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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작가: 무가
이 자식은 정말 밉상인데 의술 하나만은 정말 뛰어난 듯했다.

황예은은 오늘 진서준이라는 사람에 대해 또 다른 평가를 내렸다.

“미리 말해두지만 난 거기서 널 보호하는데 그렇게 많은 정력을 퍼부을 수 없어.”

진서준이 미리 경고했다.

진서준은 진서라을 치료할 약재를 손에 넣은 후, 간첩을 찾으러 가야 했다.

그때가 되면 유람선 위에 사람이 많아 자연스레 보는 눈도 많을 것이다.

누군가 황예은에게 해를 끼치려 하면 그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황예은은 이내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여전히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알아서 날 보호할 사람을 구할 거야. 알았어, 그럼 너 먼저 밥 먹어. 나중에 약 바르러 올게.”

진서준은 방을 나갔다.

허윤진은 진서준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물었다.

“진서준, 오늘 밤만 지나면 우리는 서울로 돌아갈 거지?”

“왜 그렇게 급하게 돌아가려 해?”

진서준은 허윤진의 말에 의아해했다.

황예은이라는 여우를 경계하기 위해서 서둘러 돌아가야 한다는 말은 허윤진이 차마 꺼낼 수 없었다.

“너무 늦으면 엄마랑 진서라가 걱정할까 봐 그래.”

허윤진이 비장 카드인 두 사람을 꺼냈다.

어머니와 진서라를 생각하니 진서준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약재만 받으면 내일 바로 돌아가자.”

“이따가 또 저 여자 약 발라줘야 해?”

허윤진이 질투와 원한이 섞인 눈빛을 보이자 진서준은 등골이 서늘했다.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서준이 허윤진을 속이고 불륜을 피운 거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응, 근데 이따가 바르는 건 마지막 약이야.”

“그럼 다행이네.”

허윤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황예은의 몸매는 너무 매력적이라 여성인 허윤진조차도 만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진서준 같은 정상적인 남자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두 사람 사이에 정말 불꽃이라도 튄다면 수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약 바를 시간이야. 일단 들어가서 약 바르고 나올게.”

진서준이 약을 들고 들어가자 황예은이 이미 죽을 다 먹은 걸 발견했다.

“엎드려, 먼저 등부터 발라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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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그 왕자가 날 만나서 뭘 하려고?”진서준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유람선에서 소하비는 진서준이 필요한 약재를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사 갔다.“소하비 여동생이 위독하대.”황예은이 차분하게 말하자 진서준은 흠칫 떨었다.“뭐라고? 그 왕자가 칠색정화를 사서 동생을 살리려던 거 아니었어? 혹시 칠색정화가 효과가 없었던 거야?”“구체적인 상황은 소하비가 얘기하지 않았어. 그저 네 도움이 필요하다고만 했어.”“물론 도울 수 있어. 근데 나도 조건이 있어. 그 칠색정화을 내가 받아야겠어.”진서준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아무 조건 없이 소하비를 돕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소하비의 여동생을 구하는 대가로 진서준이 꼭 필요한 칠색정화를 손에 넣어야 했다.“난 이미 그 요구를 말했어. 소하비도 동의했어. 오늘 밤에 서울에 도착할 거야.”황예은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칠색정화가 진서준에게 중요한 약재라는 걸 잘 아는 황예은은 진서준이 요구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소하비에게 이렇게 제안할 것이다.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겪고 난 황예은은 이제 진서준과 같은 편이었다.“좋아, 그럼 오늘 밤 그 왕자가 오기만을 기다리면 되겠네.”진서준은 순간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칠색정화를 되찾을 기회가 이렇게 생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서라를 치료하는 목표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오빠, 무슨 일인데 그렇게 기뻐해?”진서라가 궁금해하며 묻자 진서준은 웃으며 설명했다.“네 독을 치료할 약재를 하나 더 찾았어.”“오빠, 그렇게 고생할 필요 없잖아.”진서라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감옥에서 나온 이후 여태껏 가족을 위해 힘쓰고 있는 진서준을 보니 진서라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너랑 엄마만 무사하면 난 아무리 힘들어도 괜찮아.”진서준은 확고한 눈빛을 보이며 대답했다.가족이 함께 오손도손 지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었다.얼핏 보기에 단순하고 아름다운 바람이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이제 4대 종문 회전에 참가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61화

    진서준은 이미 1년 동안 유지수를 만나지 못했다.현재 유지수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진서준도 확신할 수 없었다.왕권 부귀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승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 실력이 약할 리 없었다.하지만 유지수와 직접 겨뤄보기 전까지 진서준은 유지수를 무조건 죽인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하지만 허사연을 안심시키고 쓸데없는 걱정하지 않도록 진서준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 마, 유지수가 왕권 전승을 얻었다고 해도 나보다는 못해.”진서준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허사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다행이야...”그러나 허사연은 다시 뭔가 생각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유지수 스승은 실력이 분명 강력할 거야. 네가 유지수 스승과 유지수 본인을 동시에 상대해야 할까 봐 걱정돼.”진서준은 이미 유지수의 스승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지선 급의 절세 강자인 구지범이 바로 유지수의 스승이었다.천용 반지 내의 힘은 진서준이 명주시 바다에서 소모해 버렸고 현재까지도 회복되지 않았다.이 상태에서 정말 구지범을 만나게 된다면 진서준은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승산이 없으면 도망가면 돼. 걱정 마.”진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허사연의 예쁜 얼굴을 쓰다듬었다.“넌 지금 건강을 빨리 되찾는 게 가장 중요해. 나머지 일은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서준아, 난 너무 쓸모없는 것 같아. 네게 폐만 끼치고 한 번도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허사연이 진심으로 자책했다.“아니야, 네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최고의 선물이야.”진서준은 허사연을 꼭 껴안았다.“이제 그만 좀 해. 나 아직 여기 있어.”허윤진은 입술을 삐쭉 내밀며 두 사람이 자기를 무시하고 대놓고 꽁냥꽁냥하는 걸 못마땅하게 여겼다.허사연은 그 말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사실 허사연도 허윤진이 방에 있다는 걸 까먹었다.“그만 놔줘...”허사연은 얼굴이 붉어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진서준은 허사연이 쑥스러움이 많다는 걸 알기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60화

    “진서준, 빨리 도망쳐... 도망쳐...”악몽을 꾸는 듯한 허사연은 점점 더 흥분한 상태로 말을 이었다.그 모습을 본 진서준은 양손으로 허사연의 손을 꽉 잡았다.“미안해, 사연아. 내가 널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어. 네가 나랑 함께한 이후로 난 너에게 부귀영화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이렇게 끔찍한 경험이나 겪게 했어. 진심으로 미안해, 널 볼 면목이 없어.”진서준의 눈에는 자책이 가득했다.허사연은 익숙한 안전감을 느낀 듯, 잔뜩 찌푸렸던 미간은 서서히 펴지고 불온정한 상태는 점점 안정되었다.진서준의 양손에 허사연의 손가락이 전부 들어갔는데 지금 이 열 손가락은 모두 부러져 있었다.“유씨 가문, 너희는 피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할 거야.”진서준의 눈에서는 냉혹한 기운이 감돌았다.진서준은 속으로 유씨 가문이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굳게 맹세했다.며칠이 지나는 동안 진서준은 집에서 허사연을 세심하게 돌봤고 때로는 밤을 새워가며 허사연의 곁을 지켰다.단지 허사연이 다시 악몽을 꾸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어느 날 아침.그동안 의식이 없던 허사연이 드디어 잠에서 깨어났다.의식을 되찾은 허사연은 먼저 주위를 둘러보았다.텅 빈 낯선 방이 허사연의 시야에 들어왔다.“내가 살아있었다고? 서준이 구해준 거야?”허사연은 양손을 침대에 대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갑자기 자기 손이 말을 듣지 않는 걸 느꼈다.아무리 애써도 허사연은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내 손...”허사연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슬픔이 솟구쳤다.본래 진서준의 짐이 되지 않으려고 애썼던 허사연은 지금 오히려 진서준의 짐이 되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셈이었다.“사연아, 깼어?”진서준은 의식을 회복한 허사연을 보자 기쁨에 차서 다가갔다.진서준을 본 허사연은 목이 메어 눈물이 흘러나왔다.“서준아. 난 다시는 널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그날 밤, 유지수가 허사연에게 가한 고문은 그녀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한낱 평범한 여자가 이토록 잔인하게 변할 줄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59화

    상처투성이가 된 두 사람을 보자 허윤진은 얼굴이 창백해졌다.“진서준, 언니랑 아빠가 어떻게 된 거야?”허윤진이 울먹이며 묻자 진서준이 차분하게 대응했다.“먼저 깨끗한 침대 두 개를 준비해.”진서라와 나머지 여성들은 즉시 분주하게 움직였고 몇 분도 안 돼 침대 두 개가 정리되었다.두 사람을 침대에 눕히고 진서준은 종이와 펜을 달라고 했다.약재 처방을 두 개 쓴 후, 진서준은 그 처방을 김연아에게 건넸다.“연아야, 여기 적힌 약재를 구해줘.”“알겠어.”“하얀이랑 함께 가.”진서준은 한마디 더 보탰다.김연아는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걸 알고 있었고 집을 나설 때, 하얀이를 데리고 갔다.허사연의 상태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심각했다.허사연은 손뿐만 아니라 등에도 온통 상처가 나 있었다.진서준은 허사연의 옷을 조심스럽게 찢어냈다.피와 살이 뒤엉켜 피범벅이 된 등을 보자 진서준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어떤 빌어먹을 놈이 한 짓이야? 어떻게 우리 언니에게 이렇게 잔인하게 굴 수 있어?”허윤진은 분노에 치를 떨었고 눈시울도 어느새 붉어졌다.“이건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이 아니야!”서지은도 참을 수 없어 욕설을 날렸다.“깨끗한 물을 한 대야 가져와, 깨끗한 수건도 몇 개 더 가져와.”진서준이 지시하자 허윤진은 급히 몸을 돌려 준비하러 갔다.곧 따뜻한 물이 담긴 대야가 들어왔다.진서준은 수건을 이용해 허사연의 몸에 묻은 피와 상처를 자세하게 씻어냈다.수건이 상처에 닿을 때마다 의식을 잃은 허사연은 몸을 살짝 움찔했다.진서준은 더 신중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상처를 전부 닦아내자 김연아가 약재를 가지고 돌아왔다.진서준은 즉시 약재를 처리하기 시작했다.소독하고 약을 바르고 나중에 거즈로 감싸며 모든 단계가 신중하고 세밀하게 진행되었다.모든 처치가 끝난 후, 진서준은 드디어 한숨을 길게 내쉴 수 있었고 그제야 치료하는 과정에 자기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걸 발견했다.“언니는 어떻게 됐어?”허윤진이 급히 물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58화

    말을 끝내기도 전에 진서준은 어디선가 버들가지 하나를 꺼내 들고 유연비의 몸에 세게 내리쳤다.찰싹!한 대 맞자 유연비의 피부는 찢어지고 살점이 갈라졌다.유연비는 바로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아악! 진서준, 너 미쳤어?”유연비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유연비는 자기가 드디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진서준이 살려준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자기를 고문하려고 시도하는 것이었다.진서준은 무표정을 유지한 채 가시가 달린 버들가지로 유연비를 마구 때렸다.몇 대 맞고 나자 유연비의 몸은 살점과 피로 뒤덮였고 상처투성이가 되었다.폭우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유연비 주변의 바닥은 이미 진한 붉은색으로 물들었다.“제발 놔줘... 네 여자 몸의 상처는 내가 남긴 게 아니야.”유연비는 울면서 애원했다.“넌 죽어야 해. 유지수도 물론 죽어야 하고.”진서준은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너희 유씨 가문 사람들 모두 오늘 유지수가 한 짓에 대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할 거야.”“국안부는 네가 이렇게 막 나가는 걸 용납하지 않을 거야. 네가 폭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건 국안부와 적이 되겠다고 선전포고하는 거야.”유연비는 바로 국안부를 꺼내 들었다.유지수가 이제 진서준을 위협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유연비는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국안부를 내세워 진서준을 제압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진서준은 여전히 냉랭하게 말했다.“날 감히 제지하는 놈이 있으면 그게 누가 됐든 죽는 길밖에 없어.”말투는 매우 평온했지만 유연비는 소름이 돋아 발밑에서 차가운 기운이 뇌까지 치솟았다.버들가지가 다시 휘둘러지며 유연비는 하늘을 찢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아침이 되어서야 비가 그쳤고 유연비는 그때까지 버들가지로 된 채찍을 계속해서 맞았다.유연비는 지금 목숨이 겨우 붙어있는 상태였고 그녀의 몸엔 온통 피와 살이 뒤엉켜 있었다.“날 죽여, 날 죽여줘!”진서준의 잔인한 고문을 견딜 수 없었던 유연비는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유지수에게 전화해.”진서준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57화

    구용소천!진서준의 체내에서 영기와 혈해가 거세게 뒤엉키더니 무시무시한 압박감이 몸 밖으로 폭발했다.펑! 펑!진서준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전투병 두 명이 바로 폭발하듯 뒤로 튕겨 나갔다.혈해 속에서 거대한 용 세 마리가 진서준의 뒤에 나타났고 이 혈용은 이내 진서준의 체내로 흡수되었다.이 장면을 본 유연비의 표정이 심각해졌다.유연비는 진서준이 오직 검도에만 능한 줄 알았는데 진서준이 횡련도 능숙하게 다룬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다들 함께 달려들어 저 녀석 죽여버려!”이 순간, 유연비의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서서히 피어올랐다.“꺼져!”개조된 전투병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진서준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진서준이 주먹을 휘두르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바로 앞의 전투병을 순식간에 산산조각 냈다.전투병의 몸에서 분출한 피는 폭우에 씻겨 순식간에 사라졌다.다른 전투병이 반응하기도 전에 진서준은 다시 그중 한 명의 앞에 나타났고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둘러 그 전투병을 터뜨렸다.두 명을 연속으로 처치한 진서준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몸을 빨리 움직여 길을 막는 전투병을 모조리 해치웠다.절대적인 힘 앞에서 이 전투병들은 죽음을 맞이하는 길 외엔 다른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다.하지만 이 개조 약제를 칠급, 심지어 팔급 대종사에게 사용한다면 그 결과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눈 깜짝할 사이에 유연비가 데려온 20여 명의 개조된 전투병은 전부 진서준의 주먹을 맞고 산산조각 났다.바닥 위에는 부서진 뼈들 외에는 피 한 방울도 보이지 않았다.한 팔로 우산을 받쳐 들고 있던 유연비는 눈알이 거의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다.유연비는 이 전투병들이 진서준을 기진맥진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지만 뜻밖에도 이 전투병들은 진서준의 주먹에 의해 전부 시체도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죽었다.사실 이 개조된 전투병들은 이급 횡련 대종사급 몸 상태를 자랑하는 자들이었다.전투병들은 피로나 두려움, 심지어 고통도 모르는데 사지를 잘라내지 않으면 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56화

    허성태의 두 다리는 이미 부러진 상태였고 숨을 거두기 일보 직전이었다.부녀의 비참한 모습에 진서준은 미칠 듯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평범한 사람의 분노는 작은 범위 내에서 피를 튕기게 하지만 천재의 분노는 수백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탁탁탁...사방에서 갑자기 빠른 발소리가 들려오자 진서준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와 진서준을 겹겹이 에워쌌다.“너희들 누구야?”이 사람들을 보자 진서준은 분노를 억지로 억제하며 급히 움직이지 않았다.진서준은 이 사람들이 명을 따르기만 하는 조무래기란 걸 알고 있었다.진짜 배후는 분명 이 사람들 뒤에 있을 것이다.그때, 화려한 우산을 받쳐 든 인물이 별장 안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자 전투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둘러 길을 터주었다.“너였구나.”진서준은 유연비를 보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렸다.분명 이 여자의 목숨을 살려주었는데 이 여자는 반성하거나 고맙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진서준의 여자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이다.“허사연과 허성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 너야?”진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묻자 유연비는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아니야, 범인은 네 전 여자친구야.”“뭐라고? 유지수는 이미 죽지 않았어?”진서준은 믿기 어려워하며 소리쳤다.“그때 네가 네 입으로 말했잖아, 유지수는 네 아버지에게 처형당했다고.”유연비는 그 말에 조롱이 섞인 웃음을 터뜨리며 비꼬았다.“네가 내 말을 진짜 믿을 줄은 몰랐어. 유지수는 죽지 않았어. 오히려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지. 네 여자 몸에 있는 그 상처들은 다 유지수가 한 짓이야. 나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어.”진서준이 주먹을 꽉 쥐자 주먹에서 우두둑 소리가 들릴 정도로 분노가 넘쳐흘렀다.“그 여자는 어디 있어?”“이 사람들을 물리치면 알려줄게.”유연비가 뒤로 물러서자 수십 명의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앞으로 나섰다.이들은 전부 강력한 기운을 발산했고 감정도 없는 로봇처럼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55화

    전화가 걸렸을 때, 진서준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휴대폰 소리에 깨어난 진서준은 전화를 보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전화를 건 사람이 서정훈이란 걸 발견한 진서준은 직감적으로 뭔가 큰 일이 벌어졌음을 느꼈다.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서정훈이 굳이 전화를 걸지 않았을 것이다.“서 시장님, 무슨 일이에요?”진서준이 급히 물었다.“진서준, 허사연이 큰 사고를 당했어.”서정훈이 초조한 목소리로 급히 말했다.우르릉!순간 진서준의 머릿속에 천둥소리가 울리며 눈앞이 하얘졌다.“사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 자세히 말해 주세요!”진서준은 급히 침대에서 일어났다.집에는 누렁이와 하얀이 두 마리의 이수가 지키고 있었다.칠급 대종사가 아닌 이상, 누렁이와 하얀이의 방어선을 넘을 수 없을 것이다.“허사연이 허씨 가문 대문에 매달려 있어. 네가 빨리 돌아와 구해줘야 해. 하루라도 지체하면 허사연이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허씨 가문 대문에 매달려 있다고?진서준의 가슴 속에서 폭발적인 분노가 일기 시작했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갈게요.”전화를 끊자마자 진서준은 허윤진을 비롯한 여성들을 깨우기 시작했다.“사연에게 큰 일이 생겼어.”언니가 크게 다쳤다는 말을 들은 허윤진은 눈물을 글썽이며 급하게 물었다.“언니가 어떻게 된 거야?”“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는 나도 잘 몰라. 서 시장이 방금 전화로 알려줬어.”상황을 대충 설명하면서 진서준은 또 다른 전화번호를 눌러 황예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두세 번 울리자 황예은이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황예은의 질문에 진서준은 바로 용건을 말했다.“비행기를 준비해. 지금 당장 서울로 가야 해.”“알았어, 지금 우리 집에 와.”황예은은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승낙했다.진서준은 차를 몰고 허윤진 일행을 데리고 황씨 가문으로 향했다.황씨 가문에 도착하니 헬리콥터 한 대가 정원에 정박해 있었고 황예은은 검은색 잠옷을 입고 진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고마워.”진서준은 긴말하지 않고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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