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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6화

Author: 무가
그러자 한창순이 한술 더 떴다.

“귀로 들은 건 믿을 수 없고 눈으로 본 것만이 진짜야.”

이때, 하문천이 두 사람의 대화를 끊고 진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바로 이 두 여자인가?”

“네, 황예은은 자기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 벌인 거였습니다.”

진서준이 간단하게 설명하자 황예은이 자리에서 일어나 하문천에게 말했다.

“모든 책임을 저에게 있어요. 부탁이 하나 있다면 제 동생을 살려주는 거예요.”

하문천은 눈살을 찌푸렸다.

“외적과 내통해 국가를 배반하는 건 중죄야.”

그때, 옆에 있던 한창순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진서준이 맡은 이번 임무에 대해 한창순은 전혀 알지 못했다.

대한민국 일인자 갑부의 딸이 외적과 내통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창순의 첫 반응도 역시 당혹감과 경악이었다.

진서준이 황예은을 두둔하기 시작했다.

“하문천 어르신, 황예은은 죄를 씻고 공을 세울 기회가 있습니다. 멸용 조직 조직 사람들은 원하는 데이터를 손에 넣지 못했으니 이후에도 황예은에게 다시 연락할 겁니다. 그때 우리가 역으로 이용해서 멸용 조직을 단숨에 처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말도 안 돼!”

한창순이 탁자를 쾅 치며 일어나며 단호한 말투로 진서준의 말을 반박했다.

“다음에 이 여자가 외부 세력과 결탁했을 때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보장해?”

한창순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이 세상 모든 일은 한 번도 하지 않은 것과 여러 번 한 걸로 나눌 수 있다.

황예은이 외적과 한 번 내통했으니 두 번째, 세 번째로 배신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한창순의 말대로 다음에 황예은이 외적과 손잡고 그들을 엿 먹인다면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다.

진서준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황예은은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겁니다.”

“내가 왜 이 여자를 믿어야 해?”

한창순은 물러서지 않고 말을 이었다.

“너 이 자식이 이 여자 미모에 빠져서 이 여자를 감싸는 거겠지.”

한창순은 심지어 진서준을 꾸짖기 시작했다.

“넌 네 신분을 잊지 말아야 해. 항상 자기가 국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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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유지수는 몸짓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넘쳤다.유지수의 얼굴이 변하지 않았다면 허사연은 눈앞의 이 사람이 바로 그 전에 아부에만 신경 쓰던 유지수일 것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변화였다.허사연은 마음속의 충격을 억누르며 유지수 앞에 앉았다.“근데 넌 왜 서울에 왔어? 진서준을 찾으러 온 거야?”허사연의 눈빛이 복잡해졌다.“맞아요, 근데 진서준이 서울에 없더라고요.”유지수가 약간 실망한 듯 말했다.“그래도 허사연 씨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아니었으면 정말 헛되이 왔을 거예요.”“나에게 뭔 볼일 있어?”허사연이 경계심을 나타내며 물었다.“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예요.”유지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는 창문 앞에 서서 불빛이 반짝이는 도시를 내려다보았다.“사람의 운명이란 참 신기하고 짖궂은 것 같아요. 예전에 여기 서울시는 내가 꿈에도 바랐지만 손에 넣을 수 없을 곳이었어요. 근데 누가 알았겠어요, 1년 후인 오늘, 내가 유씨 가문 아가씨라는 신분으로 여기 서 있게 되었죠. 허사연 씨, 예전에 난 당신을 정말 부러워했어요. 당신이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것이 너무나 부러웠어요. 입만 열고 손만 내밀면 모든 게 다 준비되어 있고 걱정할 게 없었죠.”유지수는 몸을 돌려 허사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유씨 가문에 가보니 사실 명문대가에 있다는 게 썩 좋은 일은 아니더라고요.”허사연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유씨 가문으로 돌아갔을 때, 아빠가 내게 두 가지 길을 줬어요. 하나는 죽어서 시체로 버려지는 거였고 또 하나는 과거의 치욕을 씻는 것이었죠. 하지만 그 대가가 정말 컸어요.”유지수는 차분하게 과거를 털어놨다.“그래서 오늘 내게 복수하러 온 거구나.”허사연은 심호흡을 크게 하며 말했다.“복수는 아니에요.”유지수는 평온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저 진서준에게 작은 교훈을 주려는 것뿐이에요. 벌써 이 시간이네요. 이제 슬슬 나가야죠.”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51화

    “유연비 씨?”두 사람 앞을 가로막은 건 유연비였다.한쪽 팔만 남은 유연비를 보며 허사연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유연비가 이렇게 된 것도 자업자득이었기 때문이다.유연비가 진서준을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진서준이 굳이 여자를 상대로 이렇게 잔인하게 손을 댈 수 없었을 것이다.“허사연 씨, 오랜만이에요.”유연비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오랜만이에요.”허사연이 가볍게 인사했다.“유연비 씨, 오늘 만찬의 주인공이신데 왜 여기 계시죠?”허사연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허사연의 신분과 지위로 봤을 때 유연비가 굳이 그녀를 맞으러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었다.물론 진서준은 예외였다.하지만 진서준은 서울시에 없다는 사실을 유연비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저는 오늘 만찬의 주인공이 아니에요.”유연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허사연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주인공이 아니라고요? 유씨 가문 아가씨는 유연비 씨 혼자잖아요.”“누가 그런 말을 했죠?”유연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유연비의 표정에 허사연은 소름이 돋았다.유씨 가문의 여자는 사실 유연비 혼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유연비에게는 또 다른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는 바로 진서준의 전 여자친구 유지수였다.그러나 유연비는 지난해 유희연이 그녀의 친부에게 살해당했다고 말한 바 있었다.그 이유도 단순했다. 유지수가 유씨 가문 명예를 더럽혔기 때문에 죽어도 마땅했기 때문이다.진서준과 허사연은 유지수의 시체를 본 적은 없지만 두 사람은 유연비가 그들을 속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었다.하지만 지금 유연비의 말은 허사연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안겼다.“그 여자 아직 살아있어요?”허사연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곧 알게 될 거예요.”유연비가 차갑게 웃자 허사연의 발끝에서부터 차가운 기운이 밀려왔다.“허사연 씨, 일단 들어오세요.”유연비는 허사연을 잡아끌며 떠날 틈을 주지 않았다.그때 허사연은 호텔 입구의 경호원이 전부 무인이란 걸 비로소 깨달았다.경호원들은 지금 허사연과 그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50화

    그러고는 진서준은 서울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잠깐만.”황예은이 갑자기 말하자 진서준이 눈썹을 추켜세웠다.“무슨 일이야?”“우리 다음에 언제 만날 수 있어?”황예은이 진서준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묻자 진서준은 깊이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멸용 조직이 네게 만남을 제안할 때야. 그 조직이 조금이라도 수상한 행동을 보이면 바로 나한테 전화해.”황예은이 대답하지 않자 진서준은 다시 물었다.“또 다른 일 있어?”황예은은 빨간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아니야, 없어.”“그럼 다음에 또 보자.”진서준은 몸을 돌렸다.막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향긋한 향기가 불현듯 코끝을 스쳤고 곧이어 두 팔이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그리고 옷 너머로도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진서준의 등 뒤에 바짝 밀착되었다.진서준은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져 그 자리에 멈춰 섰다.다행히 황예은은 더 이상의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잠시 후, 황예은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고마워.”“고맙긴, 몸조심해.”황예은이 팔을 풀고 난 뒤에야 진서준은 발걸음을 옮겼다.진서준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던 황예은은 그제야 뒤돌아섰다.“이제부터는... 로봇이라는 소리는 안 듣겠지?”황씨 가문을 떠난 뒤, 진서준은 바이올렛과 함께 동호 근처에 있는 별장으로 돌아왔다.별장 안에는 허윤진과 서지은이 진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진서준, 우리 내일 가는 게 어때? 오늘 밤 비행기는 이미 만석이야.”“그러자.”집에 돌아가는 게 급한 일이 아니니 내일 아침에 떠나도 문제는 없었다.하지만 진서준은 그날 밤, 평생 후회할 뻔한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평온했던 서울시는 그날 오후가 되자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모든 명문대가 권력자가 초대장을 받았기 때문이다.“서북 유씨 가문 아가씨? 그게 누구야?”“유씨 가문은 서북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가문이잖아. 재산과 권력을 겸비한 대가문이지.”“그런 거물이 왜 갑자기 우리 서울시 같은 작은 도시에 오는 거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49화

    하문천이 숭산 소림을 언급하자 진서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소림에 진서준의 지인 한 명 있었다.몇 달 동안 못 만났는데 그녀는 과연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4대 은둔 종문에서 장로 한 명이 팀을 이끌고 참여할 거야.”하문천은 말을 이어갔다.“넌 진서훈이 준 인피면구를 착용하고 몰래 들어가 관전만 하면 돼.”진서준은 살짝 실망한 듯 물었다.“장로 한 명만 오나요?”“왜? 이 기회에 신농산에 가서 사람을 구하려는 생각이라도 하는 거야?”하문천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충고하건대 그런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아. 그렇게 무모한 짓을 했다가는 시체조차 남기지 못할 거야.”신농산 장로는 천의방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장로의 실력이 천의방에 오를 정도가 아닌 게 아니라 장로의 실력은 애초에 천의방 인정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신농의 내공은 수천 년에 달했다.심지어 전설에 따르면 그곳에는 완전한 반선 수련법이 존재한다고 했다.역대 종주는 전부 반선 수련법을 터득했다고 한다.“알겠습니다.”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4대 은둔 종문 회전은 사실 진서준도 한번 구경하고 싶었다.임배 일행이 신농에 들어간 지 벌써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반년 동안, 신농이 그들을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켰을지 진서준은 매우 궁금했다.작은 건물을 나설 때, 한창순이 문 앞에 서 있었다.진서준이 나오는 것을 보자 한창순은 살기를 띤 눈빛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진서준, 용기가 있다면 오늘 밤 동호에서 한번 붙어보자. 거기서 널 기다릴게.”한창순이 먼저 진서준에게 결투를 제안했다.아까 진서준이 한창순을 기습했던 굴욕을 갚으려는 것이었다.하지만 진서준은 한창순을 흘끗 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시간 없어.”말을 마친 진서준은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녀석이 쫄기는? 시간 없는 게 아니라 나와 싸울 용기가 없는 거겠지.”한창순이 비웃으며 도발했다.“나와 결투하려는 용기도 없으면 국안부에서 얼른 꺼져. 우리 국안부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한창순의 도발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48화

    그러자 하문천은 돌아서며 말했다.“넌 일단 날 따라와.”진서준은 바로 하문천을 따라갔고 두 사람은 뒷마당에 도착했다.“앉아.”하문천이 자기 맞은편의 의자를 가리키자 진서준도 사양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았다.“네가 설표 특전대 교관 신분도 있다고 들었는데 맞아?”하문천의 질문에 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반쯤 교관이라고 볼 수 있죠. 전에 그 병사들을 가르쳤습니다.”“만약 일반인을 상대로 무도를 가르친다면 어떨 것 같아?”하문천이 갑자기 화제를 돌리자 진서준은 순간 멈칫했다.진서준이 이전에 가르친 설표 특전대는 대한민국 8대 특전대 중 하나였고 그곳 병사들은 전부 각 전구의 병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비록 종사급 고수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일반인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들이었다.진서준이 설표 특전대를 가르친 것도 사실 체질 강화 약재를 제공하고 몇 가지 필살기를 전수했을 뿐, 다른 특별한 가르침은 없었다.이 두 가지 일은 쉬운 일인 것 같았지만 일반인이 배운다면 적어도 1년은 열심히 해야 겨우 성과를 볼 수 있을 터였다.“사실 이 일은 우리 호국장군이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거야.”하문천이 천천히 설명했다.“우리는 대한민국에 무도 학원을 세워 무도에 재능 있는 사람들을 대거 모집하려 해. 지금의 대한민국은 무도가 쇠락하고 있어. 게다가 이전 대재난 때문에 재능이 뛰어난 무인을 대거 잃어버린 상태야. 몇십 년만 더 지나면, 대한민국 무도는 완전히 붕괴할지도 몰라. 그때가 되면 해외 강자들을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야.”이는 하문천이 괜히 기우를 떠는 것이 아니었다.하문천이 젊었을 적에는 대한민국 무인 수량이 지금의 두 배나 되는 숫자였다.그러나 불과 백 년이 채 되지 않아 무인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이런 상태로 또 백 년이 지나면 대한민국에서 무인 존재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었다.“윗선에서도 우리 계획을 승인했어.”하문천의 말에 진서준이 다소 놀랐다.“뭐라고요? 이미 승낙하셨다고요?”“맞아. 다만, 학원에 입학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47화

    “왜? 너무 부끄러워서 화가 나?”진서준의 분노 어린 눈빛을 보며 한창순은 자기가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는지 아직 깨닫지 못했다.“내 말이 네 아픈 곳을 찔렀구나. 네가 진서훈이 깔끔한 퇴직 생활을 원한다면 스스로 국안부에서 물러나는 게 좋을 거야.”진서준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순식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활처럼 몸을 구부린 채 한창순을 향해 돌진했다.한창순은 진서준이 대화를 포기하고 손찌검을 하려는 모습을 보고 경멸이 가득한 눈빛으로 비웃었다.“나랑 한 판 붙을 거야? 네가 어떤 처참한 결말을 맞이할지 생각해 봤어? 내가 널 폐인으로 망가뜨려도 진서훈은 아무 말도 못 할 거야.”한창순은 솔직한 생각을 그대로 내뱉고 있었다.진서준을 폐인으로 만든다면 아무리 진서훈이 진서준의 편을 들려고 해도 진서준은 국안부에 남을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진서준의 모습이 한창순 앞에 나타났을 때 그의 표정은 돌연 변했다.한창순 앞에 사람이 서 있는 게 아니라 백 길이나 되는 거대한 산이 한창순을 압박하고 있는 것처럼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선천강기가 한창순 앞에 모이고 맨눈으로 보일 수 있는 보호막이 나타났다.한창순이 국안부 상경이라는 신분이 있는 이상 그의 실력은 약할 수 없었다.한창순의 상운수는 기묘하고 예측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고수가 넘쳐나는 명주시에서 같은 경지에서는 아무도 한창순을 이길 수 없었다.심지어 팔급 대종사도 한창순을 단시간에 죽일 수는 없었다.진서준의 손바닥이 한창순 앞의 강기 보호막에 떨어졌고 잇따라 둔탁한 소리가 나며 그 보호막이 종이처럼 찢어졌다.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한창순은 끔찍한 힘이 자기에게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한창순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진서준의 힘이 순식간에 그를 벽으로 날려버렸다.순간 한창순은 내장이 전부 뒤틀린 것처럼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한창순의 몸은 벽에 강하게 부딪히며 벽에는 거미줄처럼 균열이 가며 곧 무너질 것처럼 위험해졌다.바닥에 엎드린 한창순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한창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46화

    그러자 한창순이 한술 더 떴다.“귀로 들은 건 믿을 수 없고 눈으로 본 것만이 진짜야.”이때, 하문천이 두 사람의 대화를 끊고 진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바로 이 두 여자인가?”“네, 황예은은 자기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 벌인 거였습니다.”진서준이 간단하게 설명하자 황예은이 자리에서 일어나 하문천에게 말했다.“모든 책임을 저에게 있어요. 부탁이 하나 있다면 제 동생을 살려주는 거예요.”하문천은 눈살을 찌푸렸다.“외적과 내통해 국가를 배반하는 건 중죄야.”그때, 옆에 있던 한창순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진서준이 맡은 이번 임무에 대해 한창순은 전혀 알지 못했다.대한민국 일인자 갑부의 딸이 외적과 내통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창순의 첫 반응도 역시 당혹감과 경악이었다.진서준이 황예은을 두둔하기 시작했다.“하문천 어르신, 황예은은 죄를 씻고 공을 세울 기회가 있습니다. 멸용 조직 조직 사람들은 원하는 데이터를 손에 넣지 못했으니 이후에도 황예은에게 다시 연락할 겁니다. 그때 우리가 역으로 이용해서 멸용 조직을 단숨에 처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말도 안 돼!”한창순이 탁자를 쾅 치며 일어나며 단호한 말투로 진서준의 말을 반박했다.“다음에 이 여자가 외부 세력과 결탁했을 때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보장해?”한창순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이 세상 모든 일은 한 번도 하지 않은 것과 여러 번 한 걸로 나눌 수 있다.황예은이 외적과 한 번 내통했으니 두 번째, 세 번째로 배신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한창순의 말대로 다음에 황예은이 외적과 손잡고 그들을 엿 먹인다면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다.진서준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황예은은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겁니다.”“내가 왜 이 여자를 믿어야 해?”한창순은 물러서지 않고 말을 이었다.“너 이 자식이 이 여자 미모에 빠져서 이 여자를 감싸는 거겠지.”한창순은 심지어 진서준을 꾸짖기 시작했다.“넌 네 신분을 잊지 말아야 해. 항상 자기가 국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45화

    새벽이 다가오자 천하 유람선은 명주시 항구에 도착했다.“너희는 먼저 돌아가서 날 기다려. 난 이 두 여자와 함께 국안부에 잠깐 들를 거야.”“얼른 돌아와.”허윤진과 서지은은 차를 타고 떠났다.“가자.”진서준은 황예은과 바이올렛을 데리고 명주시 국안부로 향했다.가는 길에 바이올렛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진서준이 차 안에서 덤덤하게 말문을 열었다.“국안부에 도착하면 너희는 있는 그대로 진실만 말하면 돼. 난 너희가 죄를 씻고 공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줄 거야.”차는 가다가 멈추기를 반복했고 약 한 시간을 달려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두 층 건물의 작은 저택 앞마당에는 꽃과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한 노인이 마당의 풀밭에 앉아 두 눈을 꽉 감고 명상 중이었다.진서준은 이 노인이 수련 중인 것 같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문을 열고 들어갔다.“거기 서.”예상외로 명상 중이던 그 노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제 이름은 진서준입니다. 국안부 상경이고요. 진천진군을 찾으러 왔습니다.”진서준이 본인의 신분과 목적을 밝히자 풀밭에 앉아 있던 노인은 갑자기 눈을 뜨고 일어섰다.“네가 진서준이야?”노인이 다가와 진서준의 속내까지 꿰뚫어 보려고 하듯 유심히 살펴보았다.“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노인을 힐끗 쳐다보았다.노인은 칠급 대종사였고 실력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국안부 내에서도 명망 있는 인물임이 틀림없었다.“난 국안부 상경 한창순이야.”노인이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다.“한 어르신, 안녕하세요.”진서준은 공손하면서도 너무 자세를 낮추지 않고 인사를 건넸다.“넌 이 여자들을 데리고 뭘 하러 왔어?”한창순이 황예은과 바이올렛을 가리키며 물었다.“볼 일이 좀 있습니다.”진서준의 대답에 한창순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한창순은 물론 진서준 일행이 볼일을 보러 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무슨 일인데?”이들이 여기 온 목적이 뭔지 그것이 궁금했다.한창순은 황예은을 알고 있었다.지난번 명주시 거리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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