 욕보이는 거야?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우리까지 엮이게 하지 말고.”“그리고 채민지 너, 양심도 없는 계집애! 저놈은 무도 협회의 실력을 몰라서 그런다고 해도 넌 잘 알고 있잖아? 왜 조금 전에 안 말렸어?”“끝났어. 이제 모든 게 다 끝났어! 회장님은 우리 채씨 가문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희 두 사람이 우리 채씨 가문을 죽인 거라고! 채민지, 너 지금 당장 우리 돈 내놔!”채민지의 둘째 숙모가 욕을 퍼부으면서 채민지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둘째 숙모, 억지 그만 부리세요. 회사에는 지금 그 정도 자금이 없어요.”채민지는 사실 한참 전부터 평정심을 되찾았다. 이선우가 선보인 막강한 실력에도 그녀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전에 이선우가 했던 말에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계속 나약한 모습으로 이 사람들을 참아준다고 해도 해결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그녀는 강해져야 한다. 그녀의 운명을 스스로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