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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서정희는 구경꾼처럼 현시우를 보다가 다시 유월영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사실 머리가 나쁘지 않았으며 심지어 똑똑하기까지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애초에 몇 마디 말로 ‘연재준이 그녀가 시키는 대로 한다’는 허상을 만들어 유월영이 오해하게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서정희는 이제야 모든 게 이해가 된다는 듯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었다. 병으로 나른했던 얼굴에는 야릇한 웃음이 피어났다.

“내가 그때 짠 판이 완전히 실패한 것도 아닌가 보네. 이렇게 연 대표님을 도와 미인의 마음까지 얻게 도와준 걸 보면...”

유월영이 쌀쌀하게 대꾸했다.

“재준 씨와 나 사이는 당신이 왈가불가 할 게 아니에요.”

“당신은 진실을 알고 싶어서 여기까지 온 거 아닌가요? 내가 지금 진실을 알려주고 있는데 당신은 도리어 들을려고 하지 않잖아요. 유 비서님, 왜 이렇게 모순이에요? 아~ 알겠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는데 마주할 용기가 안 나는 거죠? 반지까지 낀 상황에서 자신이 잘못된 사람한테 마음을 줬다는 걸 알게 되면 감당 안 될 수도 있겠죠.”

서정희는 그녀의 약지에 끼고 있는 에로스 반지를 보았다. 다만 이번에 그녀는 질투가 아닌 어리석은 마음이 들었다. 그건 두 여자의 동병상련 마음이었다.

현시우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서정희가 유월영에 대한 비아냥 때문이었지만 그는 제지하지 않았다.

그는 유월영이 알기를 바랬다. 그녀가 지금까지 연재준이 무고하다고 생각한 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유월영은 신경이 곤두서있고 안색도 긴장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워서라는 걸 인정하기 싫었다. 그저 그녀는 그럴 필요가 없으며 여기서 서정희의 빈정거림을 듣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자신을 설득했다.

그녀는 들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바로 가려고 몸을 돌렸다.

“막으세요.”

서정희의 한 마디에 하인들이 나타나 유월영 앞을 가로막았다.

유월영은 고개를 돌려 냉랭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서정희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듣기 싫겠지만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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