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두 사람을 보고 연성훈은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 온 사람은 바로 천해준과 도성호였다.두 사람은 연성훈 곁으로 다가갔고 도성호가 입을 열었다“지난번에 연경에서 만나고 또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연성훈!”옆에서 천해준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나도 네가 무슨 샹각인지 이해해. 탁일우 어르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지만 한국계 심야 파수꾼은 항상 네 편이었어. 못 지켜준 건 미안하게 생각해. 우리가 널 지켜주지 못해서 네가 이렇게 큰 억울함을 겪게 했어.”“뭐 억울할 게 있겠어요.”“그럼 어르신을 이해해 줄 수 있어? 어르신도 어쩔 수 없었어. 여러 사람들의 감정을 고려해야 하잖아.”“그리고... 전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어. 그때에도 여전히 네가 우리를 도와줄 수 있기를 바라.”연성훈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전 이해가 안 돼요. 이 일이 만약 탁일우 어르신에게 일어난 일이라면, 만약 그가 심야 파수꾼에서 쫓겨나게 된다면, 그리고 제가 어르신의 위치에 있었다면 전 그런 방식을 취하지 않을 거예요.”천해준은 잠시 멍해졌지만 생각해 보니 연성훈이라면 그렇게 할 것이었다.도성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연성훈을 쳐다보았다.“이런 얘기는 그만하자. 내일 뎀프시를 찾으러 간다던데... 확실해?”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내일 제2탐험지에 갈 거예요. 심야 파수꾼들이 뎀프시를 도와주러 오면 그들도 적으로 삼을 겆니다. 제가 데려온 사람들은 오르버계 심야 파수꾼 100번 안에 드는 사람이거든요.”많은 최고급을 데리고 있고 특급이 3명이나 있는 상황이었기에 오르버 쪽 심야 파수꾼이 온다고 해도 그는 겁낼 게 없었다.도성호는 얼굴을 찡그리며 연성훈을 바라보았다.“뎀프시라는 사람은 매우 강한 사람이에요.”“하기스랑 비기면 어때요?”““천”차트에서는 하기스를 탁일우 2위에 올렸지만 실제로 뎀프시와 싸운 적이 없었기에 진짜로 싸우면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도성호가 말했다.“그들은 모두 다른 차원에 도달한 사람들입니
“염경환 씨는 T 박사 쪽 사람입니다.”도성호가 말했다.이 말을 들은 연성훈이 눈썹을 살짝 떨었다.연성훈은 소위 T 박사라고 불리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의 소문은 정말 많았다.그는 염경환도 T 박사 쪽 사람일 줄은 몰랐다. 그들은 매우 조용했기 때문이었다. 그 조직의 사람들은 별로 활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 유일하게 아는 사람은 제이훈 뿐이었다. 그는 가끔 나타나 뭔가를 하다가 재빨리 숨어버렸다.“알겠어요.”연성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어쨌든 다 조심해야 돼.”연성훈은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향해 웃었다.“네,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 추인혜와 이석구가 다가왔다.이석구는 천해준을 보고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두 사람 사이에 불쾌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코웃음을 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해준도 입을 삐죽거리더니 연성훈을 향해 말했다.“다들 조심해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헬기는 다시 천천히 이륙했고 이번에는 무인도로 향했다.3시간 뒤, 헬리콥터에 앉은 강백호가 바다에 떠 있는 배 몇 척을 보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내일 오르버가 손을 쓸 것 같아? 뎀프시를 신처럼 여기는 사람이 꽤 많은 거 같은데...”연성훈이 대답했다.“나도 모르지.”“정말 우리에게 맞서 싸우면 어떡해요? 그중에는 저희랑 합작했던 사람도 많잖아요.”추인혜가 물었다.“그때 가서 보죠.”연성훈이 손사래를 쳤다.사실 연성훈도 그때가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심야 파수꾼들은 죄가 없었다. 그들은 뎀프시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뎀프시를 돕기로 선택한 건 단지 심야 파수꾼의 영웅을 돕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헬리콥터는 천천히 무인도를 향해 날아갔다.한편 연합군 본부, 레오나르도는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이때 그는 붕대를 감고 있었는데 황슬기의 칼에 맞았을 때 생김 상처였다.그는 사무실에 앉아 전화를 걸고 있었다. 휴대폰 너머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레오나르도
“그렇다고 너무 큰 기대를 하지는 마세요. 제가 들은 소식이 있는데 탁일우 씨가 한국에서 오르버 쪽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레오나르도가 말했다.이 소식을 들은 뎀프시는 약간 긴장해했다.“오르버에는 왜 온대? 설마 탁일우도 나한테 손을 대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물어봤더니... 주먹은 휘두르지 않겠다고 하더군요.”레오나르도가 말했다.“하지만 탁일우 씨가 오면 아마 다른 친구들은 더더욱 못 나설 것이고 다시 말해서 뎀프시 씨를 도울 사람을 많이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너희들이 연성훈을 도와주지 않으면 돼. 내일이면 “천”차트에서 3위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어떤지 알게 될 거야.”뎀프시가 냉소적으로 말했다.두 사람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뎀프시 쪽에서 먼저 전화를 끊었다.한편, 반대편의 여주에서...라현정과 빨간 장미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빨간 장미는 입을 쫑긋 내밀며 말했다.“연성훈 씨는 정말 뎀프시와 싸울 생각이네요. “천”차트 3위랑 싸우려고 하다니... 그건 하늘의 별 따기 아닌가요?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연성훈은 정말 괜찮은 놈이야. 하지만 아쉽게도 성격이 너무 세서...”라현정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무슨 생각에 잠겼다.“너도 오르버행 비행기 표 두 장 사.”빨간 장미는 어리둥절해하더니 물었다.“비행기표 끊어서 뭐 하시려고요?”“나라면 중요한 순간에 연성훈의 목숨을 구해줄 수도 있어.”라현정이 말했다.빨간 장미가 눈썹을 찡그렸다.“연성훈이 질 수도 있다는 말씀인가요?”“천부적인 재능이 있긴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완벽하게 쓰지는 못하고 있어. 아직 너무 어려서 그래.”라현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가자.”빨간 장미는 눈썹을 한동안 찌푸린 채로 있었다.그러자 라현정이 그녀를 보며 빙긋 웃었다.“말하자면 연성훈은 평생을 맡길 만한 인물이라는 거야.”“펑! 펑! 펑!”바로 이때 입구 쪽에서 문을 치는 소리가 크게 났다.빨간 장미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우리 문을 두
“박사님은 어느 쪽도 아니에요. 박사님은 단지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우리들이 어떻게 변해갈지 보고 싶은 거죠.”염경환이 빙긋 웃었다.“역시 이상한 놈이야.”라현정는 냉소를 지었다.“그럼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같은 생각인 거야?”“박사님은 우리의 선택을 방해하지 않아요.”“저야 뭐... 먹고 살 수 있길 바랄 뿐이죠.”“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방에서 물러났다.붉은 장미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라현정은 한숨을 내쉬었다.“한 달이면 짧긴 하네... 비행기표 끊자. 오르버로 가야 해.”연성훈이 이 일들을 알 리 없었다.하늘 위에서 날고 있던 헬리콥터가 천천히 무인도 위에 착륙했다.그들은 내려오자마자 칼자국남을 찾았고 칼자국남도 급히 다가와서 물었다.“어떻게 됐어요?”“심야 파수꾼 본부에 다녀왔습니다. 내일 뎀프시를 공격하겠습니다.”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칼자국남은 침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악물었다.“알겠습니다. 지금 가서 형제들에게 알리고 준비하라고 할게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칼자국남을 떠나보냈다. 그리고 그는 허남천 등을 데리고 소형 유람선의 5층 갑판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윤연서도 다가와서 상황을 물었다. 연성훈은 용건만 간단히 말해주고는 허남천에게 눈을 돌렸다.“말해봐, 나한테 할 말 있다며?”“내 마음에 안 들면 죽여버릴 거야!”강백호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허남천의 이마 위에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나 사실 그 상자를 열 수 있어. 위에 있는 정보는 분명 너한테 큰 도움이 될 거야.”연성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그 직사각형의 철제 상자는 당시 그들이 했던 임무에서 탈취한 상자였다. 이 상자 때문에 이도겸이 죽은 것이었다.“전에는 할 줄 모른다고 하지 않았어?”이석구가 싸늘한 눈초리로 물었다.“갑자기 해독 방법이 생각났거든. 나를 믿어. 하지만 이 상자를 여는 데에는 이틀이 걸려.”허남천이 급히 말했다.“이틀이나?”추인혜가 눈살을 찌푸리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서원의 표정은 약간 흥분한 듯했다. 그는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어언 20년 동안이나 기다렸던 것이다. 이때 연성훈의 말을 듣고 그는 완전히 침착해질 수 없었다. 그는 흥분해서 선실로 돌아갔다. 연성훈은 진서원이 잠을 자기는 글렀다고 생각했다.다들 각자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연성훈은 선실로 돌아가 가방을 꺼내 모양의 철제 상자를 찾았다. 그리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3년 전, 그들은 이 철제 상자를 놓고 경쟁했었다. 그래서 지금 모든 일이 일어났다.연성훈은 배 위에 앉아서 손에 든 상자를 들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허남천의 말에 따르면 이 상자에는 ‘그들’에 관한 것이 적혀있다고 했지만 연성훈은 그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이게 허남천이 시간을 끄는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었다.물론 허남천의 말대로 이 상자에 정말 ‘그들’에 관한 것이 많이 담겨 있다면 이 상자를 열 필요가 있었다.그리고 이 상자는 심야 파수꾼에게 돌려진 지 꽤 됐는데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었다.연성훈은 잠시 바라보다가 상자를 들고 허남천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리고는 그에게 상자를 던졌다.“네가 시간 끄는 거 다 알아. 딱 이틀 줄게.”연성훈은 담담하게 말했다.“꼭 풀어낼게.”허남천이 급히 말했다.그의 말에 연성훈은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물건을 건네고는 그대로 떠났다.연성훈이 떠나는 것을 보고 허남천은 손에 든 상자를 들고 음흉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그분께서 오시면 다 죽여버릴 거야.”연성훈은 선실로 돌아갔다. 그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침대에서 일어나 갑판으로 가서 의자를 찾아 누워 하늘의 별하늘을 바라보았다.갑판 위에 약간의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연성훈은 사진 한 장을 꺼냈다.사진에는 12명의 인원이 11762분대 동료들이 있었다.연성훈은 그 사진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그 전쟁이 아니었다면 도겸이도 죽지 않았을 것이고 나도 기억을 잃지
“제2탐험지에 있는 사람이면 괜찮은데 말이죠.”연성훈은 코를 만지며 말했다.“지금 제가 걱정하는 건 심야 파수꾼이 뎀프시를 도울까 봐 그래요. 오늘 그렇게 많이 말했지만 말이죠. 다른 심야 파수꾼은 괜찮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뎀프시가 오르버계에 주는 영향력이 너무 크다 보니까...”“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말이에요. 완전 뎀프시의 팬이던데요.”“사실 연합군 그 자체도 큰 문제가 있어요.”추인혜 한숨을 내쉬었다.“레오나르도 같은 분들은 이미 나이가 있으신데 아직도 그 자리에 있으니 말이에요.”연합군은 심야 파수꾼이 처음 창설됐을 때 생긴 것이었다. 첫 번째 대규모 전투 이후 뎀프시가 심야 파수꾼의 영웅으로 불리며 연합군이 창설됐고 이후 책임자는 줄곧 오르버계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이 뎀프시와 가까운 사이였다.“새로 바뀔 때도 됐죠.”“심야 파수꾼을 떠나고 마지막으로 그들을 위해 임무를 수행한 셈이라고 칩시다.”그는 가슴에 있는 훈장을 어루만졌다.뎀프시가 심야 파수꾼을 배신하고 전쟁이 터지면 그는 심야 파수꾼을 타깃으로 둘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감당할 수 없었다.추인혜는 고개를 끄덕였다.“이기면 어떡하실 건가요? 크라임 시티에서 나온 사람들을 남겨둘 건가요, 아니면 어떻게...”연성훈은 별로 수놓은 하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전쟁이 터지면 누구도 혼자서는 이겨낼 수 없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어요.”추인혜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연성훈의 머리를 지그시 눌렀다.밤하늘 아래, 바다 위에 있는 유람선 위에서 한 쌍의 남녀가 갑판 위에 앉아 있었다.밤은 깊어만 갔다.얼마가 지났을까, 추인혜는 자기 다리에 누워 눈을 감은 연성훈을 보며 빙긋 웃었고 그녀도 몸을 숙여 연성훈의 가슴에 누워 천천히 눈을 감았다.한편 연경대학교에서.시차 때문에 지금 연경은 이른 아침이었다. 대학 전체에 활기찬 기운이 가득했다.강의실에는 마흔 살쯤 돼 보이는 교수가 서 있었다. 그는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데다가 안경을 쓰고 있었고 그 아래에는 많
무인도에서.시간이 천천히 흘러 다음 날 아침 8시가 되었다.연성훈은 쌍칼을 몸에 메고 갑판 위에 나타났다.이때 갑판에는 5층 사람들이 모두 나타나 무기를 챙기고 있었다.심야 파수꾼에서 쌍검을 쓰는 게 익숙해졌기에 윤연서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쌍검을 메고 있었다.또 다른 유람선의 꼭대기에는 칼자국남이 고급 무리를 거느리고 저쪽에 서 있었다. 그 무리 사람들은 흥분한 표정으로 입술을 핥고 있었다.크라임 시티에서 나온 자들은 모두 겁이 없었다. “천”차트 3위인 사람한테 도전한다는 말에 다들 모두 흥분해서 견딜 수 없어 했다.이긴다면 칼자국남이 3위의 세력을 가졌다는 의미였기 때문이었다.중요한 건 이 전쟁이 끝나면 도시 안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칼자국남이 약속했기 때문이었다.5층 갑판에 있는 은지윤은 작은 얼굴에 흥분된 미소를 띠고 있었다.유시영을 떠나보낼 때, 그들은 유시영을 따라 떠나는 것에 서두르지 않았다. 첫째는 연성훈과 함께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남아서라도 할 수 있는 거라도 하려고 했다.둘째는 약간 겁이 나서였다.크라임 시티에서만 몇 년을 살았으니 연성훈이 있으면 불안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연성훈이 그들에게 이 일에 대해 언급했을 때 은현섭 부부는 유시영과 함께 먼저 가는 것을 꺼렸다.그들은 현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연성훈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고 여기서 해야 할 일을 끝내고 그들을 데리고 돌아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이 세 식구는 조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추인혜와 같이 말이다. 물론 그저 차와 물을 나르는 일이었지만 말이다.모든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갑판 위에 나타났다.유람선의 갑판에는 사람들은 다들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연성훈이 위에 섰을 때 칼자국남이 그를 쳐다봤다.그러자 연성훈이 손을 흔들었다.칼자국남이 흥분한 얼굴로 긴 칼을 빼 들었다.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형제들이여!”칼자국남이 칼을 빼 드는 순간, 갑판 위의 최고급 고수들도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빼 들었다. 거의 동
노인은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이 사람은 바로 뎀프시였다.“아버지!”바로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렸다.곧이어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지하실로 들어섰다.뎀프시의 아들은 뎀프시보다 더 늙은 것 같았다.이 사람은 뮐러 뎀프시였다. 뎀프시의 큰아들이었다.“어떻게 됐어?”뎀프시가 입을 열었다.“출발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통계에 의하면 2,500명 규모이고 고급은 70명 정도라고 해요. 생각보다 번거로울 것 같아요.”뮐러가 입을 열었다.“70명쯤이라... 우리 쪽은?”“우리 섬에는 최고급이 39명 정도 있어요. 이틀 동안 제가 부른 킬러들까지 합치면 우리 쪽 최고급 인원은 그들보다 많아요. 모두 83명입니다.”뎀프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충분해. 나도 두 분을 모셨어. 특급 세 명에 최고급이 83명이면 충분하지. 연성훈이 감당할 수 있을지.”“아버지, 연성훈과 한국계 11762 분대의 원래 구성원들까지... 이렇게 많은 천재의 피를 가지고 있으면 백 년을 더 살 수 있을 겁니다!”뮐러는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가자. 해변에 가서 본때를 보여주지!”뎀프시가 손을 휙 움직이자 옆에 있던 창이 자석처럼 그의 손에 당겨졌다.긴 창은 하나의 무기였는데 이름은 창용이었다. 병기 차트에서 3위를 차지하는 병기였다. 탁일우의 적철도와 연성훈의 무명칼에 버금가는 무기였다.창용을 쥐고 심야 파수꾼의 복장을 하고 개다가 망토까지 덧대어 아주 위풍당당해 보였다.“허남천과 제이훈, 이 쓸모없는 인간들이... 아버지께서 직접 손을 쓰게 만들다뇨.”뮐러가 욕설을 퍼부었다.“이 일은 오히려 내 탓이야. 내가 연성훈의 능력을 과소평가했지.”“연성훈 때문에 점점 일이 커지고 있지만 어차피 곧 여기로 올 것이니 폭로돼도 별로 중요하지 않아.”“하지만 이번엔 무조건 죽여버리고 말 거야.”그는 망토를 휘두르며 지하실에서 밖으로 나왔다.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는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자신의 이마를 가렸다.“오랜만에 나오니까 햇빛에 적응이 안 되네.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