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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사실 윤영훈은 여자에게 강요하는 취향이 없었으며 그의 곁을 거쳐 간 여자들은 모두 기꺼이 그를 따랐었다. 그러나 주월향한테만은 예전부터 유독 거칠게 대했던 것 같았다.

윤영훈은 복잡한 감정이 들어 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아이가 생긴 건가?”

주월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윤영훈이 다시 물었다.

“우린 그때 이미 헤어졌었는데 왜 아이를 낳은 거지?”

주월향이 갑자기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이 생각했던 게 맞아요. 처음엔 몰래 아이를 낳고 나서 당신이나 당신 부모한테 찾아가서 돈을 요구하려고 했었죠.”

주월향은 고개를 들며 그를 바라봤다. 속눈썹에는 여전히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 눈빛만은 싸늘했다.

“나를 원했던 건 영훈 씨였고 나를 대체품으로 여긴 것도 당신이었어요. 몇 달이 지나서 나를 질려하더니 새 여자가 생긴 것도 당신이었고. 새 여자 한마디에 내가 배신했다고 믿고 날 내쫓았으면서, 당신이 원할 때는 또 내 집에 제멋대로 쳐들어와 날 강제로 취했어요. 도대체 왜! 당신이 뭔데 이렇게 제멋대로 나를 대하는 거죠!”

그녀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난 당신을 잘 알아요. 쓰레기이긴 하지만 그 정도로 악랄한 인간은 아니라는걸요. 당신의 피가 흐르는 아이가 생긴다면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죠. 그 아이가 내 피를 이어받으면 당신은 평생 나를 잊지 못할 거고, 그게 내가 복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그때의 그녀는 막 대학을 졸업한 어린 소녀에 불과했다. 힘도, 권력도 없었고 특별히 좋은 머리를 가진 것도 아니였다. 그녀가 생각한 복수란 자신의 몸을 해치면서 이 남자가 평생 그녀를 잊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정말 어리석었다.

윤영훈은 주월향을 가만히 바라봤다.

주월향은 목이 메어 말했다.

“하지만 나중에...나중에 연이가 내 뱃속에서 자라기 시작했을 때, 나는 아이가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아이의 심장 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 작은 손과 발도 볼 수 있었어. 연이는 내 아이였고 나는 그 아이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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