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근은 미간을 찌푸렸다. 뒤로 간 연성훈과 일행들을 보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더니 금테 안경을 쓴 남자도 같이 뒤로 갔다.연성훈이 앉자 진희가 연성훈 옆에 따라 앉으며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저런 사람들 말은 신경 쓰지 마요. 진실을 몰라서 그래요.”연성훈은 웃으면서 얘기했다.“괜찮아요. 이따가 재밌는 구경할 준비 해요.”“무슨 구경이요?”진희가 눈을 빛내면서 물었다.“조금 있으면 알아요. 정말 재밌을 거예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얘기했다.“저 금테 안경을 쓴 남자는 누구예요?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연성훈은 자리에 앉자마자 금테 안경을 쓴 남자가 연중근과 대화하는 것을 보았다. 연중근은 그 남자 앞에서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무서워하고 있었다.“저 사람은...”진희가 입술을 달싹이더니 얘기했다.“제 아빠예요... 하지만 지금은 엄마랑 이혼했어요. 우리랑 마주치는 일도 적고요.”연성훈은 그만 굳어버렸다.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그 남자를 쳐다보는 데 귓가에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경 이씨 가문의 이현도도 뒤로 왔어.”“미친... 저 사람도 뒤에 앉으려는 건 아니겠지? 저 사람은 선운 그룹 대표잖아!”그 말을 들은 연성훈의 표정이 약간 변했다.연경 이씨 가문은 국내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이자 전국에서 가장 힘이 강한 가문 중 하나였다.어쩐지 연중근이 이현도 앞에서 우물쭈물하더니. 이번에 이현도를 모셔 와 그와 사업 얘기를 나눌 생각인 것 같았다.연성훈은 진희와 진미영이 연경 이씨 가문과도 연관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래서 연씨 가문의 위협 앞에서 진미영은 담담할 수 있었던 것이다.이현도는 연성훈 쪽으로 걸어와 송빈을 포함한 몇 사람들을 향해 미소 짓더니 자리에 앉아 얘기했다.“송 대표님, 사실 이렇게 연씨 가문과 경쟁해봤자 양쪽 다 손해 아닙니까?”“연 대표가 보낸 겁니까?”송빈이 물었다.“그런 셈이죠.”이현도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이쯤 하면 됐다고 생각합니다. 연씨 가문이 적지 않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연성훈은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이현도는 처신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말도 모난 곳이 없게 둥글게 하면서 다른 사람의 화를 건드리지 않았다.이런 화법을 가진 사람들은 다 심상치 않은, 위험한 사람이다.그래서 이현도가 어떤 사람인지, 연성훈은 제대로 알 수 없었다.시간이 지나고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홀로 들어왔다. 거의 수백 명이 들어왔다.가장 앞에 앉은 사람들은 다 인해의 거물들이었다. 가장 뒷줄에 앉은 연성훈의 테이블은 조금 이례적이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의아한 시선을 던져왔다.사업가들은 걸어 다니며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주요한 화제는 연씨 가문의 위기와 주씨 가문의 위기였다. 그리고 연성훈과 연경민까지...하지만 그들은 연씨 가문과 주씨 가문의 위기가 다 연성훈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점심 열두 시. 무대 중앙으로 걸어온 연중근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마이크를 들고 얘기했다.“귀중한 시간을 내서 연씨 가문 연말 총결에 참석하신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영광으로 느낍니다. 최근 1년 동안...”연중근은 많은 얘기를 했다. 결국은 연씨 가문이 1년 동안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 얘기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무려 7, 8분 정도 쓸데없는 얘기를 하다가 화제를 돌렸다. “요즘 어떤 이유로 인해 연씨 가문에게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물론, 아주 작은 문제일 뿐입니다. 이번 문제를 통해 몇 가지 일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첫째, 우리 연씨 가문은 곧 연경 이씨 가문의 선운 그룹과 부동산 업계에서 손을 잡을 것입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웅성거렸다.“역시 연씨 가문이네요. 선운 그룹과 손을 잡다니. 이 합작이 달성되면 연씨 가문을 공격하는 기업들은 자리가 위태롭겠어요.”“한유 그룹에도 위기가 닥치겠네요.”...웅성거림속에서, 사람들은 이현도를 쳐다보았다.이현도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송빈을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송빈은 그저 담담한 표정으
연중근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연성훈을 쳐다보았다.이번 연말 총결에서, 연씨 가문은 합작할 기업을 찾고 자기 회사의 이미지를 챙겨야 했다.가능하다면 그는 상대방인 한유 그룹에 먹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마침 연성훈과 연경민이 한유 그룹에서 출근하니, 먹칠하기 딱 좋지 않은가!연경민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 얼굴이 파리하게 질려버렸다.지난 9년 동안 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질타와 무시를 받아왔다.하지만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인해에서 한자리씩 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건 또 다른 일이었다. 연경민은 지금 막중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다.연성훈의 일 때문에, 연경민은 9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살면서 많은 친척과 친구를 잃었다.이미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예전의 일이 다시 수면위로 꺼내지고, 모든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자 연경민은 또 견딜 수 없었다.옆의 연성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연경민의 손을 잡고 평온한 어투로 얘기했다.“아버지, 저런 바보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마세요.”무대 위의 연중근은 계속 말을 이었다,“송 대표님, 이 사건을 모르는 건 아니죠? 그때 얼마나 큰 화젯거리였는데요. 저 짐승만도 못한 놈은 연씨 가문의 족보에서 바로 제명됐습니다. 이런 집안 얘기를 들려드리는 것도 사실 조금 창피합니다. 그래도 같은 연씨로서, 연씨 가문의 방계에서 저런 쓰레기들이 나왔다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저들을 족보에서 제명한 후, 송 대표님이 두 사람을 거두어주고 연경민 씨에게 한유 그룹 부대표의 자리까지 내어주었죠. 연성훈은 인해에 들어오자마자 한유 그룹에 입사했고요.”연중근은 입술을 달싹이고 얘기했다.“송 대표님, 이런 사람들을 회사에 두다니... 정말 한유 그룹이 걱정됩니다.”송빈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욕했다.“젠장, 저 자식이 감히 사람들 앞에서 이 얘기를 들먹여? 정말 뻔뻔한 새끼...”연중근은 웃으면서 말을
황인범은 연성훈을 쳐다보며 웃음을 짓더니 몸을 일으켜 사람들 사이를 지나 무대 위로 걸어 올라갔다.그 모습을 보는 연중근의 얼굴에도 미소가 걸렸다.만약 신해 은행과의 합작을 회복한다면, 연씨 가문은 치명상을 치료한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선운 그룹의 도움도 있으니 반격하기 딱 좋았다.무대에 올라온 황인범은 마이크를 건네받더니 유운산을 보며 미소 짓고 물었다.“어르신, 연씨 가문을 돕기로 확실히 결정하셨습니까?”유운산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황인범은 모든 사람을 향해 서서 얘기했다.“어르신이 결정을 내리셨으니 저도 한 가지 일을 얘기해 드리죠.”아래에 앉은 연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걸렸다.이때 황인범이 담담하게 입을 열어 얘기했다.“오늘부로, 신해 은행에는 다이아몬드 카드가 한 장 줄어들 겁니다. 유운산 고객님의 다이아몬드 카드 권한을 취소합니다. 그러니 대외적으로 발급한 다이아몬드 카드는 단 여덟 장입니다. 그리고 우리 신해 은행은 한유 그룹을 전면적으로 지지하며 한유 그룹과 합작을 이어 나갈 겁니다.”황인범의 말은 마치 핵폭탄처럼 사람들에게 와닿았다.신해 은행이 무엇인가. 부자들이 애용하는 은행이었다.그러니 신해 은행에 있는 돈이 얼마나 많을지는 아무도 몰랐다.이현도가 대표하는 건 이씨 가문이 아니라 그냥 선운 그룹일 뿐이다. 선운 그룹은 그저 연경 이씨 가문 산하의 사업체다. 게다가 그들은 그저 부동산 업계에서만 합작하는 사이다.하지만 황인범은, 신해 은행을 대표해 한유 그룹을 전면적으로 지지하겠다고 했다.그 말에 연씨 가문 사람들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가장 앞에 앉은 연초성은 호흡이 가빠졌다.무대 위의 연중근은 놀라서 퀭한 눈으로 서 있었다.유운산의 권한으로 신해 은행과 다시 합작하려고 했다.하지만 다시 합작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해 은행이 유운산의 다이아몬드 카드를 취소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신해 은행이 한유 그룹을 전면적으로 지지한다고 하니...연중근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아래에
현장은 소란스러웠다.연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에는 황당함이 드러났다.신해 은행이 끼어들면서부터, 연씨 가문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무대 위의 황인범은 말을 마친 후 마이크를 옆 사람에게 건넨 후 무대에서 내려왔다.무대에는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게진 유운산과 낯빛이 파리하게 질린 연중근만 남았다.유운산의 얼굴을 붉으락푸르락했다.이번에 인해의 거물들 앞에서 크게 창피를 당한 것이다. 유운산도 연성훈처럼 무술을 연마한 사람이었다. 나이는 먹어도 귀는 여전히 밝았다. 그는 겨우 화를 참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무대에서 걸어 내려왔다.무대에는 연중근만이 남았다. 그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했다.황인범의 말은 정말 폭탄처럼 이곳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쿵.이때 3층의 대문이 확 열렸다. 문짝은 떨어져서 벽에 부딪혀 큰 소리가 났다.웅성거리던 소리도 그제야 사그라졌다. 현장은 갑자기 조용해졌다.입구에는 중년의 남자가 서 있었는데 조금 긴장한 듯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안 좋은 표정으로 홀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사람은 바로 전국성이 데려온 연수혁이었다.전국성과 다른 심야 파수꾼들은 올라오지 않았다. 어차피 연수혁은 도망갈 용기도 없었다.무대 위의 연중근은 문 앞에 나타난 연수혁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연씨 가문의 임원들도 놀라서 굳었다.일주일 동안 사라진 연수혁이 지금 다시 나타나다니.연석진은 무대 위의 연중근을 쳐다보았다. 연중근도 연석진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불안이 피어올랐다.이때 사람들은 앉아있던 연성훈이 천천히 일어나 사람들을 지나 연수혁 앞으로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연수혁 앞에 걸어간 연성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가자.”...멀지 않은 곳에는 백채령이 앉아있었다.연성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연수혁에게 걸어가는 것을 본 백채령은 마음이 조금 떨렸다.“시작하는 건가?”백기현이 얘기했다.백채령의 몸은 점점 떨렸다. 이곳에 들어와서 연성훈이 나타난 것을 보고 백채령은 똑
연성훈은 걸어가면서 고개를 들고 연중근을 쳐다보았다.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드러났다.그런 연성훈의 미소를 본 연중근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너희들, 얼른 두 사람을 쫓아내!”연중근이 큰 소리로 얘기했다.연씨 가문은 적지 않은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있었다. 연중근은 그 보디가드들을 향해 소리 지르고 있었다.그러자 보디가드들이 재빨리 사람들 사이를 뚫고 지나 연성훈 쪽으로 달려와 연성훈과 연수혁의 앞을 막아 나섰다.이때, 연성훈은 그저 담담하게 보디가드들을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연성훈의 몸에서는 형용하기 어려운 기운이 뿜어졌다. 그 앞에 선 네 사람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연성훈은 그저 담담하게 연수혁을 데리고 보디가드들 사이를 뚫고 나갔다.보디가드들은 굳어버린 채, 손을 쓸 생각도 하지 못했다.무대 위의 연중근은 연성훈을 말리지 않는 보디가드들을 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뭐 하는 거야! 저 둘을 쫓아내라고! 내 말 안 들려?! 내가 돈을 얼마나 많이 주는데, 이렇게 실수할 거야?!”연중근은 화를 참지 못하고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오늘부로 연중근의 이미지는 바닥을 치게 될 것이다.하지만 연성훈이 까발리려는 것이 밝혀지면, 연씨 가문이 얼마나 큰 타격을 입을지 알기에, 이미지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그래도 보디가드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연성훈의 눈빛이, 기운이 너무도 무서웠다. 마치 보디가드들이 움직이기만 하면 연성훈은 그들을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연성훈은 이미 연수혁을 데리고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는 멍하니 굳어버린 연중근을 흘깃 쳐다보고 아래에 앉은 연씨 가문 사람들을 쳐다보았다.그리고 연초성을 지켜보다가 연씨 가문의 젊은이들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연석진, 연정환, 연석빈이 있었다.연성훈은 천천히 손을 뻗어 연중근의 손에서 마이크를 가져왔다.표정이 굳은 연중근이 마이크를 다시 빼앗아 오려고 했다. 그러자 이때 송빈이 웃으면서 얘기했다.“왜요? 연 대표. 말할 기회는 줘야죠.”연중근은 연성훈이 입
연수혁의 말에 아래의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저게 정말이야?”“그럴 이유가 없을텐데... 연경민은 그저 방계였으니 연중근이 그를 음해할 이유가 없잖아.”“연성훈이 누명을 벗기 위한 자작극을 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주변의 웅성거림이 점점 더 커졌다.유하준은 몸을 일으키고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연성훈 씨, 쪽팔리는 짓 그만 해요. 연 대표님은 연씨 가문의 권력자예요. 그런데 왜 고작 방계인 연경민 씨를 공격하려고 하겠어요. 연경민 씨가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저 연씨 가문을 위해서 일하는 부하일 뿐이잖아요.”연성훈은 코를 매만지고 연수혁을 쳐다보았다.연수혁은 긴장한 듯, 연성훈의 시선을 마주하자마자 깜짝 놀라서 얘기했다.“그 당시 연경민 씨의 능력이 좋아서 연초성 어르신께서 연경민 씨를 직계에 넣어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3%의 주식을 주려고...”그리고 연수혁은 그때의 일을 천천히 다시 얘기했다.“그래서 우리는 연경민의 명예를 망치기 위해 가문의 파티에서 손을 썼습니다. 연석진을 시켜 연성훈에게 약을 탔고 연성훈을 몰래 호텔로 데려갔습니다. 저는 연성훈의 핸드폰으로 백채령에게 연락해 백채령을 불러냈습니다. 제 체형이 연성훈이랑 비슷하기에...”그의 폭로가 계속될수록, 현장은 점점 더 조용해졌다.이건 인해 상업계의 가장 큰 스캔들이 될 것이다!고작 3%의 주식 때문에, 연중근은 이런 미친 짓을 벌였다. 그리고 연성훈은 연중근의 욕심 때문에 9년 동안 누명을 썼다. 자칫하면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을지도 모른다.“후에 일어난 일은 다들 알 겁니다. 연성훈과 백채령은 우리가 탄 약 때문에 호텔에서 그렇게 되었고... 일이 커지는 바람에 소문은 막을 수 없어서...”연수혁은 모든 것을 다 얘기하고 후련한 듯 한숨을 내쉬고 이마의 식은땀을 닦았다.옆의 연중근은 제대로 서 있지 못했다. 연성훈은 여전히 연중근의 어깨를 꽉 잡은 채, 연중근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아래에 앉아있는 연석진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그들의 모습을 보는 연성훈은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만큼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9년 동안 억눌렀던 설욕이 지금 한순간에 해방된 기분이었다.현장의 사람들은 웅성대면서 이 사건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아래에 앉은 백채령은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정말... 누명을 쓴 거였어. 성훈이도 피해자였어...”백채령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옆의 백아현도 살짝 감격한 표정이었다. 연성훈이 누명을 벗어서 기쁨을 느낌과 동시에 또 다른 감정이 머리를 들고 있었다.먼 곳의 연경민은 자리에 앉아서 몸을 바르르 떨었다.연경민도 마찬가지로 9년 동안 누명을 쓰고 압박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까지다.미소를 짓는 구윤아의 눈에는 약간 놀란 기색이 엿보였지만 이내 담담하게 바뀌었다.무대 위의 저 남자가 무슨 짓을 벌이든지, 구윤아는 이제 담담할 수 있었다. 연씨 가문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것은, 연성훈에게 있어 큰일도 아니었다.진희와 진미영도 자리에 앉아있었다. 얼굴에 미소를 드러낸 진희가 얘기했다.“엄마, 연성훈 씨는 정말 누명을 쓴 거예요.”진미영이 고개를 끄덕이고 진중하게 얘기했다.“연씨 가문은 이제 끝났어.”웅성거림 속에서, 연성훈은 무대 위에 서서 연중근을 보면서 담담하게 얘기했다.“법원에서 만나요. 옥살이가 어떤지 직접 가서 느껴보길 바라요.”연중근은 얼굴이 파리하게 질려서 바닥에 꿇어앉아 원망스럽다는 표정으로 연성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웅성대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연성훈은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곳에 오래 머무르고 싶지 않은 연수혁도 얼른 연성훈을 따라 내려갔다.연수혁은 이제 연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 없다. 연씨 가문 사람들은 그를 죽여버리고 싶어 할 것이다. 오히려 심야 파수꾼 쪽이 더 안전했다.연경민 옆에 온 연성훈은 연경민을 보면서 웃더니 얘기했다.“아버지, 말했잖아요. 나는 누명을 쓴 거라고, 곧 진실을 밝힐 거라고요. 이제 모든 게 밝혀졌네요.”연경민은 떨리는 몸으로 일어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이만 가요.”연성훈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