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합시다!”연성훈은 헛기침을 하고는 얼른 화제를 돌리며 검은 마스크를 얼굴에 뒤집어쓴 뒤 윤유를 바라보았다.“먼저 섬으로 돌아가세요. 칼자국 남한테 준비하라고 전해주시고요. 제가 돌아오면 바로 뎀프시를 죽이러 제2탐험지로 가는 것도 말이에요.”“알겠어요.”윤연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윤연서, 현지, 장은연 세 사람은 다시 무인도로 향했다.연성훈 등 6인은 윤단비와 허남천을 데리고 비행기에 올랐고 헬기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헬기는 하늘로 치솟아 유로파의 도시들을 지나 연합군 기지를 향해 달려갔다.이때 연합군 기지 안 사무실에서 레오나르도는 마침 전화기를 들고 사람들과 통화하고 있었다.“뎀프시 씨, 연성훈이 헬리콥터를 타고 우리 연합군 본부를 향해 달려왔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레오나르도가 말했다.“혈수령을 내렸으니 그를 연합군 본부에 영원히 머물게 하시죠.”뎀프스가 말했다.“제 뜻은 뎀프시 씨가 연성훈이랑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얘기예요. 연성훈도 별빛 훈장을 받은 적이 있고 혈수령을 내린 건 맞지만 이 혈수령은 내가 강제로 내린 것이니 그때 직접 손을 대면 여러 가지 불만이 있을 것 같아 탁일우가 걱정이에요...”레오나르도가 말했다.“연성훈은 제 혈육들을 죽였어요. 그는 원래 한국계 심야 파수꾼이었으니 그가 우리 뎀프시 가문의 사람들을 공격한 것도 탁일우가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한국계 심야 파수꾼이 원래 좀 제멋대로잖아요. 우리 뎀프시 가문이 존재하면 그들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거죠.”“레오나르도, 전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말 심야 파수꾼 전체를 한국계 손에 넣으려고 그러세요?”레오나르도는 침묵을 지키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하지만 그는 크라임 시티에서 나왔잖아요. 크라임 시티에서 흘려들은 소문에 의하면 혼자의 힘으로 네 명의 특급을 상대했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뎀프시 씨가 본사 쪽으로 오셨으면 좋겠어요. 그때 가서 직접 연성훈과 제대로 맞선 다음 얘기하면 더 많은 사
헬리콥터는 하늘을 날고 있었고 강백호는 헤드폰을 끼고 헬리콥터를 운전하고 있었다. 그들은 천천히 산맥을 통과했다.연성훈이 가는 곳은 심야 파수꾼 연합군 본부에서 그렇게 먼 편은 아니었다.비행기에서 아래로 산을 바라보던 연성훈은 옆자리에 앉아있는 허남천을 바라보더니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말했다.“너 이제 배신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지?.”허남천은 서둘러 대답했다.“아니야, 아니야!”사실 요즘 허남천이 너무 순순히 따라와서 연성훈도 이해가 안 됐다.연성훈에게 잡힌 후 그는 전혀 도망칠 생각을 하지 않았고 크라임 시티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무인도에서도 도망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연성훈은 허남천 같은 사람이 체념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는 이 자식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뎀프시를 들춰내기는커녕 자신을 모함하고 뎀프시의 도움을 받아 도망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옆자리에서 착잡한 표정으로 연성훈을 바라보던 윤단비가 입을 열었다.“연성훈 씨, 제가 증언해 주면 절 놔줄 거예요?”연성훈은 담담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그건 그때 가서 봐야죠.”“거의 도착했어!”강백호가 말했다.연성훈은 창문을 통해 아래를 바라보았고 과연 아래쪽에는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건축물은 모두 유럽식이었다.“지나가!”연성훈은 한숨을 내쉬며 가라앉은 말투로 말했다.‘드디어 이런 날이 왔네.’“누가 있어요!”바로 그때 추인혜가 망원경을 들고 말했다.연성훈도 망원경을 받아 들고 들여다보았는데 그 건물 꼭대기에 사람들이 꽤 많이 서 있었던 것이다.연성훈이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오르버까지 온 데다가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만약 오르버계의 심야 파수꾼이 그의 움직임을 알아채지 못했다면 연성훈은 그게 오히려 더 의외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동시에 강백호의 헤드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성훈, 연성훈, 당신은 이미 연합군 본부에 접근했습니다. 속히 착륙하거나 멀리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무차별적 공격을 받을 것입니다!”연성훈도 이어폰
그녀는 긴 칼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입구에 서서 고개를 들고 연성훈을 바라보았다.그와 동시에 연성훈은 입구의 안내방송에서 들려오는 늙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성훈, 허남천이 왜 네 손에 있는 거지? 홍연의 우두머리를 데리고 우리 심야 파수꾼 본부까지 와서 뭘 하려고? 홍연과 협력했어? 우리 심야 파수꾼을 완전히 배신할 작정이야?”“저는 성훈 씨와 싸우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가세요.”앨리스가 입을 열었다.“레오나르도가 성훈 씨를 연합군 본부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거예요.”그녀는 체형과 달리 목소리가 유난히 부드러웠다.연성훈은 고개를 들었다.“저는 오늘 두 가지 일로 찾아왔습니다.”“첫째는 이 연합군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왜 저를 심야 파수꾼에서 제명했는지, 그들이 절 제명할 자격이 있는지 물어보려는 것입니다.”연성훈은 담담한 어조로 앨리스에게 말했다.“둘째, 저는 뎀프시, 이놈이 심야 파수꾼의 배신자라는 것을 증명하러 왔습니다. 그는 홍연과 손을 잡고 3년 전에 제 형제 이도겸을 죽였습니다. 저는 중상을 입고 기억을 잃었고 한국계 심야 파수꾼 2호로 하여금 3년 동안 도망치게 했습니다!”앨리스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잠시 후 그녀는 고개를 들어 담담하게 말했다.“성훈 씨가 혈수령을 받았으니 이치대로라면 제가 직접 당신에게 손을 써야겠지만 희랑봉에서 당신은 저와 전우였습니다. 성훈 씨가 저를 구해줬고 제 친구를 구해줬으니 그래서 저는 당신에게 손을 대지 않고 참으려고 했어요. 성훈 씨가 말한 것들에 대해서 저는 연합군이 상의한 결과라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저는...”“저를 막으려고 하셔도 좋아요.”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말을 마치고 그는 입구를 향해 한 걸음 걸어갔다.“다들 무기 들어!”앨리스가 명령했다.챙!주위 사람들, 성벽에 있는 사람들, 지붕에 있는 사람들의 칼을 빼 드는 소리가 요란했다.시차 때문에 거의 오르버는 아직 초저녁 무렵이었고 해가 지는 바람에 연성훈 무리의 그림자를
툭.푸란 훈장이 땅에 떨어졌다.모든 심야 파수꾼들이 멍하니 있었다. 연성훈이 들고 있는 보따리를 본 그들은 심야 파수꾼으로서 모두 그 훈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공로 훈장은 얻기 어려운 것이었다. 3등이라도 말이다.연성훈에게는 3등 공로 훈장이 하나뿐이었고 보따리에 있는 나머지 큰 훈장들은 모두 2등 공로 이상이었다.그중에는 1등 공로, 특등 공로, 그리고 저 별빛 훈장까지 있었다.그제서야 그들은 지금 눈앞에 서 있는 이 젊은이가 심야 파수꾼의 영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심야 파수꾼을 위해 수많은 피를 흘렸고 죽음의 광란을 여러 차례 사용하며 죽을 위기에 처했었다.그는 심야 파수꾼의 영웅이었다.앨리스는 미간이 깊숙이 찌푸려져 있었고 이때 연성훈은 문 앞에 다가와 두 번째 훈장을 내밀었다.“이 훈장은 제가 아신에서 받은 것이고 그때 저는 팀을 이끌고 홍연의 세 명의 레드 킬러를 죽여서 2등 공로를 세웠고 보라색 훈장을 받았습니다.”툭.말을 마친 그는 훈장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그러면서 연성훈은 앨리스의 곁으로 다가왔다.긴 검을 손에 쥔 앨리스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칼을 손에 쥔 자들도 이 순간만큼은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앨리스는 쓴웃음을 지었다.그는 손에 든 칼을 바닥에 내려놓고 길을 냈다.연성훈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 문을 건너 연합군 본부에 정식으로 입성했다.연합군 본부에 있는 어느 고층 건물 안에는 많은 감시 카메라가 있었다.모니터 앞에는 레오나르도, 천해준을 포함한 몇몇 대표 등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오르버계 대표는 눈살을 찌푸리며 혼잣말했다.“앨리스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왜 들여보낸 거지? 남로아계는 원래 한국계와 사이가 좋아. 그렇다고 계속 한국계 심야 파수꾼한테 오냐오냐 해줘야 돼?”이 말을 들은 건장한 남자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입을 열었다.“말 좀 깨끗하게 합시다.”천해준은 원래 소파에 누워 있었는데 갑자기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이 사람들 뭐야?”1급 경보가 울렸기 때
먼 산 정상에서 추인혜는 망원경을 들고 있었고 이석구도 총의 조준경으로 그 상황을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은 무거운 감정을 담고 있었다.연성훈은 지금 심야 파수꾼에서 얻은 모든 공훈을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갈고 닦은 공훈을 버린다는 것은 연성훈이 진정으로 심야 파수꾼들을 떠날 작정이라는 뜻이었다.“마음이 아픈가보네요...”추인혜가 한숨을 쉬었다.“그들이 저를 저렇게 대한다면 저도 마음이 아플 거예요.”이석구가 말했다.“우리의 형제가 뎀프시 때문에 죽었는데 뎀프시는 되려 그를 연합군 법정에 고발했어요. 그리고 연합군은 증거도 없이 그를 쫓아냈죠. 탁일우가 진실을 알고 있는데도 보스를 지키지 않았어요!”추인혜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어르신이 연성훈에 대한 감정은 저희 다 알고 있어요. 그를 지키지 못한 건 아마 다른 생각이 있을 거예요. 만약 끝까지 지켰다면 그 상황에서 뎀프시가 말한 한국계 심야 파수꾼들이 조직 전체를 독점하려 한다는 주장이 사실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일 거예요.”이석구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저런 터무니없는 것들을 두려워하다뇨... 더 이상 저 사람 그들과 함께 싸울 이유가 있나요? 떠나면 떠나는 거죠. 저희는 나중에 어디에 가든 가족을 모을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을 보호하지는 못해도 우리의 친구를 지키는 건 문제없다는 말이죠. 게다가 지금 우리에게는 재산이 많으니 충분히 지탱할 수 있어요.”추인혜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고층 건물 위에서 천해준은 레오나르도를 노려보고 있었다. 먼저는 분노했다가 이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두 손을 펼치고 웃으며 말했다.“연성훈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서요? 그가 지금까지 쌓은 공을 보세요! 저 보따리에는 연성훈이 지난 6년 동안 심야 파수꾼들에서 얻은 모든 훈장이 들어있죠. 3년째부터 성훈이는 모든 중대 임무에 참여했어요. 받은 모든 훈장은 성훈이를 제명한 당
마지막으로 남은 금색 훈장은 그가 3년 전에 얻은 것이었다. 이도겸이 전사했을 때 말이다. 연성훈은 두 개의 훈장을 가슴에 걸고 조금씩 쓰다듬고는 별빛 훈장을 가슴에서 떼어냈다.그 순간, 모든 심야 파수꾼들이 연성훈을 주목했다. 훈장을 바라보는 그들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정말로 이 훈장까지 버리려는 건가?’연성훈은 고개를 들어 고층 건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훈장은 제가 첫 번째로 참여한 대규모 전투에서 얻은 것입니다. 여러분도 대부분 그 전투에 참여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훈장은 제가 받은 최고의 영예, 별빛 훈장입니다.”이 말을 마치고, 연성훈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훈장을 떨어뜨렸다. 별처럼 빛나는 그 훈장이 땅에 떨어졌다.그의 뒤에 있는 황슬기는 입술을 깨물었고 강백호와 진서원의 얼굴에도 동요하는 감정이 드러났다.조용한 침묵이 흘렀다.툭하는 소리가 나며 훈장이 땅에 떨어졌다. 훈장은 몇 번 튕기더니 바닥에 멈췄고 연성훈은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겨 건물 아래로 내려갔다.그의 가슴에는 이제 금색 훈장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고층 건물을 바라봤다.그곳에 있는 수많은 화면 앞에서 각국의 심야 파수꾼들의 대표들이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그때 천해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르신, 망했어요. 이 자식 정말 미친 것 같아요. 훈장으로 길을 만들고 있어요. 진짜 심야 파수꾼을 완전히 떠날 것 같아요. 어르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젊은 나이에 너무 많은 걸 감당해 버린 걸지도 모르겠네요...”말을 마친 그는 앞에 있는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무슨 일이야?”전화 너머에서 한 목소리가 물었다.“별빛 훈장을 땅에 버렸어요.”천해준이 중얼거렸다.한편, 한국계 심야 파수꾼들의 본부에 있는 사무실에서 방주원이 전화를 받고 있었다. 옆에 있던 탁일우는 화가 난 채로 앉아 있었고 방주원의 목소리를 듣고는 잠시 멈칫했다. 그는 얼굴색이 바뀌며 물었다.“무슨 일이야?”“이 자식...”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그는 천여 명의 심야 파수꾼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저희는 단 네 명뿐이입니다. 아산 정상에 두 명이 더 있으니까 6명인가요? 생각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절 여기에 남기실 건지, 제가 남아 있다면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를지 말이에요.”과거의 연성훈과 다름없었다. 역시 연성훈은 연성훈이었다. 그는 지하 세계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며 심야 파수꾼들의 최강 무기였다. 말을 마친 연성훈은 레오나르도를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저는 무조건 심야 파수꾼을 떠날 겁니다. 하지만 그 전에 두 가지 질문이 있어요.”그는 레오나르도를 가리키며 말했다.“저는 심야 파수꾼을 지키기 위해 수년간 전투를 치르며 수많은 공훈을 세웠습니다. 하루 종일 본부에 앉아 있기만 하는 당신이 왜 저를 쫓아내는 거죠?”그는 전혀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레오나르도의 얼굴은 빠른 속도로 빨개졌고 그는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뎀프시의 말에 따르면 뎀프시의 두 혈육이 당신 손에 죽었다고 하더군요.”“증거는요? 보여줘요.”연성훈은 차분하게 물었다.레오나르도는 잠시 멈칫했다. 증거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위축된 목소리로 말했다.“뎀프시 씨의 말이 곧 증거야. 뎀프시는 심야 파수꾼의 영웅이지. 너랑 같은 급이 아니라는 거야. 널 함부로 모함할 리가 없지.”“그러니까 증거는 없고 뎀프시의 말만으로 믿는다는 건가요? 뎀프시 말만 따르는 졸병인가요?”그는 심야 파수꾼 대표들을 쳐다보았다.“한국계 심야 파수꾼이 조직 전체를 통제하려 한다는 뎀프시의 한마디에 바로 믿어버리는 건가요?”연성훈이 입을 삐죽였다.“전 그만하겠습니다. 이제 탁일우 어르신까지 손을 놓으면 그때는 어떡하실 건가요? 전쟁이 폭발하면 알아서 하세요.”모든 사람들의 안색이 변했다.사실 그들도 고민이 많았다. 다들 탁일우의 실력이 좋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고 연성훈이 천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탁일우는 그들의 희망이었다.하지만 그들은 또 한국계 심야 파수꾼이 너무 강해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자기들을 통제할까 봐
화가 잔뜩 난 듯한 레오나르도를 쳐다보며 연성훈이 싱긋 웃었다.“제가 뎀프시의 혈육 두 명을 죽였다고요?”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맞아요, 제가 죽인 거.”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수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연성훈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원래 땅에 놓았던 칼을 다시 손에 쥐었다.심야 파수꾼에서 뎀프시의 영향력은 상당했고 특히 오르버 계열의 심야 파수꾼들은 그를 거의 신처럼 모셨다.연성훈이 뎀프시의 혈육을 죽였다고 했기에 뎀프시가 의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칼을 높게 들었다.레오나르도는 웃으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봤습니까, 여러분! 자기 입으로 털어놨습니다. 두 사람은 연성훈이 죽인 게 맞았습니다. 이놈이 죽인 거라고요. 심야 파수꾼들은 모두 제 명령을 들으세요! 연성훈을 잡으세요! 죽든 말든 상관없습니다!”연성훈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제가 인정하기도 전에 아무런 증거도 없이 저한테 유죄 판결을 내린 게 맞다는 거군요. 어이가 없네요.”“풉!”연성훈의 뒤에 있던 황슬기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제가 오늘 온 두 번째 이유는 당신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뎀프시한테 손을 쓸 거거든요.”연성훈은 모든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진서원 씨!”진서원은 자진해서 앞으로 나서더니 가면을 벗었다.진서원을 본 천해준의 눈썹이 가늘게 떨렸다.“서원이 형!”천해준과 진서원은 같은 시대의 심야 파수꾼이었다.진서원이 나타난 것을 보고 그는 감격과 떨림을 느꼈다.“이 사람의 이름은 진서원입니다. 20년 전, 그는 한국계 심야 파수꾼 10번 이내였던 사람이고요. 일찍이 한국계 심야 파수꾼을 대표하여 제2탐험지에서 시합에 참여했었습니다. 그 후, 크라임 시티로 보내졌고 제가 데리고 나왔습니다!”연성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진서원의 얼굴은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연성훈의 말을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