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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하얗게 질린 유월영의 얼굴을 바라보던 연재준의 얼굴도 창백해졌다.

“나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서 죽으려고 하는 거야?”

“내가 죽으면, 당신들 뜻대로 되는 게 아닌가요. 나중에 내가 장부를 들고 나타나서 당신들을 신고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연재준은 그녀의 텅 빈 눈동자를 바라봤다. 그렇게 아름다운 두 눈은 이제는 더 이상 빛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툭 끊어졌다. 이번에는 어떻게 해도 그녀를 잡아 둘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연재준은 칼을 쥔 손에 더 힘을 주었지만, 그래도 그는 다시 물어봐야 했다.

“정말로, 조금도 더 여기 있을 수 없는 거야?”

“우리 엄마를 되살릴 수 있어요?”

그는 그럴 수 없었고 그녀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었다.

...

연재준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다. 그는 윤영훈을 바라보고, 풀숲에 숨겨진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오성민쪽을 바라보다 마지막으로 다시 유월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점점 핏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지금 유월영은 매우 처참한 상태였지만, 연재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도 역시 온몸이 피투성이였다.

연재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 비서는 모르겠지만, 목을 베는 것은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이야.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기도를 잘라서 질식사하게 만들지. 내가 네 엄마를 죽였으니, 당신 죽기 전에 나를 죽여서 보복해야 하지 않겠어?”

유월영은 지금도 여전히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가 바로 이 얼굴로 양아버지를 죽이고, 엄마를 미치게 만들고, 끝끝내 엄마를 죽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두 번이나 가정이 파괴된 것을 떠올렸다. 원래 죽어 있던 유월영의 마음이 잠시나마 다시 깊은 증오로 요동쳤다.

연재준은 그녀의 칼을 놓아주었고 유월영은 다시 칼을 꽉 쥐었다.

그는 자신의 심장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자신을 찌르라고 했다. 유월영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그리고 그녀의 칼은 곧바로 연재준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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