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은 청룡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용조에 들어오기까지 했는데, 아직도 쪼잔하게 이럴 겁니까? 청룡 씨가 시킨 음식을 한 번 보세요. 배가 아니라 기가 찰 음식들입니다.”하여 하천은 다시 메뉴를 들고 고기 요리로 주문하고 청룡을 보며 입을 삐죽거렸다.“청룡 씨가 사세요.”“허허…….”하천 얼굴의 근육이 가볍게 경련을 일으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술과 안주가 술상에 잇따라 올라왔고 두 사람은 잔을 기울였다.“근데 용조에서 언제 장원 오삼갑 씨와 연락이 닿은 겁니까? 오삼갑 씨가 성경으로 와서 뭐 좀 도와달라고 저한테 부탁하기는 했는데,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청룡 씨, 요즘 성경에서 뭘 하고 다닙니까?”“저보고 이쪽으로 와서 직접 용조와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그럼, 용조가 한창 바삐 돌고 있는 일이 오삽갑 씨가 저에게 부탁할 그일지도 모릅니다.”청룡은 술잔을 내려놓고 다소 놀라워하며 하천을 바라보았다.“네가 말하고 있는 그 오삼갑은 설마 전설 속에 살아 있는 선대 왕조 마지막 무장원을 가리키는 거야?”“네. 근데 왜 그렇게 놀라시는 겁니까?”청룡은 허벅지를 두드리며 말했다.“난 용조에서 오삼갑에게 연락했다는 것도 모른다.”“모른다고요?”“응. 어차피 난 몰라.”청룡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내가 급이 너무 낮아서 모를 수도 있어. 군왕끼리 연락했을 수도 있지만,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건지 나도 몰라.”“청룡 씨도 그들이 뭘 하려는지 모릅니까?”하천은 다소 의아해했다.“그럼, 그동안 여기서 뭘 한 겁니까?”청룡은 다시 술 한 잔을 가득 따르며 말했다.“실종 사건 조사 중이었어.”“네?”“실종 사건 조사 중이었다고.”청룡은 좀 더 무거운 말투로 똑같은 답을 했다.하천은 멍하기 그지없었다.“용조에서 언제 그런 거까지 신경 썼습니까? 실종 사건은 경찰에게 맡겨야 하지 않습니까?”그러나 청룡은 매우 엄숙하게 말했다.“아니, 이번 실종 사건은 일반적인 실종 사건과 달라.”청룡이 갑자기 엄숙해지자 하천
하천의 말에 청룡은 놀라워했다.“백리도 성경으로 조사하러 온다고? 누가 보냈어?”“오삼갑 선배일 것입니다. 백리와 함께 도광검치를 경험했고 그곳에서 칼 한 자루와 검 한 자루를 얻었는데 그 칼의 사성을 오삼갑 선배께서 가져가셨습니다. 우리가 반신이 돼야 칼을 돌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하지만 이번에 성경 쪽 일로 오삼갑 선배는 미리 도검을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교환 조건은 성경에 오라는 것이었고 전 이미 왔고 백리도 전에 오겠다고 했었습니다.”청룡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도 그 백리도 모두 요물이다. 요물은 보통 끼리끼리 모여 다니는 법이지.”하천은 순간 멍해지며 무수한 의문이 들었다.‘뭐?’“난 백리도 성경으로 올 줄 몰랐어. 근데 온다고 했으니까 여기 오면 널 찾아오지 않겠어?”“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하천은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만약 백리가 와서 도울 수 있다면 아마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두부 방향으로 걸어갔다.나두족, 선대 왕조, 백 년 전에 이 가문은 천하에서 절대적으로 횡행하는 존재였다.그러나 후에 선대 왕조의 전멸로 인해 원래의 각 황족, 왕족도 연이어 역사 무대에서 물러나거나 심지어 사라졌지만, 나두족은 아직 살아있다.지금 백여 년이 지났는데, 나두족은 줄곧 성경 이쪽에 도사리고 있다.이곳은 선대 왕조가 관문에 들어가기 전의 도성으로서 멸망한 후 이전의 일부 팔기 자제들도 결국 이곳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나두족은 이 백 년의 풍파를 거쳐 이미 고무계에서 세력이 적지 않은 가문으로 되였다. 그들의 에너지로 말한다면, 아마 9대 고무 세가에 불과할 것이다.이치대로 말하자면, 이렇게 강대한 가문의 가주는 갓 태어난 자기 아들을 손쉽게 지킬 수 있어야 한다.하지만 이것으로 나두영웅이 무능하다고 탓할 수 없다.단지 나두걸을 납치하러 온 사람들이 정말 너무 강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나두부 대문 앞에는 키가 큰 시위자들이 지키고 있는데,
우아현은 문득 하천 쪽을 노려보았다.눈빛은 적개심으로 가득 찼고 이내 품속의 베개를 힘껏 껴안으며 온몸은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그러고 나서 연신 비명을 질렀다.“꺼져! 꺼져! 내 아들 건드리지 말고 빨리 꺼져.”이에 하천은 급히 손을 움츠렸다.나두영웅은 상황을 보고 급히 앞으로 나가 우아현을 껴안고 말했다.“부인,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분은 제가 모셔온 의사입니다. 부인께서 많이 아프…….”“당장 쫓아내세요. 우리 아들 빼앗으러 온 거예요. 저 아픈 곳도 없고 의사도 필요 없어요.”그러자 나두영웅은 말머리를 돌렸다.“네네, 맞아요. 부인께서 아픈 곳이 없다는 거 알고 있어요. 근데 우리 아기 모유 수유도 해야 하는데, 부인께서 모유가 나오지 않고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전문의를 모셔 왔어요. 우리 아기 그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해 야윈 거 좀 보세요.”“전문의요?”우아현의 격동된 감정은 점차 안정되었고 자기 품속의 베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우리 두걸이 살도 다 빠지고 말이 아니에요.”“맞아요. 살이 너무 빠지고 말도 별로 하지 않고 울지도 웃지도 않아요. 서방님, 어떡해요?”“그러니 젖을 더 많이 먹여줘야 해요.”나두영웅이 말했다.“맞아요…… 젖을 많이 먹어야 하는데, 안 나와요…….”“그래서 전문의를 모셔 왔잖아요. 이분께 잠시만 보여주면 모유 수유할 수 있을 거예요.”“그러네요. 서방님 말이 맞아요.”말하면서 나두영웅은 우아현의 품에 든 베개를 안으며 말했다.“걸이는 내가 안고 나가서 햇볕이나 좀 쬐고 있을게요. 부인은 이분 말씀대로 하세요. 모두 우리 걸이를 위한 일이니 힘들어도 좀 만 참으세요.”“네.”이 순간, 우아현은 유난히 말을 듣기 시작했다.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옆의 있던 하천과 청룡은 멍해졌다.기세등등한 나두영웅이 아내를 설득하는 방법이 다소 의외였다.하지만 똑똑한 사람이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나두영웅은 베개를 안고 청룡과 함께 다락방을 떠나 밖으로 나왔다.품에 든 베개를 보고 나두영웅은
“그날 감시 카메라 봤어요?”하천이 청룡에게 물었다.그러자 청룡은 고개를 끄덕였다.“봤어. 여러 번 봤는데,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어.”“네.”청룡이 이렇게 말하자, 하천은 순간 자신을 잃고 말았다.청룡의 업무 실력은 하천보다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감시 카메라 통제실에서 하인은 그날의 영상을 돌려냈다.나두족의 감시 카메라는 무서울 정도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그날의 영상만 보았을 뿐인데,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만 같았다.우아현이 아기를 낳는 장면까지 생생하게 기록되었는데, 물론 감시 카메라에 잡힌 것이 아니라 나두영웅이 이 순간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전용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한 달 전의 성경은 아직 지금처럼 이렇게 춥지 않았다. 시간은 저녁 무렵이고 해가 뉘엿뉘엿 질 때, 형언할 수 없는 황홀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다.해가 점점 지고 하늘도 어느새 어두워졌다.청룡과 하천은 눈이 빠지게 감시 카메라를 내내 보고 있었다.그렇게 좀 지나자 문뜩 청룡이 입을 열었다.“하천, 앞으로 믿어지지 않는 장면을 보게 될 거야.”“무슨 뜻이에요?”청룡은 진지하게 대답했다.“나두영웅의 아기가 곧 세상에 태어나거든.”이러한 답에 하천은 마냥 어이가 없었다.“그거 보려고 온 거 아니에요? 아기가 태어나는 건 다 똑같은데, 나두영웅 아기라고 해서 뭐가 틀려요?”그러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천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떨리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대박!”하천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지금껏 살면서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어둠에 잠겼던 나두족의 상공에 갑자기 금빛으로 된 구름이 미친 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구름 모양은 매우 특이한 것이 마치 금용과 같았다.용운에서 금빛이 쏟아져 나두부 전체를 뒤덮었다.매우 신기해 보이는 광경이고 언뜻 보면 너무 환상적이라 거짓으로 구성해 낸 것 같기도 하다.그러나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보면 극히 정상적인 자연 광경인 것 같기도 하다.
이때 또 다른 괴한이 뛰어들어 우아현이 출산하던 방으로 향했다.방안에는 온몸이 허약해져 힘없이 누워있는 우아현과 인형보다 예쁜 아기가 누워있었는데, 그 아기가 바로 나두걸이다.“사모님, 축하드립니다. 건장한 아들을 보셨습니다.”출산을 도와주던 하인이 기뻐하며 우아현에게 아들을 낳았다고 알려주었다.침대에 누워 있던 우아현의 피로한 얼굴에 웃음이 만발했다.그러나 바로 이때 방문이 확 밀리면서, 복면을 한 괴한들이 뛰어들었다.“누구세요?”하인은 놀라 비명을 질렀지만 상대방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하인의 머리를 단칼에 베었다.“아…….”침대에 누워 있던 우아현은 비명을 지르며 본능적으로 아이를 감쌌다.그러나 갓 아이를 낳은 약한 여자가 그들의 적수가 될 리가 없다.그 중 한 사람은 달려들어 갓 태어난 나두걸을 강제로 품에 안고 몸을 돌려 떠났다.우아현은 미친 듯이 침대에서 굴러 내려왔다.조금 전에 아이를 낳고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아기가 갑자기 잡혀가니 어머니로서 어디선가 힘이 불끈 솟아올랐다.우아현은 미친 듯이 쫓아갔지만, 괴한은 발로 걷어차 버렸다.그 발깃질에 우아현은 피를 토하면서도 필사적으로 입구 쪽으로 기어갔다.하지만 결국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바깥의 정원에서 나두영웅은 괴한에게 큰 타격을 입어 뒤로 날아가 버렸고 다시는 반격할 힘이 없었다.일행은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 뿔뿔이 흩어졌다.여기까지 보게 되자 하천은 침묵에 빠졌고 청룡도 안색이 굳어졌다.이 영상을 볼 때마다 청룡의 반응은 지금과 비슷했다.“저 사람 보통 화경 고수가 아닌 거 같습니다.”한참이 지나서야 하천은 중얼중얼 이런 말을 내뱉었다.그러자 청룡이 그에게 물었다.“너도 화경에 들어섰는데, 상대해 볼 만할 거 같아?”하천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우열을 가려야 한다면, 싸우는 방법밖에 없는데, 지금 저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찾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근데 뭔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하
옆에 있던 청룡이 급히 입을 열었다.“저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삼도 씨가 파견되어 오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만약 불만이 있으면 군왕을 찾아서 넋두리하세요.”“배부른 소리 하지 마시죠.”호삼도는 청룡을 노려보며 말했는데, 다들 웃음이 터졌다.“마침 잘 왔어요. 고기도 거의 익어가는 데, 술 좀 가지고 올게요. 하천 씨도 거의 일년 만에 보는 것 같은데, 밤새도록 마셔요.”“하하, 좋아요!”하천이 원하든 바였다.솔직히 이 쇠고기 향기를 맡게 되는 순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호삼도는 쇠고기를 접시에 썰어 식탁에 올린 다음 또 술도 가져왔다.세 사람은 정원의 돌상 위에서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성경은 드넓은 초원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이곳의 소와 양은 모두 매우 정통적이며 육질이 신선할 뿐만 아니라 씹는 맛도 일품이다.그들은 고기도 술도 실컷 맛보다가 술이 좀 들어갔을 때,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청룡 씨, 오늘 하천 씨 데리고 나두부에 갔습니까?”호삼도는 청룡과 잔을 부딪치며 물었다.“네.”청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가서 상황도 알아보고, 한 달 전 너두걸이 납치되던 때의 감시 카메라도 돌려 보았습니다.”그러자 호삼도는 다시 하천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그 동영상에서 발견한 건 없습니까?”“특별히 발견한 건 없습니다.”하천은 고개를 저었다.“까다로운 일이고 지금까지 실마리 하나 없습니다.”그러자 호삼도가 말했다.“이런 사건 수사는 우린 전문 분야가 아니지만, 얼마 전에 성경 회색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친구를 좀 알게 됐습니다.”호삼도는 아주 강한 사교 능력을 갖추고 있다.어디에 있든지 친구가 있고 하천과 천룡도 이 부분을 직접 느껴본 적이 있다.“뭐가 나왔습니까?”“현재로서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호삼도가 대답했다.“근데 이미 미리 얘기는 해 놓아서 실마리만 잡히면 연락이 올 겁니다.”“그럼 천천히 기다릴 수밖에 없겠습니다.”세 사람은 한바탕 토론했지만,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다.
휴-하얀 검망이 정면으로 튀어나와 라마가 뿜어낸 강력한 기운에 그대로 부딪혔다.결국 칼날은 라마의 심장 앞으로 이르고 말았다.“우우우!”늙은 라마는 괴로움에 얼굴이 험상궂게 되어 양손으로 백리의 검을 막으려 했다.그러나 사납게 날아오는 칼에 늙은 라마는 마치 질주하는 기차와 직면하는 듯했다.쾅-결국 라마는 백리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고 검은 라마의 몸을 관통해 뒤에 있는 불전의 대문까지 산산조각 냈다.늙은 라마는 무릎을 꿇고 죽었지만, 백리는 라마를 한 번도 보지 않고 검을 들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주위에서 더 많은 라마가 뛰쳐나왔는데, 이러한 광경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보물을 빼앗으러 온 나쁜 사람입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아직 살아있지만 중상을 입은 라마가 큰 소리로 외쳤다.그리고 다른 라마는 모든 것을 돌보지 않고 백리의 앞을 막았다.“저는 본래 손에 피를 묻힐 마음이 없었는데,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고 있으니 저도 별수 없게 되었습니다.”“이왕 막으려고 하는 바에야 죽이는 것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백리의 말이 떨어지자, 그는 손에 흰색 장검을 다시 휘두르며 불탑 앞까지 죽이면서 왔다.불탑 주위에서 또 라마가 뛰쳐나왔지만 방금 결과와 마찬가지로 죽음이 전부였다.모두 흰색 장검을 휘두르는 백리의 손에 힘없이 죽게 되었다.백리는 그렇게 불탑 문 앞까지 칼을 휘두르며 왔다.“날뛰지 마세요.”불탑에는 몇명의 연세가 많은 라마가 뛰쳐나왔는데, 그중에는 방금 광장에 보였던 그 사람도 있다.백리는 걸음을 멈추고 길을 막은 네 명의 늙은 라마를 힐끗 쳐다보았다.이번에 그는 더 이상 라마에게 물러나라는 말을 하지 않고 단호하게 손에 든 흰색 장검을 들어 올렸다.사 대 일이지만 백리는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한 방에 한 늙은 라마의 가슴을 관통했고 그러고 나서 다른 한 라마의 팔을 잘라버렸다.일 분도 되지 않는 사이에 4명의 라마는 그렇게 백리의 검에 죽었다.이 순간, 거대한 불사에는 더 이상 감히 앞으로 나가 백리
헉헉-백리는 또 연속 여러 차례 검으로 이 괴한의 몸을 베었다.여전히 아까와 마찬가지로 검이 아무리 깊이 들어가도 혈이 흘러나오는 것을 볼 수 없었다.상대방의 힘과 속도는 조금도 이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라 시체와 같았다.백리는 다소 어리둥절했다. 바로 이 순간, 괴한은 손에 든 긴 칼로 백리의 손에 든 장검을 흔들어 주먹으로 백리의 가슴을 내리쳤다.백리는 그 주먹에 날아가 버리고 가슴이 아파지더니 갑자기 피를 토해냈다.그러나 사실 이때 괴한의 몸은 이미 십여 개의 상처가 베였지만, 그는 여전히 매우 포악하여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인검.”백리는 온몸의 힘을 다해 백 검 위에 기운을 모았다.백검은 순간 끝없는 굉음을 내며 검의 억새가 휩쓸어 땅에 깊은 균열까지 생겼다.그 괴한은 백리의 검을 마주하고도 여전히 피하지 않았다.결국 검은 그의 몸에 입고 있는 장군의 갑옷을 전부 베어 속살을 드러냈다.갑옷 안에는 보통 사람과 같지 않은 근육이 보였는데, 검고 그을린 피부가 이상해 보였다.백리의 공격을 당하자 괴한은 줄곧 물러서다가 결국 제자리에 굳어지고 말았다.하지만 사라지지는 않았고 반응이 많이 둔해졌으며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은 것 같았다.주위 다른 사람들도 이를 보고 백리를 바라보았다.검은색 가면 아래에 숨겨진 그들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반응을 보면 이 사람들은 백리가 휘두른 검에 충격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백리는 틈을 타서 몸을 구부려 한쪽으로 걸어가 땅에 있는 항아리를 주워 떠나려 했다.그러나 바로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광풍이 불어왔다.“X신들.”그것은 마치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듯한 괴로울 정도로 날카로운 소리였다.이 소리를 듣고 그 괴한을 포함해 모두 무릎을 꿇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백리는 마치 한 줄기 그림자가 엄습하는 것을 본 것 같지만, 상대방의 속도는 너무 빠르고 야심한 밤이라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도 되지 않았다.하지만 산에 몸이 짓누르기라도 한 듯이 강한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