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왕은 무기력한 얼굴로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원로님,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상대는 사람을 보내 우리 해골섬의 병기고를 폭파했고, 이제는 미사일까지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신이라 해도 이건 막을 수 없어요.”“장난해?”“원로님, 농담이 아닙니다.” 해골왕이 큰 소리로 말했다. “구릉 그놈들이 이미 섬에 상륙했어요. 원로님, 빨리 지원군을 보내주시죠?”“쓰레기 같은 놈들.”구창우는 욕설을 퍼붓고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원로님…… 여보세요…… 원로님.”전화기 반대편에서 울리는 끊긴 신호음 소리를 들으며 해골왕도 화를 내며 전화기를 바닥에 내리쳤다.“이런 젠장, 구창우 망할 개자식.”그러자 해골왕의 충직한 부하 몇 명이 이쪽으로 달려와 말했다.“대장, 구릉의 사람들이 이미 섬에 왔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빨리 짐 싸서 도망쳐야지. 잡히면 살 수 있을 것 같아?”그렇게 말하며 해골왕은 옆에 있는 금고를 직접 열었는데, 금고 안에는 금, 은, 보석, 달러로 가득 차 있었다.금고 전체가 보석과 돈으로 가득 찬 것을 본 해골왕의 부하들도 얼어붙었다.“뭘 망설이고 있어, 빨리 보따리를 가져와.”“네, 네.”한 무리의 해적들이 서둘러 가방을 찾아 금고의 내용물을 최대한 빨리 가방 안에 채웠다.그러고는 여러 개의 보석 가방을 들고 해골섬 남쪽을 향해 재빨리 달려갔다.남쪽에는 해골섬 해적들이 주변을 순찰할 때 사용하는 스피드보트 몇 척이 정박해 있었다. 이 스피드보트가 이렇게 목숨을 구하는 도구가 될 줄은 몰랐다.일행은 해변까지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 탈출을 위해 스피드보트에 탑승할 준비를 하던 찰나, 스피드보트 쪽에 가까워지자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보트 위에는 몸을 그대로 드러낸 남자 몇 명이 앉아있었고, 그들은 제각기 매우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는데, 다름 아닌 혼강룡 일행이었다.조금 전 미사일이 해골섬의 절반을 뒤덮었고, 혼강룡 일행은 최선을 다해 미사일을
한줄기 생명의 빛을 잡은 순간, 해골왕은 자연스럽게 다른 건 안중에도 없었다.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앞에 있는 구릉과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너희들이 나를 죽이지만 않는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해골왕의 이런 태도에 하천은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비겁한 사람이 이 지역 해적들의 우두머리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는지 마음속으로 경멸을 금치 못했다.구릉이 물었다. “해골왕, 당신 해골섬은 우리 구씨 황족의 배를 거듭 겁탈하고, 계속해서 우리와 맞서는 게 배후에 누군가가 있는 게 분명하지. 그게 아니면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났겠어?”해골왕은 두 눈을 번뜩이며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뒤에서 너희를 지원하는 사람, 그게 누구야?”사실 이 문제는 말하지 않을 뿐,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 해골섬 해적들의 배후가 누구인지 모두가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구릉은 직접 말하지 않았다. 해골왕이 직접 다 말해야만 다음에 구창우를 제재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이때 구소는 이미 옆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이 모든 것을 촬영할 생각이었다.“구…… 구씨 황족의 어르신, 구창우입니다.”이렇게 된 이상 해골왕은 감히 무엇을 더 감출까, 생존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이런 것들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구창우?”구릉과 구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었다.구소는 심지어 직접 앞으로 나서서 해골왕을 발로 걷어차기까지 했다.“해골왕,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 구씨 가문의 어르신이 어떻게 너희 해적들과 한패가 될 수 있어? 더군다나 왜 뒤에서 너희 해적들을 지원해서 우리 배를 망치려고 하겠어?”“해골왕, 우리를 가지고 장난을 치면서 구씨 가문과 멀어지게 하려는 것 같은데, 죽고싶은 거야?”해골왕은 속으로 수십번도 더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연기인 게 너무 티가 나 겨우 웃음을 참을 지경이었다.해골왕은 속수무책이었지만 구소, 구창우 등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 이건
“하천, 해골왕이 모든 걸 말하고 나서서 구창우에 대한 증언을 도와주겠다고 하네. 오늘 오후 2시에 우리 구씨 황족이 고위급 회의를 열 예정이니 그때 꼭 오시게나.”“네.”하천이 대답하며 웃었다.“내가 거긴 왜 가야 하죠?”구릉이 대답했다.“하천, 내가 더 이상 이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지 않나? 부처님이 서쪽으로 가듯, 자네가 아니었으면 우린 구창우를 상대할 자격이 없었을 것이네.”하천이 대답했다. “구씨 가문의 가주인 당신이 구창우를 상대할 자격이 없는데, 나한테 그 자격이 있겠습니까?” “그래, 물론이지.” 구릉은 서둘러 말했다.“자네는 고황의 제자인데다 고황령까지 손에 쥐고 있지 않나? 우리 구씨 황족은 예로부터 고황령을 고황과 동일시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네.”이어 이렇게 덧붙였다.“고황이 고황령을 자네에게 물려주었다는 건, 고황의 뜻을 대신해 일을 해달라는 뜻이니, 지금 우리 구씨 황족에서 자네가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고, 나아가 가문의 가주가 될 자격이 있네.”구씨 가문에서 고황령의 역할에 대해서는 하천도 오래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구릉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그가 고황령을 손에 쥐고 구창풍을 위해 가문을 정돈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알겠습니다.”아무튼 이 모든 것은 오래전부터 사부님이 예상했던 일이고, 구창풍이 이런 준비를 해야만 했던 이유, 고황령을 그에게 넘겨주어야만 했던 이유도 분명 그가 구씨 가문을 바로잡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하천의 능력만으로 제경에서 그를 지켜줄 고황령이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오후 두 시라고 했죠, 밥 먹고 바로 가죠.”“알았어요 하천 형님, 조금 있다가 차를 보내서 데리러 갈게요.”전화를 끊고 집으로 돌아가 밥을 먹으려는데, 이때 갑자기 부가티 베이론이 눈앞에 멈춰섰다.“하천.”차 문이 열리며 차 안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하천은 고개를 돌려 부가티 운전석에 앉은 강옥이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강옥,
“하하, 왜 그렇게 화를 내시나, 난 별 뜻 없었는데.”헌원 소무라는 청년은 웃으며 이쪽으로 걸어오더니 망설임없이 직접 의자를 꺼내 앉았다.이윽고 그는 옆에 있는 강옥을 바라보며 물었다.“이분은 누구지?”“누가 앉으라고 했어요?” 강옥은 다시 얼굴을 찡그렸다.헌원소무는 웃으며 말했다.“강옥 씨, 저는 당신들이 주문한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낭비할까 봐 그러죠.”그렇게 말하며 헌원 소무는 자신이 이 만찬의 주인인 듯 주위 부하들에게 앉으라 말했다.줄곧 옆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하천은 이미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제경 4대 황족의 옛 세대는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젊은 세대는 그다지 평화롭게 어울리지 못했다.헌원 소무라는 남자는 제경 4대 황족, 헌원 황족의 3대 자제로, 거만한 태도를 보아 강옥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것 같았고, 그 점으로 보아 헌원 가문에서 이 헌원소무의 위치가 낮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꺼져.”헌원 소무와 다른 사람들이 막 자리에 앉았을 때, 하천은 차갑게 말을 뱉어냈다.꺼지라는 말에 강옥도 깜짝 놀랐고, 헌원 소무는 더더욱 고개를 홱 돌려 하천을 노려보며 말했다.“이 자식, 방금 뭐라고 했어?”“꺼지라고.”하천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내 동생이 너를 반기지 않는데, 넌 아직도 개처럼 여기 붙어있으니까, 민폐 끼치지 말라고.”하천의 말에 헌원 소무의 얼굴이 빨개졌고, 옆에 있던 강옥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오빠 말이 맞아요. 이놈은 그냥 폐를 끼치는 거죠. 뻔뻔한 개새끼처럼.”말을 하며 강옥도 헌원소무를 노려보았다. “헌원 소무, 우리 오빠가 꺼지라고 하잖아요. 말 못 들었어요? 오늘은 특별히 오빠를 식사에 초대한 날인데, 이 만찬의 주인인 오빠가 그쪽한테 꺼지라잖아요.”“개자식!!!”헌원 소무는 화를 내며 손바닥으로 식탁을 내리쳤다.“이 새끼, 내가 누군지 알아?”“헌원 가문 출신이냐?” 하천이 물었다.“난 헌원황족 직계 3대손이고, 우
이 헌원소무도 역시 괴짜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하천을 죽이고 싶다고 소리치더니 이렇게 빨리 태도를 바꾸고 하천과 함께 술을 마시며 조의를 표할 줄은 몰랐다.그런데 요즘 제경 4대 황족들 사이에서 하천은 정말 유명하고, 하천의 행적은 이미 이 친구들 사이에서도 많이 퍼져서 많은 친구들이 하천을 우상으로 삼고 있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을 하천 본인은 알지 못했다.강옥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헌원 소무를 바라보던 중, 헌원 소무의 바뀐 태도에 상당히 놀라 하천에게 고개를 내밀며 의아한 듯 물었다.“하천, 무슨 짓을 한 겁니까? 헌원 나비는 어떻게 알고, 헌원 나비가 말한 어젯밤 일은 또 뭡니까?”하천은 강옥에게 설명하기 귀찮은 일이라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니야.”강옥도 시원하게 대답했다. “주작 씨, 다들 모였으니 같이 앉아서 밥이나 먹죠.”“그래요.”주작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헌원 소무의 몸을 발로 차며 호통쳤다.“이 자리에서 나를 욕되게 하지 말고 앉아서 밥이나 먹어. 네 그 꼴로 하천과 형제를 맺기는,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지나 마.”누나에게 꾸중을 들은 헌원 소무는 결국 포기하고 자리에 앉았고, 더 이상 하천과 함께 형제를 맺자고 소리치지는 않았지만 하천을 대하는 태도는 훨씬 더 공손해졌다.바로 이때 호텔 앞에 고급 승용차가 멈춰 섰고, 구씨 가문의 3대 손인 구소가 차에서 내렸다.구소는 하천이 알려준 위치대로 하천 일행을 가장 먼저 발견했다.“구소, 넌 왜 여기 왔어?”강옥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구소를 바라보았다. 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4대 황족의 직계 3대들이 속속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구소는 이쪽의 사람을 흘끗 보고 조금 놀랐다. 헌원 나비, 헌원 소무, 강옥 이들이 여기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하천 형님을 찾으러 왔어.” 구소는 대답을 한 뒤 주작과 다른 사람들과 한 명씩 인사를 나누었다.강옥은 더욱 놀라 다시 하천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당신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예요
구릉이 있는 별장의 홀 안에는 이미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행동 하나하나에 상급자의 기운을 지니고 있었으며, 모두 구씨 황족의 최고위급으로 각지에서 구씨 황족의 온갖 산업과 사업을 돌보고 있었다.구씨 황족에는 이런 고위층이 모두 수십 명이나 있었는데, 이 십여 명은 고황의 열렬한 충신, 즉 구릉의 편에 섰던 사람들이었다.“가주님, 저 하천이 과연 오늘 형세를 진정시킬 수 있을까요?”이때 수염을 기른 한 중년 남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어제 당신들이 해골섬을 싹 쓸어버리고 구창우의 악행이 드러난 것도 알았을 텐데, 오늘 여전히 멀쩡하니 충분한 대비를 한 것 같습니다.”“구창우가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하천이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요?”그 시각 구릉도 무척 심각해 보였다. 그도 딱히 확신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전에 하천의 실력과, 고황의 제자라는 점에서 구릉은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었다.“걱정 마세요. 고황이 하천에게 모든 걸 걸었다면 우린 절대적으로 믿어야 합니다.”“그건 그렇지만 구창우라는 놈은 다루기가 쉽지 않아요.” 또 다른 사람이 심호흡하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때 고황이 정권을 잡았을 때도 구창우는 불복했지만, 고황의 명성에 고개를 들지 못했죠. 그동안 구창우는 늘 은밀하게 자신의 편을 모아 왔으니, 오늘날의 위대한 구씨 황족 중 몇 명이 정통을 이어받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구릉도 심호흡하고는 이렇게 말했다.“병사가 공격해 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밀려오면 흙으로 막으면 됩니다. 이미 상황이 여기까지 왔으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고,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하천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 성공하든 죽든 하는 것뿐입니다.”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을 때, 하천과 구릉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하천, 왔구나!!!”구릉이 가장 먼저 다가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한 명씩 하천에게 소개했다.하천은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
“일주일 안에 구족의 핵심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해골섬을 진압하는 것, 만약 해낸다면 대감님께서 구씨 가문 가주로서 저의 지위를 인정해 주시고, 대리 가주에서 정식으로 구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있도록 허락해 준다 했습니다.”“제가 실패하면 가문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으며, 가문의 수장 자리는 능력 있는 다른 사람이 맡도록 하겠다고 했죠.”이 대목에서 구릉은 잠시 말을 멈췄고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수군거렸다.잠시 후 네 명의 원로가 참석자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 뒤 모두 구릉의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구릉, 해골섬의 해적떼는 해결했나?”“물론입니다.” 구릉이 대답했다.“어젯밤에 해골섬에 대한 총공격을 감행하여 마침내 해골섬을 휩쓸고 해골섬의 대장 해골왕을 생포하고, 해골왕의 입에서 다른 정보도 알아냈습니다.”“다른 정보?” 방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다른 정보가 뭡니까?”구릉이 말했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우리 제경 4대 황족은 한국 강호에서 최고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해적 무리 주제에 감히 우리 구씨 가문의 선박을 바다에서 약탈했으니 이는 매우 비정상적이지 않습니까?”“그래,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어찌 해골섬 해적 집단이 감히 우리 구씨 황족을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우리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뒤에서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한동안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원로회의 다른 원로들은 물론이고 4대 원로들의 얼굴도 조금 일그러졌다.구릉은 다시 한번 모두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어제 해골왕을 생포한 후 해골왕으로부터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진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네, 해골섬의 배후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말이 이쯤 되자 구릉의 시선이 구창우의 몸에 닿았다.“대감님,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구창우가 말했다.“뭐? 설마 대감님이 해골섬 해적단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던 건가?”“그가 왜?”“해골섬을 지
하천은 구씨 황족에 관한 고위급 회의에 좋은 구경을 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었지만, 이쯤 되니 이미 상황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이 만남, 지금 구창우의 이런 행보는 양측의 모순을 정점으로 치닫게 했다.만약 거지왕이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면 구창우는 감히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것은 이미 구씨 황족의 모든 사람과 모든 규칙을 완전히 무시한 것과 마찬가지였다.더구나 방금 전 구창우의 이러한 움직임은, 거지왕의 형이자 구씨 황족의 가장 중심이 되는 최고위층으로서 구씨 황족에 대한 무수하고 다양한 업적을 처음부터 접할 수 있었던 구창우가 이제 막 단 한 번의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능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이 구창우는 매우 강력한 범속 초월의 강자였다.“대부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나 보군요.”마침내 구릉 측의 한 고위 인사가 참지 못하고 구창우를 꾸짖었다.“이 개자식.”구창우는 격렬하게 손바닥을 앞에 놓인 탁자 위에 올려놓더니, 내면의 기운이 더해져 이 손바닥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찍히도록 탁자를 내리쳤다.“나 구창우가 하는 일에 감히 너 같은 새끼가 끼어 들어?”이쯤 되면 구창우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고, 구씨 가문의 대종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람들을 억압하려 하고 있었다.“해골왕은 고작 해적일 뿐이야. 내가 죽인다면 죽이는 거지.”구창우는 잘못했다는 생각은 전혀 없이 소매 도포를 흔들며 위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그래, 내가 뒤에서 해골섬을 지원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뭐 어때서?”“우리 구씨 가문은 황족의 터전인데, 우리 구씨 황족을 번영으로 이끌 수 있는 가주를 뽑는 일은 결코 경솔하게 대할 수 없잖아? 나는 단지 해골섬을 이용해 구릉이 족장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시험해 보려는 것뿐이야.”“얘들아, 내가 이렇게 하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냐?”이 구창우는 정말 뻔뻔한 사람이었다. 이쯤 되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데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