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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유월영은 말없이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하얀 눈이 신주시를 은빛으로 덮었고 도로도 하얀 눈으로 덮여있어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눈이 녹으면서 모든 것은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고 눈에 덮였던 모습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유월영은 시간이라는 게 참으로 신기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잊히기 마련이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고 하정은은 이 신호등이 바뀌는 동안 유월영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대답이 없자 실망한 듯 한숨을 쉬고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러나 유월영이 입을 열어 하정은에게 되물었다.

“내가 처음으로 유치장에 잡혀간 건 누구의 설계였죠?”

하정은은 하마터면 브레이크를 밟을 뻔했다.

유월영이 무표정하게 혼잣말했다.

“바로 그 잘난 연재준 덕분 아니겠어요?”

“연 대표는 당시 나를 돌아오게 만들려고 수를 써서 나를 유치장에 가뒀어요. 그리고 내가 정신적으로 무너졌을 때 구하러 나타났죠.”

“‘흔들다리 효과'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어요? 사람이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자신을 구해준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고 해요. 그래서 그 사건 이후로 나와 연 대표 사이는 점점 다시 좋아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가 나와 화해하려고 그렇게 애썼던 이유는 유씨 집안에 접근해 장부를 손에 넣으려는 의도였어요. 이 모든 것은 그가 치밀하게 계획한 거였죠.”

“그래도 하 비서님은 내가 그에게 매정하게 군다고 생각하나요?”

허정은은 말문이 막혔다...

유월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는 침묵 속에서 호텔에 도착했고 유월영은 차에서 내려 운전석으로 돌아가 차창을 두드렸다.

“하 비서님. 계좌이체 해 드릴게요.”

말을 마치고 유월영은 바로 돈을 이체해 주었고 하정은은 무심코 계좌에 들어가 확인했다. 유월영은 야근 수당을 아주 후하게 준 것이다.

“하 비서님 수고하셨어요. 일찍 들어가 쉬세요.”

말을 마치고 유월영은 미련 없이 뒤돌아갔고 잠시 멍하니 있던 하정은이 이내 외쳤다.

“월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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