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주 부드럽지만 욕망이 담긴 키스를 했으며 입술에서 턱 그리고 목으로 내려갔다.이승연은 슬립 드레스와 얇은 시폰 가디건을 입고 있었고 이혁재는 입으로 그녀의 슬립 드레스의 끈을 물고 아래로 당겼다. 그 모습은 본 이승연은 그가 주인을 기쁘게 하려는 작은 강아지처럼 보였다.생각해 보면 그들은 거의 반년 동안 사랑을 나누지 않았다. 싸워서 그런 것도 있고 그녀가 임신 초기라 불편했던 이유도 있었다. 지금 두 사람 모두 감정이 격해져 벗을 옷은 벗었고 모든 준비를 다 마쳤다.그 순간, 초인종이 갑자기 울려댔다. 이혁재는 짜증 난 얼굴로 무시하고 아이처럼 그녀의 몸에서 입술을 떼지 않고 계속하려 했다. 이승연은 그에 비해 도저히 초인종 소리를 무시하고 계속할 수 없어 아마도 배달이 온 것 같다고 하면서 그를 밀어냈다.“네 배달이야.”이혁재는 그녀의 가슴에서 머리를 들고 욕망으로 달궈진 눈으로 그녀를 보면 말했다.“그럼 밥 먹고 나서 다시 할 거야?”“...”이승연은 더 이상 대꾸하기 싫어서 그를 밀어내고 옷을 정리하며 문을 열러 갔다. 이혁재는 그런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서 앉히고 자신이 문 열러 갔다. 문을 여니 확실히 배달이었다. 그는 음식을 받고 방해받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 배달원에게 팁을 주었다.이혁재는 이승연이 뭘 싫어하는지 몰랐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 그는 자발적으로 식탁을 정리했고 이승연은 방으로 가서 양치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이미 늦은 시간이었으며 10시가 넘었다. 그녀는 임신한 후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이혁재도 그걸 알고 늦게 들어와도 항상 게스트룸에서 잤다. 이승연은 그런 그의 모습을 그가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 그가 오늘 밤에도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불을 끄고 잠들었다.하지만 이혁재의 두 번의 키스와 ‘우리의 첫날밤’이라는 말이 영향을 미쳤는지, 이승연은 꿈에서 이혁재와의 첫 경험을 떠올렸다. 그날 그들은 혼인신고를 했고 바
이승연은 속으로 생각했다.‘이 결혼 내키지 않았던 거 아니야? 그런데 '여보'라는 말을 저렇게 쉽게 한다고? 진심이야? 아니면 나를 놀리는 건가?’한편으로 그녀는 자신이 그와 마주한 이 5분 동안 계속해서 그의 기세에 밀리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깜짝 놀란 자신이 체면이 구겨진 느낌이 들었다. 어찌 됐든 그녀는 그보다 몇 살 더 많았으니...오후에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할 때는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 이 좁은 욕실에서 보니 왠지 모르게 이혁재의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키가 커서 그런가?’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숨을 내쉬며 평소의 여유로운 모습을 되찾았다.“그냥 몸 닦는 거야. 열이 좀 나는 것 같아.’“열이 난다고?” 이혁재는 바로 욕실로 들어왔다. 욕실이 작지는 않았지만 그가 들어오니 공기가 부족한 듯한 느낌에 이승연은 숨을 몰아쉬었다.“열이 나면 등도 닦아줘야 효과가 있어. 당신은 닿을 수 없으니까 내가 도와줄게.”그녀가 동의하든 말든 그는 그녀의 수건을 집어 다시 물에 적신 뒤, 짜서 그녀의 옷 속으로 넣었다. 뜨거운 수건이 그녀의 척추를 따라 아래로 닦아 내리자 이승연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두 사람은 앞뒤로 서 있었고 욕실 거울에 두 사람의 모습이 비쳤다.이승연은 거울 속의 이혁재를 바라보았다. 소년 시절의 얼굴과 겹쳐 보였지만 지금의 그는 더욱 성숙해졌고, 이목구비도 훨씬 또렷해졌다. 소년의 기운이 사라지고 이제는 남자가 되어있었다.그는 단지 한 남자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합법적인 남편이기도 했다.그들은 비록 고모, 조카 사이이지만 사실은 매우 먼 친척으로 명절 때도 만날 일이 거의 없었으며 최근 몇 년 동안도 거의 만나지 않았다.이혁재는 시선을 내리깔며 그녀 목뒤의 솜털을 보면서 약간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당신은 너무 말랐어. 뼈가 만져져.”“...”잠시 후, 그는 다시 말했다. ‘“몸을 닦은 게 알코올이야? 무슨 꽃향기로 만든 술 같아. 정말 향기롭네.”“...”이승연은 몇 초 후에야 천천
이승연은 그의 애무를 받으며 그제야 그의 말 의미를 이해했다.듣기로는 남자가 처음으로 관계를 가질 대 자극을 받아 사정이 빨리 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행위 전에 한 번 방출하면 실제 행위가 더 오래 지속된다고 했다.그는 다시 한번 오늘 밤이 그의 첫 경험이라고 말하고 있었다.이혁재의 목젖이 꿈틀거렸다.“잘 모르겠어. 알려줘 봐. 여기가 맞아?”이승연은 원래 믿지 않았는데 그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더 수상했다.그 후 일은 자연스럽게 일어났다.그는 처음에는 조금 서툴렀지만, 두 번째 때는 능숙해졌고, 세 번째 때는 이승연은 알 것 같았다. 이승연은 남자들이 사귀었던 여자들을 서로 비교하는 행동을 경멸해 왔었다. 그리고 그녀도 이전의 남자 친구들을 서로 비교할 생각은 없어지만 사실로 볼 때 확실이 젊은 남자가 더 우세였다.·신혼 첫날 밤에 그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했고 이후 며칠 동안도 멈추지 않았다. 꿈속에서 이승연은 목이 마른 느낌이 들었으며 심지어 가슴도 조금 가려운 느낌이 들어 눈을 떴다. ...‘이건 꿈이 아니야!’이 가려움은 꿈이 아닌 것 같아 이승연은 아래로 시선을 향했다. 이불 아래로 이혁재가 그녀를 애무하고 있었다.“...이혁재!”이승연은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화끈거리는 얼굴로 이혁재를 노려봤다.이혁재는 두 손으로 그녀의 몸을 지탱하며 그윽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계속할까?”“...싫어. 내 몸에서 내려가!”“정말 싫은 거야? 아니면 싫은척하는 거야?” 이혁재는 눈웃음을 살짝 지으며 말했다. 이승연은 숨이 가빠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혁재는 그녀가 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곧, 이승연의 옷은 침대 아래로 벗겨졌고, 이혁재는 전에 임신 공부를 하면서 임신 중기에는 조심하면 적당한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천천히 애무하고 있었다. 이혁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하는 순간 이승연은 갑자기 체기가 올라와 급히 그를 밀어내고 쓰레기통을 잡고 구역질했다
이혁재는 진주만을 떠난 후 연재준 보러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의사는 연재준의 폐에 있는 작은 종양이 약간 확산되였지만 아직 수술할 정도는 아니어서 약물 치료를 하고 천천히 지켜본 후 다음 단계를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오늘 그의 얼굴색은 많이 좋아 보였고 이혁재도 별다른 일이 없어 그와 잠시 몇 마디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노현재가 신주시를 떠난 후 어디로 갔어?”연재준이 갑자기 물어왔다.이혁재는 뜬금없다는 표정 지으며 대답했다.“내가 어떻게 알겠어?”“또 모르는 척하네.”이혁재가 웃으며 말했다.“며칠 전에 카톡 했는데 지성에서 가서 동생들을 보고 그다음에는 해외로 가겠다고 하더라고. 해외에서 좀 지내다가 나중에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했어.”연재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혁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왜? 마음 약해졌어? 내가 현재에게 충분히 돌아다녔으면 신주시로 돌아오라고 할게.”연재준이 차갑게 웃었다.“내가 언제 배신자를 용서하는 거 봤어?”이혁재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알았어. 그럼 우선 몸조리 잘해. 나는 이제 본가에 다녀올게.”연재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이혁재가 떠난 후, 연재준은 핸드폰을 들어 프링스 신문을 클릭했다.지금 프링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레온 그룹과 SAM이었다.SAM은 인수 발표 후 열기가 떨어지기 전에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여 인기를 끌었고 신제품 매출도 아주 좋았다. 게다가 주가도 75달러를 유지하고 있어 원래 25달러였던 것에 비해 몇 배나 올랐다.이번 인수 건은 레온 그룹과 SAM에 모두 윈윈이었으며 금융계의 또 다른 전설적인 사례로 불렸다. 많은 언론과 매체들은 저마다 SAM의 총괄 책임자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요청해 왔다.하지만 그럴 때마다 레온 그룹의 대답은 항상 똑같았다.“저희 아가씨는 현재 학업에 전념하고 있으니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하지만 인터뷰는 사양하겠습니다.”이 짧은 한마디는 예민한 언론인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아가씨라고 지칭하니 여자임을
“그건 또 무슨 이상한 규정이야?”현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그는 조금 기분이 상해 보였으며 커피가 조금 식은듯해서 가정부를 한 번 쳐다봤고 가정부는 즉시 새 커피를 준비했다.유월영은 다시 신문을 한 번 흘끗 보고는 불쑥 말했다.“재준 씨도 지금쯤 프링스 신문을 보고 있겠지.”현시우는 바로 유월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침 햇살 아래 그의 눈은 연한 호박색이었지만 깊이를 알 수 없었고 얇은 입술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녀는 그 이름을 아주 오랜만에 꺼냈다.유월영은 평소와 다름없는 말투와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밝히지 않으면 정말로 나에게 답을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었어? 나와 SAM의 인수 건을 겨루던 한국 회사가 바로 해운 그룹이지?”현시우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월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놀라지 않아도 돼. 이미 알고 있었어...두 번째 상대할 때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지.”너무 익숙했다.연재준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존재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의 사업 수단도 그만의 특징이 있어 그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면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그랬다.바로 그 ‘아주 가까운 사람’이란 이유로 유월영은 그 사람이 연재준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처음으로 든 감정은 혐오였다.그녀는 자신에게 혐오를 느끼고 있었다. 그와 함께 지낸 3년 동안, 그의 모든 행동이 그녀의 뼛속까지 새겨졌고 그녀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를 알아챌 수 있었다. 그건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익숙했다.마치 동물 세계에서 야수들이 동료가 남긴 냄새를 통해 그 위치를 찾는 것처럼.연재준도 전부 유월영이 자신을 알아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전에 그녀를 속이거나 이용할 때 노현재를 대신 시키거나 하정은에게 맡겼었다.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직접 나섰고 그래서 그녀는 단번에 그를 알아보았다.유월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떻게 나를 연재준과 싸우게 할 수 있어? 그가 내가 죽지 않았다는 걸 알아챌까 두렵지 않
“저의 옛 지인이라고요?”유월영이 말했다.“저의 옛 지인이면 나 보러 여기 오지 말고 묘지에 가야지.”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없었다.현시우가 물었다.“남자인가요?”“젊은 남자분입니다. 그분이 한마디 더 했는데요...”“어떤 말이요?”집사는 잠시 멈춘 후 말했다.“그분이 말하길, 아가씨가 그를 속이고 그의 몸을 가졌으니 책임져야 한다고 합니다.’“?”유월영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정원은 여름 바람이 꽃가지를 스치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잠시 조용해졌다.몇 초 후 현시우가 태블릿을 내려놓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 그렇게 재미있는 일이 있다니. 그럼 들어오라고 하세요. 나도 한번 만나 보지.”유월영도 누군가의 못된 장난이라고 생각했지만 집사가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자 그녀도 놀라 벌떡 일어섰다.그는!...파리는 화창한 날씨였지만 신주시는 먹구름이 끼고 있었다.아침에 집을 나설 때까지 하늘은 갰지만 점심쯤 이혁재가 본가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구름에 가려 비가 올 것 같았다.그는 다시 손목시계를 보았다. 11시, 그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반 시간 들은 후 바로 이승연에게 음식을 배달하고 그녀가 퇴근할 때까지 로펌에서 기다린 후 같이 집에 가기로 했다.이혁재는 비 오는 날 그녀가 혼자 운전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그랬다.그는 본가에 남아 밥 먹을 생각이 없었다.그는 어머니가 그를 부른 이유가 단지 한 끼 식사를 위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으며늘 듣던 잔소리를 들을 준비하고 있었다.“엄마.”이혁재가 부르는 소리에 이혁재의 모친 공주연은 그를 발견하고 이내 그의 뒤를 살폈다.“볼 필요 없어요. 저 혼자 왔어요.”공주연이 바로 화를 냈다.“승연이를 데리고 오라고 했잖니?”“오늘 로펌에 일이 있어서요.”“벌써 임신 5개월인데 아직도 로펌에 나가? 집에 있으면서 아이가 나올 때까지 고분고분 있을 것이지!”이혁재는 소파에 앉아 피스타치오를 집어 까서 입에 넣으며 무심하게 말했다.“겨우 5개월
이혁재는 공주연이 다 말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정말 이해가 안 가요. 엄마, 외가도 꽤 부유하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꽤 개방적인데 아빠가 더 이상 엄마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왜 굳이 아버지한테 매달려요? 시원하게 이혼하고 그의 재산 절반을 나눠 갖고 집으로 돌아가서 젊은 남자 모델들을 데리고 사는 게 훨씬 낫지 않아요? 굳이 한 우물만 팔 필요 없잖아요. 엄마는 너무 인생의 목표가 없어요.”‘승연 누나 같으면 내가 그렇게 임신시키지만 않고 약점 가지고 붙잡지만 않았어도 벌써 나랑 이혼하고 새로운 남자 친구를 만나 즐기고 있겠지. 내겐 국물도 없었을 거야.’‘엄마는 왜 승연 누나 절반만큼 눈을 뜨지 못하는 걸까?’“꿈도 꾸지 마!”공주연은 눈물을 머금은 채 냉소를 지었다.“너희 이씨 가문이 처음부터 그렇게 잘 나간 줄 알아? 그때 우리 집에서 네 아버지를 눈에 차지 않아 했지만 그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나만 보고 산다고 했어. 그런데 지금 와서 내 꼴이 뭐야?”“이씨 가문이 잘되고 나서 남편이라는 사람이 여자를 하나둘씩 데려오더니, 그 두 여자와 두 자식까지 집으로 들여앉혀 놓았어. 내가 어떻게 마음이 편하겠니? 이번 생에는 그를 죽을 때까지 놔주지 않을 거야! 누구 좋으라고!”이혁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엄마는 한평생 그렇게 싸우고 싶겠지만 나는 원하지 않아요. 승연이도 그렇고, 그녀의 배 속의 아이도 마찬가지예요. 엄마가 도구로 이용할 수는 없어요. 일찌감치 포기하세요.”이혁재의 모친이 뭔가 말하려고 했을 때 가정부가 다가와 말했다.“큰 사모님, 큰 도련님. 점심 식사 준비되었습니다.”“누가 너에게 끼어들라고 했어!”공주연이 큰소리로 꾸짖었다.가정부는 즉시 고개를 숙여 사죄했고 이혁재는 혀를 차며 가정부에게 손을 휘저어 나가게 했다.이혁재 모친은 울분을 터뜨리며 눈물을 훔쳤다.“내가 아직 숨이 붙어 있는 한, 나는 그 천한 년들이 그렇게 우쭐대는 꼴 두고 보지 않을 거야! 혁재야 너도 잘 들어. 너희가 계약을 썼든
이승연이었다.비록 임신 중이고 플랫 슈즈를 신고 있었지만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눈에 띄였다.이승연은 눈을 깜짝하지 않고 첩들을 바라보았고 두 여자는 그녀의 기에 눌려 입을 다물었다.이혁재도 잠시 멍한 채 이승연을 바라보다 곧바로 일어나 그녀에게 달려갔다.“여보!”오지 않겠다던 아내가 결국 나타나자 이혁재는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얼굴에 웃음이 번졌어요.이승연은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가 주인을 보고 달려오는 것처럼 느껴졌다.“여보.” 이혁재는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여보라고 부르자 이승연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식탁에 있던 사람들도 반응을 보였고 이혁재의 모친 공주연도 기쁜 얼굴로 그녀를 맞이했다.“아가 왔니.”이승연도 사람들에게 인사했다.“어머님, 아버님.”“그래, 그래!”공주연이 직접 그녀를 부축하며 시어머니로서의 사랑과 관심을 드러냈다.이승연은 결혼 후 처음으로 이혁재의 본가에 방문했으며 그녀는 평소처럼 편안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연보라색 네크라인 원피스는 그녀의 피부를 더욱 하얗게 보이게 했고 옷감은 주름이 잡히지 않은 채 그녀의 몸매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흰색 운동화까지 착용하여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이승연이 식탁에 다가가자 방금 본처와 첩들의 음울한 기싸움에도 입을 열지 않던 이진화도 예의상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승연이 왔구나. 빨리 앉아서 밥 먹어라. 혁재가 네가 온다는 소리를 안 해서 우리도 기다리지 않았어. 음식도 이제 막 나왔고 우리도 아직 입 대지 않았단다. 네 입맛에 맞는지 보렴. 마음에 안 들면 주방에 다시 해달라고 할게.”“오전에 로펌에서 중요한 고객을 만나야 해서 얼마나 걸릴지 몰라 혁재에게 못 간다고 얘기했어요. 하지만 고객을 만나고 보니 시간이 남아서 혼자 온 거예요.”이승연이 이어 설명했다.“연말에는 서류 정리하고 연초에 사건이 시작되면서 많이 바빠 아버님, 어머님을 찾아뵙지 못했어요. 제 잘못이에요.”이승연은 성격이 차갑고 가끔은 감정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