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헌원소무도 역시 괴짜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하천을 죽이고 싶다고 소리치더니 이렇게 빨리 태도를 바꾸고 하천과 함께 술을 마시며 조의를 표할 줄은 몰랐다.그런데 요즘 제경 4대 황족들 사이에서 하천은 정말 유명하고, 하천의 행적은 이미 이 친구들 사이에서도 많이 퍼져서 많은 친구들이 하천을 우상으로 삼고 있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을 하천 본인은 알지 못했다.강옥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헌원 소무를 바라보던 중, 헌원 소무의 바뀐 태도에 상당히 놀라 하천에게 고개를 내밀며 의아한 듯 물었다.“하천, 무슨 짓을 한 겁니까? 헌원 나비는 어떻게 알고, 헌원 나비가 말한 어젯밤 일은 또 뭡니까?”하천은 강옥에게 설명하기 귀찮은 일이라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니야.”강옥도 시원하게 대답했다. “주작 씨, 다들 모였으니 같이 앉아서 밥이나 먹죠.”“그래요.”주작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헌원 소무의 몸을 발로 차며 호통쳤다.“이 자리에서 나를 욕되게 하지 말고 앉아서 밥이나 먹어. 네 그 꼴로 하천과 형제를 맺기는,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지나 마.”누나에게 꾸중을 들은 헌원 소무는 결국 포기하고 자리에 앉았고, 더 이상 하천과 함께 형제를 맺자고 소리치지는 않았지만 하천을 대하는 태도는 훨씬 더 공손해졌다.바로 이때 호텔 앞에 고급 승용차가 멈춰 섰고, 구씨 가문의 3대 손인 구소가 차에서 내렸다.구소는 하천이 알려준 위치대로 하천 일행을 가장 먼저 발견했다.“구소, 넌 왜 여기 왔어?”강옥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구소를 바라보았다. 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4대 황족의 직계 3대들이 속속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구소는 이쪽의 사람을 흘끗 보고 조금 놀랐다. 헌원 나비, 헌원 소무, 강옥 이들이 여기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하천 형님을 찾으러 왔어.” 구소는 대답을 한 뒤 주작과 다른 사람들과 한 명씩 인사를 나누었다.강옥은 더욱 놀라 다시 하천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당신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예요
구릉이 있는 별장의 홀 안에는 이미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행동 하나하나에 상급자의 기운을 지니고 있었으며, 모두 구씨 황족의 최고위급으로 각지에서 구씨 황족의 온갖 산업과 사업을 돌보고 있었다.구씨 황족에는 이런 고위층이 모두 수십 명이나 있었는데, 이 십여 명은 고황의 열렬한 충신, 즉 구릉의 편에 섰던 사람들이었다.“가주님, 저 하천이 과연 오늘 형세를 진정시킬 수 있을까요?”이때 수염을 기른 한 중년 남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어제 당신들이 해골섬을 싹 쓸어버리고 구창우의 악행이 드러난 것도 알았을 텐데, 오늘 여전히 멀쩡하니 충분한 대비를 한 것 같습니다.”“구창우가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하천이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요?”그 시각 구릉도 무척 심각해 보였다. 그도 딱히 확신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전에 하천의 실력과, 고황의 제자라는 점에서 구릉은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었다.“걱정 마세요. 고황이 하천에게 모든 걸 걸었다면 우린 절대적으로 믿어야 합니다.”“그건 그렇지만 구창우라는 놈은 다루기가 쉽지 않아요.” 또 다른 사람이 심호흡하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때 고황이 정권을 잡았을 때도 구창우는 불복했지만, 고황의 명성에 고개를 들지 못했죠. 그동안 구창우는 늘 은밀하게 자신의 편을 모아 왔으니, 오늘날의 위대한 구씨 황족 중 몇 명이 정통을 이어받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구릉도 심호흡하고는 이렇게 말했다.“병사가 공격해 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밀려오면 흙으로 막으면 됩니다. 이미 상황이 여기까지 왔으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고,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하천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 성공하든 죽든 하는 것뿐입니다.”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을 때, 하천과 구릉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하천, 왔구나!!!”구릉이 가장 먼저 다가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한 명씩 하천에게 소개했다.하천은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
“일주일 안에 구족의 핵심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해골섬을 진압하는 것, 만약 해낸다면 대감님께서 구씨 가문 가주로서 저의 지위를 인정해 주시고, 대리 가주에서 정식으로 구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있도록 허락해 준다 했습니다.”“제가 실패하면 가문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으며, 가문의 수장 자리는 능력 있는 다른 사람이 맡도록 하겠다고 했죠.”이 대목에서 구릉은 잠시 말을 멈췄고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수군거렸다.잠시 후 네 명의 원로가 참석자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 뒤 모두 구릉의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구릉, 해골섬의 해적떼는 해결했나?”“물론입니다.” 구릉이 대답했다.“어젯밤에 해골섬에 대한 총공격을 감행하여 마침내 해골섬을 휩쓸고 해골섬의 대장 해골왕을 생포하고, 해골왕의 입에서 다른 정보도 알아냈습니다.”“다른 정보?” 방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다른 정보가 뭡니까?”구릉이 말했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우리 제경 4대 황족은 한국 강호에서 최고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해적 무리 주제에 감히 우리 구씨 가문의 선박을 바다에서 약탈했으니 이는 매우 비정상적이지 않습니까?”“그래,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어찌 해골섬 해적 집단이 감히 우리 구씨 황족을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우리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뒤에서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한동안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원로회의 다른 원로들은 물론이고 4대 원로들의 얼굴도 조금 일그러졌다.구릉은 다시 한번 모두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어제 해골왕을 생포한 후 해골왕으로부터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진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네, 해골섬의 배후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말이 이쯤 되자 구릉의 시선이 구창우의 몸에 닿았다.“대감님,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구창우가 말했다.“뭐? 설마 대감님이 해골섬 해적단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던 건가?”“그가 왜?”“해골섬을 지
하천은 구씨 황족에 관한 고위급 회의에 좋은 구경을 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었지만, 이쯤 되니 이미 상황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이 만남, 지금 구창우의 이런 행보는 양측의 모순을 정점으로 치닫게 했다.만약 거지왕이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면 구창우는 감히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것은 이미 구씨 황족의 모든 사람과 모든 규칙을 완전히 무시한 것과 마찬가지였다.더구나 방금 전 구창우의 이러한 움직임은, 거지왕의 형이자 구씨 황족의 가장 중심이 되는 최고위층으로서 구씨 황족에 대한 무수하고 다양한 업적을 처음부터 접할 수 있었던 구창우가 이제 막 단 한 번의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능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이 구창우는 매우 강력한 범속 초월의 강자였다.“대부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나 보군요.”마침내 구릉 측의 한 고위 인사가 참지 못하고 구창우를 꾸짖었다.“이 개자식.”구창우는 격렬하게 손바닥을 앞에 놓인 탁자 위에 올려놓더니, 내면의 기운이 더해져 이 손바닥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찍히도록 탁자를 내리쳤다.“나 구창우가 하는 일에 감히 너 같은 새끼가 끼어 들어?”이쯤 되면 구창우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고, 구씨 가문의 대종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람들을 억압하려 하고 있었다.“해골왕은 고작 해적일 뿐이야. 내가 죽인다면 죽이는 거지.”구창우는 잘못했다는 생각은 전혀 없이 소매 도포를 흔들며 위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그래, 내가 뒤에서 해골섬을 지원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뭐 어때서?”“우리 구씨 가문은 황족의 터전인데, 우리 구씨 황족을 번영으로 이끌 수 있는 가주를 뽑는 일은 결코 경솔하게 대할 수 없잖아? 나는 단지 해골섬을 이용해 구릉이 족장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시험해 보려는 것뿐이야.”“얘들아, 내가 이렇게 하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냐?”이 구창우는 정말 뻔뻔한 사람이었다. 이쯤 되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데
소위 4대 황족이라 불리는 이들은 고대의 궁궐 왕족이 아니라 한국 피라미드의 맨 꼭대기에 해당하는 동시에 중앙 세가의 인정을 받아 황족으로 예우를 받았다는 것뿐이다.그리고 황족 의식 중 매년 제사 때 황족의 가문들은 가주가 만든 특별한 의복을 입는데, 그 의복 위에 용 토템을 수놓지 않고 대신 비단뱀을 수놓아 상징성을 부여했다.최고를 뜻하는 아홉 마리의 비단뱀은 황족의 최고 지위를 상징한다.구망 망포는 가주만이 입을 수 있는 옷이다.지금 구창우가 망포를 직접 입었다는 것은 이미 반란을 일으켜 이 구씨 황족 가문의 우두머리의 자리를 직접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는 뜻이다.“구창우, 이게 무슨 짓이야?”이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의 표정이 변했고, 구릉은 분노에 차 꾸짖었다.“배짱이 대단하군, 감히 사적으로 망포를 입고 반란을 꾀하는 것이냐?”“하하하하.”순식간에 구창우는 완전히 달라진 사람처럼 보였다.“구릉, 네 주제에 구씨 가문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니, 내 동생이 눈이 멀었군.”“이렇게 된 이상 숨길 것도 없다. 대결이다.”구창우의 눈동자가 번뜩였다.“그때 나는 구씨 가문의 장남이었고, 이 구씨 가문의 가주 자리는 원래 내 것이었는데, 내 타고난 능력이 남보다 떨어졌고, 구씨 가문에는 구창풍이라는 무자비한 사람이 나와서 구씨 가문의 가주 자리가 그에게 차려졌지. 나는 이를 받아들이기 싫었지만 할 말이 없었다.”“구씨 가문의 가주는 능력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인데, 구창풍이 구씨 가문을 떠났는데 왜 구릉 너를 왜 가문의 가주로 삼아야 하느냐?”“구릉, 넌 완전 얼간이에 불과한데 무슨 자격으로 나와 가문의 가주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느냐?”이때 구창우는 이미 네 명의 원로들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오늘 저 구창우가 구씨 가문의 가주 자리에 앉아야 겠는데, 여기 참석한 여러분들 중에 반대하실 분 있습니까?”순간 참석자들은 모두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구창우는 이미 본성을 드러냈다. 그가 감히 이런 일을 감
반항은 곧 죽음!이 얼마나 오만하고 횡포한 한 마다이니가. 하천과 구릉은 절망적인 상황으로 밀려 났음에도 하천이 여전히 이런 말을 외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천은 고황의 제자일 뿐이고, 고황령만 손에 쥐고 있어 신분을 상징할 뿐인데, 이 시점에서 구창우가 이미 반란을 일으켰는데 고황령이 여전히 유효할까?고황이 오늘 다시 나타나지 않는 한, 그렇지 않으면 구창우가 현재 구씨 가문의 가주로 앉게 되는 건 예정된 결론이고, 반전은 절대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하천은 왜 이렇게 무모한 걸까?“반란은 곧 죽음?”구창우는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웃었다.“하천, 나는 구씨 가문의 적통이고 반역자는 너희들이야.”하천이 고황령을 넘겨줄 생각이 없으니 구창우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고, 그는 오늘 하천을 살려두지 않겠다는 뜻이었다.“나를 위해 저들을 죽여라.”구창우의 명령과 함께 옆에 있던 나휘가 가장 먼저 하천의 곁으로 달려갔다.내미는 나휘의 주먹 위에는 강한 기의 기운이 감싸고 있었는데, 구씨 가문의 4대 원로 중 한 명인 나휘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쳇!”그러나 하천은 차갑게 코웃음 치며 조금의 두려움도 없었고, 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몰랐지만 그의 힘은 이미 충격적인 수준에 도달한 지 오래되었다.두 주먹이 부딪히자 허공에 굉음이 났다.하천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동안 나휘는 세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는 몸이 저릿하며 날카로운 통증이 주먹을 따라 어깨 위치까지 침범하자 나휘의 얼굴은 충격으로 가득 찼다. 고황의 제자답게 그의 힘은 실제로 너무 강했다.“덤벼라.”나휘가 하천을 쓰러뜨리지 못하는 것을 본 구창우는 약간 화가 났고, 금모는 큰 포효와 함께 즉시 구씨 가문 범속 초월 강자들을 이끌고 하천과 다른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돌진했다.구창우가 오늘 구씨 가문 가주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구릉과 하천 일행을 살려둘 생각은 전혀 없는 듯했다.예정되었던 고위급 회의는 곧바로 큰 전
순간 구씨 황족 전체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고, 모두들 얼굴에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강려와 하천의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구창우 같은 사람은 하천에 대해 미리 알아봤을 테니 하천과 강씨 황족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대다수의 구씨 가문 간부들은 하천이 실제로 강씨 황족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강려가 이 자리에서 하천을 조카라고 부른 것만 봐도 하천과 강려의 관계가 얼마나 친밀한지 알 수 있었다.하천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아니 오히려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 갑작스러운 강씨 황족의 등장에 놀라지 않고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사부님은 떠나기 전 집안 청소를 그에게 맡겼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거지왕이 아무런 손을 쓰지 않았을 리 없었다. 게다가 거지왕은 떠나기 전 광왕을 찾아갔는데, 이는 그가 대비한 수가 강씨 가문과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아니나 다를까 오늘 구창우가 반란을 일으켰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강려가 강씨 가문 군대와 함께 왔다.“항 어르신, 어르신도 오셨군요.”항앙의 등장에 하천은 조금 놀랐다. 그는 항앙이 제경으로 돌아온 것은 단지 강도원을 도와 홍월에 대해 확인하려는 것이었고, 구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투쟁에 관여하지 않을 줄 알았다.그런데 이 순간 항앙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조금 놀랐다.항앙은 미소를 지으며 하천의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하천, 오늘 좋은 공연을 보게 될 거야.”“좋은 공연이요?”“그래, 곧 알게 될 거야.”이 순간 구릉과 구소 일행은 긴장하던 마음이 강씨 가문을 보고 마침내 느슨해졌다. 역시나 너무 놀라지 않는 그들은 오늘 강씨 가문이 그들을 도와주러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곧 강씨 가문의 군대가 점점 더 많이 안쪽으로 들어왔고, 하나같이 구씨 가문 군대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 살벌하고 강력한 군대였다.구창우와 다른 사람들의 얼굴은 흉측하기 짝이 없었고, 조금은 화가
“강려, 선을 넘는 군.”바로 이때 구씨 가문의 4대 원로 중 한 명인 나휘가 직접 나섰고, 그 뒤를 이어 구씨 가문 원로회 소속의 다른 원로들도 한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고황이 없다고 구씨 가문의 머리에 올라타서 똥을 싸려고 하느냐? 나 구씨 황족 원로회는 아직 살아 있으니 너희들이 여기서 날뛰게 놔둘 수 없다.”“나휘 원로.”강려는 나휘를 냉정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자네는 구씨 황족의 진정한 원로이고, 한때 고황 선배의 곁에서 큰 전투를 누볐는데 그분이 자네를 잘 챙겨주지 않았나?”“고황이 떠나니 곧바로 구씨 가문에 반기를 들고 구창우를 따라다니다니, 정말 뻔뻔한 놈이군.”“개자식.”강려의 말에 나휘는 아픈 곳이 찔리자 분노를 터뜨렸다.구씨 황족 원로회의 최고 인물인 나휘 같은 사람들은 모두 평소에도 구씨 가문에서 고귀한 존재들이었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남의 험한 말을 참을 수 있겠는가?“나 나휘는 평생을 구씨 가문을 위해 일하고 구씨 가문을 지키며 살아왔다.”“구릉이 고황에 의해 구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구창우 대감에 비하면 구릉은 모든 면에서 열등해, 고황의 결정이 잘못될 때도 있는 것이지.”“구씨 황족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렇게 해야 해.”강려는 나휘의 이 말을 비웃었다.나휘가 진정 구씨 가문의 대의를 위하는 마음이었을지 모르지만 반란은 어디까지나 반란일 뿐이었다.구씨 가문 고황으로서 구창풍의 안목이 나휘만큼 뛰어나지 않다는 것은 믿기 어렵지 않겠는가?고황이 구릉을 구씨 가문의 가주로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일방적인 능력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구창우의 속셈이 너무 잔인하기 때문에 구창우를 가주로 선택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강려, 그래도 우리 구씨 가문 내부의 일인데 강씨 가문은 참견할 자격이 없으니 두 황족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면 당장 떠나라.”구창우는 더 이상 인내심이 남아 있지 않았고, 오랫동안 하루하루를 기다리다가 이제 마지막 단계에 이르른 이상, 누구도 자신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