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를 아시나요?”“할머니랑 민재, 두 사람 중 누가 더 실력이 좋은가요?”라현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민재는 우리 7명이 홍연을 창립하고 나서 처음으로 모집한 1세대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입니다.”“민재가 제 손에 죽었다는 거 아실지 모르겠네요. 크라임 시티에서 제가 죽여버렸어요.”라현정은 안색이 약간 변하더니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저도 많이 늙긴 했지만 홍연을 만든 7명 중 한 사람이니 민재보다는 낫겠죠.”“그러고 보니 말하지 않은 것도 있네요. 저 민재랑 1대1로 싸운 게 아니거든요. 제이훈, 앨런•히베르트, 육서준도 있었어요. 제이훈은 심야 파수꾼 쪽에 체포되었고 나머지 세 명은 모두 내 손에 죽었어요.”연성훈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빨간 장미가 얼떨떨해졌다.라현정은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성훈 씨, 당신이 특급으로 된 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요? 1대4로 싸우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 게다가 “천”차트 중간밖에 안 되는 사람인이 무슨 허풍을 떠는 거죠?”“못 믿겠으면 믿지 마시든가요.”연성훈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할머니께서 저를 찾아오셨어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이죠. 이제 할 얘기는 끝난 거죠? 저도 다 들었으니 이제 두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시죠.”옆에 있던 빨간 장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할머니, 성훈 씨 말은 아마 사실일 거예요. 게다가 허남천도 이미 성훈 씨의 손에 있어요.”라현정은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어. 성훈 씨, 정말 바로 거절하실 건가요? 뎀프시가 홍연과 협력한 것도...”“그런 말 하지 마시죠. 홍연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얼마나 많이 저질렀는지 제가 모르는 줄 아세요? 최근 몇 년 동안 얼마나 많은 가정이 홍연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는데요. 제 눈에는 당신들이 사악하게 보일 뿐이에요. 제거해야 될 조직이라고요. 홍연이 할머니께서 말한 모습일지라도 저는 가담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게 허리를 굽히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연성훈이 말을 이어
빨간 장미는 연성훈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냥 순수하게 협력하고 싶은 거죠.”연성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별다른 이유가 없다고요? 당신은 보라색 연꽃 사람들의 존재를 알고 있잖아요. 당신은 난 할머니와 다른 여섯 사람의 존재를 알고 있어요. 제가 허남천을 해결해 준다고 해도 당신은 홍연을 떠날 수 없다는 거죠! 다시 한 번 물을게요. 저랑 협력하려 하는 진짜 목적이 뭐죠?”빨간 장미는 살짝 당황하며 잡고 있던 연성훈의 팔에서 손을 뗐다.“그렇게 무섭게 말하지 마요. 나쁜 일은 하지 않을 거니까요. 또 홍연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드리잖아요.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마세요.”연성훈은 그녀의 생각을 꿰뚫기라도 할 듯 바라보았다. 그는 빨간 장미가 정말로 홍연을 떠나고 싶어 하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분명 목적이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목적을 연성훈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빨간 장미가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고 연성훈에게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사실이었다.“저는 그 누구에게든 자비를 베풀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이 나쁜 짓을 저질렀다면 말이죠. 장미 씨도 다른 목적이 없길 바랄게요.”빨간 장미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가볍게 웃으면서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 모습은 아주 매력적이었다.“제가 무슨 목적이 있겠어요... 그저 성훈 씨랑 잠자리를 가져보고 싶을 뿐이에요.”연성훈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저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문 앞에 도착하자 빨간 장미가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20살 정도 돼 보이는 여자가 그녀를 보더니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건넸다.“장미 언니!”빨간 장미는 손사래를 치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두 사람은?”“방에 있어요.”방 안에 들어간 연성훈은 여자가 여러 명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자는 한 명도 없었다.“보셨죠? 괴롭히지 않았다고요. 성훈 씨 사람인데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겠어요?”문을 막 열자 방 안
방씨 가문에서는 두 소녀가 있는 곳으로 비행기를 보내기로 했다. 반년 동안 실종되었으니 두 가족은 이미 미칠 대로 미쳐 있었다. 연성훈은 택시를 타고 두 사람을 공항으로 데려갔다. 그는 두 사람과 함께 연경으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천원명과 약속한 식사를 마치고 나서 오르버로 가기로 했다.차 안에서 방가희와 진희는 이번 납치 사건에 대한 두려움이나 무서움보다는 연성훈을 봐서 기뻐하는 모습이 더 큰 것 같았다.“성훈 씨, 무슨 일을 하고 계셨길래 연락이 안 닿는 거죠?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없고 전화도 안 받고 말이에요.”방가희는 연성훈에게 왜 최근 소식이 없었냐고 입을 삐죽이며 물었다.“우리 진희가 성훈 씨 얘기를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옆에 있던 진희가 부끄러워했다.“아니에요, 성훈 씨. 가희가 하는 말 믿지 마세요.”연성훈은 두 사람과 운전기사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일을 보러 어떤 곳으로 갔었는데 거기는 핸드폰을 쓸 수 없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연락이 안 됐어요.”두 사람 모두 연성훈이 심야 파수꾼이라는 정체를 알고 있었고 쉽게 얘기해서는 안 되는 일도 많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머리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저희와 함께 연경으로 돌아가실 건가요?”진희가 연성훈에게 물었다.하지만 연성훈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뇨, 유럽에 가야 하거든요. 요즘 좀 바빠요.”이렇게 말하던 그는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는지 또다시 입을 열었다.“그나저나 어떻게 여주에 오게 된 거예요?”“저도 모르겠어요. 그날은 퇴근 시간이 지났기에 회사에는 사람들이 별로 많이 남지 않았어요. 저랑 진희가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나왔을 때, 구걸하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어요. 저희는 그 할머니를 불쌍하게 여겨 돈을 좀 주려고 다가갔는데 그 후로 기억을 잃었어요. 깨어나 보니 여주에 있더라고요. 하지만 저 사람들은 저희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성훈 씨가 오면 풀어준다고 할 뿐이었죠.”이렇게 세 사람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공항으로
연성훈은 멍해졌다. 더 생각해 보지 않아도 그는 이 여자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쓰레기통 속의 전단지를 쳐다보고는 의아해했다.“여주에는 역시 미인이 많네요. 이 전단지에 있는 여자가 이렇게 질이 이렇게 높은 여자라고요?”그러자 그 여자가 입을 열었다.“빨리 끝내면 15만 원, 하룻밤 동안이면 40만 원입니다.”연성훈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잘못 오신 것 같아요. 전 전단지를 버리기만 했지 전화를 걸지는 않았어요. 방을 잘못 들어오신 것 아닌지 확인해 보세요.”그 여자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때로는 우리가 먼저 공격해야 할 때도 있어요.”“저 정도에 이 가격이면 할만하지 않나요?”연성훈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외모와 몸매를 보면 가격은 양심적인 편이었지만 그녀는 어느 부분에서든 빨간 장미보다 못했다. 연성훈은 빨간 장미의 적극적인 도발도 거절했으니 이 여자에게 관심이 생길 리가 없었다. 그는 강백호 같은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강백호가 여기 있었더라면 아마 바로 그녀에게 넘어갈 것이었다. “미안하지만 너무 피곤해서 자려고요. 다른 사람을 찾아보세요.”연성훈이 말했다.그 여자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더니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뭐 하고 계시는 거죠?”연성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제가 떠나는 걸 원하면 그 방법도 간단해요.”그 여자는 담담하게 말했다.“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연성훈은 깜짝 놀랐다.“알아서 하시죠.”여자는 더 이상 연성훈을 상대하지 않고 담배를 피웠다.그녀의 무례한 모습에 연성훈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그럼 마음대로 하세요!”그 여자는 놀라서 제자리에 멍해졌다. 그녀도 연성훈이 도대체 뭘 하려는지 알 수가 없었다.연성훈은 그녀에게 돈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씻으려고 핸드폰을 들고 화장실에 갔다.그때, 그 여자는 가볍게 웃으며 겨우 두 번 피운 담배를 꺼버리더니 연성훈을 향해 빙긋 웃었다
이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연성훈은 샤워하러 가려다 말고 빙그레 웃으며 소파에 앉았다.“손도 있고 발도 있는데 차라리 회사에 다니는 게 좋지 않나요? 하필이면 이런 수작을 부릴 필요가 있나요? 이게 불법이라는 거 알고 있어요? 연성훈이 물었다.그 여자는 시큰둥하게 연성훈을 쳐다보더니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그럼 가서 신고하시든가요.”연성훈도 두려워할 것 없었기에 서두르지 않고 침대에 앉아 인터넷으로 비행기표를 예매하기 시작했다.연성훈의 무덤덤한 모습에 여자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무 걱정도 없어 보이시네요.”“걱정할 게 뭐가 있어요.”연성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걱정해야 할 쪽은 당신들이죠.”“당신 같은 사람 많이 봤어요. 이따가도 이렇게 태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쯧쯧, 능숙하신가 보네요.”하고 연성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펑!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곧이어 대여섯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문으로 들어왔는데 그들은 반팔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이 문을 잠가 버렸다.그들의 옷차림은 다 비슷했다. 슬리퍼를 신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양쪽 팔에 문신을 하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깡패 같아 보였다. 연성훈은 그의 허리춤에 칼을 차고 있는 것을 보았다.“무슨 일이야!”그 남자가 물었다.연성훈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이 사람들을 쳐다보고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용민 오빠, 이 사람 돈을 안 줘요!”여자가 담뱃재를 털며 담담하게 말했다.용민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이놈아, 너무한 거 아니야? 돈을 안 주는 법이 어디 있느냐? 돈은 없으면서 공짜로 가지려고?”“잘하네, 뒷감당은 할 수 있겠어?”“죽고 싶은 거야?”옆에서 몇몇 사람이 큰 소리로 외쳤다.용민은 연성훈 앞으로 걸어갔고 그는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60만 원, 주기만 하면 바로 갈게. 그렇지 않으면 오늘 이 일은 이대로 넘어가지
“쳇!”약간 위협적인 듯한 연성훈의 말에 용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렇게 말하면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우리가 경찰서에 한두 번 들어간 줄 알아? 그래봤자 구류만 당하지. 잡혔는데, 네가 얼마나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으냐?”“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니까.”연성훈이 어깨를 으쓱했다.“그래?”용민은 그 여자아이의 옷을 보며 말했다.“이 여자 옷차림을 보고도 경찰들이 그 말을 믿어줄까?”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이 사람들이 이 정도로 겁이 없고 무례한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연성훈은 그들을 쳐다보며 턱을 만지작거렸다.“기어코 나한테서 돈을 가져가고 말겠다는 거지?”“그래!”용민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그냥 빨리 60만 원 내놔. 그럼 그냥 봐줄 테니까. 그렇지 않으면...”그는 손에 칼을 들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다가 숨을 내쉬고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문 입구에는 두 사람이 서서 문을 지키고 있다.“인마, 지금 튀려고 해도 늦었어!”용민은 연성훈이 문 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고 동시에 문 앞에 있던 두 사람이 연성훈의 길을 막았다.입구 쪽으로 걸어간 연성훈은 문지기 두 사람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튄다고? 내가 왜 도망가야 하는데? 너희가 나한테 꼭 사기를 치겠다는데 나도 똑같이 돌려줘야지.”펑!연성훈이 손을 쓰기 시작했다. 문 앞에 있던 두 사람은 반응하기도 전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느꼈다.그들은 순식간에 연성훈에게 뺨을 두 대 맞았다.그때, 그들은 자석같이 연성훈에게 끌려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더니 방 안쪽 구석에 부딪혔다. 연성훈은 입구를 지키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장 1,000만 원 내놔. 내놓으면 나가게 해줄게. 그렇지 않으면 오늘 갈 생각 하지 마.”연성훈이 그들에게 손을 쓰는 것을 보고 몇몇 사람들은 제자리에 굳어버렸고 그 여자도 멍한 표정을 지었다.“감히 1,000만 원을 요구하다니.”용
용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사기를 치다가 연성훈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근데 주지 않으면 또 맞을 것이었기에 줄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맞는 건 진짜 무서웠기 때문이었다.“잠깐만, 우리 돈을 모아보자!”용민이 울상을 지었다.그들은 몇 분 동안 돈을 모았고 그동안 용민은 끊임없이 종이로 얼굴의 피를 닦았다.옆에 앉아 있던 그 여자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굳어있었다.그녀는 이번 일 때문에 용민이 자기를 원망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돌아가면 분명 기분이 엉망으로 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연성훈을 쳐다보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연성훈은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그들은 한참 동안 모아서 마침내 1,600만 원을 모으는데 성공했고 용민은 연성훈에게 계좌이체 했다.“됐어, 꺼져.”연성훈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용형이 이를 악물고 흰 치마를 입은 여자를 매섭게 쏘아보며 말했다.그녀는 참담한 얼굴로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저 용민에게 끌려갈 뿐이었다.문이 닫히자 연성훈은 코를 만지며 중얼거렸다.“오르버로 갈 때 비즈니스석에 앉아도 되겠는데?”연성훈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방에 돌아와서 샤워를 했고 침대에 누워 서서히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 10시가 넘도록 잠을 자고 나서야 그는 천천히 일어났고 씻은 후 휴대폰을 꺼내 추인혜에게 연락을 했다. 뎀프시가 그들에게 손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연성훈은 마음을 완전히 놓았다.“연합군 쪽 사람들은 먼저 내버려둬요. 돌아가면 내가 직접 연합군 본부에 다녀올게요.”연성훈은 담담하게 말했다.“네!”전화기 너머로 추인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전화를 끊은 그는 천우희에게서 온 메시지를 발견했다. 아침 9시쯤에 온 메시지였다.[어디세요?]연성훈은 그녀에게 주소를 보내주었다.[게으르시네요. 이제야 일어나다니...]천우희가 물었다.[점심식사 장소가 정해졌으니 지금 데리러 갈게요.][네, 알겠습니다.]연성훈은 미소
차는 도시를 향하지 않았고 교외에 있는 와이너리로 갔다.이 와이너리는 신해 은행이 유로파에 둔 와이너리였다. 신해 은행 산하에 있는 산업은 사실 매우 많았다. 그들은 원래 한국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할 수 있는 회사였다. 특히 이씨 가문마저도 지난번 일을 겪은 후, 지금도 은연중에 신해 은행에 추월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연성훈은 아주 빨리 와이너리에 도착했다. 와이너리 옆 공터에 헬리콥터가 세워져 있었는데 추인혜등 사람들이 연성훈에게로 다가왔다.칼자국남은 여전히 무인도에 있었다. 그는 크라임 시티에서 온 사람들을 진정시켜야 했기 때문이었다. 11762 분대 6명과 진서원, 윤연서, 그리고 현지까지 모두 여기에 있었다.연성훈이 도착하자 추인혜가 입을 열었다.“일은 해결되었나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해결됐어요. 홍연과 관련된 일들도 있지만 나중에 알려줄게요. 그 두 사람은 데리고 왔어요?”“네, 데리고 오긴 했는데 헬기에는 여덟 명밖에 탈 수 없어서요.”추인혜가 말했다.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이렇게 많이는 필요 없어요. 백호는 운전을 해야 하고 석구도 높은 곳에 있어야 돼요. 이번에 우리가 침입한 것은 사실 위험한 일이에요. 저한테는 혈수령까지 있으니 레오나르도가 직접 저를 공격할 수도 있어요. 물론 그가 손을 쓴다면 저도 다른 생각 하지 않고 바로 반격할 거지만요.”그는 모든 사람들을 훑어보며 말했다.“마지막으로 명심하세요. 이 며칠 동안 연합군도 저를 찾아와 담판을 지으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사과도 하려 하지 않았고 혈수령도 취소할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번에 출동하면 완전히 연합군, 심야 파수꾼과 맞서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잘 생각하셔야 해요. 한 번 손을 쓰면 돌이킬 수 없을 거거든요.”“성훈 씨,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 말은 필요 없어요.”추인혜가 차분하게 말했다.“성훈 씨까지 합치면 아홉 명입니다. 이번 출동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호명해 주시죠.”연성훈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담담하게 말했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