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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장

비몽사몽 여러 생각들을 하는 사이, 구치소 문이 열리며 교도관이 소리친다.

“다 일어나!”

다들 손에 들린 밥그릇을 내려놓고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난다.

유월영 역시 이 곳 규정에 관해 듣고는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두 다리가 땅에 닿는 순간, 위가 꼬일듯이 아파오며 다리에 힘이 턱 풀려버린다. 거의 무릎을 꿇기 직전, 어디선가 팔이 쭉 뻗어져오며 유월영을 잡아주는데.

상대의 가슴팍에 부딪치니 익숙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순간 뭐라 설명할수 없는 설움이 북받쳐 오른다.

함정에 빠진 설움, 두끼나 굶은 설움과 위병이 도진 설움에 “왜 이제 왔냐”는 말을 내뱉을 뻔하지만 겨우 목구멍으로 넘기는 유월영이다.

연재준의 목소리가 정수리에서 들려온다.

“못 걷겠어?”

유월영이 겨우겨우 한 마디 내뱉는다.

“위 아파요......”

“그러게 왜 이승연더러 나 찾아갈가고 말 안했어? 넌 아파도 싸.”

무기력하게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려 하자 연재준은 아예 유월영을 가로로 번쩍 들어올린다.

순간 중심을 잃은 유월영은 눈 앞이 빙글빙글 도는 어지러움에 그의 옷깃을 꽈악 잡아끈다.

연재준은 빨개지다 못해 실핏줄까지 터진 유월영의 눈가를 보고는 덩달아 마음이 찢겨지는듯한 느낌을 받고 미간을 찌푸린다.

유월영이 중얼거리며 묻는다.

“......저 이제 나가도 돼요?”

“응. 보석 신청 통과됐어.”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면서 연재준이 말한다.

아, 이승연이 못 한다고 연재준도 못한다는 법은 없구나.

유월영이 고통과 피곤함에 눈을 질끈 감는다.

구치소를 나오자 하정은이 곧바로 담요를 유월영에게 덮어준다.

유월영은 170이나 되는 큰 키임에도 불구하고 애벌레마냥 꽁꽁 싸진채 연재준에게 폭 안겨있는다.

경찰서를 나와 유월영을 차에 앉히는 연재준이다.

히터를 빵빵하게 튼 차 안 공기와 찬 바깥 공기에 유월영이 몸을 부르르 떤다.

이내 입가에 뭔가가 닿는 느낌을 받는 유월영이다.

본능적으로 입을 떼지만 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포도당이니까 마셔.”

기력회복엔 포도당 만한게 없다.

유월영이 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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