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마담이 소파에 앉은 후 카운터에 앉아 있는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다.이런 곳에서 이런 가게를 수년간 운영을 해왔고 아무리 중소형이라고 해도 그의 뒤에 있는 세력은 이 지역에서는 작지 않을 것이다.“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마담이 소파에 앉은 채 여성용 담배를 꺼내 피기 시작했다.이어 마담은 비웃는 표정으로 연성훈 그들을 보며 말했다.“자네 몇 명이 만약 여자였으면 여기에 남겠다면 그렇게 해줄 수 있어도 남자는 내가 흥미가 없어서 말이지. 마지막으로 경고할 테니, 멀리 꺼지시죠.”말하는 사이에 카운터 주위의 복도에서 사람들이 신속히 나와 연성훈 세 사람을 둘러쌌다.연성훈이 이맛살을 찌푸리고는 웃으며 말했다.“사람을 내놓으면 당장 가죠. 그렇지 않으면 안 갈 겁니다.”마담이 시답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됐나 보네요. 이 사람들에게 이곳이 어떤 곳인지 똑똑히 알려주게나.”“챙.”이때 칼을 뽑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백호가 칼을 뽑아 들었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미소가 어려있었다.“움직이는 새끼는 다 죽을 겁니다.”마담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비웃는 목소리로 말했다.“쯧쯧, 밖에도 언더그라운드 사람들인가 보군. 그렇지만 여긴 다른 곳과는 다르거든요.”말하고는 마담은 급히 손을 쓰지 않고 카운터를 보며 눈을 깜빡였다.카운터에서 무전기를 꺼내 급히 말했다.“빨리 와주시길 바랍니다. 누군가 행패를 부리려고 합니다.”마담이 연성훈 세 사람을 보며 말했다.“새로 온 세분 지금 좋은 말로 할 때 알려드리죠. 빨리 꺼지는 게 좋을 겁니다. 이제 우리 사람이 오게 되면 한 사람도 나갈 수 없을 겁니다. 우리 사람이 옆에 카지노에 있거든요.”연성훈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담을 보며 말했다.“사람을 내놓지 않으면 못가죠. 아 맞다, 누가 여기에 사람을 데리고 왔는지도 아니까 5분을 드릴 테니 어제 가게에 온 여자를 모두 제 앞에 데려와서 보게 해주는 게 좋을 겁니다. 안 그러면 가게를 전부 부술 거거
나잇허브는 크라임 시티의 중급 소비 장소였는데 아직 시간이 일러 사람이 많지 않았다. 카운터 쪽에는 적지 않은 사람이 서 있었는데 이때 사람들은 모두 놀란 기색이었다.그들의 두목이, 크라임 시티에서 어느 정도 위엄을 가지고 있는 라이언인 류선욱이 새로 온 세 사람 앞에서 놀라 떨고 있다니.“아이고, 라이언, 많이 출세했네요.” 강백호가 웃을 듯 말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러고는 류선욱의 앞에 가서 류선욱의 얼굴을 두 번 쳤다.두 번 맞고 난 후, 류선욱은 더 심하게 떨었다.“풀썩.”이따위 류선욱은 체면이고 뭐고 그냥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백... 백호 형님.”류선욱이 침을 삼키고 더듬으며 말했다.옆에 있는 모든 사람은 경악했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소파에 앉아 있던 마담은 넋이 나간 채로 쳐다보고 있었다. 몸은 경직되었고 손에 있던 담배도 피우지 않고 담뱃재만 담요에 떨어지고 있었다.류선욱은 연성훈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이때 이석구가 말했다.“강백호, 류선욱 그만 놀려. 그리고 류선욱, 쓸데없는 사람은 다 꺼지라고 하고 나잇허브에 관리인보고 나오라고 하세요.”류선욱은 급히 말했다.“모든 사람 다 당장 물러나.”“욱이 형님…”몇 사람은 머뭇거렸다. “뒤지기 싫으면 다 꺼져.”류선욱이 화를 냈다.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연성훈 그들의 옷차림새는 딱 봐도 새로온 사람들인데 류선욱이 왜 이리도 그들을 두려워하는지.그러나 류선욱의 말을 듣고 모두 아래로 내려갔다. 마지막에는 카운터 주위에는 마담, 류선욱과 연성훈 세 사람만 남았다.이때 류선욱은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연...연...”강백호를 보고 말을 한다면 말을 제대로 할 수 있었으나 연성훈에게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할수 없었다. 5년 전 연성훈이 류선욱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누가 아는가.연성훈이 류선욱을 보며 말했다.“내가 온 목적은 간단해요. 내 사촌 동생이 당신 사람
중년 부녀는 방문 앞에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침을 꼴깍 삼키면서 말했다.“여…여기예요.”“쟤 잘 감시해.”연성훈은 강백호에게 신신당부했다.그리고 연성훈은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마자 연성훈은 코를 찌르는 악취에 정신이 혼미했다.그 방은 잡화 실이었는데 각종 작업복이며 많은 물건이 쌓여있었다. 방 안에는 한 여인이 앉아 있었는데 그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그녀가 입고 있는 옷들은 더할 나위 없이 더러웠고 조금의 피 흔적도 보였다.악취는 그녀한테서 나는 냄새였다. 그녀의 다리에는 족쇄가 채워져 있었고 그 족쇄로 인해 살이 다 까져 온통 피범벅이었다.하지만 연성훈은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이 여자아이는 바로 유시영이었다.그녀도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녀의 눈길에서는 경계심이 가득했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누군가가 문어 구에 온 것을 보고 그녀는 두 손으로 자신을 막으며 움츠러들었고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저를 때리지 마세요. 저를 때리지 마세요!”말 속에는 목멤과 절망스러움이 담겨있었다.이를 본 연성훈은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유시영은 그의 사촌 동생으로서 어릴 때부터 연성훈의 뒤꽁무니에 따라다니던 아이였다. 나중에 둘 사이에 오해가 있어도 유시영에 대한 연성훈의 보살핌은 계속되었었다.유시영이 지금 이러한 곤경에 처하여있는 것이 모두 자신 때문에 발생한 거로 생각했다.연성훈의 몸은 조금씩 파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뒤에 있는 두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자기 외투를 벗어서 방 안쪽으로 향했다.연성훈의 모습을 본 중년 부녀와 류선욱은 모두 심장이 덜컹했다.“망했어.”두 사람은 동시에 생각이 났다.류선욱은 차마 움직이질 못했고 중년 부녀는 곧바로 밖으로 뛰어나갈 생각을 하였다.“당신 지금 어디로 뛰어나가는 거야!”강백호는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 바로 어깨로 밀쳐서 땅바닥에 그녀를 넘어뜨렸다.연성훈이 유시영의 앞에 다가가자 유시영은 인기척을 느끼고 겁에 잔뜩 질려 어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중년 부녀는 사태의 심각성을 조금 깨달았다.연성훈의 표정을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연성훈의 침묵에 그녀는 더욱 무서웠다.류선욱은 애꿎은 침만 삼키고 입을 열지 못하였다. 그는 바닥에 있는 중년 부녀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연성훈을 따라 나왔다.그들이 일 층 복도를 지날 때 뒤쪽에서는 비할 바 없이 참혹한 비명이 들려왔다.일 층 문어 구에 다다랐을 때 연성훈은 멈춰 섰다. 그는 품속에 있는 유시영이 아직도 떨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류선욱은 조금 겁에 질린 채 연성훈의 앞에 섰고 호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주었다. 이런 담배라면 예전에 크라임 시티에서 30 루카에 한 갑이었기에 꽤 좋은 담배였다.연성훈은 한 자루를 손에 쥐었다.연성훈이 담배를 받은 모습을 보고 류선욱은 시름을 놓았다. 그는 연성훈이 자기까지 이 일에 끌어들일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류선욱은 연성훈을 보며 입을 열었다.“성훈이 형. 저는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난 줄 몰랐어요. 평소에 이런 일에 관여하지 않고 주요하게 크라임 시티에서 경호원이나 하고 중간에서 오가는 돈을 좀 받을 뿐이에요. 만약 제가 이분이 형의 사촌 동생이라는 걸 알았다면 어젯밤 무조건 저 여자를 죽였을 거예요!”연성훈은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우리에게 한 대의 차를 준비하여 돌아가게 해줘. 그리고 돈도 필요해.”류선욱은 벙쪘지만 입술을 살짝 깨물며 대답했다.“잠시만 기다려주세요.”말이 끝나고 그는 뛰쳐나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소형 승용차를 갖고 와서 길옆에 세웠다.차를 세운 뒤 류선욱은 무언가를 한가득 안고 왔다.“성훈 형님. 여기는 2만 루카예요. 친구들 찾아서 여기저기 맞춰서 나온 돈이에요. 형님도 알잖아요…제가 버는 돈이 많지도 않고 형제 같은 친구들도 먹여 살려야 하고 거기다 아버지도 연세가 있으셔서…”“됐어.”연성훈은 손을 저으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내가 크라임 시티에 돌아온 사실은 떠들고 다니지 마라.”“제가 또 입이 무겁
연성훈은 그를 힐끔 쳐다보고 말했다.“이제 내가 내리는 곳의 벽에 표기를 해서 흔적을 남겨. 내가 보게 된다면 널 찾으러 갈게.”류선욱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전 아까 나잇 허브 옆의 도박장에 있어요.”연성훈은 한참 그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알겠어. 이만 돌아가 봐.”류선욱의 차가 떠나간 뒤 연성훈과 나머지 둘은 은현섭 집으로 향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은현섭의 집 근처에 사는 이웃들의 눈빛에는 호의가 담겨 있지는 않았다.연성훈은 딱히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유시영을 안은 채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추인혜와 장은연은 연성훈이 누군가를 안고 온 것을 보고 다급히 버선발로 나갔다.“좀 도와주세요.”연성훈이 추인혜에게 말했다.추인혜는 고개를 끄덕였다.연성훈에게 안겨있는 유시영을 추인혜는 신속히 검사하였다. 조금 지나 추인혜는 안도의 숨을 푹 내쉬었다.“다행히 모두 타박상이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놀란 것 같네요.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하지만 제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연성훈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은연아. 가서 물 좀 끓여놓고 있어. 먼저 목욕을 시켜줘야겠어.”“제가 끓일게요.”은지윤이 주방으로 뛰어갔다.시간이 좀 지나 물이 끓자 유시영을 화장실로 데려갔고 은지윤도 도와주러 발 벗고 나섰다.이 아이는 나이는 어리지만 일을 잘했다. 어쩌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숙명일지도 모른다.다 씻긴 다음 유시영을 2층으로 데리고 갔다. 이곳의 침대는 모두 정리되지 않아 그저 딱딱한 나무받침대였다. 2층에는 4개의 방이 있는데 전과 다름없이 한 방은 추인혜의 의료실로 쓰고 있었고 나머지 방들을 나눠서 쓰고 있었다.그녀는 간단하게 유시영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거실로 나왔다. 거실에는 연성훈 그들이 앉아 있었다.추인혜와 장은연이 나오는 것을 보고 연성훈은 다급히 물었다.“상태는 어떤가요?”“잘 마무리했고 한 주 뒤면 아무 문제 없을 것 같네요.”추인혜는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정신적인 문제는 회복하기에
말이 끝난 은현섭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보였다.청년도 아래 우로 훑으면서 연성훈 그들을 바라보니 연성훈은 흠칫했고 상황 파악이 안 됐다.크라임 시티에는 정말로 착한 사람이 없었던 걸까. 얘네들도 선한 가면을 쓰고 가면 뒤에서는 우릴 팔아넘긴 걸까.연성훈은 의심스러워했다.강백호는 조심스럽게 연성훈의 옆에 다가왔다. 만약 이 녀석도 실력자라면 지금은 연성훈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몸은 다 좋아 보이는군요. 밖에서 이미 다 단련 받은 몸 같네요.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아 보이네요.”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클럽에 가서 일한다면 큰 문제는 없겠네요. 그리고 아저씨가 추천해 주신 분들이라면 전 다 쓰겠어요.”은현섭의 얼굴에는 서서히 미소를 띠었다.주아영은 옆에서 신이 나서 말했다.“내가 말했지. 이 사람들 다 괜찮다고. 무조건 갈 수 있었어.”연성훈은 놀라움의 기색이 있었다. 클럽으로 출근한다고?은현섭은 이때다 싶어 다급히 소개했다.“성훈 씨. 이리 와보세요. 이분은 진우철이고 “미드 나잇”클럽 사장님이에요. 예전에 여기서 살다가 지금은 동구로 이사를 갔고요. 오늘 채소를 실어 갈 때 마침 클럽 앞에서 사장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마침 클럽에서 직원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시급은 150 루카에요. 마침 당신들이 생각이 나서 사장님한테 와보라고 한 거예요.”이 클럽의 직원이라면 한 달에 급여는 4,500루가 정도 된다. 물론 클럽의 직원으로서 일정한 소비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일자리이다.연성훈과 강백호는 동시에 눈 맞춤을 하였다.마침 일자리를 찾는 중인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사실 연성훈의 계획에는 세 사람이 각자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클럽도 그들 계획 중 하나였다고 볼 수 있다.지금 강위 그쪽 소식을 알아보는 게 우선이었으니 클럽 같은 곳도 소식을 알 수 있는 경로 중 하나이다.그 외에도 연성훈은 지금 제일 센 강백호에게 하나의 세력을 더할 셈이었다. 여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주요한 수입은 강백호에
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인사말을 몇 마디 나눈 뒤 다시 올라갔다.추인혜는 연성훈 그들이 클럽에서 직원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녀와 장은연은 순간 흠칫했다. 그러고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쿡쿡 웃었다.기세등등했던 과거의 심야 파수꾼 0번, 그리고 지금의 심야 파수꾼 12번과 15번이 클럽 알바를 한다니. 너무나 우스운 일이었다.추인혜는 입을 삐죽거리며 헤실헤실 웃었다.“괜찮네요. 이제 은연이랑 같이 가서 영업에 보탬이 되어줄게요.”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하지 마세요. 흐흐. 당신들 돈은 내가 다 벌어올게.”추인혜는 숨을 길게 내뱉었다.“알겠어요. 농담이에요. 아. 맞다. 내일 이불 같은 것들 좀 살 예정이에요. 그리고 책도 좀 사서 이 아이를 가르쳐보려고요.”“헐!”이때 강백호가 끼어들었다.“이 녀석을 제자로 받아들일 셈인가요? 의술을 전수하려고?”추인혜는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에이. 무슨 소리세요. 우리가 여기에 오래 머물 것도 아니고. 만약 이 가족들 데리고 나간다면 그때 이 아이를 직접 제 손으로 가르쳐줄 생각이에요.”연성훈의 안광이 살아나더니 추인혜에게 말했다.“추 의사. 나도 배우고 싶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세요.”“저리 가세요.”추인혜는 싸늘한 눈빛으로 연성훈을 쳐다보았고 한 발을 툭 걷어찼다.엉덩이를 맞은 연성훈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맞은 부위를 어루만지며 말했다.“지금 유시영에 관한 것은 기본 상 해결되었고 이다음은 강위와 황슬기를 찾는 일이에요. 이외에도 해결해야 할 일이 두 가지나 있으니 서둘러야겠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말에 집중하였다.“첫 번째는 뎀프시 저쪽 사람들을 모두 처리해야 해요.”“두 번째는 내가 빨간 장미한테서 들었는데 허남천은말이죠. 십중팔구는 크라임 시티에 있다고 해요. 여기서 중요한 건 허남천의 옆엔 실력자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죠. 더욱이 특급일 수도 있고요. 그는 지하 월드의 심야 파수꾼을 소환했다고 하더라고요.”연성훈은 한숨을 길게 푹 내쉬었다.
석양이 모래 위에 곱게 내려앉았다. 이곳은 이 도시의 지배자가 직접 명세빈을 맞이하러 온 곳이다. 다른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하기스가 직접 한 사람을 마중하기 위해 이 섬에 온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볼 수 있다.명세빈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다. 시종일관 무표정이었고 하기스가 손을 내밀어도 악수하지 않았다. 그저 힐끗 흘겨보고 사람이 많은 쪽을 쳐다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난 이렇게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 않아.”하기스는 흠칫했지만 큰 손으로 휘적거렸다.“모두 이곳을 떠나라. 넌 길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운전해 주고.”솨.뒤에 있던 열몇 명은 신속히 물러났다. 솜씨를 놓고 볼 때 이 열몇 명은 모두 최고급이었다.이게 바로 크라임 시티이다. 이곳의 세력은 첨단 전투력을 포함하여 한국 심야 파수꾼 못지않았다.모두가 떠난 뒤 하기스와 명세빈 둘만 남았다.명세빈은 계속하여 손 인사를 무시하고 하기스를 지나쳤다. 그리고 천천히 큰길로 나간 뒤 입을 열었다.“연성훈은 도착했어?”“도착했어요.”하기스가 말했다.“이놈은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더군요. 도착하자마자 나한테 달려와서 사람을 찾길래 바로 거절했죠. 원기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나한테 달려와 협상하려고 하다니. 일단은 당신 뜻대로 했어요.”명세빈은 발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일은 너 혼자 한 거야.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어.”하기스는 당황하여 입을 삐죽거렸지만 대답했다.“내가 한 거면 내가 한 거죠. 아무튼 그 녀석 몸 안에는 원기가 없으니 회복해서 제이훈을 이긴다고 해도 “천” 차트 에서 5위밖에 못 할걸요.”“아. 내가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지 못했어. 그가 원기를 잃은 이유는 이동민과 윤창길 두 사람과 동시에 겨뤘고 그 외에도 열 몇 명의 최고급과 붙어서였어.”명세빈은 말을 이었다.“그리고 이동민이 죽고 윤창길은 중상을 입어 심야 파수꾼한테 갇혔어.”하기스는 놀란 기색이 있었지만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허허. 두 어르신일 뿐인데. 내가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