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 홍루가 계속 말했다. “게다가 진짜 입구를 찾았더라도 반드시 그 문을 열수 있는 비밀키를 사용해야만 진정으로 그 묘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어.” “만약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간 결국 묘지는 파괴되고 말 거야.”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묘지에 들어가는 데에 필요한 조건들일 뿐이고 그 안에서는 어떤 위험한 상황이 생길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 이 말에 하천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과연 이 주세황 도서를 얻는 것도 상당히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 되겠네요. 그럼 제갈 선배님께서는 그 묘지의 지도와 비밀키가 어디 있는 지 알고 계시나요?” “동영에 가야 한다.” 제갈 홍루가 말했다. “당시 선대 왕조의 황제는 묘지를 건설하고 그 안에서 주세황 도서를 통해 반신의 경지에 오르려고 했어.” “그리고 그는 그 과정에 다른 사람들이 묘지에 들어와 소란 피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복잡함도 감수하고 입구를 9개나 만들었다고 해.” “뿐만 아니라 묘지가 건설된 후 선대 왕조의 황제는 비밀키와 지도를 만들어서 서인복에게 맡겼어.” “그 후 서인복은 해외로 멀리 떠나버렸지. 명목상으로는 황제의 영생을 위한 약을 찾으러 간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묘지에 다른 사람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이었어.” “그리고 서인복이 해외로 떠났던 곳이 바로 동영이야. 그러니 지금 그 비밀키도 분명 동영에 있을 거야.” 그러자 하천은 손으로 턱을 괴고 중얼거렸다. “그럼 우리는 지금 동영에서 서인복의 후손을 찾고 그에게서 묘지의 지도와 비밀키를 받아야 하는 거네요.” “맞아.” 제갈 홍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하천이 의문스러운 듯 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2천여 년이나 지났습니다. 그 당시의 서인복이 확실히 선대 왕조의 황제에게 충성을 바쳤다고 하지만 그의 후손들도 꼭 그럴 것이란 보장을 없지 않습니까?” “서인복 후손들 손에 지도와 비밀키가 있는데 왜 그들은 주세황 도서가 있는 묘지로 다시 돌아가지 않은 겁니까? 설마 그의 후손들이 이미 전부
“걱정 마세요 제갈 선배님.” 반신이 된 후 하천의 자신감도 많이 높아졌다. 하천은 이번 일에서 사실 가장 어려운 것은 서인복의 후손을 찾는 것이라 생각했다. 만약 서인복의 후손만 순조롭게 찾을 수 있다면 비밀키를 찾는 일은 식은 죽 먹기이니 말이다. 그런데 바로 이때 환용도 전체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고 제갈 홍루가 들고 있던 찻잔 안의 물도 쏟아지고 말았다. “무슨 일이야?” 이 강렬한 진동에 묘아는 즉시 벽모퉁이에 몸을 기댄 채 웅크리고 앉았다. 이 모습에 제갈 홍루와 하천은 모두 눈살을 찌푸리고 묘아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묘아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참, 지진이 난 것 같아요.” 하지만 하천과 제갈 홍루는 묘아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가장 빠른 속도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왔을 때 한애와 헌원 삼살 등도 잇달아 나오고 있었다. “제갈 선배님 이건 설마?” 헌원 삼살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제갈 홍루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전에 너희들이 곤룡진으로 조무극의 공격을 맞아냈으니 이미 이 진법은 크게 파괴되었어. 아마 이 강 밑에 깔린 물건이 곧 나올 모양이야.” 이 말에 하천이 급히 물었다. “제갈 선배님, 이 강 밑에 깔린 것이 교룡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제갈 홍루가 말했다. “지금까지 용조는 줄곧 이 물건을 진압해왔어. 비록 모두들 교룡이라 하지만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어.” “알 수 없다고요?” “그래. 나조차도 이 강바닥에 깔린 물건이 도대체 무엇인지 파악해낼 수 없어. 하지만 곧 알게 될 거야.” “전에 제가 이 강 아래에서 용궁을 발견한 적 있는데 그 안에 강제로 들어가 확인할 순 없는 건가요?” “그건 안 된다.” 제갈 홍루가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물건들은 모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일정한 시기가 있다. 때가 되지 않았는데 만약 강제로 그 비밀을 들쑤신다면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어.” “그러니 반드시 너희 천왕궁 모든 사람들
“별로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손목 보호대인데 왜 패세황 도서가 이렇게 반응하는 거지?” 그 손목 보호대를 이리저리 훑어보던 하천은 결국 제갈 홍루를 찾아갔다. 이때 제갈 홍루는 곤룡진을 더욱 단단히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제갈 선배님, 물어볼 게 있습니다.” “응?” 제갈 홍루는 어리둥절했다. “무슨 일이야?” 그러자 하천은 직접 그 손목 보호대를 제갈 홍루에게 건네며 상황을 설명했다. 하천의 말을 듣고 난 제갈 홍루의 표정에는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심지어 하천은 아주 오랫동안 제갈 홍루가 이렇게 흥분된 표정을 짓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이거 설마?” “왜 그러십니까?” 제갈 홍루의 표정에 하천도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했다. “하하하 조씨 가문에 이렇게 좋은 물건이 숨어 있었다니! 게다가 지금까지 조무극에게 발견되지 않고 말이야.” 하천은 약간 어리둥절했다. “제갈 선배님 무슨 말씀입니까?” “크크.”제갈 홍루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다시 그 손목 보호대를 살펴보며 말했다. “하천 나에게 하루의 시간을 줘. 그리고 내일 이 시간에 다시 나를 찾아오거라. 그때 이 물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줄게.” “알겠습니다.” 하천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리하여 다음날 하천은 제갈 홍루를 다시 찾아왔다. “왔구나.” 하천이 오는 것을 본 제갈 홍루는 그 손목 보호대를 꺼냈다. 어제만 해도 뿌옇기만 하던 그 손목 보호대는 매우 눈부신 은색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표면에 쓰여진 문자들을 오래 보고 있으면 정신이 어질어질한 것 같은 느낌도 주었다. “제갈 선배님 이게 도대체 뭡니까?” 그러자 제갈 홍루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현학적 용어로 말하면 이 물건은 법보라고 한다.” “법보요?” 하천은 잠시 멍해졌다. 그러자 제갈 홍루가 말했다. “그래. 이 법보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아주 놀라운 기능을 가지고 있어. 너도 이젠 네 손에 있는 그 천궐도가 고대 신령의 무기라는
“그래.” 하천은 좌룡이 준 이 명함을 지니고 묘아와 함께 환용도를 떠났다. 환용도를 떠난 후 하천은 먼저 청주에 들러 이틀 머문 뒤 다시 동영으로 향했다.비행기 안에서 묘아와 하천은 나란히 앉게 되었다. 묘아는 이어폰을 끼고는 몸을 옆으로 완전히 돌린 채 핸드폰으로 영화를 보면서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묘아의 그 웃음소리는 비록 크지 않았지만 듣기에 매우 거슬렸다. “대체 뭘 보는 겁니까?” 하천은 손을 뻗어 묘아의 핸드폰을 빼앗았는데 스크린의 망측한 화면에 차마 눈을 제대로 뜰 수조차 없었다. “비행기에서 이런 걸 보다니요? 변태예요?” 하천은 자신의 이마를 두드렸다. “저리 좀 가.” 묘아는 이어폰을 빼앗으며 말했다. “가는 길에 내가 보고 싶은 걸 마음대로 보지도 못해?” 하천은 묘아를 흘겨보며 경멸을 금치 못했다. “아유 아름다워, 아주 아름답군.” 바로 이때 핸드폰에 꽂혀 있던 이어폰 선이 갑자기 빠지면서 순식간에 기내 전체에 야릇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간 기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하천과 묘아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심지어 방금 그들 쪽을 지나간 승무원조차 제자리에 넋을 잃고 멍해졌다. 묘아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고 하천의 얼굴은 단번에 새빨개졌다. 하천은 만약 이게 비행기만 아니었다면 정말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였다. “내가 이런 거 좀 그만 보라고 했잖아. 왜 말을 안 듣는 거야?” 이때 묘아는 갑자기 분노한 척 영화를 끄고 웃으며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여러분 신경 쓰지 마세요. 제 동생이 너무 혈기왕성해서 그래요. 제가 잘 타일러 볼게요.” 말이 끝나자 묘아는 자신의 핸드폰을 하천의 품에 던졌다. 순간 하천은 어안이 벙벙했다. “지금 뭐라고요?” 이날 자정,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뒤 비행기는 순조롭게 착륙했고 두 사람은 공항에서 나와 가까운 곳의 호텔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다음 날 오전 하천은 무곤에게 연락을 하고 떠나려고 했지만 무슨 일인지 아침부터 볼 일이 있다고
“앉아, 앉으라고!” 묘아가 일어서려고 하자 그의 주변을 지키고 있던 네다섯 명의 남자들은 모두 칼을 들고 그의 앞으로 걸어왔다. “허허 농담이야! 다들 화는 내지 마.” 묘아는 얼른 다시 자세를 낮추고 핸드폰을 꺼내 하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천 돈이 부족하진 않겠지? 이들이 400만 원을 원해.”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는 하천이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지나고 있었다. 묘아는 줄곧 벽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눈알을 팽글팽글 돌리고 있었는데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소파에 앉아있던 남자는 옆에 있던 여인을 데리고 다른 방으로 들어갔고 부하들에게 만약 10분 뒤에 묘아의 친구가 도착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자르기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10분이란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결국 하천은 도착하지 못했다. “시간이 다 됐어.” 묘아를 둘러싸고 있던 부하들 중 얼굴에 문신을 한 남자가 칼을 들고 묘아 쪽으로 다가와 그의 손바닥을 잡았다. “너희들 뭐 하려는 거야?” 갑자기 놀란 묘아가 말했다. “손가락 잘라야지.” “X발, 정말 자른다고?” 마음이 매우 조급해진 묘아는 순간 자신을 잡고 있던 그 사람을 확 뿌리쳤다. 그러자 주변에서 묘아를 지키고 있던 부하들이 모두 눈살을 찌푸렸다. “우리가 지금 농담하는 것처럼 보여?” 묘아가 반항하자 부하들은 모두 흉악한 표정으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쾅- 바로 이때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고 벚꽃 룸살롱 전체가 흔들렸다. 순간 방 안에서 분위기를 한껏 즐기던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무슨 일이야?” 그리고 옆에 있던 여인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바깥은 마치 수류탄의 공격을 받은 것처럼 바닥이 움푹 파여 버렸고 묘아는 자신의 두 손을 비비며 바깥으로 나가고 있었다. 묘아의 뒤로는 그를 지키던 모든 사람들이 뒤죽박죽이 되어 쓰러져 있었는데 그 광경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사실 이것은 수류탄의 공격을 받은 것이
묘아가 긴 숨을 들이쉬었다. 이때 나막신을 신은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네가 내력을 수련한 자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니 아마 일반적인 총으로는 너에게 작은 상처조차 내지 못하겠지.” “그런데 RPG는 좀 다르지 않겠어?” 말이 떨어지자마자 묘아는 다른 한 쪽에서 이미 누군가 RPG를 들고 자신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화경의 고수는 RPG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나 실제로 그 공격을 경험해본 적이 없던 묘아는 만약 이 RPG란 폭탄의 공격을 맞으면 죽진 않아도 최소한 온몸의 껍질이 벗겨질 거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묘아는 화경의 고수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전투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도굴꾼에 불과했다. 때문에 그는 폭탄 앞에서 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젠장! 동영 쪽의 지하 세력들은 원래 다 이렇게 거친 거야?” 당황한 묘아가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택시 한 대가 갑자기 거리 저쪽에서 멈추더니 하천이 검은 상자를 들고 차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이곳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하천은 미간을 찌푸렸다. “젠장! 이게 다 뭔데!” 하천은 어이가 없었지만 묘아를 구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수많은 총구가 묘아를 겨누고 있는 상황에 하천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며 그들의 옆을 휩쓸고 지나갔다. 삽시간에 이 거리의 모든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명치가 쑤셔왔고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손에 쥐고 있던 총을 바닥에 떨어뜨리기까지 했다. “누구냐?” 나막신을 신은 남자가 힘겹게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하천이 유유히 다가오고 있었다. “하, 하천 궁주님!” 나막신을 남자가 갑자기 하천의 이름을 불렀다. 순간 하천은 멍했고 묘아 또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날 알아?” 하천이 물었다. “제가 무곤입니다.” “네가?” 하천은 자신의 손으로 이마를 힘껏 두드렸다. 이 녀석이 바로 좌룡이 동영에 도착하면 연락하라던 그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하천은 얼른 내뿜고 있던 기운
무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서 하천에게 닌자 대회에 대해 소개했다. 그리고 점심쯤 되었을 때 하천 일행은 명고시에 도착하게 되었다. 닌자 대회의 시작은 저녁 6시이며 장소는 명고시의 한 고풍스러운 장원 안이었다. 그리하여 하천 일행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은 뒤 한 호텔을 찾아 몇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5시경에 다시 차를 타고 그 장원으로 향했다. 장원 입구에서는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이 장원 안에 들어가려면 초대장이 반드시 필요했다. 무곤은 세 장의 초대장을 경비원에게 주고는 순조롭게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장원 안에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는데 그들의 옷차림은 다들 아주 기괴했다. 마스크를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도 있었고 등에 무사도를 멘 사람도 있었으며 웃통을 깐 몸에 여러 가지 이상한 문신은 한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보라색 동공을 가진 사람도 있었는데 이건 한눈에 봐도 렌즈를 낀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은 대부분 닌자의 모습으로 자신을 꾸몄는데 하천은 이 광경에 매우 실망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진정한 닌자는 자신이 닌자라는 신분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천 일행은 장원을 한 바퀴 돌고 나서 한 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곳에는 링이 하나 놓여 있었는데 이 링 옆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회가 곧 시작됩니다.” 무곤이 말했다.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주최 측이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하게 될 겁니다. 바로 저 빨간 양복을 입은 사람 말입니다.” 무곤이 말하면서 저쪽 멀지 않은 곳에 스물 대여섯 되어 보이는 빨간 양복을 입은 한 청년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자는 석향이란 자인데 이곳 동영의 거대한 산업인 풍본 그룹의 핵심 자제입니다.” “풍본 그룹?” 이 이름을 들은 하천은 흠칫 놀랐다. 왜냐하면 하천은 지난번 동영에 왔을 때 천왕궁이 풍본 그룹과 업무상의 합작을 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하기 때문이었다. 하천의 이 반응에 무곤이 말했
엄청난 압박감이 엄습하자 이 노인은 온몸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때 하천은 한 손가락으로 노인의 이마를 짚었다. 그러자 하천의 진기가 노인의 몸에서 터지며 그의 옷을 전부 날려버렸고 순식간에 노인은 알몸으로 하천 앞에 서게 되었다. 노인은 매우 당황했고 주위에 있던 여성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매화 문신이 없잖아.” 순간 하천은 매우 실망하여 손가락을 거두었다. 이 충격적인 상황에 노인은 넋을 잃고 제자리에 굳어버렸고 주위의 구경꾼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하여 하천 쪽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렇게 사람을 모욕하다니!” 그런데 바로 이때 어딘가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뜻밖에도 이번 닌자 대회를 주최한 석향이었다. 석향이 손을 번쩍 쳐들자 주변에서는 갑자기 흙이 솟아올랐고 즉시 노인의 온몸을 감쌌다. 동시에 석향도 순식간에 하천의 앞으로 이동했다. “토계의 인술이야.” 석향이 흙을 마음대로 컨트롤하는 모습에 흥미를 잃었던 하천의 두 눈은 또다시 밝아졌다. 이때 땅속에서는 갑자기 진흙들이 솟아올라 검을 형성했고 바로 석향의 손에 잡혔다. “네가 동영의 인술을 짓밟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말이 끝나자 석향은 손에 진흙검을 들고 하천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하천은 여전히 가볍게 손가락을 들어올리더니 그 진흙검의 칼날을 터치했고 순식간에 진흙검은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강하군.”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석향은 재빨리 물러서려 했지만 이미 몸은 통제되지 않았다. 이때 갑자기 한 줄기의 회오리 바람이 석향의 팔을 따라 휩쓸었고 그의 빨간색 양복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리고 석향의 가슴에는 검붉은 매화의 문신이 나타났다. “매화 닌자!” 하천은 즉시 공격을 멈췄고 석향에게 물었다. “네 몸에 매화 문신이 있는 것으로 봐서 넌 매화 닌자라는 말이겠지? 어느 문파에서 온 것인지 말하거라.” 석향은 하천의 어마어마한 실력에 확실히 놀랐다. 석향은 그동안 줄곧 자신의 인술이 천하 무적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