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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내가 로펌에 찾아가는 것도 안 되고, 내 마음대로 부부 생활을 할 수도 없고, 당신은 우리 신혼집에 오지도 않지. 그리고, 우리 집에서 무슨 명절 모임이 있을 때도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잖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조상님을 모시고 사는 줄 알겠어.”

그는 비웃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당신한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려 하면 당신은 바로 얼굴을 돌려 버리잖아. 당신이 말하는 '선 넘기'는 보통 부부생활에도 못 미쳐. 내가 너무 도를 넘는다고 말하지만 그건 당신이 한 번도 나를 남편으로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야. 우리가 결혼한 지 1년이 지났는데, 내가 '여보'라고 불러달라고 해서 언제 한번 불러준 적 있어?”

이승연은 잠시 침묵한 뒤 차갑게 대답했다.

“억지 부리지 마. 내가 집에 돌아가지 않는 건 네가 먼저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똑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이혁재는 기가 막힌다는 듯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떤 여자와 애매하게 굴었다는 거야? 이름을 한번 말해봐. 내가 데려와서 당장 삼자대면하게. 난 떳떳해서 무서울 게 없어.”

이승연은 말이 없었다.

이혁재는 그녀의 냉담한 표정을 보며 말했다.

“당신은 전 남자 친구랑 호텔도 가고, 적반하장으로 나한테 이혼 소송 통지서를 보냈잖아. 내가 며칠 동안 화가 났지만 참아내고 로펌에 가서 다시 잘 해보려고 노력했어. 강아지처럼 당신 옆에 맴돌면서 내가 그렇게 애걸복걸했어. 이걸로 부족해?”

이승연은 10대, 20대 소녀가 아니었으며 이런 감정 호소에 쉽게 휘말리지 않았다. 그녀는 차분히 물었다.

“그래서, 왜 혼전 계약서에는 사인하지 않는 거야?”

이혁재는 그녀의 차분한 말투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 망할 혼전 계약서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 거야? 우리는 이미 부부잖아. 혼전 계약서가 무슨 소용이야? 나를 그렇게 믿지 않으면서, 어떻게 부부로 살 수 있겠어?”

이승연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첫째, 내가 로펌에 오지 말라고 했지만 네가 언제 내 말 들었어? 둘째, 네가 부부 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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