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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길고긴 밤이 지나고 동이 튼다.

유월영은 거의 밤새 잠에 들지 못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인기척에 귀를 기울였지만 연재준은 돌아오지 않았다.

수척해진 낯빛은 누가봐도 뭔 일이 있나 싶은 낯빛이었지만 화장품이 없으니 그냥 그러고 있을수 밖에 없었다.

유월영은 혼자 식당에서 배를 채우고는 야외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모두들 이틀간의 휴가를 끝마친채 하나 둘 산장을 떠나갔지만 그때까지도 연재준은 연락 한 통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에게 연락을 할 유월영도 아니다.

점심 식사가 끝나도 오지 않자 유월영도 더는 신경쓰지 않은 채 짐을 정리하고 택시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산장을 나가자 마자 앞에 차 한대가 멈춰선다.

유월영은 길을 가로막은줄 알고 옆으로 비켜섰지만 이내 창문이 쭉 내려오더니 윤영훈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 비서 혼자예요?”

잠시 주춤하던 유월영이 대답한다.

“윤 사장님.”

“타요, 데려다 드릴게.”

유월영이 완곡히 거절한다.

“민폐 끼치지 싫어서요. 이미 택시도 예약했고요.”

“그럼 예약 취소해요 지금.”

보아하니 꼭 데려다 주겠다는 의지가 상당해 보인다.

망설이던 유월영도 어쩔수 없이 대답한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캐리어도 없이 손에 옷가지만 들고있던 유월영은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

“연 사장이랑 왜 같이 안 가셨어요?”

“아마 일이 있으신가 보죠.”

“네? 어젯밤에 벌써 가셨는데 모르셨어요?”

유월영이 미간을 찌푸린다. 어젯밤에 벌써 갔다니?

“연 사장이 말씀 안 드렸나 보네요. 사장 스케줄을 비서가 모르다는게 드문 일이긴 하네요.”

거친 운전에 적응이 안된 유월영이 머리 위에 있는 손잡이를 꽉 잡으며 말한다.

“전 지금 연 사장님 비서 아닙니다.”

“그럼 잘 됐네요. 우리 회사로 와서 일해요.”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그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고 있는다.

여자의 촉은 유독 두가지에서 더욱 예민함을 발휘한다. 이성관계에서의 적수와 옳지 못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에 대해 말이다. 유월영이 빙빙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묻는다.

“업무때문에 데려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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