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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마르세유 대성당은 규모가 크고 역사적으로도 5세기에 지어졌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수리와 재건을 거쳤다. 그래도 현재까지 변함이 없는 것은 아마도 그 신앙일 것이다.

연재준과 제임스는 성당 안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5월의 날씨에 기온은 이미 따뜻해졌고 화단의 작은 꽃과 풀들은 햇빛을 받고 활기차게 피어나고 있다. 이에 비해, 고령의 제임스와 병중에 있는 연재준은 다소 생기가 부족해 보였다.

그들은 서로 알고 지냈지만 자주 왕래하지는 않았으며 다만 그래도 서로 나이 차이를 넘은 친구라고 할 수 있었다.

제임스는 옆에 있는 이 남자를 보며 말했다.

“오랜만에 보네. 기운이 더 없어진 것 같군. 3년 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보다 행복해 보이지 않아. 그동안 많은 일을 겪은 것 같네. 여전히 검은 옷을 좋아하는 건 변함이 없고.”

연재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내가 SAM을 당신에게 팔지 않았다고 해서 직접 한국에서 여기까지 날 찾아온 거야? 정말 많이 변했구나. 예전보다 속이 많이 좁아진 것 같은데.”

연재준은 그의 농담에 반응하지 않고 대신 물었다.

“당신은 죽어도 회사를 팔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무슨 이유로 자발적으로 레온 그룹에 합류한 건가요?”

“처음에는 나도 내놓기 싫었어. 너희 두 강도와 '같이 죽을' 각오까지 했었거든.”

연재준은 씁쓸하게 웃었고 제임스는 갑자기 화가 난 일이라도 생각 난 듯 씩씩거렸다.

“믿지 않겠지만, 주말에 난 특별히 낭트에 가서 부모님의 묘지에 가서 빌었어. 내 행동을 용서해달라고 말이야. 근데 그 레온 가문의 여자애가 나를 따라와서는...”

그 여자애를 언급하면서 제임스는 주제를 잠시 바꾸며 말했다.

“넌 모르겠지만 그 한국 여자애가 정말 무례하더군. 내가 할아버지 나이인데 처음 만나자마자 나를 멍청하고 어리석다고 욕하더군.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지!”

연재준은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그 여자에 대해 묻지 않고 그냥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렇게 버릇없는 여자애를 본 적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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