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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3화

작가: 무가
예크스와 함께 온 청년들은 충격을 받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예크스의 시신을 그대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진서준은 아무런 자비도 베풀지 않았고 손바닥을 한 번 뒤집는 순간, 또 몇 명이 죽어갔다.

“진서준, 너 진짜 큰 문젯거리를 일으킨 거야.”

이세아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남자가 실력이 뛰어나다는 건 이세아도 인정하지만 그가 일으킨 이 문제는 만만치 않았다.

서오런 교회는 올림푸스 신전, 멸용 조직과 대한민국 국안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였다.

얼마 전 이세아는 길거리에서 떠도는 소문을 들었는데 혈수가 그 세 대형 조직에 의해 함께 몰살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니 이 세 조직의 실력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내 주변은 항상 문젯거리가 끊이지 않아.”

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하자 이세아는 말문이 막혔다.

“그래도 더 신중하게 움직이는 게 나쁠 게 없어.”

그 후, 예크스 일행의 시신은 이씨 가문 사람들이 와서 정리했고 진서준은 허윤진과 서지은에게 말했다:

“너희는 먼저 올라가서 쉬어.”

유람선 10층에는 전용 휴식실이 있었고 문을 열자 문 앞에 네 명이 서 있었다.

“진서준 씨.”

박서명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 진서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죠?”

진서준이 차갑게 물었다.

“네, 사실 얘기하고 싶은 게 좀 있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박서명은 자기 신분까지 낮춰가며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박서명의 태도는 진서준 일행에게 다소 의외였다.

이세아의 눈에도 놀라운 표정이 스쳤다.

박씨 가문은 이씨 가문보다 실력이 더 강한 가문이었고 박서명은 바로 그 대단한 박씨 가문의 가주였다.

대한민국 전역에서도 박서명의 신분은 최고급에 속하는 존재였다.

그런 대단한 인물이 진서준에게 이런 겸손한 태도를 보일 이유가 없었다.

혹시 방금 진서준이 황혼 기사를 죽인 사실이 박서명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 걸까?

진서준도 머릿속에서 의문이 넘쳤다.

“시간은 괜찮은 것 같네요. 여기 잠시 기다리세요.”

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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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는 올기의 실력이 대단했지만 천 년 동안 봉인된 후, 그 실력은 이미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몰락했다.만약 올기의 오만한 성격을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죽는 길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이 짐승은 온몸이 보물 창고야. 죽인 후에 이 짐승을 그대로 가져가자.”레일린이 루도프에게 소리쳤다.올기는 두 사람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지 못했지만 그들의 욕망 가득한 눈빛을 보고 순간 두 사람이 자기를 먹으려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자기가 이 두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올기는 갑자기 몸을 낮추어 바다로 향해 질주했다.올기의 몸이 바다에 떨어지며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는 것처럼 주변 백 미터의 바닷물이 솟구쳐 백 미터의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그 거대한 파도가 천하 유람선을 향해 몰려갔다.천하 유람선이 순식간에 파도에 휩쓸릴 것 같아지자 갑판에 서 있던 다섯 명의 인물이 일제히 힘을 합쳐 그 거대한 파도를 갈랐다.유람선이 무사히 파도를 뚫어버리자 사람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그 다섯 명은 이씨 가문에서 초빙한 칠급 강자였다.이때, 피로 물든 채 비참한 모습의 올기가 다시 바다에서 튀어나왔다.레일린과 루도프 두 사람은 여전히 올기의 몸을 꼭 붙잡고 있었다.“크악!”올기는 거대한 몸을 바다 위에 드러내며 고통에 찬 신음을 내며 진서준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듯했다.진서준은 한 걸음씩 다가가 갑판의 가장자리에 섰다.올기는 즉시 몸을 낮추고 머리를 갑판에 놓아 진서준이 그 위에 올라설 수 있게 했다.“어마나? 이 거대한 용 주인이 저 사람인가?”“용존이란 칭호가 농담이 아닌가 보네.”“이 용존은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신화에서나 나오는 존재인 거대한 용이 사람을 머리 위에 태우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 경악했다.올기는 진서준에게 주인을 대하는 반려동물처럼 경건한 자세로 섬기고 있었다.레일린과 루도프 신왕도 이 모습을 주목했다.“이봐, 이 짐승을 키운 사람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7화

    일반 사람이라면 올기처럼 거대한 교룡이 갑자기 나타나면 본능적으로 도망가겠지만 레일린은 달랐다.해외에서 수년간 활발하게 움직였던 레일린은 특이한 괴물들을 많이 봐왔다.올기라는 교룡은 레일린에게 있어 단지 체형이 일반 괴물보다 조금 더 큰 괴물일 뿐이었다.두 사람의 모습이 순간 번쩍이며 순식간에 요트 갑판에서 사라졌다.두 사람은 10여 미터를 훌쩍 뛰어오르며 올기 앞에 나타났다.살기 가득한 두 사람은 올기를 더욱 화나게 했다.올기는 이래 봬도 고귀한 교룡 일족이기 때문이었다.“으르렁!”용의 울음소리와 매우 비슷한 포효가 바다 위에 울려 퍼졌다.철썩! 철썩!그 포효에 바닷물이 격렬하게 흔들리며 미친 듯이 출렁이기 시작했다.무려 천 톤이 넘는 대형 유람선인 천하 유람선도 요트와 함께 떨기 시작했다.갑판 위에 있던 사람들은 급히 난간을 잡고 두려움에 떨며 올기를 바라보았다.“저 두 사람은 누구지? 어떻게 감히 교룡까지 건드릴 수 있지?”“보아하니 해외에서 온 사람인 것 같은데, 저 사람들이 왜 요트를 타고 여기로 왔을까?”사람들이 불안하고 궁금해하는 가운데, 올기와 레일린은 이미 충돌이 일어났다.이 두 사람은 천의방 강자답게 강기를 다루는 능력이 대단했다.두 사람은 올기의 무시무시하고 신속한 공격을 연속으로 막아냈다.올기의 발톱과 입속에서 나오는 화염이 두 사람 앞에 펼쳐진 강기에 닿자 고작 작은 균열만 만들었을 뿐, 그들 두 사람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레일린은 올기의 힘을 이용해 올기의 뒤로 돌아갔다.레일린이 손에 쥔 붉은 장검의 칼날 위에는 늑대인간이 새겨져 있었다.레일린이 강기를 다루자 칼날 위에 새겨진 늑대인간의 모습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보였다.다음 순간, 레일린은 장검을 거세게 휘둘러 올기을 향해 내리쳤다.올기의 비늘은 강철처럼 단단해 심지어 스나이퍼의 총알도 관통할 수 없었다.칼날이 떨어지자 금속이 부딪히는 충돌 소리가 사람들의 고막을 찢었다.순간 올기는 등에서 찌릿한 아픔이 느껴졌고 시뻘건 피가 분수처럼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6화

    “네가 가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야. 네가 날 구해준 은혜가 있는 건 나도 잘 알아. 그래서 널 해치고 싶지 않아. 그러니 제발 우리 가족을 구할 기회를 한 번만 줘.”바이올렛이 그 당시 목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멸용 조직 조직이 그녀와 진서준과의 관계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바이올렛은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황예은과 접선하게 된 것이다.“네가 돌아가면 네 가족은 살아남을 수 있어. 그 대신 우리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셀 수 없이 많이 사람들이 고통받게 될 거야. 물건은 두고 가. 네 가족은 내가 어떻게든 구출할 방법을 찾을 거야.”진서준이 다시 한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대화가 진행될 때, 유람선 앞쪽에서 엔진 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2층 높이의 요트가 바다 위로 나타났다.요트의 2층 갑판 위에는 두 명의 인물이 서 있었다.두 명은 모두 서양인 얼굴이었다.한 사람은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남자였는데 기운을 깊게 누르고 있었다.그 남자는 그저 서 있기만 해도 거대한 산처럼 무시무시한 압박감이 감돌고 있었다.다른 한 사람은 금발의 머리카락이 어깨에 흩날리는 남자였고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바로 저 사람들이야.”바이올렛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해지더니 눈 속에 증오의 기운이 번뜩였다.“저 사람들은 누구야?”진서준이 질문을 던졌다.“그날 우리 혈수를 죽였던 자들이야. 저 금발 남자는 레일린이야. 멸용 조직 소속인데 실력이 거의 멸세급이야. 너희 대한민국의 말로는 구급 정점 대종사 실력이야. 붉은 머리 남자는 올림푸스 신전 신왕 루도프야. 팔급 대종사급 실력이지. 이 두 사람은 모두 천의방에 올라와 있어.”바이올렛은 진서준에게 두 사람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말을 이었다.“이따가 넌 아무 말도 하지 마. 저 둘은 물건을 챙기면 바로 떠날 거야.”두 사람 다 천의방 강자였다.그중 한 명은 심지어 구급 정점 대종사급 실력이었다.진서준이 아무리 날고뛰는 재간이 있어도 혼자서 이 두 사람을 상대할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5화

    바이올렛!멸용 조직, 올림푸스 신전, 그리고 교회라는 세 개의 최강 세력이 연합하여 혈수사들을 멸망시켰는데 유일하게 바이올렛만 혼자 탈출했다.당시 진서준도 조금 의문을 품었다.하지만 진서준이 누구를 시켜 자세하게 조사하기 전에 황예은에게 또 사건이 발생해서 모든 관심이 황예은에게로 집중되었다.방금 진서준이 서지은과 허윤진을 찾아갔을 때 황예은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지금까지 황예은은 돌아오지 않았고 어떤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황예은과 바이올렛의 관계가 훨씬 더 의심스러웠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진서준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유람선은 규모가 어마어마했기에 진서준은 매 층마다 돌아가며 그녀들을 찾기 시작했다.하지만 진서준이 유람선에서 내릴 때까지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이세아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이세아, 황예은을 찾아줄 수 있겠어?”진서준이 진지하게 말하자 이세아는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응답했다.“알겠어.”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소식이 들어왔다.한 웨이터가 황예은과 한 외국 여성이 갑판에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그때 갑자기 선원이 급히 들어왔다.“이 아가씨, 유람선 앞쪽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요트가 정박해 있습니다.”진서준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음을 깨닫고 즉시 갑판으로 달려갔다.서지은과 허윤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진서준이 이렇게 황급하게 움직이자 군말 없이 진서준을 따라갔다.갑판 위에 깊은 밤이 물들고 있었다.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어오며 서늘한 기운을 더했다.갑판 위의 사람은 몇 명 안 되었다.진서준은 갑판에 도착하자마자 황예은과 바이올렛을 한눈에 알아보았다.그 순간, 진서준은 지금까지 틀린 사람을 의심하고 있었고 황예은에게 완전히 속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황예은!”진서준은 분노를 가까스로 억누르며 이름을 불렀다.바이올렛은 진서준이 쌀쌀한 표정을 지으며 무섭게 다가오는 걸 보자 깜짝 놀라며 연신 뒤로 물러섰다.황예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4화

    박서명은 본인이 진서준이 찾고 있는 간첩이 아니라는 걸 꼭 증명하고 싶었다.박서명의 뒤에 있던 한 노인이 박서명을 거들었다.“배에 올라온 이후로 박서명 씨는 우리 시야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우리도 박서명 씨가 국가를 배반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진서준은 그 노인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왜 내가 당신들 말을 믿어야 하죠?”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진서준과 박서명 일행은 적대적인 관계였다.몇 마디 말로는 진서준의 신뢰를 얻을 순 없었다.“몇 마디 말로 제 의혹을 벗어내긴 부족하다는 건 인정합니다.”박서명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근데 진서준 씨는 왜 저에게만 시선을 돌리는 건가요? 우리 박씨 가문이 오다 가문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 때문인가요?”박서명의 질문에 진서준은 즉시 인정했다.“맞아요.” 진서준이 이 임무를 받았을 때도 어리둥절했지만 박씨 가문 사람들이 오다 가문과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에 박씨 가문을 의심하게 된 것이다.진서준이 사적인 원한으로 박씨 가문을 의심할 이유도 없었고 이렇게 큰 의혹을 박씨 가문에게 돌릴 필요도 없었다.“이제 박씨 가문이 한강에 뛰어들어도 우리 박씨 가문 오명은 씻을 수 없겠군요.” 박서명은 씁쓸하게 웃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표정이 싹 바뀌었다.“진서준 씨, 최근 며칠 동안 황씨 가문 남매와 계속 함께 있었죠? 그 둘을 의심해 본 적 없으세요?”“의심은 했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죠.”진서준이 박서명의 질문에 대답했다.최근 며칠 동안 황예은은 거친 공격을 미친 듯이 받았다.진서준이 없었으면 황예은이 이미 죽었을 건데 그런 그녀가 적국과 비밀리에 거래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최소한 진서준은 그렇게 생각했다.“진서준 씨, 사실 황예은이 가장 의심스럽습니다.”박서명이 진지하게 자기 생각을 털어놨다.“그 이유는 뭔가요?”진서준의 질문에 박서명은 천천히 설명했다.“황예은 아버지 때문이죠. 명주시 사람들은 다 알 겁니다. 물론 진서준 씨도 잘 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3화

    예크스와 함께 온 청년들은 충격을 받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예크스의 시신을 그대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진서준은 아무런 자비도 베풀지 않았고 손바닥을 한 번 뒤집는 순간, 또 몇 명이 죽어갔다.“진서준, 너 진짜 큰 문젯거리를 일으킨 거야.”이세아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남자가 실력이 뛰어나다는 건 이세아도 인정하지만 그가 일으킨 이 문제는 만만치 않았다.서오런 교회는 올림푸스 신전, 멸용 조직과 대한민국 국안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였다.얼마 전 이세아는 길거리에서 떠도는 소문을 들었는데 혈수가 그 세 대형 조직에 의해 함께 몰살되었다는 소식이었다.그러니 이 세 조직의 실력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내 주변은 항상 문젯거리가 끊이지 않아.”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하자 이세아는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더 신중하게 움직이는 게 나쁠 게 없어.”그 후, 예크스 일행의 시신은 이씨 가문 사람들이 와서 정리했고 진서준은 허윤진과 서지은에게 말했다:“너희는 먼저 올라가서 쉬어.”유람선 10층에는 전용 휴식실이 있었고 문을 열자 문 앞에 네 명이 서 있었다.“진서준 씨.”박서명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 진서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죠?”진서준이 차갑게 물었다.“네, 사실 얘기하고 싶은 게 좀 있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박서명은 자기 신분까지 낮춰가며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박서명의 태도는 진서준 일행에게 다소 의외였다.이세아의 눈에도 놀라운 표정이 스쳤다.박씨 가문은 이씨 가문보다 실력이 더 강한 가문이었고 박서명은 바로 그 대단한 박씨 가문의 가주였다.대한민국 전역에서도 박서명의 신분은 최고급에 속하는 존재였다.그런 대단한 인물이 진서준에게 이런 겸손한 태도를 보일 이유가 없었다.혹시 방금 진서준이 황혼 기사를 죽인 사실이 박서명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 걸까?진서준도 머릿속에서 의문이 넘쳤다.“시간은 괜찮은 것 같네요. 여기 잠시 기다리세요.”진서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2화

    하지만 오늘 손원순은 너무나 큰 실수를 저질렀다.진서준이 조금 전 링에 올라와 손원순을 돕지 않았다면 그는 지금쯤 황혼 기사의 창에 맞아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다시 묻는다. 내 실력이 의심스러운 사람 있어?”진서준의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지며 지하 1층에 메아리쳤다.링 아래에서 적막만 흘렀다.천의방의 강자도 처치할 수 있는 사람을 누가 감히 건드릴 수 있겠는가?진서준은 그제야 빙그레 웃으며 몸을 돌려 링에서 내려갔다.“용존님!”손원순이 재빨리 진서준을 따라갔다.“방금 실례가 많았습니다. 용존님께서 부디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손원순은 진서준에게 고개를 숙여 진심으로 사과했다.그러자 진서준은 즉시 손원순을 손으로 붙잡고 웃으며 말했다.“의협심이 넘치시는 손 천사님은 우리 모두의 본보기입니다.”그 말에 손원순이 어색하게 웃어넘겼다.“용존님, 과찬입니다. 저는 그저 제 능력 범위내에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용존님, 명주시에 돌아가신 후 시간이 되면 꼭 한 번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손원순이 이 기회를 빌려 진서준을 식사에 초대했다.“좋습니다, 시간이 되면 꼭 연락드리겠습니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손원순과 같은 선량한 사람과는 당연히 친구가 되어야 했다.진서준이 방으로 돌아가자 허윤진이 신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다가왔다.“진서준, 방금 진짜 멋있었어. 공격 두세 번 만에 그 사람을 처치할 줄은 몰랐어.”“그 해외 사람들 좀 잡아 와.”진서준의 말에 이세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정말 그렇게 할 거야?”“당연하지.”잠시 후, 이씨 가문의 사람들이 예크스 일행을 끌고 왔다.“너... 너 뭐 하려고 그래?”예크스의 얼굴에는 아까 보였던 거만하고 교만한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대신 두려움이 가득한 기색이 역력했다.예크스의 눈에선 원탁 십이 기사가 신의 사자와도 같은 존재였다.하지만 지금 진서준은 신의 사자를 죽였다.그러니 진서준은 분명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마일 것이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1화

    현장은 말 그대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링 위의 그 인물을 쳐다보았다.원탁 십이 기사는 말 그대로 천의방에 오르는 슈퍼 강자였다.천의방은 비록 대한민국 국안부가 만든 목록이지만 국내외 모든 권력자와 강자가 그 권위성을 인정하는 목록이기도 했다.전 세계를 둘러보면 강자가 수없이 많지만 70억 가까운 인구 중에서 단 100명만이 천의방에 기록된다.이 100명은 어느 나라에 가든 각국의 권력자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애쓰는 존재였다.수많은 강자가 천의방에 올라가려고 발버둥 칠 때 놀랍게도 천의방 78위에 위치한 황혼 기사가 지금 20살 남짓한 청년의 공격 세 번으로 죽음을 맞이했다.용존 진서준.이 이름은 해외 강자에게는 무척이나 낯선 이름이었고 갑자기 떠오른 인물일 뿐이었다.진서준이 대한민국에서 벌인 가장 유명한 전투는 봉호전과 강남에서 육급 대종사 두 명을 단 일격으로 처치한 일이었고 그 외에는 특별한 전과가 없었다.천의방의 다른 강자와 비교했을 때, 이 정도의 전과는 너무나 미미해 보였다.만약 국안부가 보해 전투의 결과를 공개했다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하지만 진서준의 안전을 고려해 진서훈 일행은 그 사실을 숨겼다.지금 진서준은 각국 강자들 앞에서 교회의 기사를 단번에 처치했다.이번 결투 이후로 진서준의 명성은 앞으로 더욱 널리 퍼질 것이다.가장 중요한 점은 진서준이 겨우 26살이라는 것이다.실력도 무시무시했지만 이토록 어린 나이는 더 공포스러운 사실이었다.VIP룸안에서 이세아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얼음처럼 차가운 황예은이 저 녀석을 따랐구나.”“세 분, 여러분이 힘을 합친다면 저 녀석을 이길 수 있을까요?”박서명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박서명은 진서준이 기껏해야 지의방 정도의 실력밖에 없을 거라 여겼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 당황하기 시작했다.진서준이 천의방의 강자를 처치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춘 것이다.게다가 진서준은 너무 쉽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0화

    사실, 눈앞의 이 청년은 기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해서 살짝 놀랐다.하지만 황혼 기사는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황혼 기사는 갑자기 뒤로 물러났고 긴 머리가 공중에서 휘날렸다.그러고는 두 손을 가슴에 교차시켜 놓고 경건한 신도처럼 거만한 고개를 살짝 숙였다.“신성한 빛이여, 이 세상 모든 악을 멸해 버리옵소서.”기사가 입으로 중얼거리자 손에 쥔 긴 창에서 눈부신 빛이 방출되었다.황혼 기사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기도 이 순간 전부 폭발했다.조금 어두운 지하 링은 지금 한낮의 밝은 햇살처럼 강렬한 빛을 발산했다.“저 녀석 드디어 숨통이 끊어지겠네. 황혼 기사가 성력을 사용했어.”예크스가 눈을 반짝이며 흥분한 말투로 말했다.성력은 오직 교회 원탁 십이 기사와 주교 세 명만이 소유한 특별한 힘이다.이 힘은 산을 하나 통째로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이세아도 그 눈 부신 빛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 유람선이 과연 이 엄청난 힘을 견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이세아이 우려한 것처럼 유람선에서 진동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유람선 위의 손님들은 저마다 불안해했다.그때, 링 위의 황혼 기사가 갑자기 움직였다.기사는 순간 이 세상에서 사라진 듯, 한순간에 모두의 눈앞에서 사라졌다.그리고 다시 나타났을 때, 이미 진서준의 앞에 서 있었다.진서준은 검을 쥔 손을 급하게 들어 올리며 청색의 검빛이 발산하는 일격을 날리자 눈앞의 눈 부신 빛을 찢어버렸다.우르릉!굳건한 링의 바닥이 진서준의 일격을 맞고 기다란 균열이 나타나며 부서진 돌멩이가 사방으로 튀었다.그 후, 진서준은 손에 쥔 참선검을 풀었고 이내 그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퍼져 나왔다.청색과 적색을 띤 거대한 용 두 마리가 진서준의 뒤에서 나타났다.두 용은 하나로 합쳐졌다가 다시 청색과 적색이 엇갈린 용 세 마리로 나뉘었다.진서준의 주먹 앞에서 거대한 용 한 마리가 거대한 입을 벌려 모든 것을 삼켜버리려 했다.콰지직!한 줄기의 갈라진 금이 황혼 기사의 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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