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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폭우가 내린 다음 날은 여전히 흐린 날씨였다.

오전 9시가 막 지났을 때 연재준의 차가 연씨 가문 별장으로 들어왔다.

그는 출근길에 연민철 비서의 전화를 받았다. 비서는 급한 말투로 연민철이 중요한 일로 그를 찾고 있다면서 지금 꼭 집에 들르라고 했다.

그의 차가 마당으로 들어서자, 비서는 오래 기다렸다는 듯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차 문을 열어주면서 말했다.

“연 대표님, 오셨어요? 회장님께서 2층 안방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방?”

연재준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집 안에 들어가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랐다.

“어디 편찮으신가요?”

“어젯밤 회장님의 혈압이 200까지 치솟아 그 자리에서 기절하셨어요. 다행히 가정의가 계셔서 상황을 잘 넘기셨어요. 아침 7시에 다시 혈압을 재보았는데 여전히 높았습니다.”

연재준의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연민철은 평소에 고혈압이 있었으며 매번 그와 연재준이 싸울 때마다 유월영은 옆에서 연재준을 일깨워줬다. 게다가 전에는 이렇게까지 심각한 적이 없었다. 연재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방문은 닫히지 않았고, 윤미숙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연민철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었다.

비서가 나지막이 인사 했다.

“회장님, 사모님, 연 대표님 오셨어요.”

연재준은 침대 끝에 기대어 있는 아버지를 바라봤다.

4대 재벌이었던 윤민철은 어느덧 60대에 접어들었으며 지금은 앙상한 몸에 병든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벌겠고 눈두덩은 파래진 채 콧날개 양쪽에는 팔자 무늬가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침실에 커튼이 쳐져 있어 빛이 들어오지 않았고 침대 머리에만 전등이 켜져 있어 화면이 더욱 답답해 보였다.

윤미숙은 얼은 몸을 일으키며 아는체했다.

“재준이 왔니? 일하는 데 지장 없겠지? 어젯밤 네 아버지가 한밤중에 일어나자마자 너를 보자고 하셨어. 그때 새벽 4시라서 내가 말렸어. 그런데 네가 아침에도 안 오면 아마 이이가 너의 회사까지 찾아갈까 봐 두려웠어. 의사가 지금은 반드시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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