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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연재준이 덥석 유월영의 손을 잡았다. 그 모습을 본 한세인은 바로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그를 제지하려다 꼼짝하지 않고 손을 뺄 생각도 없어 보이는 유월영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연재준은 유월영이 끼고 있는 장갑의 벨크로를 뜯었다. 그녀는 신주시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사람들 앞에 나타날 때마다 항상 장갑을 끼고 있었다. 다만 겨울이라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그녀가 장갑을 끼고 있어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직 연재준만이 계속해서 신경 쓰고 있었고, 그는 몇 번이나 유월영의 장갑을 벗기고 손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

이제 그는 유월영의 장갑을 천천히 벗기며 마침내 그녀가 숨기고 있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유월영의 손은 희고 섬세했으며 손등의 혈관이 얇은 피부 아래로 희미하게 보였다. 그녀의 손톱은 모두 보기 좋은 모양으로 다듬어져 있었고 손톱에는 네일아트를 하지 않은 깨끗한 살구색이었다.

아주 아름다운 손이었다. 약지에 있는 그 흉터만 아니었다면 쥬얼리 광고 손 모델과 견줄 만했다.

유월영의 약지를 가볍게 잡은 연재준의 눈썹이 움찔했다. 그녀의 무명지 손가락 밑에 톱니 모양의 흉터가 있었으며 그건 확연히 봉합 수술을 받은 흔적이었다.

연재준은 전부터 속으로 짐작하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이 본 걸 믿고 싶지 않았다. 그는 목이 멘 듯 침을 삼켰다.

유월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이래 봬도 레온 그룹의 보석 시리즈를 관리하고 있죠. 그 보석 디자이너들이 에로스의 설계 원리에 대해 나에게 말해 줬어요.”

“살아 있는 한 절대 벗을 수 없는 이유는 반지의 특별한 설계 때문이죠. 반지를 끼우면 손가락 관절에 딱 맞게 걸리거든요. 그래서 반지를 낀 사람이 죽은 후에야, 손가락뼈에서 반지를 빼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즉, 관절을 통과하지 않으면 살아 있을 때도 반지를 뺄 수 있다는 뜻이죠.”

연재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반지를 빼는데 손가락 관절을 지나지 않을 수는 없어.”

유월영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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