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가 말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죠.” “당시 우리 천왕궁이 처음 설립될 때에는 빈털터리에 아무것도 없었지만 여전히 범속 도시의 정상에 올랐고, 현재는 범속 초월의 조직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천왕궁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고, 인원도 그때보다 훨씬 많이 늘었으니 조건은 처음보다 많이 나은 셈입니다.” “네 말이 맞다.” 하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왕궁이 고대 무림계에 막 들어선 지금은 우리가 해외에서 금방 시작할 때의 상황과 비슷하다. 그러나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좋아졌고.”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상대할 조직들은 다크 토템 같은 세력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엄청난 조직들이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난 천왕궁이 고대 무림계에 발을 붙이는 건 물론이고, 세계 정상으로 철저히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에 우리 천왕궁이 해외에서 제2의 세계와 쉴드에게 쫓겨났고, H국으로 복귀하는 것조차 육선문, 용조 그리고 고대 무림계의 세가의 동의를 거쳤지만,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앞으로 천왕궁이 세계 어디를 가든지 당당히 자리 잡는 것이다.” 이 말에 현장에 있던 각 천왕들과 대장들의 눈시울은 점차 붉어지기 시작했고, 마음속에는 열정이 들끓고 있었다. 이때 조경운이 말했다. “오늘날 우리 천왕궁의 실력은 전체 H국 고대 무림계에서도 약한 편은 아닙니다. 게다가 형님은 이미 화경의 경지에 들어섰고, 이 화경의 강자는 H국 고대 무림계든 해외 제2의 세계든 모두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강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조직에 일단 화경이 있게 되면, 조직의 전반적인 지위로 높이 상승하고요.” 하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화경은 확실히 고대 무림계에서 매우 중요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건 나 혼자만 화경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말하면서 하천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너희들은 모두 천왕궁의
백의 남자가 말했다. “너희 궁주에게 가서 친구가 왔다고 전해라.” “하천 궁주님의 친구?” 비록 백의 남자는 자신을 하천의 친구라고 소개했지만, 천왕궁의 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때 하천에게 상황을 알리러 갔던 부하는 하천과 한애 등 사람들과 함께 돌아오고 있었다. “아직 환용도에 들어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누가 찾아왔다고?” 한애가 말했다. 옆에 있던 하천도 매우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전에 헌원 삼살은 이 섬은 아주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누군가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만약 정말 누군가 찾아온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고대 무림계의 사람일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왕궁이 H국으로 돌아온 뒤, 아직 고대 무림계와는 아무런 접점도 없었는데 누가 찾아온 걸까?’ “설마 벌써 누가 시비를 걸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하천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일행은 빠른 걸음으로 이쪽으로 도착했고, 저쪽 어선에 흰 옷을 입은 남자를 본 하천은 순간 마음이 놓였다. “백의 형님.” 하천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소리쳤고, 옆에 있던 한애와 엄여수 등은 어리둥절했다. “형님, 아는 분이세요?” “지난번 H국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인데, 친구라고 할 수 있어.” “오, 그럼 소란 피우러 온 사람은 아니군요.” 이때 한애와 엄여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천 일행이 오는 것을 보고, 또 다른 천왕궁 부하가 달려와 말했다. “궁주님, 저 사람이 궁주님을 뵈러 왔다고 합니다. 우리 천왕궁에 줄 물건이 있다면서요.” “알겠다.” 하천은 말하면서 백의 남자 곁으로 걸어갔다. “백의 형님, 어떻게 여길 찾아오신 겁니까? 얼른 섬으로 올라오세요.” 하지만 갑판 위의 백의 남자는 배에서 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한쪽으로 걸어가더니 뗏목 하나를 강에 내려놓았고, 훌쩍 뛰어올라 그 뗏목에 안착했다. “난 섬으로 들어가진 않을 거야. 그리고 배의 물건은 내가 성회에서 특별히 너를
하천이 대답했다. “성회는 바로 전에 아수라가 있던 조직이다. 지난번 나와 백의 형님이 도관검치묘에서 성회의 부하와 우두머리를 해치웠었지.” “난 우리가 성회의 성주를 해치운 뒤, 이 일이 일단락되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뜻밖에도 이 백의 형님이 전체 성회를 멸망시킬 줄이야.” 하천은 배에 가득 찬 물건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마음속으로 백의 남자를 감탄했다. 비록 백의 남자는 과묵하고 자신의 감정도 잘 표현하진 않았지만, 오늘 그가 천왕궁을 위해 한 일에서 그가 하천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백의 남자는 지금 하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아주 잘 파악하고 있었다. 오늘 백의 남자가 한 이 모든 일은, 천왕궁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인 행운이었다. “저 사람 이름은 뭡니까?” 한애가 물었다. 그러자 하천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난 아직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가 백우상과 연관이 있다는 건 확신할 수 있다.” “자, 얼른 사람들을 불러 이 물건들을 섬에 옮긴 뒤, 각자의 수요에 따라 분배하거라. 이것들은 천왕궁의 보물들이다.” “네, 알겠습니다.” 한애와 엄여수는 이 배의 물건들을 배치하기 시작했고, 하천은 곧장 백우상에게 달려가 자초지종을 묻고 싶었다. 사실 방금 하천과 한애가 배 쪽으로 향했을 때, 백우상과 조경운도 따라 나왔지만 멀리서 백의 남자를 본 백우상은 더 이상 가까이 가지 않았다. 그냥 조경운과 함께 멀리서 바라만 볼 뿐이었다. “어떻게 저 사람일 수 있어.” 멀리서 백의 남자를 본 백우상은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이건 혹시 운명일 지도 몰라. 난 가끔은 우리가 무언가에 조종당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니까. 마치 정말 운명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야.” 조경운은 백우상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가서 만나지 그랬어?” “그럴 필요 없어.” 백우상은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네가 말했듯이 이 모든 것이 운명이라면, 분명
하천이 말했다. “너의 아버지는 어떻게 모함을 당했고, 또 누구에게 모함을 당한 거냐?”그러자 백우상이 말했다. “그 당시 난 겨우 6살이었고, 누가 나의 아버지를 모함한 건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하지만 당시 할아버지는 아버지의 방에서 할아버지의 이름이 쓰여 있고, 바늘이 잔뜩 꽂여있는 저주 인형을 발견하셨어.” “그래서 가문에는 가주가 되고 싶은 나의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빨리 죽게 하려고, 저주 인형으로 저주한 거라고 했지. 할아버지는 이 일 때문에 우리 가족을 내쫓은 거고.” 하천은 약간 충격을 받은 듯 말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그런 미신을 믿는단 말이야?” “그건 미신이 아닙니다.” 옆에 있던 조경운이 갑자기 끼어들었다.“형님은 현학에 대해 잘 모르시겠지만, 현학에는 바늘로 인형을 찌르면 사람을 저주할 수 있다는 것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범속 도시에서는 설득력 없을지 모르지만, 고대 무림계에서 이 저주술은 매우 흔하고요.”“특히 100년 넘은 고대 무림계의 세가에서 이 저주술은 절대적인 금기입니다. 그래서 당시 우상의 아버지는 금기를 깨고 이 저주술을 썼다는 모함을 받는 거고요.” 하천은 조경운의 말 중에서 여러 정보를 알게 되었지만, 그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고대 무림계의 세가라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우상, 너의 집안이 H국 고대 무림계의 세가 중 하나란 말이야?” “맞아.” 백우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H국 백씨 가문은 고대 무림계의 세가 중 하나야. 비록 난 우리 가문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H국 고대 무림계에서는 확실히 대단한 가문이야.” 하천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는데, 천왕궁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신분을 가진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모양이다. 이때 하천은 또 의문이 들었다. “그럼 어릴 때 고대 무림계의 세가에 살았는데, 넌 왜 전에 범속 초월의 내력을 조금도 수련하지 않은 거냐?” 백우상은 하천은 째리더니 말했다. “우리 가족이 가문에서 쫓겨났을 때 난 고작 6살이었는데, 배우긴 뭘 배
보물창고 앞에는 천왕궁의 정예가 전문적으로 지키고 있었는데, 이곳은 현재 천왕궁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 그리고 이곳을 지키는 책임자는 바로 쿠카였는데 이는 천왕궁 전쟁의 신이며, 심지어 그의 전투력은 5대 천왕 못지않았다. “형님.” 하천이 오는 것을 보고 덩치가 우람진 쿠카가 얼른 하천을 맞이했다. “날 보물창고에 데려다줘. 그 안에서 두 가지 물건을 고를 거야.” “네, 형님.” 쿠카는 몸을 돌려 보물창고의 문을 열었고,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형님, 전에 이곳의 물건들은 형님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하더니, 갑자기 무엇을 고르려는 겁니까?” 그러자 하천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다음 주에 나의 친구 두 명이 결혼하는데, 물건을 두 개 골라 선물을 하려고.” “그렇군요.” 쿠카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보물창고에 들어간 뒤 이렇게 말했다. “현재 저희는 백의 남자가 가져온 보물들을 각각 공법 창고, 병기 창고, 그리고 약재 창고로 분류해 뒀습니다.” “공법과 병기들은 태반 천왕궁 성원들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아직 약재들은 그것들의 효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에 감히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형님은 어떤 것을 고르고 싶습니까?” 하천은 이 세 개로 분류된 보물창고를 보더니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성회에는 보물이 도대체 얼마나 많았던 거야! 이제는 모두 천왕궁의 것들이 되었지만 말이야.” 하천은 먼저 공법 창고로 가보았지만 오적에게 적합한 공법은 발견하지 못했고, 애초부터 공법을 오적에게 선물할 생각은 없었다. 필경 아직 장원부에는 늙은 장원인 오삼갑이 살아 있기에, 공법을 선물하는 것은 오삼갑을 무시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 후, 하천은 무기고에 도착했고, 앞에 있는 3단 막대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하천은 오적의 무기가 바로 삼절곤이며, 제일곤이라고도 부르던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의 제일곤은 특별할 것 없는 아주 평범한 무기였다. 하천은 그 삼절곤이 첫눈에 마음에 들었고, 손에 들어
하지만 하천은 결국 실망하고 말았다. 처음 장원부에 온 날부터 이튿날 원지영과 오적의 결혼식에 이르기까지 하천은 오삼갑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아마 오삼갑 이 노인은 이미 세속적인 것들을 포기하고 사는 사람이었기에, 손주의 결혼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장원루에만 있는 것 같았다. 전체 결혼식은 성대한 전통 혼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그리고 오적과 원지영은 두 손을 꼭 잡은 채 결혼식을 무사히 마쳤다. 하객들은 전부 이 둘의 결혼을 축복하고 있었고, 하천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결혼식에서 오삼갑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하천의 마음은 여전히 매우 기뻤다. 이날, 하천은 많은 사람들과 술을 마셨는데, 그중에는 아버지 하준용과 조주의 천둥신, 그리고 오진욱 등이 있었다.이들은 전부 전에 하천과 생사를 넘나들었던 사람들이지만, 그 후 하천이 황족을 접하기 시작하면서 이들과는 이미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러므로 오랜만에 만난 이들은 술을 진탕 마시기 시작했다.한 무리의 사람들은 점심부터 저녁까지 술을 끊임없이 마셨다. 결국 모든 사람들은 오반걸에 의해 인사불성이 되었고, 하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저녁, 하천 일가는 장원부의 한 별원에서 묵게 되었다. 주가을은 처음에는 술에 취한 하천을 돌보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하영이를 재우러 다른 방으로 향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하천은 한밤중까지 잠만 잤다. 바로 이때 굳게 닫혀 있던 방문이 갑자기 열렸는데, 문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대에 누워 쿨쿨 잠을 자던 하천이 순간 벌떡 일어나 앉았고, 그는 심장이 벌렁거렸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미친 듯이 뛰던 하천의 심장은 안정되었고, 무의식적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 장원부 안에는 모두 가로등들이 설치되어 있어 밤이 되어도 너무 어둡지는 않았다. 방문은 크게 열려 있었지만, 밖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 만약 일반인이었다면 문을 닫고 돌아와 다시 잤을 수도 있겠지만, 이때 하천의 마음속에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느낌은
이전에 하천은 청룡이 그동안 성경 쪽 일 때문에 바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후에는 헌원 삼살과 백리가 성경을 언급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동안 이 성경이란 곳은 하천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지금 오삼갑까지 성경을 언급하다니, 하천의 궁금증은 점점 더 커져갔다. “오삼갑 선배님, 제가 성경에 가서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하천이 물었다. “내 지난 일을 처리해 주면 된다.” 오삼갑이 대답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죠?” 그러자 오삼갑이 말했다. “지난 일이니 더 이상 언급하지 말거라.” 하천은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때 오삼갑은 기침을 몇 번 했는데,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가 이렇게 많은 노인이 늦게까지도 잠을 자지 않았으니 충분히 불편할 만했다. 하천은 이곳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끌고 싶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오삼갑의 태도를 보아하니 설명해 줄 것 같지도 않았기에, 하천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오삼갑 선배님, 제가 성경으로 가서 이 일을 도와드리면 저에게 천궐도를 주시는 겁니까?” “그렇다.” 오삼갑이 고개를 끄덕였다. “갈지 안 갈지는 네가 결정하거라.” “그럼 만일 제가 가지 않으면요?” “만약 네가 가지 않는다면, 네가 반신이 된 후 천궐도를 넘겨주는 거지.” 오삼갑은 또 두 번 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러나 하천, 반신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전체 H국을 놓고 보아도 반신은 몇 안 되니 말이다. 아마 네가 반신이 되었을 때는 지금 내 나이가 될 수도 있지.” “또한 이번에 성경으로 가는 건 너에게 있어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닐 거야. 지금 넌 이미 고대 무림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부와 명예는 위험에서 온다는 걸 알아야 해!” “부와 명예는 위험에서 온다라니!!!” 하천의 머릿속에는 오삼갑의 이 말이 끊임없이 맴돌았다. 그리고 순간, 하천은 무언가 깨달은 것 같았다. 100여 년이란 시간을 살아온 오삼갑은 비록
하천은 청룡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용조에 들어오기까지 했는데, 아직도 쪼잔하게 이럴 겁니까? 청룡 씨가 시킨 음식을 한 번 보세요. 배가 아니라 기가 찰 음식들입니다.”하여 하천은 다시 메뉴를 들고 고기 요리로 주문하고 청룡을 보며 입을 삐죽거렸다.“청룡 씨가 사세요.”“허허…….”하천 얼굴의 근육이 가볍게 경련을 일으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술과 안주가 술상에 잇따라 올라왔고 두 사람은 잔을 기울였다.“근데 용조에서 언제 장원 오삼갑 씨와 연락이 닿은 겁니까? 오삼갑 씨가 성경으로 와서 뭐 좀 도와달라고 저한테 부탁하기는 했는데,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청룡 씨, 요즘 성경에서 뭘 하고 다닙니까?”“저보고 이쪽으로 와서 직접 용조와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그럼, 용조가 한창 바삐 돌고 있는 일이 오삽갑 씨가 저에게 부탁할 그일지도 모릅니다.”청룡은 술잔을 내려놓고 다소 놀라워하며 하천을 바라보았다.“네가 말하고 있는 그 오삼갑은 설마 전설 속에 살아 있는 선대 왕조 마지막 무장원을 가리키는 거야?”“네. 근데 왜 그렇게 놀라시는 겁니까?”청룡은 허벅지를 두드리며 말했다.“난 용조에서 오삼갑에게 연락했다는 것도 모른다.”“모른다고요?”“응. 어차피 난 몰라.”청룡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내가 급이 너무 낮아서 모를 수도 있어. 군왕끼리 연락했을 수도 있지만,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건지 나도 몰라.”“청룡 씨도 그들이 뭘 하려는지 모릅니까?”하천은 다소 의아해했다.“그럼, 그동안 여기서 뭘 한 겁니까?”청룡은 다시 술 한 잔을 가득 따르며 말했다.“실종 사건 조사 중이었어.”“네?”“실종 사건 조사 중이었다고.”청룡은 좀 더 무거운 말투로 똑같은 답을 했다.하천은 멍하기 그지없었다.“용조에서 언제 그런 거까지 신경 썼습니까? 실종 사건은 경찰에게 맡겨야 하지 않습니까?”그러나 청룡은 매우 엄숙하게 말했다.“아니, 이번 실종 사건은 일반적인 실종 사건과 달라.”청룡이 갑자기 엄숙해지자 하천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