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도중에 주가을이 조금 피곤해하면 하천은 잠시 멈춰서 쉬거나 그녀를 업고 걸었다.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하천 일행이 드디어 철길 쪽에 도착했다.“기차가 오려면 아직 한 시간 반 정도 남았으니 여기서 잠시 쉬면 되겠네요.”돈키호테는 시간을 보며 말했다.“좋아.”하천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행은 바닥에 앉았는데, 수십 마일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이틀 연속 고기압에 시달린 탓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이곳은 태국 외곽의 도시로, 아무도 없었다. 주위엔 온통 황토 비탈길로, 식물 하나 보이지 않았다.이 노란 땅을 가로지르는 철도가 하나뿐이었고, 보기에 매우 황량했다.하천 일행 다섯 명은 이곳에 앉아 철길을 바라보며 석탄을 실어 나르는 기차가 이쪽으로 오기를 기다렸다.이때 하천은 엄여수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그곳의 상황을 물었다.엄여수의 상황도 하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어제 밤새 하수구에 숨어 지낸 엄여수가 더 심하다고 할 수도 있었다.오늘 아침 하수구에서 나왔을 때 엄여수의 몸은 거지나 다름없이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엄여수의 현재 위치는 청래에서 2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이었기 때문에 엄여수는 차를 타고 그곳으로 가야 했다.하천이 엄여수에게 연락했을 때 엄여수는 이미 검은색 차 하나를 빼앗아, 목적지까지 데려다 달라고 검은색 차량 운전자를 협박하고 있었다.태국 당지의 불법 차량은 보통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고, 납치는 물론이고 강간, 절도에 살인까지 스스럼없이 했다.하여 엄여수는 이런 차량을 강탈하는 데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일단 엄여수를 목적지에 도착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행방을 밝히지 못하도록 엄여수는 절대 살아서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다.엄여수 측의 사정을 파악한 하천은 마음속으로 그다지 걱정이 되지 않았다. 그도 천왕궁 남천왕인데 이 정도도 감당하지 못한다면 남천왕의 자리에 앉을 필요가 없었다.어느덧 오후 2시 반이 지나고, 햇볕이 내리쬐자 이곳은 다른 곳보다 훨씬 더웠다. 그의 옆에는 한애와
쾅-하천의 발아래에서 무거운 굉음이 울려 퍼지는 듯했고, 온몸이 튀어 오르는 순간 발아래에는 거대한 분화구까지 나타났다.이윽고 하천의 몸 전체가 공중으로 솟아오르더니 순식간에 열차의 마지막 칸을 향해 질주했다.그 순간 주가을은 마치 타임 터널을 통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눈은 뿌옇게 흐려지고 귀에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그 느낌은 마치 엄청나게 신나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꺄악!”심장이 견디기 힘들어서인지 주가을은 무의식적으로 소리쳤다. 그 순간 그녀는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는 것 같았고, 금방이라도 공중에서 떨어질 것만 같았다.긴장했지만 하천의 등에 엎드려 있으니 매우 든든한 느낌이었다.그러나 하천이 거리를 계산해서 움직였음에도, 순간 기차가 갑자기 가속했고, 원래 기차 위에 있어야 할 하천은 순간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보스.”객차에 타고 있던 한애 일행은 모두 식은땀을 흘렸고, 급한 마음에 하천은 기차 가장자리를 잡고 힘껏 밀어붙인 끝에 겨우 기차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후욱-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여전히 크게 들렸다.“아슬아슬했어.”하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주가을을 등 뒤에서 내려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여보, 괜찮아?”사실 주가을은 미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석탄 위에 앉은 후에야 이마에 식은땀 한 방울이 맺혔다.“우리 방금 떨어질 뻔했죠?”주가을은 정신을 차리고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형수님, 보스가 있는데 떨어지겠어요, 하하하.”그 옆에서 한애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한편 석탄을 실어 나르는 열차의 첫 번째 객차 안에서는 몇 명의 직원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이때 기관사가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더니 그의 눈가에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다.“방금 뭐 보지 않았어?”“뭘요?”다른 사람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기관사를 바라보고 있었다.기관사가 대답했다.“방금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 백미러를 통해 우리 뒤에 몇 사람이 우리 열차에 올라타고 있는
이 순간 모든 사람들은 약간 어수선함을 느꼈다. “설마 도중에 정말 누군가 우리의 기차에 올랐단 말인가?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젠장,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하천 일행은 이미 청래성 밖에 도착했는데 내비게이션에 따르면 그들은 청하촌에서 대략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바로 이때 하천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는데 엄여수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정말 딱 맞춰 전화 왔군.” 하천은 웃으며 수신 버튼을 눌렀다. “형님,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전화가 연결되자 엄여수가 물었다. “우리는 이미 청래성 쪽에 도착했다. 넌 어디냐?” “저도 청래에 도착했습니다.” 엄여수가 대답했다. “차를 한 대 탔는데 그 차의 흑심기사는 이미 제가 해결했습니다. 형님께서 위치를 보내주시면 지금 제가 모시러 가겠습니다.” “알겠다.” 엄여수가 흑심기사를 처리한 것에 대해서 하천은 더 묻지 않았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엄여수에게 위치를 보내주었다. 위치를 확인한 엄여수가 말했다. “저와 멀지 않은 곳에 있군요. 2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으니 그곳에서 잠시만 저를 기다려 주세요.” “알겠다.” 전화를 끊고 하천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달빛은 밝고 별은 드문 청래성 밖에는 아무도 드나들지 않았기에 하천 일행도 들킬까 걱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20분가량 지나자 너덜너덜해 보이는 승합차 한 대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차는 하천 일행의 앞에 멈춰 섰고 차문이 열리자 엄여수가 차에서 뛰어내렸다. “형님.” 내려오자마자 엄여수는 하천 일행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때의 엄여수는 이미 운치가 넘쳐나고 호방하던 남천왕이 아니었는데 그는 아주 퇴폐해 보이고 마치 정기도 많이 뽑힌 것 같았다. 심지어 그의 두 눈에는 핏발이 가득 차 있었어 눈동자도 움푹 들어가 있었다. 이때의 엄여수는 마치 좀비와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엄여수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하천 등 사람들의 마음도 아파왔다. 천왕궁의 남천왕으로서 옛날의 엄여수는 매우
하천 일행은 송청을 따라 청하촌으로 들어갔다. 이때는 이미 10시가 넘었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잠들었고 마을 전체는 매우 조용했다. 엄여수가 송청에게 연락할 때 마을 사람들에게 소문내지 말라고 전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엄여수와 하천 일행이 온 줄은 전혀 몰랐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송청의 집에 도착하자 40대 중반의 까무잡잡한 피부에 통통한 체구의 중년 여성이 푸짐한 밥상을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청년은 방에서 좋은 술을 한 병 꺼냈다. 이 청년이 바로 송도인데 이전에 도박장에서 엄여수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그는 이미 길거리에서 칼 맞아 죽었을 것이다. 하천 일행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중년 여자와 송도는 얼른 그들에게로 다가가 순박한 미소로 맞이했다. “엄여수 형님, 드디어 오셨군요. 얼른 들어와 앉으세요.” “음식은 저희가 이미 준비해 두었습니다. 시장하실 텐데 먼저 식사부터 하시지요.” “알겠습니다.” 엄여수 무리는 사양하지 않고 식탁에 앉았다. 음식은 매우 푸짐해 보였는데 엄여수 일행을 대접하기 위해 이 가족은 키우던 닭과 오리를 모두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식탁 위에는 바나나와 망고 등 열대과일과 막걸리도 한 항아리 놓여 있었다.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하천 일행은 물고기로 허기만 채웠을 뿐이고 엄여수는 아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지금 테이블의 좋은 술과 음식들을 보자 그들은 순간 허기짐이 확 올라왔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먹기 시작했고 그 큰 항아리의 막걸리도 절반이나 마셨다. 그리고 다 먹었을 때는 거의 한밤중이었다. 송청의 아내는 이미 하천 일행의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하천은 주가을을 먼저 들어가 쉬게 했고 그들은 밖에서 계속 술을 마셨다. 주가을은 이때 확실히 매우 피곤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들어가 잠을 잤다. 동시에 하천 일행이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고 송청 가족도 눈치껏 방에 들어가 자리를 비켜주었다. 마당에 앉아있던 하천 등 네 사람의 얼굴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일찍 천왕궁에서 겪었던 일들은 지금 겪은 것보다 훨씬 더 피비린내와 절망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궁지에서 벗어나 오늘날 해외 제1의 조직으로 발전했다. 형제들이 있는 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었다! 이튿날 이른 아침, 날이 밝기도 전에 한애와 철면은 청하촌을 떠나 상황을 알아보러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신분이 비교적 특수한 하천과 엄여수 등은 청하촌에 남아 소식을 기다렸다. 이와 동시에 모 씨 왕족 쪽 상황이었다. 이렇듯 큰 왕족의 장원은 이미 옛날의 그런 화사한 분위기는 사라져 온 장원은 암울한 분위기로 가득 찼고 비통과 절망의 기운이 전체 모 씨 왕족을 뒤덮었다. 모카는 줄곧 모 씨 왕족의 정신적 지주였지만 그가 없어진 지금 모 씨 왕족 전체는 마치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 이때 장원 내 한 홀에는 전체 모 씨 왕족의 고위층들이 모여있었는데 분위기는 침울하기 그지없었고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슬픔과 분노가 섞여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결국 60대 노인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이름은 모석이었는데 모카의 사촌이며 모 씨 왕족 쪽에서도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모석의 말에도 마찬가지로 분노가 가득했다. “감히 누가 우리 모 씨 왕족의 왕을 암살했단 말인가? 담도 크구나.” “엄여수입니다.” 모성이 가장 먼저 나서서 말했는데 말투에는 역시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염여수가 하천 등 사람들과 함께 킬러를 보내 저의 의부님을 죽인 것입니다. 그들 천왕궁이 우리 모 씨 왕족의 땅과 사업을 전부 삼키기 위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지요. 그들은 이미 오랫동안 이 일을 계획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말에 홀 전체는 발칵 뒤집혔다. 많은 사람들은 엄여수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필경 모 씨 왕족의 사위로 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고 이런 일을 꾸밀 이유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럴 리 없다.”모 씨 왕족의 한 고위층이 말했다. “엄여수는 이미 우
사진을 받은 모석의 얼굴은 순간 엄숙해졌다. 이 사진의 사람은 다른 이가 아닌 바로 하천 일행이 유혼 나나묘의 문 앞에서 한국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그 커플과의 사진이었다. “이건?” 모성이 설명했다. “제 의부는 바로 사진 속의 그 두 킬러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유혼 나나묘 앞에서 찍은 것인데 하천 일행은 아침 일찍이 그곳에서 킬러들과 만남을 가졌고요. 이 사진은 바로 그때 파파라치가 찍은 걸 저에게 보내준 것이고요.” “정말 그들이었어.” 순간 모석의 얼굴은 매우 흉악해졌다. 그는 손에 든 사진을 꽉 움켜쥐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리 모 씨 왕족의 모든 힘을 동원하여 태국 쪽에 있는 천왕궁의 모든 사업들을 무너뜨리라고 분부하거라.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하천과 엄여수 그 사람들을 내 앞에 잡아와야 한다. 반드시 모카왕의 복수를 할 것이다.” “그들의 머리를 뜯어 모카왕의 제사상에 올릴 것이다.” “네.” 모든 모 씨 왕족의 고위층들은 전부 전화를 걸어 자기 수하의 사람들에게 하천 무리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는 동시에 태국 쪽에 있는 천왕궁의 모든 사업에 파괴적인 타격을 입힐 것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태신과 모성은 서로 마주 보고 웃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바랬던 결과였다. 그리고 현재 그들의 계획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고 진정한 연극도 곧 시작될 예정이었다. “모카는 나 태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지금 그가 천왕궁에게 당했으니 우리 태신문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모카의 복수는 우리 태신문도 참여한다.” 태신은 분노가 가득 차서 말했다. 그는 이미 나이가 지긋이 들었지만 그 연기는 정말 오스카상도 거머쥘 수 있을 정도였다.이어 모 씨 왕족과 태신문이 잇달아 천왕궁을 공격하면서 태국 전체는 피바람이 몰아쳤다. 이 두 가문뿐만 아니라 모카왕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은 샴 왕도 놀라게 했다. 그리하여 샴 왕도 태국 쪽에 있는 천왕궁의 모든 사업을 소탕하는데 전력을 다하라고 명령했고 엄
“네가 믿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지금 증거가 확실하니, 나나 너도 고집 그만 부려라. 전에 엄여수가 네에게 보여줬던 모습들은 전부 너를 속이기 위한 것들이었다. 그는 너를 이용하여 천왕궁을 위해 우리 모 씨 왕족의 사업과 땅을 빼앗으려 한 것뿐이다.” “무슨 증거?” 모나가 말했다. 그러자 모성이 대답했다. “태신문의 문주인 태신 어르신께서 이미 나서서 천왕궁이 우리 모 씨 왕족의 사업을 빼앗으려 한다는 것을 증언했다. 그리고 당시 하천과 킬러들이 만났던 사진들도 증거로 있으니 이 모든 것은 하천과 엄여수가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순간, 모나는 침묵에 잠겼다. “만약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 또 다른 증인도 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전부 거짓말을 한다고 해도 그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데?” 바로 이때 문어귀 쪽에서 승복을 입은 한 스님이 안을 향해 들어왔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용파 아탑이었다. “용파 아탑 스님, 어떻게 여기에 오신 겁니까?” 모나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용파 아탑은 두 손을 모으고 모나에게 절을 했다. “나나 아가씨 당신의 남편 엄여수의 관상에는 아수라처럼 사악한 기운이 흐르고 있는데 아수라가 환생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당신 아버지가 살해된 것도 그가 한 짓이 확실하고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시는 거죠? 겨우 그의 관상 때문인가요?” 모나는 이 말을 전혀 믿지 않았고 심지어 좀 웃기기도 했다. 만약 이것이 증거라면 너무 허술하다고 생각했다. 용파 아탑이 대답했다. “그날 당신들이 오기 전부터 그 킬러들은 이미 도착해 있었습니다. 그 킬러들은 아탑사의 모든 사람들의 목숨을 가지고 협박하여 그곳에 함정과 매복을 설치하여 모카왕을 죽인 겁니다.” “죄송합니다, 나나 아가씨. 우리 아탑사 사람들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서 감히 이 일들을 당신들에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 순간 모나 마음속 마지막 기둥이 철저히 무너졌다. 원래 모나는 이 모든 것이
다음날 오전 청하촌이었다. 밖에서 온갖 위장을 하고 하루 밤낮을 잠복해 있던 한애와 철면이 마침내 돌아왔다. “바깥은 지금 어떤 상황이냐?” 한애와 철면이 돌아오자 하천이 바로 물었다. 두 사람의 굳은 표정을 보니 상황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태국 쪽에 있던 우리 천왕궁의 사업들이 전부 정부의 차압을 받았고 일부 지하 거점들도 모두 들춰져 현재 천왕궁은 태국 쪽의 전방위적이고 파괴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하천 등 사람들의 얼굴빛은 모두 가라앉았지만 이 결과도 처음부터 예상했던 것이었다. “어떤 세력이 손을 쓴 것이냐?” 철면이 대답했다. “주요하게는 모 씨 왕족과 태신문입니다. 이 두 가문은 태국에서 샴 왕 다음으로 가장 강대한 세력으로 그들이 연합하여 손을 썼다면 거의 태국 전체의 세력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모카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샴 왕이 분노하여 우리 천왕궁의 모든 사업들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명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미 공식 수배 명단에 올라 있는데 누군가 우리를 발견한다면 어떤 제약도 없이 바로 죽여도 된다 합니다. 게다가 우리 몇 사람의 한 사람당 현상금은 모두 30억이 넘는데 형님의 현상금은 100억이 넘습니다.” “음!!!” 하천은 손으로 턱을 괴었는데 순식간에 온 나라와 등 진 느낌을 받았다. “엄여수의 현상금은 얼마더냐?” “180억입니다.” 한애와 철면이 거의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건 정부 쪽의 현상금일 뿐이고 모 씨 왕족과 대신문에서도 300억의 현상금을 추가했습니다. 게다가 태신문과 모 씨 왕족과 사이가 좋은 태국 경내 일부 세력들도 잇달아 현상금을 내걸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태국의 정부와 무림조직들이 저희를 찾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태국 경내에서 숨어 지내던 국제 킬러들과 용병들도 우리를 쫓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우리의 처지는 매우 위험합니다.” 한애는 매우 엄숙하게 말했다.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점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