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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별다른 해명이 없는 연재준이다.

늘 그렇다, 그는 누군가에게 해명하는 법을 모른다.

2층 난간을 붙잡고 있는 그의 시선은 활짝 열려있는 대문 뒤로 펼쳐진 칠흙같은 어둠을 바라보고 있다.

이내 연재준은 고개를 틀어 서정희에게 말한다.

“준비해둔 방으로 가서 쉬어.”

“재준 씨는요?”

딱히 별다른 표정변화가 없는 그였지만 서정희는 그가 간섭받기 싫어한다는걸 잘 알고 있었는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제 말은 내일 아침에 사모님이 재준 씨 안 보이는거 알면 어디 갔냐고 물으실텐더 그땐 어쩌냐는거였어요.”

“네가 알아서 해.”

앞으로 두 발자국 내밀던 연재준이 다시 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하부인은 아직 상태가 많이 불안정하니 네가 잘 말씀드려. 사모님한테 유월영이 찾은 진범에 대해 잘 말씀드리라고.”

유월영이 찾은 진범이라......

유월영이 본인의 힘으로 찾아낸건 맞지만 방금 하부인 앞에서 사건에 대해 분석한건 분명 그였는데.

허나 그는 특별히 강조하며 유월영이 찾은 진범이라고 콕 집어 말한다.

“잘 말씀드릴게요.”

연재준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왔을때 유월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곁에 있던 하인에게 묻는다.

“그 사람 택시타고 갔나?”

“걸어가셨습니다. 여기는 택시가 잘 안 잡혀서요.”

걸어서 갔다?

이 늦은 밤에, 그것도 산길을 혼자 걸어 내려간다?

연재준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바로 차에 올라탔다.

아니나 다를까 100미터쯤 내려오니 비틀거리는 뒷모습이 보인다.

그는 냅다 유월영의 옆으로 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추운 밤바람에 정신이 더 혼미해져 자동차 소리도 듣지 못한 유월영이 놀라서 펄쩍 뛴다.

차창이 내려오고 연재준의 차가운 얼굴이 보인다.

“타 빨리.”

한사코 거절하는 유월영이다.

“사장님한테 민폐끼치기 싫어요. 제가 알아서 택시타고 갈게요.”

“여기서 택시가 잡혀?”

그 말은 맞다. 택시는 커녕 위치 서비스도 되지 않는다.

올라올때도 돈을 더 얹어줬으니 기사가 산길을 올라와준거지 가장 가까운 지점은 산 아래 뿐이었다.

유월영은 차가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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