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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9화

Author: 무가
“아, 허사연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냥 진서준을 도와주러 왔을 뿐이에요.”

예린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매우 당황했다.

허사연과 진서준이 공식적인 연인 관계라는 걸 알고 있는 예린은 지금 자기가 바람피우다 걸린 기분이 들었다.

머지않아 두 사람은 곧 결혼할 것 같은데 지금 자기가 상대방의 남자친구와 단둘이 방에 있다가 들킨 것이었다.

“예린 씨는 샛터 공주님이잖아요. 이런 잡일은 우리에게 맡기세요.”

허사연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도 예전부터 약을 제조하는 걸 한번 쯤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

예린의 말에 허사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우리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친 허사연이 돌아서서 방을 떠났다.

“언니,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

허윤진은 허사연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허윤진은 사실 예린을 밀어내고 허사연과 함께 진서준을 도와 약재를 만들려고 했다.

“그럼 어쩌겠어?”

허사연이 되묻자 허윤진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렇게 그냥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진서준이 저 공주에게 마음이라도 생긴다면 어쩔 건데?”

예린은 중동 여인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린의 아름다운 미모는 세계 어느 나라 남자라도 충분히 끌어당길 수 있었다.

아름다운 것에 대해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의견은 사실 일치했다.

게다가 예린은 샛터의 공주였다.

한 나라의 공주를 손에 넣는다면 그 성취감만으로도 수많은 남자의 정복욕을 자극할 수 있었다.

“진서준을 믿어야 해.”

허사연은 담담하게 웃으며 전혀 당황해하지 않았다.

“알았어, 언니도 그렇게 태연한데 내가 굳이 당황할 필요는 없겠네.”

자매가 방에서 나가자 예린은 마음이 불안해졌다.

“진서준 씨, 제가 진서준 씨와 허사연 씨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

“아니요, 사연은 배려할 줄 알고 이해심도 깊은 사람이니 이런 일을 마음에 두지 않을 겁니다.”

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허사연은 진서준을 무조건 믿었고 진서준 또한 마찬가지로 허사연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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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21화

    리앙은 낯선 청년에게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얻어맞았다.이 치욕을 리앙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이대로 복수하지 않으면 자다가도 화가 치밀어 깨어날 판이었다.“도련님, 차라리 진씨 가문이랑 서씨 가문한테 조사를 맡기는 게 어떻겠습니까? 어쨌든 이 동네 사정을 잘 아니 사람을 찾는 건 그들이 더 능숙할 겁니다.”옆에서 노련한 집사가 조심스레 권고했다.“당장 김태영이랑 서동현에게 연락해. 내일 해 지기 전까지 놈을 찾아내라고 전해.”리앙이 이를 갈며 명령했다.그 시각, 단꿈에 빠져 있던 김태영과 서동현은 갑작스러운 전화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둘은 내일 아침 일찍부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 범인을 찾기로 했다.이튿날 아침.진서준은 얼굴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눈을 떴다.눈앞에는 김연아가 부드러운 머리카락으로 진서준의 뺨을 간지럽히고 있었다.“왜 이렇게 일찍 깼어? 좀 더 자지 그래?”진서준이 김연아를 자연스럽게 끌어안았다.“어제 밤엔 꽤 힘들었을 텐데?”진서준이 장난스레 말했다.“그런 말 하지 마.”김연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오랜만의 재회는 꿀보다 더 달았다.서로 못 본 지 몇 달이 지났고 어젯밤 적당히 술까지 곁들였으니 당연히 두 사람은 불이 붙어버릴 수밖에 없었다.다행히도 김연아는 하녀를 부리는 습관이 없었다.하녀가 있었다면 정말 크게 망신당할 뻔했다.“아침 운동할래?”진서준의 시선이 김연아의 매끈한 몸매를 훑었고 손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온몸이 부서질 것 같아서 도저히 못 뛰겠어.”김연아가 고개를 저었다.“내가 말한 아침 운동은 그게 아닌데?”진서준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김연아가 잠시 멈칫한 순간, 진서준은 순식간에 김연아 몸 위에 올라탔다.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두 사람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방을 나서자마자 김혜민이 거실에서 두 사람에게 아니꼽게 말했다.“너희 둘,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는 거야?”김혜민은 기다리다 지쳤는지 언짢은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20화

    김연아가 직설적으로 물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김혜민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요 며칠 동안 리앙이 나한테 계속 협상하자고 했거든. 물론 난 전부 거절했지.”김연아가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리앙은 우리랑 손잡고 싶어 했어.”김혜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둘뿐만 아니라 서씨 가문 서동현도 끼어들기로 했어. 근데 그놈들이 날 이렇게 배신할 줄은 몰랐네.”이제야 김혜민은 진서준과 김연아의 말을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이 둘이 자기를 속일 이유는 없었지만 김태영은 달랐다.아까 식사 자리에서 리앙이 분명히 김태영에게 자기에게 충분한 성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설마 그 충분한 성의라는 게 김혜민의 몸이었단 말인가?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김혜민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집에 돌아가서 김태영이 누가 널 구했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해.”진서준이 입을 열었다.“그리고 계속 그놈들하고 어울리는 척해.”“무슨 뜻이야? 날 너희 스파이로 사용하겠단 말이야?”김혜민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자기는 어디까지나 진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였다.이런 고귀한 신분으로 도청이나 염탐 같은 비겁한 스파이 짓을 하라니 내킬 수 없었다.“스파이 노릇은 우리한테 진 신세를 갚는 거라고 생각해.”진서준이 가볍게 말을 이었다.“넌 김태영이랑 리앙이 어떤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인지 보고 싶지도 않아? 너랑 연아가 아무리 얼굴을 붉히며 싸운다고 해도 결국은 피로 이어진 가족이잖아. 하지만 김태영이랑 리앙은 완벽한 외부인이지.”가족이라고?김혜민은 순간 멈칫하다가 복잡한 시선으로 김연아를 바라봤다.김연아가 오기 전까지 아버지 김형섭은 오직 자신만 아끼고 사랑했다.하지만 김연아가 집에 들어온 후, 아버지는 자기에게 쏟던 관심을 점차 줄였다.그때부터 김혜민이 김연아를 시기하고 원망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원망과 질투의 감정은 점점 희미해졌다.그리고 김연아가 진씨 가문을 손에 넣은 후에도 딱히 자기를 곤란하게 한 적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9화

    진서준이 나오자마자 김연아는 급히 다가갔다.“어때?”“괜찮아. 옷이 좀 찢어졌을 뿐이야.”진서준은 차 문을 열고 김혜민을 뒷좌석에 던져 넣었다.김연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무사하면 됐어.”둘이 차에 오르자 차가 출발했다.“응? 여기는 어디지?”얼마 지나지 않아 김혜민이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김혜민이 어렴풋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펴보니 낯선 차 안이었다.그리고 자기 몸 위에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의 외투가 덮여 있었다.순간, 김혜민의 얼굴이 굳어버렸다.“이게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김혜민은 단숨에 만취 상태에서 완전히 깨어났다.“깨어났어?”김연아가 고개를 돌려 김혜민을 바라봤다.“김연아? 왜 내가 네 차에 있는 거야? 그리고 내 옷은 왜 이래?”김혜민은 연달아 질문을 던지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술 마시기 전까지만 해도 김혜민은 김태영과 서동현 일행과 함께 있었다.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왜 김연아의 차 안에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술 마신 다음 기억이 하나도 없어?”김연아가 평온하게 물었다.“마지막 기억은... 김태영이랑 술 마시다가 취해서 기절한 것뿐이야.”김혜민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네가 기절한 후에 누가 널 데려갔는지는 알아?”“당연히 너희 아니야?”김연아의 질문에 김혜민은 더욱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우린 널 구한 거야.”운전 중이던 진서준이 무심하게 말했다.“뭐? 진서준, 너까지 왜 여기 있어?”김혜민은 깜짝 놀라면서도 급히 옷깃을 움켜쥐고 경계심을 높였다.“내가 없었으면 넌 이미 그놈한테 따먹혔을 거야.”진서준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하자 김혜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뭐라고? 무슨 뜻이야?”“너 아까 같이 술 마시던 사람 중에 금발에 파란 눈을 한 외국 놈 있었지?”진서준이 물었다.“응, 그 사람은 차이더리스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잖아. 너 같은 놈이 감히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김혜민은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게다가, 그 사람은 나한테 엄청 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8화

    이건 되돌릴 수 없는 길이었다.한번 발을 들이면 후퇴는 있을 수 없었다.성공하면 권력을 잡지만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저세상에 가야 했다.한편, 리앙의 차는 한 5성급 고급 호텔 앞에 멈췄다.리앙은 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김혜민을 안은 채 천천히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김태영, 짐승만도 못한 개자식.”김연아의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다.김태영은 김혜민의 몸을 이용해 리앙과의 협력을 따내려는 것이었다.애초에 김태영과 리앙은 신분 자체가 넘사벽이라 김태영이 뭔가를 바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내가 가서 구해올 테니까 넌 모르는 척해.”진서준이 소리를 낮춰 말했다.“큰 고기를 낚으려면 긴 줄을 던져야지.”김연아는 그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부탁할게.”한편, VIP룸 안.리앙은 취한 김혜민을 침대 위에 눕힌 후 사냥감을 감상하듯 천천히 김혜민을 훑어보았다.리앙의 눈빛엔 노골적인 욕망이 가득했다.“쯧쯧, 역시 자매라 그런가? 몸매랑 얼굴이 비슷하네. 아쉽게도 오늘은 너 혼자지만... 뭐, 오래 걸리진 않겠지. 조만간 네 언니도 내 침대 위에 데려와야겠어.”그 순간을 상상하니 리앙의 입꼬리에 광기 어린 미소가 걸렸다.리앙은 여유롭게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샤워를 마친 후, 리앙은 수건을 걸친 채 룸으로 돌아왔다.“물... 물 좀...”김혜민이 술에 취한 채로 중얼거렸다.“걱정 마. 이따가 네가 흠뻑 젖도록 만들어줄 테니까.”리앙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꺼내 녹화를 시작했다.“너희 대한민국 여자들은 순결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지? 이걸로 협박하면 넌 내 손바닥 안이겠지?”리앙은 핸드폰을 단단히 고정한 후, 김혜민을 향해 달려들었다.찌지직!김혜민의 겉옷이 거칠게 찢겨나갔고 새하얀 피부가 드러나며 은은한 향기가 퍼졌다.김혜민의 가슴은 풍만하게 올라붙어 있었다.리앙이 더 깊숙이 손을 뻗으려던 바로 그때였다.쿵!누군가 박살 내듯 문을 거칠게 걷어찼고 천장의 샹들리에까지 흔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7화

    “응? 김혜민이랑 김태영이 왜 저 남자랑 같이 있어?”모두 김연아의 시선을 따라갔다.멀지 않은 곳에서 김혜민과 김태영, 그리고 금발 남자가 함께 있었다.“어라? 저거 서동현 아냐? 근데 서동현이 왜 여기 있지?”서지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작년, 서씨 가문에서 김연아에게 시집가라고 강요했던 상대가 바로 서동현이었다.그때의 서동현은 정신 상태가 불안해 정상적이지 않았다.혼약이 깨진 후, 서광철은 유명한 명의들을 불러 서동현을 치료하려고 애썼다.덕분에 서동현의 정신 상태는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전보다 훨씬 더 영리해졌다.“네가 차이더리스 가문과 협력하지 않으니 그 리앙이라는 남자가 다른 협력 상대를 찾은 거겠지.”진서준이 나름대로 추측했다.“진씨 가문 애들은 네가 가주인 걸 못마땅해하는 거야?”진서준이 김연아를 쳐다보며 물었다.“응... 그 사람들은 항상 날 외부인 취급하거든.”김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솔직히 말해 네가 아니었으면 난 벌써 내쫓겼을 거야.”김연아가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저걸 봐. 리앙이 김혜민을 데리고 가려고 해.”서지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김혜민의 얼굴은 술기운으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비틀거리며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한눈에 봐도 술을 과하게 마셨다는 걸 알 수 있었다.반면에 리앙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김혜민이 리앙과 함께 가면 이따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 보듯 뻔했다.“어쩔래? 내버려둘 거야?”진서준이 김연아를 바라봤다.“따라가자.”김연아의 표정이 싸늘해졌다.김혜민이 아무리 이복동생이라지만 리앙 같은 놈에게 더럽혀지는 건 막아야 했다.김연아의 아버지 김형섭이 저승에서 보고 있다면 원통해하며 눈을 감지 못할 터였다.“우리 둘이 가면 돼. 지은아, 넌 네 여전사 친구랑 함께 돌아가서 쉬어.”진서준이 한마디 했다.“가자, 지은아. 저 둘한테 맡기자.”성미영은 애초부터 진서준과 같이 있기 싫었다.“알겠어... 꼭 조심해.”서지은의 얼굴에 미련이 가득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6화

    “네?”성미영은 그 말에 아연실색했다.설마 이런 어이없는 이유일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혹시 예전에 초아국 사람들과 충돌이라도 있었어요?”성미영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이유 없는 사랑도 없고 이유 없는 증오도 있을 수 없는 법이다.김연아가 초아국 사람을 싫어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진서준이 싫어하니까 저도 싫어하는 거예요.”김연아가 솔직하게 답했다.아까부터 진서준과 김연아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이 말을 들으니 더욱 확신이 들었다.“혹시 두 분은 무슨 사이죠?”성미영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자기 절친이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그냥 친구 사이예요. 그리고 초아국 사람들이 우리 동포를 얼마나 많이 죽였는지 아세요? 지금도 우리 대한민국을 적대시하고 있는데 내가 왜 그 사람들을 좋아해야 하죠?”김연아가 되려 되묻자 성미영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대한민국 사람들 전부 김연아 씨처럼 생각하면 얼마나 좋을까요...”성미영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돈 때문에 해외 세력과 결탁하는 배신자가 너무 많았다.“두 분이 서지은의 친구라서 특별히 알려줄게요. 이번에 내가 강남에 온 임무 관련해서 말이에요.”성미영이 입을 열었다.“최근 초아국에서 새로운 약물을 개발했는데 그걸 복용하면 피로도 고통도 못 느끼고 오로지 머리를 베어야만 완전히 죽는다고 해요. 그리고 그 연구진이 우리 대한민국 본토에서 몰래 실험을 진행했다는 정보가 있어요. 우린 강남에 그 사람들의 연구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연구소를 박살 내러 온 거예요.”“응?”진서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사실 예전에 진서준이 개조 전사들을 직접 마주친 적이 있었다.그 전사들은 유지수의 여동생이 데려온 놈들이었다.“왜? 뭔가 아는 거라도 있어?”성미영이 예리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며칠 전에 네가 말한 개조 전사들을 만났어. 확실히 까다롭긴 하더라.”진서준이 솔직하게 말했다.“뭐? 어디서 만났는데?”성미영의 눈이 반짝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5화

    “오? 무슨 문제가 있는데?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성미영은 가느다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오랜 기간 한약재에 몸을 담가 단련해 온 성미영은 그야말로 금강과 맞먹는 강인은 육신을 갖추고 있었다.“그럼 말해줄게.”진서준은 가감 없이 말했다.“네 간열이 심해서 내분비 장애가 있고 그로 인해 생리 불순이 잦은 데다가 가끔 두통도 있지? 아 맞다, 그리고 치질도 있어.”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성미영의 표정이 굳어졌다.“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성미영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성미영은 전신전의 여전사였다.부대의 특성상 수면 시간이 짧고 생활이 불규칙했기에 생리 불순은 늘 있는 일이었다.그리고 치질도 몇 년 전부터 앓아오던 고질병이었다.그런데 이 남자가 얼굴만 보고 단번에 알아맞히다니, 너무나 소름 끼치는 일이었다.“미영아, 이제 내 말 믿겠지? 진서준 의술은 정말 대단하다니까.”서지은이 자랑스럽게 말했다.진서준이 자기 남자라고 여기는 서지은은 진서준이 이렇게 뛰어난 모습을 보이니 덩달아 우쭐해졌다.“쳇, 겨우 이런 병이나 맞힌다고 신의 소리를 듣나?”성미영은 불만스럽게 입을 비쭉였다.그러자 진서준이 담담하게 덧붙였다.“그뿐만이 아니야. 몇 년 전에 넌 내상이 생겼고 경맥도 몇 군데 손상돼 있어. 게다가 체내에 열독이 쌓여 지금 심장 근처까지 퍼졌어. 지금 당장 휴식을 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너 오래 못 살아.”“뭐? 오래 못 산다고?”성미영과 서지은이 동시에 놀라며 눈을 번쩍 떴다.“말도 안 돼. 난 매일 약재를 달인 물에 몸을 담가 단련하는데 열독이 쌓일 리가 없어. 헛소리도 정도껏 해야지.”순간적으로 분노한 성미영이 소리쳤다.하지만 진서준을 깊이 신뢰하고 있는 서지은이 다급하게 달랬다.“미영아, 진서준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어. 제발 진서준 말을 듣고 한동안 푹 쉬어 봐.”“그럴 수 없어.”성미영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난 부대에서 그렇게 혹독한 훈련을 받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4화

    그러고는 노인의 손바닥에 글자 몇 개를 적었다.“어르신, 이 돈이라도 받아주세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이 정도뿐입니다.”진서준이 글을 다 적자 노인은 연신 허리를 굽혀 감사의 뜻을 표했다.비록 말할 수 없었지만 진서준은 노인의 진심이 담긴 감사의 뜻이 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노인이 멀어져 가자 김연아의 눈빛이 복잡해졌다.“이렇게까지 비참한 상황에서도 살아간다는 건 노인을 버티게 하는 깊은 집념이 있다는 뜻이야.”“그러게. 그런 집념이 없었다면 보통 사람이라면 벌써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거야.”진서준은 씁쓸하게 말했다.노인의 장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보통 사람이었다면 이런 일을 겪고도 살아갈 수 있었을까?대부분은 절망 속에서 삶을 포기했겠지만 저 노인은 아직도 살아 있었다.그때, 김연아가 휴대폰을 확인하더니 말했다.“서지은한테 연락이 왔어. 벌써 호텔 VIP룸에 도착했대. 그리고 친구 한 명도 같이 데려왔다는데?”“그럼 얼른 가보자.”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연아와 함께 호텔로 들어갔다.럭셔리한 호텔 VIP룸.방 안에는 두 명의 절세미인이 앉아 있었다.한 명은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고결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다른 한 명은 올블랙의 전투복 차림에 단정한 포니테일을 하고 있었고 눈빛은 날카롭고 당당했으며 전사 같은 강인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지은아, 네가 말한 그 남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전투복 차림의 여자가 의혹에 찬 눈빛으로 다시 확인했는데 아무래도 서지은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당연하지. 진서준은 진짜 엄청난 사람이야. 의술도 최고인데 무도 실력까지도 최강이라니까.”서지은은 존경과 애정이 뒤섞인 얼굴로 진서준을 소개했다.절친의 표정을 본 전투복 차림의 여자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쯧쯧... 너 사랑에 눈이 멀었구나.”“그렇지 않아. 나 진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못 믿겠으면 이따가 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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