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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연재준이 쌀쌀맞은 눈빛으로 유월영을 쳐다본다.

“네가 준다며?”

유월영이 이를 꽉 악문다. 그러나 갑자기 풀악셀을 밟아 코너를 돌아버리는 바람에 유월영은 준비도 없이 차문에 부딪혔다가 다시 안전벨트에 의해 제자리로 돌아왔다.

“......”

아프진 않았지만 울화통이 치민 유월영이 실핏줄 터진 눈으로 남자를 노려본다.

핸들을 쥔 연재준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가더니 이내 속도를 늦추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전엔 한 성깔하는거 왜 몰랐지? 이래도 안 된다 저래도 안 된다.”

이런 말이 다른 사람 입에서 나온다면 진짜 “넌 방법이 없다”, “널 어떻게 하면 좋겠냐”, “넌 날 너무 무안하게 만들어”같은 애정표현의 일종으로 여길테지만 그는 연재준이다.

그의 말에서 묻어나오는거라곤 짜증 뿐이었다.

유월영은 그런 성격이다. 평소엔 조용하고 뭐든 다 억제할수 있는 사람이지만 일단 몸이 불편하기만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감정을 표출해낸다. 그 날 영안에서 몇끼를 굶었을때도 연재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다 반박을 했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랬다.

유월영이 입꼬리를 스윽 올린다.

“사장님도 재밌더라고요. 하 사모님이 따지고 드실때도 ‘어젯밤에 저랑 쭉 같이 있었고 그런 적 없었다’는 말 한 마디도 하기 싫으셨던걸 보면.”

그런 사람이 “아가씨 도와드려야죠”라는 서정희의 말에 구구절절 입을 열다니.

“지금은 또 친히 저 쫓아오셨는데 본인 행동에 괴리감이 들지도 않으세요?”

“내가 그 말 안 해준것 때문에 내 탓으로 돌리는 거야?”

가뜩이나 날카로운 연재준의 옆모습이 더욱 예리하고 차가워진다.

“그럼 넌 왜 사모님이 물으실때 나랑 같이 있었다고 말 안 했어?”

다른 사람은 다 거론해놓고 자기 이름만 쏙 빼놓고선 이제 와서 자기 탓을 한다니.

“말해도 도와주지도 않을건데 뭐하러 힘을 빼요?”

연재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진다.

“뭐?”

유월영이 간크게 또 한번 똑같은 말을 읊조린다.

“제가 말해도 도와주지도 않았을거잖아요, 아니에요? 사장님은 신 교수님처럼 아무 이유없이 제 편을 들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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