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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글쎄요. 후회라기보단 속상하고 섭섭하네요. 몇 년이나 공 들여도 돌리지 못한 마음을 겨우 여기까지 돌려놨는데 이젠 남 좋은 노릇 해버린것 같아서요.”

“그럼 시간이 흘러서 몇 년 뒤에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봐요. 그 시절속에 그 남자가 있었다는게 후회되는 안 되는지 말이예요.”

소은혜가 웃으며 대답한다.

“네.”

나무 한 그루가 아닌 숲 전체를 내다보라는 말처럼 많은 이들은 때때로 변해가는 상황속에서야만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수가 있는 법이다.

한결 마음이 편해진 소은혜가 그제야 의문을 품는다.

“근데 왜 제 약혼자가 어느 도련님인지는 안 물어요?”

“신연우씨겠죠.”

앞서 영안에서 연재준은 신연우에게 약혼녀가 있다고 말해줬었다.

신연우에게도 직접 물어봤으나 약혼녀가 있는건 맞지만 서로 마음은 없고 근래엔 형과 자주 붙어다닌다고 했었는데.

퍼즐 조각이 딱 들어맞지 않는가.

소은혜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때 안에서 시끌벅적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연회가 시작된것 같다.

“가 봐요. 전 방 돌아갈게요.”

딱히 흥미가 없었던 유월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제가 데려다 줄게요.”

소은혜를 방에 데려다주고 유월영도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뭐랄까, 소은혜는 자신과 닮기도, 안 닮기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진건 둘 다 닮았지만 소은혜는 연재준의 누이이니 무슨 일이 있어도 연재준이 나서서 도와준다는게 다른점이였다.

유월영이 거의 방에 다다랐을때 소은혜에게서 문자가 온다.

그녀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겉옷은 깨끗이 세탁해 보내주고 먼저 돌아간다고 한다.

유월영이 걱정스럽게 묻는다.

“술도 많이 마셨는데 내일 가요.”

“고작 위스키 한 잔으로는 안 취해요. 산장 차 타고 갈테니까 걱정 마요.”

“그래요, 조심히 들어가고요.”

카드키를 찍어 문을 열며 생각에 잠긴다. 소은혜는 앞으로 SK그룹에 돌아갈까? 신현우에게 크게 실망한데다 “남 좋은 노릇”했다고까지 한걸 보면 돌아갈 생각이 없는거겠지?

그럼 부모님들은 아마 딸을 용서하고 받아주시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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