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순식간에 20여 대의 승용차 문이 열리며 차에서 검은 옷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내렸다. 하나같이 엄청난 살기를 뿜어대는 탓에, 백여 명이 서 있는 자리로 살기가 허공을 가로질러 돌진했고, 마치 먹구름처럼 하천 일행이 있는 곳을 향해 모여들었다.한편 하천 쪽도 똑같이 수백 명이 서 있었고, 마찬가지로 엄청난 기세를 뿜어대고 있었다.양측의 대결은 옛날에 전쟁하던 두 나라의 대군처럼 살기등등했다.하천은 맞은편에 있는 거대한 무리를 보며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그의 얼굴엔 일말의 표정도 없었다.“중해에서 온 건가?”건너편 4대 태보의 수장인 춘뢰도 한 걸음 걸어 나와 말했다.“소보 도련님의 눈을 찔렀다는 하영의 가족인가?”“내가 그 아이 아빠야.”하천이 대답했다.춘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의 딸이 우리 도련님의 눈을 찔렀으니 우리 중해 도씨 왕족은 당신의 딸을 우리에게 넘기길 원해, 당신은 그걸 원하지 않나?”“그쪽 생각은 어떤데?”하천은 한껏 가라앉은 어투로 얘기했다.“내 생각?”춘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똑똑한 줄 알았는데? 우리 중해 도씨 왕족은 당신들 같은 지방의 작은 세력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온 가족이 죽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당신의 딸을 순순히 넘겨주는 게 좋을 거야.”“그래?”하천은 비웃다가 갑자기 돌아서서 저쪽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비석을 가리키며 말했다.“저쪽에 있는 저 비석이 뭔지 아나?”“청주 경계비, 저 비석만 지나면 바로 당신들의 청주 지계에 도착하는데 그게 뭐? 지금 여기가 당신 영역이라서 함부로 못 건드린다는 말을 하려고?”“옛날에 그 누구도 여기 서서 당신처럼 오만한 말을 했던 사람이 있었지. 아직도 그의 피가 저 비석에 물들어 있어.”“저긴, 청주 경계비일 뿐만 아니라 신의 금지구역을 선언한 곳이기도 해. 누구든지 이 땅을 짓밟고 악행을 저지르려는 자는 이곳에서 죽는 것밖에 답이 없지.”그 말을 하자 반대편에 있던 춘
동시에 하우, 추도, 동석도 마찬가지로 막강한 전투력을 뽐냈다.소문에는 중해 13 태보가 모두 종사에 가까운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그들 중 대부분은 이미 종사였다.도씨 가문은 3대 왕족 중 하나였고, 13 태보는 도가의 비장의 무기였기 때문에 그들 모두 상상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건 당연했다.하우가 두 손을 펼치자 손에 열 개의 은침이 나타났고, 은침은 빗줄기처럼 대량으로 상대편 원씨 집안의 고수들을 향해 날아갔다.은침은 총알처럼 빨랐고, 구멍이 있는 곳이면 가리지 않았는데, 그중 한 개의 은침이 원가 고수의 이마를 뚫고 뒤통수를 관통했다.게다가 추도도 차에서 서늘한 빛을 번뜩이는 장도를 꺼내 휘두를 때마다 적들을 한 명씩 날려 보냈다.마지막으로 동석은 덩치가 양금갑과 무척 비슷했고, 우람한 동시에 횡포하게 망치처럼 휘두르는 주먹엔 엄청난 힘이 담겨 있었다.도씨 가문 쪽은 4대 태보뿐만 아니라 그 외에 다른 고수들도 있고 전체적인 실력만으로도 이쪽이 훨씬 우세였다.그들은 대단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상대는 하천이었다.빠르게 양금갑은 동석에게 시선을 고정했다.그 시각 동석은 원가의 고수 한 명을 미친 듯이 구타하고 있었는데, 주먹으로 세 번 내리치자 원가의 고수는 이미 동석에 의해 뼈가 수십 개나 부러졌다.마지막으로 그가 원가 고수의 머리를 한주먹으로 완전히 부숴버릴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양금갑이 달려들었다.두 주먹 사이의 충돌은 마치 두 개의 큰 망치가 부딪치는 것과 같았다.양금갑은 자신의 주먹에서 생경한 아픔을 느끼며, 오랜만에 이렇듯 강인한 힘을 느껴보았다.상대인 동석은 양금갑에 의해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나면서 황당한 눈빛으로 양금갑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헤헤, 다크 토템과 싸우고 몇 년 동안, 너처럼 내 입맛에 맞는 상대를 찾지 못했어.”“넌 오늘 내 먹잇감이야. 아무도 나랑 빼앗을 생각하지 말라고.”말이 끝나자마자 양금갑은 다시 한번 그 망치 같은 큰 주먹을 휘두르며 동석 쪽으로 돌진했다.동석은
춘뢰는 아마 자신이 죽은 것이 전혀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다. 당당한 중해 13 태보중의 하나인 자신이 청주와 같은 이런 작은 곳에서 죽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춘뢰와 하우가 쓰러지자 다른 한쪽에 있던 추도와 동석 등 사람들은 모두 당황했다. 이때 이들은 이미 절대적인 열세에 처해 있었다. 당황한 순간 속에서 위장은 단칼에 추도가 손에 든 장도를 베어버렸다. 위장은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가 추도의 가슴에 또 한 번 깊숙이 칼을 내리쳤다. 단칼에 내리쳐지자 추도의 가슴에서는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와 위장의 온몸에 튀었다.같은 순간, 양금갑의 철권이 동석의 이마를 내리쳤다. 주먹에 맞자 동석의 두 눈은 즉시 벌겋게 충혈되고 윙-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릿속도 새하얘졌다. 그는 제자리에서 몇 번 휘청이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로써 4대 태보는 모두 죽어버렸고 남아있던 중해의 고수들은 이 상황을 보고 넋을 잃고 말았다.“이…… 이 사람들이 어찌 이리 강한 것이야?” 마침내 겁에 질린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는 손에 있던 무기를 버리고 도망치려 했다. 한 사람이 겁에 질리자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갑옷을 벗어던졌다. 순식간에 중해에서 온 그 대단하신 왕족들은 모두 꽁무니를 빼버리고 말았다. 이 광경을 보자 하천 등 사람들을 모두 웃음을 금치 못했다.이른바 중해 왕족도 결국 별것 아니었다.“쫓아라, 쫓아서 전부 죽여라!” 이번에 하천은 아무런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전부 자신의 딸을 노리고 온 사람들인데 어찌 이들을 살려둘 수 있겠는가? 양금갑이 앞장서서 짐승처럼 중해 왕족을 쫓았고, 끝없는 살육이 이어졌다. 10여 분 후, 청주 경계비 주변에는 시체가 이리저리 널려있었고 경계비는 침입자들의 피로 잔뜩 물들었다.한차례 큰불이 하늘의 절반을 환하게 비추었고 중해 왕족에서 온 침입자들은 철저히 이곳 청주 입구에 묻히고 말았다. …… 이튿날 아침, 해가 막 떠올랐다. 중해 쪽의 호화로운 장원내
도용원이 말한 진 어르신은 바로 남릉 진 씨 왕족의 주인인 진전이었다. 전에 원중이 하천과 말하길, 진혜가 자신의 아버지인 진전에게 그의 도움으로 도용원과 이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부탁하러 직접 남릉성으로 갔다고 했다. 보아하니 진혜가 진전을 설득하여 도용원에게 직접 전화를 한 것 같았다. 한국 3대 왕족 가운데서 사실상 진 씨 왕족의 명성이 가장 높았다. 게다가 진전은 일찍이 한 세대의 영웅었을뿐더러 한국 무림에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기도 했다. 도용원도 진전의 후배로서 그를 매우 존경하여 왔다. 전화기 너머의 진전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네 아버지 도왕이 세상을 떠난 후로 나 진전도 오랫동안 너희 두 씨 가문과 연락이 뜸했구나. 지금 생각해 보니 시간이 참 빠르구나. 그때 그 애송이 녀석이 벌써 한 곳의 주인이 되었다니.”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았을 뿐입니다.” 도용원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진 어르신께서 특별히 전화를 주신 것은 저희 아버지와의 기억을 추억하기 위한 것만을 아닐 테지요?” 진전이 웃으며 말했다. “녀석, 여전히 직설적이구나. 내가 한가해서 그러는데 시간이 된다면 우리 집으로 와서 한잔하겠느냐?” “어르신 댁에서요?” 도용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하천이도 온단다.” 진전이 말했다. 말이 끝나자 도용원의 낯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설마 진 어르신께서 나서서 이 일을 화해시키려고 하는 것입니까? 저는 오히려 어르신이 왜 하천을 대신해서 이러시는지 궁금합니다.” 전화기 너머의 진전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중립을 지킬뿐이요. 누군가 나를 찾아와 이 일을 화해시켜주길 바라는 이상 나도 회피할 수만은 없지 않겠는가?”“도현 조카, 지금 자네도 하천이란 자에 대해 전부 알았을 것이요. 만약 정말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도씨 왕족 또한 좋은 꼴은 보지 못할 걸세.” “물론 이번 일이 매우 중대한 만큼 나도 자네들에게 무조건 휴전하기를 바라는 건 아닐세. 다만 내 얼굴을 봐서 남릉성에 한
진혜와 원중의 인솔하에 하천 일행은 줄곧 진왕부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 진귀한 화초들이 심어져 있는 인공 화원이 있었는데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꽃들은 여전히 활짝 피어 있었다. 게다가 이 중에는 하천도 본 적 없는 여러 가지 꽃들이 많았다. 이 화원의 가운데는 정자가 하나 있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지만 정자 쪽에는 오히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사람들에게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 정자 안에는 한 노인이 꼿꼿이 앉아 있었는데 비록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런 기운은 고대에 놓고 말한다면 적어도 왕이었을 것이다. 이 사람이 바로 진전, 진 씨 왕족의 가족이자 남릉성 전체의 진왕이었다. 진전의 앞에는 이미 좋은 술과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진혜와 원중이 하천 등 일행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본 진전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버지.” 진혜와 원중은 곧바로 진전을 향해 걸어가며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진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하천 쪽을 바라보았다. 하천이 말했다. “하천이 진왕을 뵙겠습니다.” 무림에서의 지위를 볼 때 진전의 지위는 확실히 높았다. 하지만 실력으로 따지면 진전은 하천이라는 천왕궁의 주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진전은 진혜의 부친이었기에 하천은 그에게 비교적 공손한 태도를 취하였다. 진전은 웃으며 말했다.“자네가 하천이구먼, 이렇게 젊을 줄은 몰랐네. 자네는 진혜의 양아들이니 나를 수양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소.” “네?” 하천은 뜻밖에도 진전이 주동적으로 자신과 친척을 맺으려 하는 모습에 멍해지고 말았다. 여름의 놀란 모습을 보자 진전은 갑자기 하하-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요. 자네 젊은 나이에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니, 과연 소년 중에서 영웅이 났다 할 수 있지 않겠소? 얼른 이쪽으로 앉으시오.”“진왕, 별말씀을요.” 하천이 앉자 임수연과 양금갑은 그의 좌우 양옆에 서있었다. 진전은 눈을 살짝 찌푸리더니 옆
오늘 진전이 이곳에 잔치를 벌인 것은 진왕부의 영향력으로 이 일을 최대한 무마시키려 한 것이었다. 그러나 진전은 이 일을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며 심지어 전혀 해결될 가능성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이 일은 쌍방의 후손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도용원의 외아들 도소보는 눈이 멀었고 하영 역시 하천의 딸이었기에 이 상황에서 그 누구도 양보할 수 없었다.게다가 어제 도용원이 중해의 4대 태보를 청주에 보내 하천을 상대하도록 하였으나 결국 4대 태보가 전부 청주에서 죽음을 맞이했으니 말이다.이토록 큰 도씨 왕족에게 있어서 중해 13 태보는 도씨 가문의 표면적인 병력의 일부일 뿐이었고 그 이면에는 아직도 수많은 고수들이 숨어 있었다. 비록 4대 태보의 죽음이 도씨 가문에 있어서 큰 손실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양측의 전쟁이 정식으로 시작됨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 일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도용원이 말했다. “네가 어젯밤 4대 태보를 죽였다고 하여 우리 도씨 왕족과 겨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말거라. 우리 도씨 왕족의 배후는 네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허허.” 하천은 단지 냉소할 뿐이었다. 한 왕족의 배후라면 하천 역시 적지 않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도용원은 전혀 과장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천도 전에 연씨 왕족에 대한 정보에 근거하면 13태보가 한 왕족 중에서 왕족의 중요한 기둥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또 어떤가? “도용원이라고 했지? 난 여전히 그 말이야. 이 일을 해결하고 싶거든 1800억이던 3600억이던 모두 배상할 의향이 있다. 어쨋거나 내 딸이 네 아들의 눈을 멀게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너도 학교 CCTV 영상을 봤겠지만 너의 아들이 먼저 내 딸을 건드린 것이 이 일의 시작이지 않은가?” “그러니 내 딸을 건드린다면 내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말거라.”“좋아. 아주 좋아.” 도용원은 연신 좋다며 말했다. “하천, 우리 도씨 왕족은 돈 따위
비록 이번 사건은 진전이 직접 나서 중재자 역할을 했지만 이 일을 결코 잠재울 수 없었다. 진전도 자신의 역량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일은 그냥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하천이 권한 술을 마시며 말했다. “행운을 비오.”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천은 진전을 향해 공수했다. 그는 진왕부가 자신의 편에 서줄 것을 강요하지 않았고 동시에 진왕부가 손을 써주기를 애초에 바란 적도 없었다. 하천은 정말 도씨 왕족따위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설령 황족이 상대에게 힘을 실어준다 한들 또 어떤가?화원을 떠나자, 밖에서는 진혜와 원중이 이미 이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임수연과 양금갑을 데리고 돌아다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자연히 담판의 결과를 가장 먼저 알려고 했다. 그러나 방금 어두운 얼굴을 하고 떠난 도용원을 보고 나니 그들은 아마 이 담판은 실패로 끝났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비록 원중과 그들은 이번 담판의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하지만 일이 막상 이 지경에 이르자 원중과 진혜의 마음속에는 약간의 실망과 근심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천, 결과는 어떤가?” 하천의 이쪽으로 향하자 오자 진혜가 바로 그를 향해 걸어갔다. 하천은 방금의 암울한 표정을 거두고 진혜에게 웃으며 말했다. “근심 마세요, 숙모. 괜찮을 겁니다.” “괜찮아?” 진혜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하천에게 말했다. “하천, 너와 도용원의 담판이 틀어진 게야?” “애초부터 담판할 것도 없었어요.” 하천은 기지개를 켜더니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 “숙모, 걱정 마세요. 제가 처리할 수 있어요.” 하천은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시간도 늦었고 저희는 오후에 청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끊었으니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내가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진왕부 사람을 보내 도와달라고 말해볼게.” 진혜가 말했다. “괜찮아요, 숙모.” 하천은 진혜를 제지하며 말했다. “걱정해 주셔서
한 황족에게 있어서 무림의 일에 개입하는 것은 차원을 낮추어 싸우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므로 이 은발 남자는 하천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당신과 하천의 원한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또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소.” “나는 단지 무조건 자네 도씨 가문을 도우라는 가문의 명을 받았을 뿐이요. 그러니 앞으로 당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얼마든지 말씀하시오.” 은발 남자는 술을 한잔 마시더니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도용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저도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하천의 온 가족이 죽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의 딸 하영이는 살려두고요.” “그렇게 해드리지요.” 은발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했다. 그러자 다른 테이블에 있던 왼손에 붉은 에메랄드 구슬을 한 남자가 이쪽으로 걸어왔다.“홍루, 네가 청주로 가 내일 날이 밝기 전까지 하천의 가족을 몽땅 죽이거라. 그리고 그의 딸 하영이만 여기로 데려와 도왕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해라.” “네!” 홍루라 불리는 이 남자는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밖으로 걸어나갔다. 도용원은 약간 멍한 표정으로 다급히 물었다. “그 하천이란 자의 주변에는 고수들이 구름처럼 많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틀 전 제가 중해 많은 고수들을 청주로 보냈지만 결국 모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한 명만 보내도 괜찮겠습니까?” 도용원의 질문에 은발 남자는 화도 내지 않고 그저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 “그저 좀 강한 개미 한 마리일 뿐이니 홍루 한 사람이면 충분하오.” 만약 이 말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면 도용원은 틀림없이 노발대발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감히 중해왕 앞에서 이런 농담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은발 남자의 입에서 나왔기에 도용원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제경 황족의 강대함은 결코 도용원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후 4시, 중해에서 청주로 직행하는 비행기가 청주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