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조경운은 손에 찻물을 묻히고는 탁자 위에 이상한 기호를 몇개 그리더니 말했다. “하천이 이미 천왕궁으로 돌아가고 있어. 이 모든 것이 늦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같은 시간, 환용도에서 약 70~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배 한 척이 전력이 다해 가장 빠른 속도로 환용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갑판 위에는 하천이 엄숙한 얼굴로 환용도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고 옆에는 하천에 의해 통제된 이화 노조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들과 멀지 않은 근처에는 거대한 거울이 놓여 있었다. “늦을 것 같아.” 배가 전력으로 달려간다고 하더라도 거의 한 시간은 걸리게 된다. 하지만 한시간 후에 하천이 천왕궁에 도착한다면 결국 그의 형제들은 전부 죽어버린 뒤일 것이다. 하천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몸을 훌쩍 날려 뱃머리에서 뛰어내렸다. 하천이 뛰어내리는 순간 발밑에서는 진기가 그를 떠받쳐주었고 그렇게 하천은 가장 빠른 속도로 환용도의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때 환용도 쪽에서는 조무극이 만들어낸 거대한 손바닥이 세 번째로 환용도의 곤룡진과 부딪혔다.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환용도를 감싸고 있던 곤룡진의 장벽에는 촘촘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 이상 못 버틸 것 같아.” 18대군 중 화경의 경지에 진입한 지 얼마되지 않은 흑카이사르는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곧이어 저 멀리 거꾸로 날아갔다. 쾅- 또 한번 곤룡진은 공격을 받았고 환용도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푸풉- 이때 광팔지, 육검, 그리고 우선주 등 사람들도 분분히 피를 토해내고 말았다. 곤룡진은 당장이라도 깨질 것 같았지만 조무극의 공격은 오히려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반드시 부술 것이다!” 조무극의 포효소리와 함께 온몸에서는 노란색 빛이 터져 나왔다. “무극진기.” 쿵- 허공 속에서 조무극의 발사한 손바닥이 또 한번 환용도의 상공에 부딪혔고 그렇게 곤룡진은 부서지고 말았다. 이때 헌원 삼살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입에서도 피가 뿜어져 나왔다. “곤룡진이 깨졌어.” 저
강 위의 하천은 두 손으로 천궐도를 쥐었고 신경을 곤두세운 채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그전에 하천은 이미 반신인 이화 노조와 전투를 치렀기에 반신과 싸워본 경험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필경 이화 노조는 신체를 통해 다시 태어났을 뿐 진정한 의미에서는 반신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눈 앞의 조무극은 정말 진정한 반신 그 자체였다. 때문에 하천은 반드시 모든 정신을 집중하여 조무극과 전투를 치러야 했다. 자칫하면 자신이 죽어버릴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전투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10여 초 동안 대치하다가 바로 서로를 향해 돌진했다. 강 위에서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번개처럼 빠르게 날아다녔고 때때로 거대한 물보라가 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하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금색 진기와 조무극이 뿜어내는 진기는 끊임없이 충돌하여 엄청난 굉음을 냈고 수면 전체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천군일소.” 하천이 칠식도의를 펼치자 천궐도는 거대한 도망을 뿜어내며 조무극을 향해 발사되었다. 이때 조무극은 수백 미터를 뒤로 물러나더니 두 손을 맞붙히는 것이었다. “막아라.” 그러자 조무극의 몸 앞에는 순식간애 거대한 파도가 치솟더니 뜻밖에도 하천의 천군일소를 막아내는 것이었다. “이화접목.” 하천은 다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다시 무수한 도망을 형성하여 조무극 쪽으로 돌진했다. “불멸진신.” 이번에 조무극은 피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몸에 있는 진기를 응결하여 하천이 발사한 도망들을 모조리 튕겨냈다. 순간 하천은 얼굴색이 급변했다. 그가 바로 칼을 거두려던 찰나 조무극의 주먹이 하천의 가슴을 정면으로 덮쳐오고 있었다. 조급해진 하천은 얼른 천궐도로 그 공격을 막아냈지만 온 사람이 100여 미터를 날아나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꽤 나쁘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구나.” 조무극은 실눈을 뜨고 말했다. “오늘처럼 이렇게 통쾌하게 전투를 치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구나. 하천, 난 오늘 반드시 널 비참하게 죽이고 말 것이다.” “
빠드득- 이것은 뼈마디가 부서지는 소리였다. 그리고 조무극은 그 그림자를 통제하면서 끊임없이 무극진기를 주입하고 있었다. “너 이 녀석, 오늘이 네 제삿날이야.” “천지일검, 무극검래!” 조무극은 바로 하천을 향해 또 다시 무극검을 발사했다. 그리고 이때의 하천은 그 그림자에 통제되어 전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그렇게 조무극이 발사한 검이 점점 가까워지자 하천은 자신이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하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 검은 사실 진짜 검이 아니라 조무극이 진기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리고 조무극이 진기로 만들어낸 이 검으로 하천을 죽이기에는 아주 충분했다. 그렇게 그 검은 하천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고 비록 그가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그림자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형님!” “하천!” 뿐만 아니라 그 검이 하천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본 섬 위의 사람들은 모두 절망감으로 가득찼다. “하하하, 하천은 이제 완전히 끝났어.” 조충 등은 이 장면을 보고는 감격에 겨워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씨움은 이미 끝났어. 저 하천은 결국 처음부터 조조의 상대가 될 수 없었어.” 몇 킬로미터 떨어진 몇 척의 배 가운데서 흰 옷을 입은 장발의 노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꼭 그렇지는 않을 걸?” 그리고 바로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백의 노인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제갈 홍루?” “허허, 당신마저 참지 못하고 구경나온 거야?” 제갈 홍루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들리는 바로는 죽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하던데 이렇게 여기저기 마구 다녀도 되는 거야?” 순간 백의 노인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제갈 홍루를 노려보며 말했다. “제갈 홍루, 여전히 말 참 고약하게 하네. 네 뒤에 위삼도만 없다면 넌 진작에 내 손에 죽었어.” “허허, 그럼 위면부터 이기던가. 그 자부터 해치워야 날 죽이지 않겠어?” “하지만 지금 네 상태를 보니 아마 위면을 이기긴 버거울 것 같은걸?” 백의 노인은 한참
말을 마치자마자 하천은 천궐도에 전력을 다해 휘둘렀다. “칠식도의 제4식, 역비화산.” 쾅- 거대한 도망이 순식간에 날아왔고 조무극은 전혀 피할 수 없었다. 조무극은 자신의 남은 진기를 다해 하천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이 순간 이화 노조가 돌진하여 조무극의 등을 내리치는 것이었다. 그렇게 조무극은 저 멀리 날아갔다. 하지만 하천은 칼을 거두지 않고 또다시 조무극을 향해 돌진했다. “판음양.” “안돼!” 강 위에서 조무극이 절망적으로 울부짖었다.전방 수백 미터 이내의 강물은 하천의 도망에 의해 양측으로 갈라졌고 조무극은 결국 이 한방으로 강바닥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조조님.” “조조님.” 그리고 섬에서 이 충격적인 장면을 본 조충 등 사람들은 모두 공포에 질려버렸다. “끝났어.”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배에 있던 백의 노인 등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환용도 쪽을 바라보았다. “조무극이 죽었어.” 백의 노인이 깊은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100년 된 반신이 고작 30대 초반의 젊은 반신의 손에 죽다니!” 또 다른 배에 있던 키가 작은 노인이 원숭이처럼 쪼그리고 앉아 말했다. “2대1이었으니 조무극이 진 것도 당연한 결과지.” “허허, 아직도 발견 못한 거야? 저 녀석은 하천에게 조종당하는 꼭두각시일 뿐이야.” 백의 노인의 이 한 마디에 모두들 조용해졌다. 잠시 후 여러 척의 배들이 환용도의 반대방향으로 떠났고 오직 제갈 홍루가 탄 배만이 환용도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뱃머리에 선 제갈 홍루는 점점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환용도를 보면서 감개무량한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빨리 반신을 죽이다니!” 선실 안에 있던 연무명이 걸어 나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천 저 자가 이희에게서 패세황 도서를 얻은 지 이제 고작 얼마나 됐다고 실력이 이렇게 급상승한 거야!” 제갈 홍루는 몸을 돌려 연무명을 한 번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환용도 이쪽의 한차례 대전은 이미 완전히 끝났고 하천
반신이 두 명이나 있는 지금의 천왕궁에는 그 누구도 감히 함부로 맞설 수 없었다. 이때 하천은 이화 노조와 함께 환용도의 부두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화 노조는 거대한 거울을 등에 메고 있었는데 이 거울을 본 사람들의 얼굴에는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하천 이 자는 누구냐? 게다가 이 자가 메고 있는 거울도 평범한 물건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헌원 삼살이 가장 먼저 물었다. 그러자 하천은 웃으며 대답했다. “일단 환용도 안으로 들어간 뒤 천천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섬으로 돌아온 하천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을 사람들에게 털어놓았다. 그 후 하천은 이화 노조가 진기를 이용하여 거울을 허공에 띄우도록 명령했고 그 거울의 결계가 열리는 순간 안에서는 무수한 무기들을 쏟아져 나왔다. 이 장면을 본 천왕궁 성원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무기들은 모두 이화교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화교가 100년 동안 모아온 보물들이었다. 심지어 이 무기들은 많은 세가들이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있는 무기들보다도 더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천왕궁의 모든 성원들은 전부 어마어마한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뿐만 아니라 천왕궁은 앞으로 세가로 발전할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게 되었다. 이날 오후 제갈 홍루와 조경운도 환용도에 왔다. 그러나 하천은 그들을 먼저 만나지 않았고 헌원 삼살과 함께 다른 섬에 체포되어 있는 조충 등을 만나러 갔다. 이 섬의 한 건물에는 조충 일행 수심 명이 수감되어 있었다. “조씨 가주 저랑 얘기 좀 하죠.” 하천이 조충을 감옥에서 따로 불러냈다. 이때 조충은 절망감에 잠겨 말했다. “모든 것은 하천 궁주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죽으라면 기꺼이 죽어드리지요.” 그러자 하천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죽일 거였으면 지금까지 남겨뒀을까요? 게다가 당신들을 죽여봤자 난 아무런 득을 볼 게 없는데 말이죠.” “그럼 무슨 뜻인가요?” 하천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난
조씨 가문과의 일을 해결한 후 하천은 얼른 다시 제갈 홍루를 만나러 갔다. 제갈 홍루가 이번에 하천을 찾아온 것은 싸움을 구경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용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갈 홍루는 하천과도 일면식이 있는 지인 한 명을 데려왔다. “조씨 가문 쪽의 일은 다 해결된 거야?” 하천이 문 밖에서 들어오는 것을 본 제갈 홍루가 차를 마시며 물었다. “네.” 하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 선배님 오래 기다리셨죠.” 제갈 홍루는 줄곧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하천을 쳐다보았다. 이때 제갈 홍루의 눈빛을 발견한 하천이 급히 말했다. “선배님께서 저를 그렇게 빤히 쳐다보시니 뭔가 소름이 끼치는 걸요?” “하하하. 너처럼 대단한 반신이 무슨 내가 좀 쳐다봤다고 소름이 돋겠나?” 제갈 홍루는 하하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난 단지 H국 고대 무림계의 가장 젊은 반신의 얼굴을 좀 구경하고 싶었을 따름이야.” 말이 끝나자 제갈 홍루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천의 어깨를 다독였다. “하천 역시 넌 날 실망시키지 않았어. 앞으로 이 H국 고대 무림는 네가 이끌어야 할 것 같구나.” 이 말을 들은 하천은 다소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제갈 선배님께서 농담도 할 줄 아시네요.”그러자 제갈 홍루는 매우 엄숙하게 말했다. “하천 얼마나 큰 능력을 가졌으면 그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란다.” 하천은 순간 침묵하고 말았다. 하천이 지금까지 줄곧 강함을 추구했던 것은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것과 같은 엄청난 포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하천이 강함은 추구했던 이유는 단지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천은 결국 이 생각을 입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왜냐하면 하천이 용조와 접촉하는 순간부터 이미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갈 홍루의 말도 확실히 틀린 말을 아니었다. 누구든 일정한 높이에 오르게 되면 결국 많은 일들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제갈 홍루가 계속 말했다. “게다가 진짜 입구를 찾았더라도 반드시 그 문을 열수 있는 비밀키를 사용해야만 진정으로 그 묘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어.” “만약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간 결국 묘지는 파괴되고 말 거야.”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묘지에 들어가는 데에 필요한 조건들일 뿐이고 그 안에서는 어떤 위험한 상황이 생길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 이 말에 하천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과연 이 주세황 도서를 얻는 것도 상당히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 되겠네요. 그럼 제갈 선배님께서는 그 묘지의 지도와 비밀키가 어디 있는 지 알고 계시나요?” “동영에 가야 한다.” 제갈 홍루가 말했다. “당시 선대 왕조의 황제는 묘지를 건설하고 그 안에서 주세황 도서를 통해 반신의 경지에 오르려고 했어.” “그리고 그는 그 과정에 다른 사람들이 묘지에 들어와 소란 피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복잡함도 감수하고 입구를 9개나 만들었다고 해.” “뿐만 아니라 묘지가 건설된 후 선대 왕조의 황제는 비밀키와 지도를 만들어서 서인복에게 맡겼어.” “그 후 서인복은 해외로 멀리 떠나버렸지. 명목상으로는 황제의 영생을 위한 약을 찾으러 간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묘지에 다른 사람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이었어.” “그리고 서인복이 해외로 떠났던 곳이 바로 동영이야. 그러니 지금 그 비밀키도 분명 동영에 있을 거야.” 그러자 하천은 손으로 턱을 괴고 중얼거렸다. “그럼 우리는 지금 동영에서 서인복의 후손을 찾고 그에게서 묘지의 지도와 비밀키를 받아야 하는 거네요.” “맞아.” 제갈 홍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하천이 의문스러운 듯 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2천여 년이나 지났습니다. 그 당시의 서인복이 확실히 선대 왕조의 황제에게 충성을 바쳤다고 하지만 그의 후손들도 꼭 그럴 것이란 보장을 없지 않습니까?” “서인복 후손들 손에 지도와 비밀키가 있는데 왜 그들은 주세황 도서가 있는 묘지로 다시 돌아가지 않은 겁니까? 설마 그의 후손들이 이미 전부
“걱정 마세요 제갈 선배님.” 반신이 된 후 하천의 자신감도 많이 높아졌다. 하천은 이번 일에서 사실 가장 어려운 것은 서인복의 후손을 찾는 것이라 생각했다. 만약 서인복의 후손만 순조롭게 찾을 수 있다면 비밀키를 찾는 일은 식은 죽 먹기이니 말이다. 그런데 바로 이때 환용도 전체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고 제갈 홍루가 들고 있던 찻잔 안의 물도 쏟아지고 말았다. “무슨 일이야?” 이 강렬한 진동에 묘아는 즉시 벽모퉁이에 몸을 기댄 채 웅크리고 앉았다. 이 모습에 제갈 홍루와 하천은 모두 눈살을 찌푸리고 묘아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묘아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참, 지진이 난 것 같아요.” 하지만 하천과 제갈 홍루는 묘아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가장 빠른 속도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왔을 때 한애와 헌원 삼살 등도 잇달아 나오고 있었다. “제갈 선배님 이건 설마?” 헌원 삼살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제갈 홍루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전에 너희들이 곤룡진으로 조무극의 공격을 맞아냈으니 이미 이 진법은 크게 파괴되었어. 아마 이 강 밑에 깔린 물건이 곧 나올 모양이야.” 이 말에 하천이 급히 물었다. “제갈 선배님, 이 강 밑에 깔린 것이 교룡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제갈 홍루가 말했다. “지금까지 용조는 줄곧 이 물건을 진압해왔어. 비록 모두들 교룡이라 하지만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어.” “알 수 없다고요?” “그래. 나조차도 이 강바닥에 깔린 물건이 도대체 무엇인지 파악해낼 수 없어. 하지만 곧 알게 될 거야.” “전에 제가 이 강 아래에서 용궁을 발견한 적 있는데 그 안에 강제로 들어가 확인할 순 없는 건가요?” “그건 안 된다.” 제갈 홍루가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물건들은 모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일정한 시기가 있다. 때가 되지 않았는데 만약 강제로 그 비밀을 들쑤신다면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어.” “그러니 반드시 너희 천왕궁 모든 사람들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