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09화

Author: 무솔레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8-16 19:00:00
두 번째 엘리베이터가 왔을 때 정안과 지윤이 비집고 들어갔다.

이 일행은 대부분 폭발 후의 재난 현장을 처리하러 온 M국 최고의 전문가들이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군가가 소곤소곤 말했다.

“보라색 입자가 대체 뭐죠? 이런 현상은 처음입니다.”

“경분자 미사일 개발 실험 단계에서 갑자기 사고가 났다네요.”

“경분자요? 경분자를 개발한 과학자는 이미 죽었잖아요. 근데 왜 아직 남은 거죠?”

“2g 있었는데 지금은 아마 없어졌을 거예요.”

“경분자가 어떤 성분과 만나 보라색 입자를 분해한 건가요? 아주 무서운 폭발이었어요. 지구 절반이 흔들리는 느낌이었고 대륙판도 영향받아 지진과 쓰나미도 일어나고...”

“쉿. 도착했어요.”

엘리베이터가 땡 하는 소리가 났고 모두 나갔다.

정안과 지윤은 서로 눈을 마주친 후 굳은 표정으로 그 일행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나와 큰 회의실로 들어갔다.

회의실에서 정안은 군전 그룹의 고위층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각 분야의 최고 엔지니어들과 화학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고 정안이 앞서 만난 유주헌 교수와 하영진 교수도 현장에 있었다.

모두 침울한 얼굴로 재해 복구에 대해 논의했다.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경력이 일천한 인재들은 모두 변두리에 서게 되었다.

정안과 지윤은 구석에 서서 그들의 말을 들었고 남하준은 너무 바빠 두 사람의 존재를 잊은 듯했다.

하영진은 파워포인트를 열어 이번 실패의 원인, 폭발로 인한 피해, 공기 중의 유해물질 취급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들이 말한 방안을 들은 후 정안은 얼굴이 굳어졌다.

“장군님, 연구 결과 짧은 시간에 대기 오염과 수질 오염을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발견했습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공기 오염은 일주일 정도 걸리고 수질 오염 여과 시간은 60일 정도 걸립니다. 이 기간에는 인근 주민들을 모두 이주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때 누군가 물었다.

“그럼 우리 군전 그룹 몇만 명의 직원들과, 그 많은 무기 공장과 그 많은 설비를 전부 옮기란 말씀입니까?”

“인근에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310화

    “사모님?”유주헌 교수가 감격에 겨워 일어서며 외쳤다.“사모님도 오셨어요?”유미가 담담하게 말했다.“사모님이라니요? 두 사람 이미 이혼했어요.”그녀의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경악하고 의아해했다.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그녀와 남하준의 결혼 상황을 폭로하다니. 유미는 정말 겁이 없었다.지금 난처한 사람은 오직 정안뿐이었다.그때 남하준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완아, 할 말 있어?”“공기 중의 보라색 입자는 사실 보기 드문 경분자에 의해 압축 분열되어 나와...”정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미가 말을 끊었다.“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여기 있는 사람들 당신 헛소리 들어줄 시간 없어요.”말이 끊긴 정안은 멈칫했지만 남하준이 인내심 있게 말했다.“계속 말해봐.”“하준아, 너...”남하준은 유미에게 말하지 말라고 손을 번쩍 들었다.유미는 어쩔 수 없이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차가운 눈으로 정안을 노려보며 ‘네가 무슨 말을 할지 지켜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남하준의 신뢰를 받은 정안은 전문지식을 피해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했다.“응축 흡착법을 사용할 수 있어요. 헬리콥터로 하늘에 유리 상태의 응축수를 뿌리면 이 응축수가 오염원과 산화환원반응을 일으켜 물안개가 되어 지상과 수원에 떨어지고 수원에서 반응해 수자원 속 오염원을 정화할 수 있습니다.”“유리 상태의 응축수라니. 그게 뭐죠?”유주헌 교수가 긴장해서 물었고 눈에는 설렘이 가득했다.“사모... 다인 씨,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정안이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한 번 훑어보니 그녀가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할 것 같았다. 시간만 낭비할 뿐만 아니라 의심도 받고 일이 더 번거로워질 수 있었다.“실험실 열어주시면 바로 보여드릴게요.”유미는 가소롭다는 듯 입술을 찡그렸다.“이봐요, 서다인 씨. Z국의 최고 과학자도 해결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다인 씨가 화학 서적 몇 년 배웠다고 뭐든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죠?”남하준이 막 말을 하려는데

    Last Updated : 2024-08-16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311화

    남하준은 침착하고 느긋하게 말했다.“교수님, 편히 말씀하시죠.”“공기 오염을 정화할 수 있는 이 응축수는 많은 양의 청유액이 필요합니다.”이 말이 나오자 남하준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수군수군 토론하기 시작했다.“우리나라에 청유액이 어디 있어? 전부 수입에 의존하고 있잖아.”“그러게 말이야. 수십억 원으로 겨우 100g을 샀으니 한 근에 수백억 원은 하겠지.”“너무 많은 양이 필요하다면 이건 현실적이지 않아.”남하준은 몇 초간 생각에 잠기더니 물었다.“청유액이 얼마나 필요하죠?”“적어도 100근은 필요합니다.”그러자 군전 그룹의 한 구매부장이 일어나 경악했다.“100근이요? 그럼 8조 원이 넘는 금액인데 우린 그렇게 많은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어요. 지금 장난하십니까?”유미가 차갑게 웃더니 조롱하듯 말했다.“그럼 서다인 씨가 제기한 방안은 불가능한 거네요?”유주헌이 다급하게 말했다.“장군님, 십수만 명의 목숨과 관련된 일이니 공기 정화가 시급합니다. 만약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효과도 떨어져요.”“청유액 말고 대체할만한 다른 성분이 있을까요?”남하준이 묻자 유주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국가에서는 이미 2조 원을 보내왔습니다. 재난 구조와 의료 구조 지출 비용을 빼면 남는 돈은 턱없이 부족해요. 이 방법은 안 돼요.”유주헌은 급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이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다른 나라에 가격을 흥정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그때 유미가 입을 열었다.“유 교수님, 청유액이 뭐 시장에서 파는 물건인 줄 알아요?”유주헌은 마치 개미가 솥에 올라탄 듯 안절부절못하며 허벅지를 툭툭 치더니 마지못해 긴 한숨을 내쉬었다. “휴...”바로 그때, 정안이 지윤을 데리고 들어왔고 유주헌은 마치 구원자를 만난 표정이었다.“서다인 씨, 마침 잘 오셨어요. 어서 장군님께 말씀드려보세요.”그녀는 손에 방금 인쇄한 자료 뭉치를 들고 남하준에게 건네주었다.남하준은 흠칫 놀라더니 찡그

    Last Updated : 2024-08-17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312화

    “설마 진짜 훔친 거예요?”지윤은 화를 이기지 못하고 정안에게 돌아섰다.“내가 말했잖아요. 도와줄 가치가 전혀 없다고. 이제 어떡해요? 훔쳤다는 누명까지 썼잖아요.”정안은 여유롭게 지윤이 들고 있던 자료를 들고 남하준 앞으로 다가왔다.“하준 오빠, 비밀 잘 지켜줘요.”남하준은 뜨거운 눈으로 가볍게 말했다.“그래. 바로 준비할게.”말을 마친 남하준은 직접 도면을 가지고 무기공장으로 달려갔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렇게 중요한 일을 장군님께서는 우리와 상의하지도 않고 저 여자 말만 듣는 건가요?”“대체 어디서 굴러온 인물인지 모르겠네요.”“장군님 전처라네요.”“하는 일은 뭔데요?”“무직이요.”“네? 일개 가정주부가 청유액 기기를 다뤄요? 게다가 자체 제조까지? 우리나라는 이 기술을 10년 동안 연구했지만 아직 마스터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지!”“그러게 말이에요. 지나가던 개가 웃을 노릇이죠.”잡다한 소리가 정안의 귀에 어렴풋이 들어왔지만 그녀는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녀가 돌아설 때, 유미가 소리쳤다.“서다인 씨, 그 도면 어디서 났어요? 지금 하준이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진짜 성공할 자신이라도 있는 건가요?”정안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그 결과는 내일 점심에 확인시켜드리죠. 좀 기다려보세요.”유미는 차가운 얼굴로 정안의 앞에 다가와 엄숙한 눈빛으로 말했다.“경고하는데 감히 남의 나라 도면과 기술을 훔쳐 양국 간의 전쟁을 일으킨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아요!”정안은 느긋하게 대답했다.“유 부장님께서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인터넷에 한 번 검색해보세요. 이 기기와 기술은 어느 나라에서도 특허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요. 아는 사람이 만들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만드는 거죠.”유미는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쥔 채 정안을 노려보며 그녀의 눈에서 무언가를 꿰뚫어 보려 했다.정안은 그녀가 남하준이 안 좋은 일에 연루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Last Updated : 2024-08-17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313화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깜짝 놀랐다.한 달 넘게 걸릴 환경 문제를 정안과 전문팀의 끈질긴 노력으로 5일 만에 완전히 해결했으니 말이다.M국 일부 국제 기자들이 군전 그룹에 취재하러 왔다.그룹은 언론에 대응하기 위해 한 명의 대표 인물만 파견했다.반면 군전 그룹, 기술 부서와 화학 과학 연구 부서의 사람들은 모두 정안을 가장 숭배하는 우상으로 여겼다.매번 식당에 와서 밥을 먹을 때마다 정안은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다양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신상정보와 과거 이력에 관한 것만 빼고 정안은 전부 대답해줬다.그리하여 더 많은 과학자들은 보기에는 귀엽고 가냘픈 여자가 절대 평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그녀는 해박한 지식과 강한 전문성을 갖고 있었고 젊은 나이지만 환갑이 넘은 나이 든 교수에 필적하는 실력을 갖고 있었다.사무실 안, 류청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면서 말했다.“도련님.”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던 남하준의 표정이 굳어졌다.“뭐야?”“도련님, 백완자는 확실히 Z국인이고 국방대학교 화학과를 전공했지만 그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찾을 수 없었어요. 너무 이상해요.”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한 남하준은 피곤이 가득했다.“그래.”“지금 모든 교수가 서다인 씨가 절대 평범하지 않은 희귀한 보물이라면서 저희 그룹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남하준은 미간을 찌푸렸다.“나랑 이혼하면서 한 푼도 받지 않았어. 할아버지가 M국 갑부지만 재산을 상속받을 생각도 없는 사람이고. 이렇게 돈에 대한 욕망이 없는 여자를 내가 무슨 수로 묶어두겠어?”류청은 생각에 잠기더니 또 입을 열었다.“그리고 하나 더 새로운 발견이 있어요.”“뭔데?”“군사 무기 팀 엔지니어가 다인 씨가 도면을 볼 줄 안다고 했어요. 심지어 자동 핸드휠의 결함까지 지적하며 개선 의견을 냈다고 했어요. 다인 씨 의견대로 업그레이드한 제품은 기존 목표치를 초과했고 검측 정확도도 아주 높다고 하더군요.”남하준은 눈을 번쩍 떴다. 피곤한 눈동자에

    Last Updated : 2024-08-17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314화

    남하준은 류청을 데리고 기숙사 건물을 나왔다.허허벌판 길가에 서서 남하준은 걸음을 멈추고 침울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다가 서글퍼졌다. 류청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도련님, 왜 들어가 직접 물어보지 않으세요?”“뭘 물어봐?”“대체 어떤 신분인지 물어봐야죠. 방금 들으셨잖아요? Z국의 화학자이고 이미 15년 계약을 맺었다고요.”남하준은 씁쓸하게 웃더니 류청을 돌아보는 눈빛은 어둡고 침울했다.“국가가 한 과학자와 장기 계약을 맺는다는 건 뭘 의미하는지 알아?”류청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남하준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오늘 들은 말은 절대 비밀이야. 밖으로 새어나가선 안 돼.”“네, 알겠습니다.”류청은 정안이 대체 어떤 과학자이기에 이렇게 신비로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남하준은 기숙사 건물 쪽을 돌아보며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정호랑 여기 남아서 뒷수습하고 있어. 난 먼저 안성으로 돌아간다.”“네!”“가서 일 봐.”남하준이 재촉하자 류청은 목례를 하고 몸을 돌렸고 남하준은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침착하게 기다렸다.10분 후, 정안과 지윤이 기숙사 건물에서 걸어 나왔다.남하준을 본 순간, 정안은 어리둥절해서 얼굴에 웃음기가 가시고 서글프고 긴장된 기색이 보였다.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정안이 천천히 걸어갔고 지윤이 캐리어를 끌고 바로 차량으로 향해 트렁크에 넣었다.“하준 오빠.”정안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이 남자만 보게 되면, 이 남자의 앞에만 서게 되면 정안은 늘 소녀의 여리고 수줍은 면모가 드러났다.목소리마저 왠지 더 부드러워지는 느낌이었다.남하준은 따뜻한 시선으로 물었다.“안성으로 돌아가?”정안은 눈을 늘어뜨리고 손가락은 저도 모르게 옷자락을 살며시 쥐었다.“네.”“나도 마침 돌아가야 하는데 가는 길에 좀 태워줘.”정안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고 남하준은 싱긋 웃었다.“다들 바빠서 나 데려다줄 시간 없어.”“오빠 운전해서 가면 되잖아요?”정안은 긴장하며 말했지만 말하고 나니

    Last Updated : 2024-08-17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315화

    유미는 그녀를 싫어하지만 백하린처럼 나쁘지도 않고 그녀와 아무런 원한도 없었다. 이 정도도 도와주지 않는 건 몰인정했다.“그래요. 타세요.”정안이 부드럽게 말하자 지윤이 트렁크를 열었다.짐을 놓고 차에 오른 유미는 기분이 조금 들뜬 것 같았다.“하준아. 너도 있었네?”유미가 다정하게 인사했고 남하준이 덤덤하게 답했다.“응.”차량은 군전 그룹을 떠나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푸른 하늘에는 흰 구름이 떠 있고, 넓은 도로 양쪽에는 끝없는 육지 초원이 펼쳐져 있고, 기복이 심한 언덕이 있어 풍경이 아름다웠다.정안은 하늘의 아름다운 경치를 내다보며 서글퍼졌다.뒷좌석의 유미는 국가 대사에서 민간 대사에 이르기까지, 실험 실패에서 재해 후 복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야기했고 남하준은 간간이 대꾸했다.“다인 씨에게 그렇게 대단한 능력이 있는 줄 몰랐잖아!”유미는 갑자기 정안을 언급하더니 호기심에 물었다.“다인 씨 전에 무슨 일 했었어요?”정안은 뜨끔하더니 입을 열었다.“직장 경험은 없어요. 대학교 때 화학을 전공해서 조금 알고 있을 뿐이에요.”유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청유액을 생산하는 기기를 자체 제작하고 또 청유액을 제작하는 기술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군전 그룹의 과학자들도 전부 다인 씨를 칭찬하고 숭배하고 존경하던데요? 요 며칠 동안 제일 많이 들은 얘기가 다인 씨 얘기에요.”정안은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으며 말을 잇지 않았고 유미는 아무런 미끼도 잡지 못하자 말머리를 돌렸다.“하준아.”그녀의 목소리가 금세 부드러워졌다.남하준은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왜?”“몇 년 전에 우리 야전훈련에 참여했던 거 기억나?”유미는 감개무량해서 말을 이었다.“그때 내가 발을 다쳐서 걸을 수 없었잖아. 그런데 네가 죽어도 나 혼자 내버려 두지 않는다며 나 업고 무려 20km를 걸었지. 네가 임무에 실패하더라도 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거야.”남하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어떤 전우라도 그는 그렇게 했을 것인데 그녀가 왜 이 일을 언급하

    Last Updated : 2024-08-18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316화

    정안이 백미러로 남하준을 보니 그는 지금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왠지 모르게 시큰둥하고 화가 났지만 가장 많이 화가 난 것은 남하준의 태도였다.예전에 그녀의 신분을 몰랐을 때는 그녀를 10년 넘게 짝사랑했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그녀에게 거절당한 후 복수라도 하는 걸까?유미는 여전히 남하준에게 지난 일들을 쉴 새 없이 속닥거리고 있었다.“나 생일날에 하준이가 직접 국수를 삶아 줬는데 글쎄 전혀 끊어지지 않고 국수 한 줄이 한 그릇이었다니까요. 얼마나 고마웠는지.”정안은 화가 나서 가슴이 답답하고 아파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미소 지으며 남하준을 향해 고개를 돌려 부드럽게 말했다.“하준 오빠.”남하준은 살짝 넋을 잃고 눈을 뜨고 그녀를 마주 보더니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응?”유미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엄숙한 시선은 정안과 남하준을 바라보며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다.“나도 오빠가 해준 국수 먹고 싶어요. 나도 한번 해줘요.”남하준은 입술을 실룩였다.“그래.”“언제 시간 돼요?”남하준의 눈에는 따듯함이 가득했고 봄바람이 비를 녹이는 듯 부드럽고 섬세한 목소리로 말했다.“국수 한 그릇이야 뭐. 너만 시간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지.”“그럼 오늘 밤 어때요?”“좋아.”“나도 안 끊어지는 국수 먹고 싶어요.”정안이 시무룩하게 말하자 남하준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알겠어.”지윤은 씩 웃었고 유미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안색이 어두워지고 두 손을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창밖을 내다보았다.차량은 세 시간 동안 달려 휴게소에 멈춰서 휴식을 취했다.정안은 가게에 들어가 간판 음식을 올려다보며 무엇을 먹을지 망설였다.그때 유미의 나긋한 말투가 들려왔다.“하준아, 나 소고기면 먹고 싶은데 양이 너무 많아. 나 요즘 다이어트 중이거든. 나랑 나눠 먹자.”정안이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같은 가격으로 소자로 달라고 해.”유미는 어깨로 그의 팔을 툭 쳤다.“바보야. 그럼

    Last Updated : 2024-08-18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317화

    유미가 작은 그릇을 가져와 남하준과 소고기면을 나눌 때 정안은 마음이 너무 아파서 지윤을 밀쳤다.“나랑 자리 바꿔.”남하준은 눈빛이 흐려지고 허탈한 시선이 정안의 모습을 따라가며 자리를 옮기는 모습을 지켜봤다.정안은 그에게서 좀 더 멀리 떨어졌다.치킨을 시킨 지윤은 정안이 준 매실 주스를 보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언니, 차라리 콜라를 주지 웬 매실 주스에요?”정안은 말없이 뚜껑을 열고 고개를 들어 한 모금 마시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맛있네. 네 치킨이랑 잘 어울리겠어.”주스를 내려놓고 그녀는 젓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유미는 국수를 좀 덜고 나머지는 남하준에게 밀었다.“하준아, 먹어.”남하준은 자신의 그릇에는 소고기가 가득하고 유미의 작은 그릇에는 맑은 국수가 조금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유미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그녀가 소고기를 가장 좋아하는 것을 알았지만 오늘은 좀 이상했다.그는 자신의 면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고기도 먹어.”유미는 고개를 젓고 침을 흘리며 그의 그릇에 담긴 소고기 응시했다.“너 요즘 힘들어서 살이 빠진 것 같은데 네가 많이 먹어. 난 안 먹어도 돼.”남하준이 그녀의 표정을 보니 분명 먹고 싶은 게 분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고기를 집어 그녀에게 건넸고 유미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역시 나 챙겨주는 건 하준이밖에 없다니까.”정안은 입에 들어간 쌀국수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목구멍을 베고 막는 것 같았다.치킨을 베어 문 지윤이 이상하게 여기며 물었다.“둘이 왜 한 그릇 먹어요? 돈 없어요?”유미가 설명했다.“나 다이어트해서 많이 못 먹어요.”“그럼 소자로 시키면 되잖아요. 그렇게 가져가면 도련님도 배불리 못 드시잖아요?”유미는 애꿎은 얼굴로 남하준에게 물었다.“하준아, 너 모자라?”“괜찮아.”지윤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생각에 잠긴 듯 유미를 바라보다가 다시 남하준을 보았다.그는 성격이 강직하니 나쁜 마음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여자의 여우 같은 행동을 왜

    Last Updated : 2024-08-18

Latest chapter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6화

    남서연은 빠른 걸음으로 뛰어내려 계단 모퉁이에 서서 백건의 뒷모습을 보며 외쳤다.“오빠, 우리 결혼해요!”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또렷했다.떠들썩한 거실이 폭탄을 떨어뜨린 듯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모두가 입을 딱 벌린 채 남서연을 충격적으로 바라보았다.온 집안이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백건은 움찔하더니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거실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에 드러난 충격이 그에게 이것이 사실이라고 말해주었다.그는 미친 듯이 심장이 뛰었다.돌아서서 남서연을 바라보니, 그녀는 반달 눈을 한 채 그를 향해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세상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어린아이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같았다.백건이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면 남서연은 그에게 다가갈 용기가 있었다.남서연은 다시 한번 외쳤다.“오빠, 우리 결혼해요.”백건은 눈가가 흠뻑 젖어 그녀를 향해 입술을 오므리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소리로 대답했다.“좋아!”거실에 있는 모든 사람의 얼굴이 굳어졌다.남우영이 일어나서 말했다.“난 반대야. 내 삼촌이 내 사촌 동생과 결혼한다니. 이게 말이나 돼?”남창민이 남우영의 손을 덥석 잡아당겨 소파에 앉히고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넌 네 결혼이나 신경 써. 네 삼촌과 서연이 일은 걱정할 필요 없어.”남우영은 고민 끝에 남서연의 아래에 뛰어가 그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서연아, 지금 두 사람 농담하는 거지? 두 사람.. 두 사람 늘 차갑고 낯선 사이였잖아? 갑자기 결혼이라니? 너 진우석이랑 결혼하려던 거 아니었어?”백건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걸어가서 남우영의 목을 조르고 소파로 끌고 갔다.장면이 좀 난처하게 되었다.백건은 어른들께 예의 바르게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오늘 급하게 왔어요. 오늘은 일단 돌아가고 다음에는 정식으로 혼수 예물을 갖고 찾아뵙겠습니다.”허윤미가 서둘러 말했다.“그래. 어서 돌아가. 우리도 서연이와 잘 얘기해볼게. 너무 오냐오냐 키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5화

    “왜 내 방에 들어왔어요?”남서연은 긴장해서 그를 내쫓으려 했다.“얼른 나가요. 오빠가 몰래 내 방에 들어온 거 가족들이 알면 큰일 나요.”백건은 이미 그런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오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더라도 결과를 얻어야 했다.“가족들에게 우리 결혼에 대해 직접 말하겠다고 시간을 달라며?”백건은 실망스럽기 그지없고 눈 밑에 슬픔이 가득했다.“방금 네 할아버지, 할머니와 얘기를 나눠보니 아무것도 모르고 계시던데?”“그게...”남서연은 말문이 막혔다.백건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뜨거운 호흡이 남서연의 피부에 뿜어져 나와 그녀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다. 백건이 매력적인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렸다.“나와 결혼하기 싫어?”남서연은 거짓말이 언젠가 들통 날 것이니 사기 결혼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죄책감을 안고 말했다.“미안해요 오빠. 나 임신하지 않았어요.”백건은 가슴이 칼에 베인 듯 아파 숨을 쉴 수 없었다.남서연은 고개를 푹 숙였다.“미안해요. 일부러 거짓말한 건 아니었어요. 생리가 늦어져서 약국에 가서 유통기한이 지난 테스트기를 샀더니 이런 오해가 생겼어요.”“내가 임신하지 않았으니 오빠도 저 책임질 필요 없고 우리도 결혼할 필요 없어요.”남서연이 한마디 덧붙이자 백건은 두 손으로 벽을 짚고 그녀 앞에서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였다. 무력감은 그를 쓸쓸하기 짝이 없게 만들었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고 그는 씁쓸하게 냉소를 지었다.남서연은 축 늘어진 그의 머리를 보며 긴장한 채 물었다.“오빠, 왜 그래요?”“남서연, 천국에서 지옥까지 떨어진 충격이 얼마나 큰지 알아?”백건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다.남서연은 그가 너무 안쓰러웠다.대체 얼마나 아이를 원했으면 이렇게 슬퍼할까?“미안해요.”남서연이 나지막이 사과했다.백건은 깊은 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들어 남서연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비분이 교차하는 눈빛에 남서연은 겁을 먹고 조심스럽게 위로했다.“오빠, 너무 슬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4화

    [나 기다리고 싶지 않아. 그냥 내가 말씀드릴게.][싫어요. 안 돼요. 그냥 제가 말할게요.]사흘째 되던 날, 남서연이 어렵게 용기를 내어 가족에게 고백하려고 했을 때 피가 흘렀다.그녀는 유산인 줄 알고 놀라서 혼자 허둥지둥 병원으로 달려갔다.근데 알고 보니 생리였다.의사는 테스트기가 틀릴 가능성도 있으니 임신을 확정하려면 반드시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알고 보니 이 모든 건 오해였다.그녀가 임신하지 않은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녀는 한없이 서글프고 괴로웠다.슬프게도 백건에게 시집가는 꿈에서 깨어나야 했다.아이를 빌미로 그와 결혼할 가망이 없어졌다.그녀는 백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백건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 물었지만 답장하지 않았다.일주일 뒤.기업 디자인 부서에서.하현우는 직접 디자인 부서에 와서 남서연을 찾았고 공손히 말했다.“아가씨, 대표님께서 찾으세요.”남서연은 고개를 숙이고 배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미안해요. 집에 일이 좀 생겨서 시간이 없다고 전해주세요.”남서연은 가방을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사무실을 나섰다.그녀는 아직 백건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하지 못했다.백건을 속이고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한 후에 그에게 진실을 알리려고 했다.그런데 가짜 임신으로 속여서 결혼해야 백건에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슬프기도 했다....대표 사무실.백건은 인터넷에서 임신 기간에 대한 책들을 찾아보고 있었다. 어떻게 임산부를 보살피는지, 산전 검사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간호해야 하는지 등등...그때 하현우가 노크했다.남서연인 줄 알았던 백건은 순간 마음이 가라앉아 혼자 온 하현우를 보며 물었다.“서연이는?”“아가씨는 먼저 집에 돌아가셨어요.”백건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천천히 눈을 감고는 마음의 답답함을 달랬다.남서연은 대체 무슨 뜻일까?이미 일주일 동안 그를 피했다.잠시 후 그는 눈을 뜨고 책상 위의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일어섰다.“대표님, 어디 가세요?”백건은 성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3화

    유승아는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짓더니 남서연이 가장자리에 앉아 조용히 경청하는 것을 보고 즉시 화제를 돌렸다. “서연아, 촌수로 따지면 네가 건이를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두 사람 만나게 되면 양쪽 어른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네 작은 엄마가 어떻게 그런 복잡한 관계를 처리하겠어?”남서연은 멍해졌다.그녀가 설명하기도 전에 백건이 버럭 화를 냈다.“지금 내 앞에서 시비를 거는 거야?”유승아는 서둘러 해명했다.“네 친구로서 서연이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했을 뿐인데 왜 시비를 건다고 말해?”“이건 나와 서연이 일이니까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 너 할 말 끝났으면 돌아가.”유승아는 얼굴의 미소가 점점 사라지고 태도가 진지해졌다. “백건, 비록 우리 연인 사이는 가짜였지만 오랜 우정은 가짜 아니지?”“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친구로서 충고 한마디 하고 싶어. 너와 서연이는 절대 불가능해. 양쪽 어른들께서 동의하지 않을 거야. 괜히 어린 서연이 상처 주지 마.”백건의 안색이 점점 나빠졌다.유승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나 할 말 끝났으니까 돌아갈게. 두 사람 잘 생각해봐.”두 사람 모두 일어나서 유승아를 배웅하지 않았다.문이 심하게 닫혔고 거실이 조용해졌다.남서연과 백건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어색한 듯 고개를 떨구고 중얼거렸다. “승아 언니 말이 맞아요. 양쪽 집안에서 쉽게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내 옆에 있겠다고, 나와 결혼하겠다고 동의하면 돼.”남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백건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 잠시 침묵을 삼키더니 물었다.“서연아, 키스해도 돼?”남서연은 이런 문제일 줄은 몰랐다.그녀는 머리가 텅 비었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멍해 있을 때, 남자는 그녀를 소파에 눕히고 키스를 했다.기습적인 키스에 남서연은 당황스러웠다.두 사람은 아주 오랫동안 키스를 나눴다.저녁 무렵.집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2화

    유승아는 조금 경악했다.“서연이도 있었네?”그러자 백건이 물었다.“무슨 일로 찾아왔어?”유승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다음 달 결혼에 대해 아주머니가 너무 재촉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너와 의논하려고 왔어.”남서연은 괜히 애태우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유승아는 남서연을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서연아, 나 건이랑 단둘이 얘기하고 싶은데 너...”남서연은 급히 말했다.“두 분 말씀 나누세요. 전 먼저 가볼게요.”그녀가 말을 마치고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백건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너 갈 필요 없어. 여기서 들어.”남서연은 경악했고 유승아는 얼굴이 굳어지며 난처한 태도로 말했다. “건아, 그건 좀 아니지. 우리 두 사람 얘기야. 서연이는 외부인이고.”백건은 엄숙한 태도로 말했다.“외부인이 아니라 내 아내야.”남서연은 깜짝 놀랐고 유승아는 더욱 경악했다.두 사람은 놀란 얼굴로 백건을 바라보았다.생각지도 못한 남자의 말에 남서연은 어리둥절했다.벌써 그의 아내가 되는 건가?유승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두 사람... 만나기로 한 거야?”남서연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그러자 백건이 또박또박 대답했다.“응. 몇 분 전에 결혼까지 약속했어.”유승아는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짐짓 대범한 척 말했다.“축하해.”“소파에 가서 앉아서 말해.”백건은 남서연의 손을 잡고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유승아도 따라가 앉더니 침울하게 숨을 푹 내쉬었다.“우리 집 쪽 친척들은 이미 청첩장을 받았어. 다들 축하 전화를 걸어오고 있어. 오늘 아주머니께서 특별히 나를 찾아오셔서 결혼식은 반드시 거행될 거라고 하셨어. 어떻게든 너를 잡아서 교회에 묶어둘 테니까 안심하고 너의 신부가 되라고 하셨어.”백건이 되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하는데?”유승아는 남서연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내가 뭘 어떻게 생각해? 오랫동안 네 여자친구였으니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잖아.”백건은 서둘러 남서연을 바라보며 나지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1화

    그녀에게 보여줄 수 없는 사진은 무엇일까?여자 사진?남서연은 기분이 가라앉아 말했다.“나 먼저 돌아갈게요.”그러자 백건이 그녀에게 다가갔다.“나랑 같이 집에 가서 어른들께 상황을 설명해 드리자.”“안돼요.”남서연은 긴장감에 못 이겨 안절부절했다.“일단 아직은 안돼요. 내가 먼저 가서 가족들 생각을 알아보고 다시 결정해요.”“어떤 상황이든, 어떤 결과든, 나 혼자 감당할 거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마.”“서두르지 말고 우리 천천히 얘기해요. 내가 우리 가족들 설득하고 오빠는 오빠 가족들 설득해요. 네?”백건은 여전히 변수가 있을까 봐 걱정했다.그러나 너무 성급하게 행동해 남서연을 놀라게 해서 일을 망칠 수는 없었다.“그래. 네 말대로 해.”남서연은 그가 덮은 앨범을 가리키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덤덤하게 물었다.“누구 사진이에요?”백건은 고개를 돌려 협탁을 보더니 마음이 찔려 말했다.“내 사진이야.”그건 백건이 전에 몰래 찍었던 남서연의 사진이었다.결혼 후에만 그녀에게 모든 것을 고백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그가 한 모든 것들이 오랫동안 계획한 거라고 말할 수 없었다.어머니의 강력한 방해를 무릅쓰고 그는 강력한 권한을 동원하여 인사팀을 통해 남서연의 면접을 합격시키고 그녀를 ND에 무사히 입사하게 했다.또 직권을 이용하여 남서연을 데리고 해외 출장을 갔다. 그 목적은 바로 남서연을 가족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게 만든 다음 그 기회를 빌려 잠자리를 갖고 그녀를 임신시키는 것이었다.두 차례의 성관계에도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도 그녀를 임신시키기 위함이었다.그는 감히 남서연에게 말할 수 없었다. 남서연이 그를 비열하다고, 수단이 더럽다고, 파렴치하다고 생각할까 봐 두려웠다.결혼하고 나서 다시 그녀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천천히 용서를 빌어야 했다.남서연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백건은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그녀의 발이 미끄러질까 봐 보호했다. 남서연은 남자가 조심스럽게 자신을 보호하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10화

    심장이 두근두근 떨려서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녀는 초롱초롱한 큰 눈으로 물끄러미 백건을 바라보며 머리가 하얘졌다.결혼이라는 두 글자가 백건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그녀에게 너무 큰 유혹이었다.그녀가 당황하고 있을 때, 백건은 갑자기 몸을 기울여 왼쪽 무릎을 그녀 앞에 꿇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놀란 그녀는 소파에 붙으며 경악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남자는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뜨거운 눈빛으로 부드럽게 말했는데 매우 절실해 보였다.“서연아, 나와 결혼해줘. 응?”‘지금 아이를 위해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한 거야?’남서연은 아주 기뻤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괴롭고 불안했다.“두 집안 어른들 모두 찬성하지 않을 거예요.”“너만 원한다면 그런 것들은 전부 내가 알아서 해.”남서연은 차마 배 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 가족 모두가 반대하지 않는다면, 그녀가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남자와 결혼할 수 있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었다.현실 생활에서 많은 부부가 선을 보고 결혼하니 먼저 결혼하고 사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결혼 후에 그녀가 잘 보인다면 백건도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남서연은 멋진 미래를 상상하며 참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백건은 감격에 겨워 붉어진 눈시울이 순식간에 흠뻑 젖었다. 어지러운 숨결로 소파에 앉더니 남서연을 덥석 품에 끌어안았다.남자의 동작은 절박했고 강렬한 포옹에 그녀는 몸이 아팠다.남서연은 그의 등 뒤에 두 손을 널어놓고 턱을 그의 어깨에 괴고는 물끄러미 천장을 바라보았다.귓가에 남자의 무거운 호흡과 함께 약간 울먹이는 쉰 목소리가 들렸다.“고마워. 서연아. 정말 고마워. 반드시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가 될게.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 최선을 다해서 네게 가장 행복한 미래를 줄게.”남서연은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몽환적이고 아름다웠다.다만, 앞으로 어떻게 가족을 대해야 할까?아이 때문에 결혼하게 되면 백건은 앞으로 후회하지 않을까?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09화

    남서연은 고개를 숙이고 슬픈 듯 중얼거렸다.“나 임신했어요.”백건은 심장이 움찔했고 온몸은 걷잡을 수 없이 흥분했다. 그는 제자리에서 거의 뛰기라도 하듯 벌떡 일어났다. 가슴의 흥분을 터뜨리기 위해 미친 듯이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꾹 눌러 참았다.‘서연이가 내 아이를 임신했다고? 나 아빠가 되는 거야? 서연이 아이의 아빠? 이거 지금 꿈 아니지?’그는 갑작스러운 행복을 애써 눌렀다.남서연은 그의 반응에 깜짝 놀라 그를 올려다보니 남자는 주먹을 불끈 쥐고 그녀를 등지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이 남자가 대체 어떤 마음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그녀와 마찬가지로,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까?그녀처럼 망연자실할까?이미 마음의 준비를 한 남서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책임지라고 찾아온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다만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에 오빠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서요. 만약 수술하게 되면 나와 함께 가줘요.”백건은 무거운 몽둥이에 얻어맞은 것 같았다.순식간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그는 재빨리 자리에 앉았다. 얼굴빛은 굳어졌고 말투는 엄숙했다.“뭐? 수술한다고?”남서연은 주눅이 들어 쳐다보며 말했다.“네. 혼전 임신은 안 돼요.”가족들이 만약 그녀가 혼전임신이라는 것을 안다면 반드시 백건을 때려죽일 것이다.숨이 가빠진 백건은 두 손을 꼭 잡았고 엄숙한 말투에 약간의 온기를 더해 부드럽게 달랬다.“서연아, 아이는 포기할 수 없어. 내게 책임질 기회를 줄 수 없어? 나 좋은 아빠가 될게.”남서연은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백건을 바라보며 멍해졌다.그녀의 생각과 달랐다.그녀는 백건이 그녀보다 더 이 아이를 원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아이의 존재가 그를 위험하게 만들 테니까.백건은 긴장된 듯 입술을 오므리고 침을 삼키며 중얼거렸다.“그리고 너만 괜찮다면 나... 좋은 남편이 될 수도 있어.”남자는 주먹을 문지르며 가늘게 떨릴 정도로 긴장했고 호흡이 가빠졌다. 그는 남서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녀의 시주를 기

  •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제908화

    남서연은 복잡하고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저예요.”백건은 숨이 거칠고 오랫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으며 말이 막힐 정도로 긴장했다.그는 남서연이 무슨 일로 먼저 전화를 걸었는지 몰라 계속 그녀가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다.“지금... 시간 있어요?”남서연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쭈뼛쭈뼛 물었다.백건이 다급하게 대답했다.“있어.”“잠깐 만나서 얘기할래요?”“좋아.”백건이 곧바로 대답하더니 또 물었다.“어디서 볼래? 데리러 갈게.”남서연이 생각해보니 밖에는 보는 눈이 많아 안전할 것 같지 않았다.“데리러 올 필요 없어요. 내가 오빠 집으로 갈게요. 반 시간이면 도착해요.”“좋아.”남서연은 전화를 끊고 일어서서 마스크를 쓰고 공중화장실을 나섰다.한편, 공항 가는 차에 타고 있던 백건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명령했다.“차 돌려서 집으로 가.”“대표님, 비행기 시간 이미 다 됐어요.”백건은 정색해서 말했다.“이번 행사 취소하고 바로 집으로 가.”하현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방금 그 전화를 들으니 아마 남서연일 것이다.백건에게 새 시즌 발표회는 취소할 수도 있고 연기할 수도 있고 없어도 되는 일이다.그러나 남서연을 만날 어떤 기회도 그는 놓칠 수 없었다.하현우는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갔다....30분 후.남서연은 산 중턱 별장에 와서 막 초인종을 누르려는데 하현우가 이미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가 문을 열고 공손히 인사했다.“서연 아가씨,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남서연은 살짝 놀랐다가 하현우인 걸 발견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별장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녀는 경치가 아름다운 화원의 앞마당을 지나 웅장한 큰 집으로 들어갔다.문은 열려 있고 백건은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고 있어 우아하고 멋스러우며 준수한 매력을 자랑했다.남자는 그윽한 눈동자로 남서연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를 다시 만난 남서연은 마음이 혼란스럽고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 마음속에 토끼 한 마리가 숨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