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신령이 자취를 감춘 지금 이 시대에는 반신이 바로 피라미드 가장 꼭대기에 있는 존재였다. 그러니 11명의 반신이 연합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 놓고 보아도 엄청난 힘이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상식대로라면 상신의 말처럼 이 강대한 연맹이 GPE의 음모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는 것이었다. “맞습니다. 우리가 함께 모인 이상 고작 GPE같은 정보 조직이 음모를 꾸민다고 한들 두려울 건 또 뭡니까?” “맞아요. 만일 GPE가 정말 무슨 음모를 꾸미더라도 우리가 부숴버리면 그만이죠.” 사신은 패기 넘치는 사람들의 모습에 한바탕 크게 웃었다. “좋습니다. 그럼 우리는 3일 후에 다시 여기에 모여 함께 R국 신령의 묘지로 출발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이렇게 강대한 제2 세계의 연맹이 완성되었는데 이 연맹은 곧 R국으로 향하는 조직들 중 가장 강한 조직이기도 했다. 그리고 해외 제 2세계에는 이들 외에도 숨어 지내던 많은 반신들이 신령의 묘지에 대한 소식을 듣고 분분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곳은 도처에 피비린내가 가득한 한 고성이었는데 음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 고성 뒤에는 온통 무덤들이 수두룩했고 매 한개의 무덤 앞마다 모두 십자가의 묘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그 묘비는 전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바로 이때 한 무리의 남자들이 가지런히 무덤 앞으로 몰려오더니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기 시작했다. 순간 이곳에는 광풍이 불기 시작했고 하늘에 떠있던 달조차 점차 검은색으로 변했다. 곧이어 쾅- 하는 폭음이 들렸고 그 중 한 무덤이 갑자기 터져버렸다. 그 무덤 속에는 40대 남짓해 보이는 한 남자가 잠들어 있었는데 이 남자가 눈을 뜨는 순간 두 눈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어 버렸다. 쾅- 또 한번의 폭음과 함께 이 남자는 바로 그 관 안에서 날아오르더니 이 사람들 앞에 도착했다. “혈조를 뵙겠습니다.” “혈조를 뵙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잇달아 절을 했고 혈조는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의 달을 보며 포효
천궐도는 줄곧 하천과 10여 미터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하천이 아무리 노력해도 여전히 잡을 수 없었다. 한참이나 천궐도를 쫓던 하천이 멈춰 섰을 때, 그는 자신이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곳에 와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긴 어디인 거지?” “그리고 나 왜 하늘을 날고 있는 거지?” 비록 반신으로서 하천은 지금까지 진기를 이용하여 저공을 날 수는 있었지만 이렇게 공중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닐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너무나도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며 천궐도를 쫓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야. 이건 현실이 아니야. 이건 틀림없이 꿈인 거야.” 하천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전방에 매우 높은 설산이 나타났는데 이 설산의 상공에는 관이 하나가 떠있었다.곧이어 이 관은 터져버렸고 그 안에서는 흰 옷을 입는 남자가 나타났다. 이 남자의 옷차림새나 분위기 등은 모두 전설 속의 그 신령처럼 보였다. 이때 이 사람은 하천의 천궐도를 덥석 잡았고 순간 천궐도를 흰 빛을 뿜어냈다. “누구지?” 하천이 아직 멍하니 서있을 때 저쪽에서 흰색의 빛줄기가 날아왔는데 그것은 뜻밖에도 검이었다. “경흥검?” 하천은 한눈에 그것이 경흥검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왜 이곳에 천궐도와 경흥검이 동시에 나타난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천궐도와 마찬가지로 경흥검 역시도 그 흰 옷을 입은 남자의 손에 날아들었다. 곧이어 이 남자는 왼손에는 천궐도, 오른손에는 경흥검을 들고 공중에서 휘두르기 시작했다. “천군일소, 이화접목, 단검격세, 역비화산, 판음양, 절세간, 윤회풍자.” “인검, 지검, 천검.”이 남자는 칠식도의와 삼검경을 동시에 시전했는데 지금 그가 뿜어내는 위력은 하천과 백리를 훨씬 뛰어넘은 실력이었다. 특히 이 남자가 마지막으로 윤회풍자를 시전할 때는 천지까지 진동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이 남자는 두 가지 공법을 동시에 발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허공에는 두 갈래의 균열이 생기더니 하늘은 산산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이건
하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알게 된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위험한 곳일 수록 수확은 더 크다는 거야. 이번 신령의 묘지 또한 마찬가지일 거야.”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이때의 조경운은 겉으로는 매우 담담해 보였지만 사실 속으로는 하천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강 밑 진법도 거의 다 풀렸으니 형님께서 돌아오시면 그때 다시 함께 들어갑시다.” “좋아!!!” 잠시 후 날은 완전히 밝았고 하천이 몸을 돌려 조경운의 처소를 떠날 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줄기의 그림자가 날아왔다. “나와 함께 가자.” 하천은 저공에 떠 있는 이화 노조를 보면서 말다. 이화 노조는 하천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꼭두각시였다. 때문에 이화 노조는 아무런 대답이 없긴 했으나 자연히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 GPE 가 다크웹에 신령의 묘지가 나타났다는 기사를 낸 지도 일주일이 되었다. 이 일주일 동안 세계 각 지의 반신들은 모두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잇달아 R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는 R국의 공식부문인 클로크에게 있어서는 거대한 압력이었다. 이곳은 R국 경내의 한 설곡이었는데 일년 내내 폭설이 내리고 있어 지금까지 빙설이 녹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 설곡 위에는 30미터 높이의 건물이 우뚝 서있었는데 그 건물 안의 한 회의실이었다. 회의실 안에는 난로불이 피어 있어 그나마 안의 온도는 적당히 따뜻한 편이었다. 그리고 이 회의실의 창문 앞에는 손에 시가를 든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이 사람의 이름은 록워프였는데 R국 공식부문인 클로크의 수령이었다. 이때의 록워프는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바깥의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령님, 소식에 따르면 이미 반신들이 육속 우리 국경에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한 부하가 록워프 뒤로 다가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인수는?” “구체적인 인원수를 집계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20명은 넘습니다.” 이 말은 들은 록워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빙원 깊은 곳을 향해 나아갔다. 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어두워졌고 두 사람은 한 설산의 산기슭에 도착했다. 이 산기슭 아래에는 한 작은 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때의 마을은 이미 텅텅 비어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R국은 역시 생존능력이 참 대단해. 이렇게 추운 곳에서 어떻게 사는 지 몰라.” 두 사람이 수다를 떨면서 마을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 안에 불빛이 보이는 집이 거의 없었다. 두 사람은 이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신기한 것은 마을은 결코 허름하지 않았고 많은 새로운 시설들도 들어와 있다는 것이었다. “아마 신령의 묘지가 이 일대에 있다는 것 때문에 R국 쪽에서 일부러 마을 사람들을 전부 대피시킨 것 같아.” 백리가 말했다. “그러게요.” 하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전방을 가리켰다. “저쪽에 불빛이 있는 거로 보아 누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날도 어두워졌으니 일단 저곳에서 오늘 하루 휴하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고요.” “좋아.”그렇게 두 사람은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다가갔다. 이곳은 뜻밖에도 음식점이었는데 안은 매우 떠들썩했다. 두 사람이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코트를 입은 R국 사람이 나와 매우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먼 길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미 따뜻한 음식과 술이 준비되어 있으니 안으로 드시지요.” 이 R국인의 인솔하에 하천과 백리는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바깥이 미친 듯이 추웠던 것에 비해 이 음식점 안은 아주 따뜻했는데 이때 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이들은 모두 반신들이었는데 비록 자신의 기운을 숨기려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기운을 숨길 수 없었다. 하천 일행은 구석진 자리를 골랐는데 곧바로 직원이 술과 음식을 가지고 왔다. “얼른 드세요. 필요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고요.” 이 직원은 친절하게 하천과 백리에게 술을 따르며 말을 이어갔는데 둘러보면 이 안의 모든 직원들이
하천이 말하며 젓가락 하나를 휘둘렀는데 곧바로 총알처럼 그 청년을 향해 발사되었다. 순간 이 청년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한 줌의 피를 뿜어내더니 두 눈을 부릅뜬 채 그대로 땅에 꼿꼿이 쓰러져 버렸다. “고작 화경 따위가 함부로 나대다니.” 하천이 젓가락 하나로 이 청년을 죽이는 모습에 맞은편에 있던 일행들은 모두 안색이 크게 변했다. 바로 이때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감히 내 부하에게 손을 댔다는 말이야?” 이는 등에 검갑을 멘 한 노인이었는데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검조님을 뵙습니다.” “검조님을 뵙습니다.” “검조님을 뵙습니다.” 일행은 곧바로 이 노인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고 하천과 백리도 그쪽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하천과 눈이 마주친 이 노인은 갑자기 안색이 크게 변했고 두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하천님을 뵙습니다.” “누군가 했더니 당신이었어?”이 사람은 바로 다른 이가 아니라 하천이 고려에서 만났던 검조였던 것이다.“하, 하천님, 제 부하들이 두 분에 폐를 끼쳤다면 당장 사과를 드리고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고려 검조와 말을 더 섞고 싶지 않았던 하천은 다시 몸을 돌리고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검조는 한참동안이나 하천 곁에서 전전긍긍하며 어색하게 서있었는데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들어가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때 육속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하천은 또 낯 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그는 바로 동영의 대신관이었는데 막 들어오자마자 한쪽 구석에 앉아 있는 하천과 백리를 발견했다. “하천!!!” 순간 대신관은 포악한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고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대신관은 이미 수차례 하천과 충돌해왔고 번마다 그로 인해 큰 손해를 입었기에 두 사람은 거의 철천지원수가 따로 없었다. “또 저 녀석이야.” 대신관을 본 하천은 피식 웃더니 잔 안의 술을 단숨에 마신 후 백리에게 말했다. “형님, 재밌는 얘기 하나 해드리요. 전에 제가 기서를 찾으러 해외에
상신이 큰 소리로 말했다. “내 아들 카덴이 네 손에 죽었다.” “카덴?” 머릿속으로 잠시 회상하던 하천은 이 카덴이란 자가 바로 전에 천왕궁과 맞섰던 신이라는 조직의 두목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그리고 이 카덴이란 자의 아버지가 뜻밖에도 사제회의 2인자이며 반신인 상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천은 카덴이란 자가 누구인지 생각났음에도 시치미를 뗐다. “당신 아들이 제 손에 죽었다고요? 유감입니다만 전 요 몇 년 간 죽였던 사람이 너무 많아 카덴이란 자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네요.” “아마 당신 아들의 실력이 너무 하찮아서 제 기억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천의 이 말을 듣는 순간 상신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하천,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포악한 기운이 순식간에 상신의 몸에서 폭발했는데 얼마나 분노했는지 당장이라도 하천을 산산조각 내고 싶었다. 그러자 하천 역시도 강렬한 기운을 내뿜었고 옆에 있던 백리와 이화 노조도 싸울 준비를 마치고 벌떡 일어났다. 하천, 너 죽여버릴 거야.” “허허, 그럴 실력은 되시고요?” 비록 저쪽에는 상신 쪽 사람들이 수두룩했지만 하천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계속 까불어봐.” 상신은 갑자기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탁- 쳤는데 순식간에 와르르 부서져 버렸다. 우당탕- 상신의 이 행동에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주목되었고 대신관이 곧바로 이쪽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상신 형제, 너도 하천 저 자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거지? 우리 목표가 같은 것 같은데 나와 함께 손을 잡고 저 자식을 해치우는 건 어때?” 대신관은 겉으로는 상신과 함께 하천을 해치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누가 봐도 상신 쪽 사람들은 전부 반신들이었고 그들의 힘은 아주 컸다. 때문에 비굴한 고려 검조는 이미 그들의 비위를 살살 맞춰가며 아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체면을 차마 버릴 수 없었던 대신관은 이런 얕은 수로 그들과 같는 배에 타려던 것이었다.
전에 조경운이 전체 H국 고대 무림계에 신령의 묘지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통고를 내렸다. 때문에 9대 세가들을 포함한 대다수 반신들은 전부 신령의 묘지에 관심을 버렸지만 여전히 고대 무림계에서 숨어 있던 일부 반신들은 이 신령의 묘지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한 것이었다. 결국 이 신령의 묘지는 너무나도 유혹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편에 서주는 같은 H국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하천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선배님들께서 나서주다니 감사합니다.” 하천은 곧바로 그 노인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이때 노인은 손을 휘둘렀는데 갑자기 아홉 자루의 검이 그의 등 뒤에 떠올랐다. “H국 고대 무림계에 있을 때는 우리끼리 죽기 살기로 싸워도 상관없지만 이런 이국 타향에서 감히 다른 나라 반신들이 우리 H국 반신을 괴롭히려 한다면 나 구월검군은 결코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구월검군이라고?” 백리가 놀란 듯 그 노인을 바라보았다. “저 분을 아십니까?” 하천이 물었다. 그러자 백리가 말했다. “근 100년 간 검도를 수련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구월검군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저 분은 100년 전 반신이 되신 분인데 일찍이 우리 H국이 전쟁을 하고 있을 당시 수만 명의 침략자를 참살하셨다고 하셔.” “대단하신 분이네요.” 하천이 다시 그 구월검군에게 눈길을 돌렸다. 이때 하천과 사신 등은 한참동안 누구도 감히 먼저 손을 대지 못했다. 그렇게 그들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을 때, 이 음식점 위쪽에서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보스, 밖에 눈이 옵니다.” 클로크 성원 한 명이 밖에서 부랴부랴 뛰어오며 말했다. 순간 록워프는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이 마을은 일년 내내 눈이 쌓여 있는 곳이거늘 눈이 내리는 게 뭐가 그렇게 희한할 일이야?” “그게 아니고 눈이 좀 이상합니다. 빨리 나와 보세요.” 이 지붕 위로 계속 들리는 둔탁한 소리에 다른 사람들도 상황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고
하천은 무의식적으로 온몸의 힘을 폭발시켰다.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하천은 그 두꺼운 얼음을 깨부쉈고 몸을 날려 솟아오르더니 한 빙판 위에 착지했다. 주위를 살펴보니 사방은 모두 끝없이 펼쳐진 빙판이었고 천지는 온통 흰색으로서 마치 빙설 세계에 들어선 것 같았다. “여기가 바로 신령의 묘지인 건가?” 하천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곳은 전에 그들이 있던 곳과 마찬가지로 온통 얼음으로 눈으로 뒤덮인 곳이었다. 그러나 하천은 이곳이 절대 평범한 곳이 아니고 분명 신령이 개척해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 신령이 이렇게 큰 공간도 만들 수 있다니!” 하천은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려왔고 이곳은 전혀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 같았다. “백리랑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는 거지?” 이때 하천은 주위를 계속 둘러보았지만 다른 사람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백리뿐만 아니라 상신 등 다른 반신들까지 전부 말이다. “이화 노조는 어디 갔지?” 하천은 신혼술로 이화 노조의 위치를 감응하려 했지만 놀랍게도 전혀 감응이 되지 않았다. 이화 노조가 하천에 의해 통제된 후 무릇 둘이 10킬로미터 이내에 있기만 하면 하천은 늘 자유롭게 이화 노조를 조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의 위치조차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천은 그 원인은 아마 이화 노조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이 곳은 도대체 얼마나 큰 거야?” 하천은 끊임없이 주위를 살피며 다녔지만 마찬가지로 다른 반신들의 모습은 반쪽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말이 되는 유일한 가능성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 공간 어딘가에 무작위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순간 하천은 이 공간이 도대체 얼마나 크길래 그 많은 반신들의 모습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건지 막막한 느낌도 들었다. 게다가 이 주변은 모두 하얀 빙판일 뿐이었고 아무리 오래 걸어도 건물 하나조차도 보이지 않았기에 하천은 자신이 마치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런 느낌은 하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