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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작가: 도토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0-16 18:00:00
클럽 소동 이후 이현무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공교롭게 ‘지나친’ 백채영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다라... 사실 그때부터 이성준은 백채영을 의심하고 있었다.

일부러 내색하지 않고 그녀의 연기에 적극 동참한 이유도 그녀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경계심을 늦추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사람을 붙여 수시로 감시했고, 백채영이 흘린 단서를 추적한 결과 아니나 다를까 제갈 일가의 행방을 알아냈다.

그와 동시에 백채영한테도 완전히 실망했다.

감히 제갈연준과 손을 잡고 모성애를 보여주기 위해 이현무를 교통사고 당하게 하다니? 개과천선은 무슨, 구제 불능이 따로 없었다.

그는 절대로 백채영을 가만둘 생각이 없었다.

“계속 감시해.”

곧이어 그는 심씨 일가를 향해 떠날 준비를 했다.

...

청첩장을 전해주고 다음 날 백아영은 심씨 일가를 찾아갔다.

현재 심씨 일가를 이끄는 사람은 젊고 예쁜 여자인데 이름이 심유미라고 했다. 비록 25살밖에 안 되었지만, 카리스마가 넘쳤고 센 언니 포스 때문에 주인장 느낌이 물씬 났다.

빨간 드레스 차림에 10cm 되는 하이힐을 신은 그녀는 백아영의 키를 훌쩍 넘어섰다.

공을 들인 메이크업이 돋보이는 얼굴과 진한 스모키 눈화장 때문에 위에서 백아영을 내려다보는 눈길은 신경이 거슬릴 정도로 오만해 보였다.

“선우 일가에서 어쩌다 이런 누추한 곳까지 찾아와 주셨을까요?”

그녀의 앞에 서 있는 백아영은 파스텔 블루 원피스를 입었는데, 색깔이 연하고 눈에 띄지 않은 탓에 화려한 심유미와 비교하면 얼핏 수수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백아영의 순수하고 청순한 분위기와 옅은 미소를 머금은 얼굴까지 더해 봄날의 햇살보다 눈이 부셔 직시하기 힘들 정도였다.

“의사는 아무리 의술이 뛰어나도 약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죠. 심씨 일가에서 약재를 공급하는 만큼 제일 중요한 일환인 지라 선우 일가에 돌아와서 주인장 자리를 물려받은 이상 당연히 약재에 제일 큰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어요?”

백아영은 차분한 말투로 말했지만, 심유미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지위만 따져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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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궁금한 척 물었다.“저기는 평소 약재를 보관하는 창고인가요?”심유미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그리고 말을 아끼며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기가 안 좋아서 재수가 없을 수도 있으니 멀리하는 게 좋을 거예요.”대답을 회피하는 심유미 때문에 백아영은 보통 별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더더욱 확신했다.그녀는 속으로 별장의 위치를 기억했다.밤이 되자 함께 온 경호원이 백아영의 문 앞에 정자세로 서서 경호하기 바빴지만, 방 안은 이미 텅텅 비어 있었다.백아영은 위아래로 검은색 옷을 맞춰 입고 심씨 일가 순찰대의 눈을 피해 약초밭이 있는 깊은 산 속으로 올라갔다. 한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수상한 별장 앞에 도착했다.날씨가 흐린 탓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어둑어둑한 빛 때문에 시야가 선명하지 않았다.별장이 가뜩이나 산속에 있어 그런지 마치 짐승을 가둔 우리처럼 느껴졌다.백아영은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과연 부모님이 여기 갇혀 있을까?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다 보니 저도 모르게 별장 입구까지 걸어갔는데, 대문에 달린 도어락을 발견했다.그녀는 미리 준비한 공구를 꺼내 자주 사용하는 숫자 6개 또는 지문을 찾으려고 파우더를 도어락에 발랐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사람이 드나드는 흔적이 선명한데 이렇게 깨끗하다는 건 누군가 흔적을 지우기 위해 닦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그렇다면 어떻게 잠금을 해제해야 한단 말이지?고민하던 찰나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나뭇가지를 밟으면서 별장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백아영이 문득 고개를 돌리자 순찰하는 사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서둘러 별장 옆으로 뛰어가 꽃밭에 몸을 숨겼다.이내 순찰대가 입구에 도착했다. 밤이 깊어서 대충 훑어보고 갈 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다들 프로라서 도어락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누가 왔다 갔나 봐!”분위기가 순식간에 팽팽해졌고, 하나같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폈다.“간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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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체형만 비슷했을 뿐, 닮은 사람이 있는 건 아주 흔한 케이스이지 않은가? 예를 들어 이도하와 이성준은 똑같이 덩치가 크고 위압감이 넘쳤다.백아영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당신 누구야? 왜 날 구해준 거지?”아니나 다를까 눈앞의 남자는 순찰대를 유인하기 위해 조금 전 일부러 소동을 일으켰다.“심씨 일가는 보이는 것만큼 단순한 가문이 아니야. 아무리 선우 일가 사람이라고 해도 붙잡혀 봤자 좋은 결과는 없을 텐데,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남자는 싸늘한 말투로 경고했다.“있지 말아야 할 곳에 얼쩡거리지 말고 내일 당장 떠나!”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숲속으로 걸어가더니 자취를 감췄다.백아영은 제 자리에 서서 진지한 얼굴로 남자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심씨 일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대체 누구란 말이지?...밤은 깊어졌고, 칠흑 같은 어둠이 모든 빛을 집어삼켰다.방문이 열리자 갑자기 불어닥친 산속 찬 기운 때문에 침대에 누운 사람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눈을 번쩍 뜬 심유미는 입구에 서 있는 호리호리한 그림자를 발견했다.빛이 너무 어두워서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미 잽싸게 침대에서 내려와 허리를 90도로 숙인 채 공손하게 물었다.“여기까지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심씨 일가에 스파이가 잠입했으니 찾아내서 죽여버려.”심유미는 시종일관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네.”여자가 떠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천천히 허리를 폈다.이내 여자가 멀어져가는 방향을 쳐다보더니 공손하던 표정이 점점 사라지면서 두 눈에 증오와 원망이 차올랐다....백아영은 남자의 경고를 귓등으로 듣고 계속 심씨 일가에 남아 있으면서 다른 방법을 고안해냈다.도어락에 지문이 깨끗이 지워졌으니 심유미한테서 직접 채취하면 그만이지 않은가? 물컵 등 그녀가 사용했던 물건을 훔쳐 가면 손쉽게 지문을 확보할 수 있다.그래서 다음날 백아영은 작업자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는 핑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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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아영은 왠지 모르게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심유미와 몸을 섞는 남자를 떠올리자 괜히 기분이 상했고 심지어 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이내 무의식적으로 말했다.“그래요? 그냥 평범한 남자에 불과한데 어디가 잘생겼다는 거죠? 저런 사람과 엮여봤자 유미 씨만 손해이지 않겠어요? 이 세상에 잘 생기고 능력 있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래도 본인과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야죠, 나중에 제가 소개해줄까요?”허영심이 강한 심유미는 체면을 위해서라도 이런 말까지 들으면서 남자를 가까이하지 않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심유미는 시선을 돌리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그러고 나서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백아영을 바라보았다.“아영 씨 약혼자처럼 잘생기고 멋진 남자를 소개해주나요?”이도하가 결혼식 준비를 워낙 거창하게 해서 상류층에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백아영은 이도하만 떠올리면 머리가 지끈거렸다.다만 얼굴은 가식적인 미소를 잃지 않았다.“물론이죠!”멀지 않은 곳에서 물뿌리개로 꽃에 물을 주고 있던 남자의 손에 힘이 불끈 들어가면서 눈빛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섬뜩한 기운을 내뿜었다.“그나저나 아영 씨 약혼자 형님도 참 괜찮은 남자인데, 잘 나가는 사람 중에서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심유미는 한숨을 쉬며 머뭇거렸다.“다만 아이가 있어서 아쉬울 뿐, 아들도 착하다는 소문이 무성해서 1+1도 나쁘진 않잖아요?”백아영의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심유미와 스타일 자체가 달라서 형식적인 대화조차 이어갈 수 없을 지경이다.“결혼하기 전에 애부터 낳는 남자는 아웃이죠!”백아영은 땅을 치며 후회하는 심정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집안 갈등도 많아서 결혼해봤자 행복과는 거리가 멀 거예요. 차라리 아무 남자나 만나서 결혼하고 말지, 이성준은 절대로 안 돼요.”우지끈!희미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손에 든 물뿌리개가 두 동강이 났고, 기다란 손가락을 타고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순간 등골이 서늘해진 백아영은 왠지 모를 오싹함이 밀려와 주먹을 꼭 쥐었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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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백아영이 변명하려던 순간 밖에서 갑자기 발소리가 들려왔고, 남자의 표정이 돌변하더니 그녀를 이끌고 재빨리 옆 칸으로 이동했다.칸막이로 된 공간은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라 덩치가 산만 한 남자가 들어서자 유난히 비좁게 느껴졌다.백아영은 그의 품에 거의 안기다시피 했다. 오감을 자극하는 익숙한 숨결에 심장이 두근거렸다.방금 생판 남보다 더 못한 존재냐고 따지는 말은 그녀가 이성준을 저격한 것인데...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백아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남자의 얼굴은 시커멓고, 두 눈에 분노로 가득했다. 이내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너한테 관심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차라리 심유미와 잤으면 잤지, 넌 절대 건드리지 않을 거야.”말을 마치고 나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칸막이에서 제일 먼 곳으로 밀어냈다.백아영은 어이가 없었다. 문득 손을 뻗어 턱과 목 사이를 만져보았는데 피부가 나름 진짜 같았지만, 만지작거릴수록 미세한 이질감이 느껴졌다.“누가 만든 거야? 꽤 그럴싸한데?”그녀마저 감쪽같이 속았다니.남자의 안색이 살짝 돌변하더니 화가 나는 와중에 흠칫 놀랐다.“내가 누군지 알아?”“성준아, 너무 티 나잖아.”백아영은 어이가 없었다.이성준의 분노는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비를 맞은 듯 서서히 잦아들었다.상대방을 너무나도 잘 알아서 모든 특징을 파악하고 있지 않은 이상 찰나의 순간에 분장한 사람을 알아본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따라서 그가 백아영의 마음을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기도 했다.이성준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변했지만, 말투만큼은 여전히 퉁명스러웠다.“어젯밤에 떠나라고 했잖아. 왜 아직도 안 갔어?”비록 일면식도 없는 얼굴을 마주했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심지어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안도감이 저절로 들었다.“심유미의 지문을 채취해서 별장 안에 들어가 보고 싶어.”이성준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갈 거야. 찾는 물건이 있다면 나한테 얘기해.”백아영이 거절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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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맛있는 음식인데도 백아영은 입맛이 없었다. 심지어 그녀는 몇 입 먹고 난 뒤 배가 아플 정도였다. 그녀는 이성준의 품에 안겨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다. 이성준은 긴장된 표정으로 그녀를 껴안고 자리에서 크게 화를 냈다. “윌리엄스, 혹시 음식에 독을 넣은거예요?!”윌리엄스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져서 급히 변명했다.“아니요.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요!” 백아영은 힘겹게 이성준의 손목을 잡고 힘없이 입을 열었다. “윌리엄스가 독을 넣지 않았어. 내가...”“너 왜 그래?” 이성준은 땀을 뻘뻘 흘리며 백아영을 안은 팔뚝을 가볍게 떨었다. 백아영은 몹시 아팠지만 눈길은 부드러웠고 약간 희색을 띠었다. “윌리엄스에게 실례지만, 국왕께 하룻밤 묵을 방을 빌려달라고 부탁해 줘.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를 불러줘.”이성준이 눈치를 채지 못하자 백아영은 창백한 얼굴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방금 맥을 짚었는데, 나 임신했어.” 이성준의 동공은 움츠러들었다가 한참 만에 겨우 회복되었다. 찰나의 놀라움 뒤에는 오히려 걱정이 밀려왔다.“임심했는데 통증이 이렇게 심해?”그는 조바심이 나서 윌리엄스에게 의사를 불러오도록 재촉했다. 백아영은 아파서 힘이 없었던 나머지 그의 품에 푹 기대어 있었다. 전에 백아영은 이런 비슷한 환경에서 한 아이가 강제로 유산되었다. 이번에도 그녀는 임신한 사실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산에 가서 실랑이를 벌였고, 이로 인해 병세가 심했다. 이 아이를 키우고 싶지만, 고생할까봐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백아영은 가볍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정상적이야.”‘정상이라니?’ 이성준은 다른 여자가 임신을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몰랐지만, 백아영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후회하기 시작했다. 진작 알았더라면 둘째를 갖지 않았을 것이다. 8개월 후. 산부인과 수술실 문이 열리자 이성준이 급히 달려들였다. 점잖던 남자는 안달복달한 얼굴로 물었다.“제 마누라는 어때요? 무사한가요?”“모녀는 무사합니다.”

  •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제915화

    집사는 경악했다.“폐하, 그들은 굴러들어 온 복도 차버리니 분명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데, 어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윌리엄스의 안색을 본 집사는 목이 메었다. “폐하, 왜 그러십니까?” 윌리엄스는 조금 전까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던 모습은 사라지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이성준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경외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고, 간신히 이빨 사이로 글자를 밀어냈다.이, 이 대표?” 이성준은 경멸하듯 그를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윌리엄 집안의 자식이 확실히 다 컸네.” 윌리엄스의 얼굴이 더 새하얗게 질렸다. 엄청난 두려움이 엄습했다. 윌리엄스는 어렸을 때 이성준을 처음 만났다. 그때 이성준은 아직 소년이었지만, 기세가 등등하고, 과감하며, 감히 국왕인 윌리엄스의 아버지와 거래를 논했다. 그 당시 그의 아버지조차도 이성준을 대단하게 여겼다. 심지어 윌리엄스에게 앞으로 절대 이성준의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었다. 그렇지 않으면 온 나라의 세력이 처참하게 약해질 것이다. 윌리엄스는 어렸을 때부터 이성준은 악마라고 마음에 새겨 두었다. 게다가 윌리엄스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었다. 이성준은 그의 나라에 협조하지 않는 대신들은 피투성이가 되어 반년 동안 누워계셨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너무 커서 윌리엄스는 일찌감치 이번 생은 절대 H 국에 가지 않기로 했고, 절대로 이성준을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기존의 거래 협력을 모두 점진적으로, 완곡하게 해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항상 악마를 멀리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엮일 줄은 몰랐다. 백아영은 뜻밖에도 이성준의 아내였다! 어떤 생명의 은인 규칙, 첫눈에 반한 사랑 따위는 모두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는 어떤 계획도 할 수 없었다. 단지 자신의 왜 행동을 하기 전에 백아영의 신원을 조사하지 않았는지 후회되었다! 악마를 끌어들여 버렸다... “복을 차버린다나 뭐라나, 말을 그렇게밖에 못해?” 윌리엄스가 집사를 발로 매우 세게 찼

  •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제914화

    차에 타고 있던 남자들도 일어서더니 기세등등하게 백아영과 이성준을 포위했다. 험상궂은 얼굴의 한 남자가 환영 반 협박 반인 어투로 말했다. “두 분, 차에서 내리십시오.”차 밖에서는 윌리엄스가 활짝 웃으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백아영이 차에서 내리기를 목 빠지게 기다렸다. 곁에 있던 집사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폐하, 궁전의 수비를 모두 강화 완료했습니다. 궁전 주위에 800명의 호위 병사를 추가로 파견했어요. 이분들은 이미 독 안에 든 쥐가 되셔서 도망갈 수 없습니다.” “이혼 변호팀 사람들은 이미 도착하셨고 두 분이 차에서 내리시면 바로 처리할 수 있어요.”“폐하, 곧 미인을 품에 안게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윌리엄스의 입꼬리는 한껏 올라갔다. 산 위에서 백아영의 워낙 강인한 모습에 사람도모자라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지금은 백아영의 대단한 솜씨도, 그녀의 남편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단념할 수밖에 없다. 모두 생명의 은인으로 보고 첫눈에 반하게 만든 백아영 탓이었다. 그는 이 나라의 왕이다. 그가 마음에 드는 한 반드시 그의 것이다. 또한 결혼 후 백아영을 자신의 매력에 매료시켜 점차 이성준을 잊게 할 자신이 충만했다. 윌리엄이 생각을 하던 중, 차 문이 열리고 관광버스에서 백아영이 내렸다. 윌리엄스는 넥타이를 매만지며 그녀를 반겼다.“아가씨, 또 뵙네요.”윌리엄스가 아양을 떠는 모습을 보고 백아영은 입을 다물었다. 백아영의 뒤로 큰 덩치의 이성준이 차에서 내렸다. 그녀의 머리 위로 이성준은 차갑게 말했다.“내 아내를 뺏으려는 게 너야?” 이성준은 포위망 속에 서 있었다. 다른 사람의 구역에서 그는 독 안에 든 쥐였지만 그는 움츠러들지도 않고 여전히 기세등등했다. 이성준의 기는 모두를 앞질러 버려 마치 모든 것을 장악하는 왕인 것 같았다. 그의 입에서 나온 서늘한 몇 글자가 사람을 더욱 섬뜩하게 했다. 집사는 높은 인물들을 많이 보았었기에 즉시 이성준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이곳은 그들의 궁전이

  •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제913화

    윌리엄스는 어안이 벙벙했다.백아영의 솜씨는 정말 놀라웠다. 그녀의 기묘한 침을 꽂는 기술이 더욱 놀라웠다.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워지는 백아영의 몸에는 빛이 보였다.그녀의 아름다움은 남달라서 비길 것도 없이 아름다웠다.백아영은 여전히 은침을 손에 들고 윌리엄스를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만 좀 건드리세요. 알아들으셨죠?”“저는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윌리엄스의 의욕 넘치는 말은 눈앞으로 가까워져 오는 침에 놀라 목이 메었다. 순식간에 덮쳐 온 위험과 두려움이 그를 본능적으로 입을 다물게 했다.백아영은 다시 경고했다.“잘 가세요. 바래다 드리지는 않을게요.”젊고 고집스러운 윌리엄스는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위협은 그를 이성적으로 뒤로 물러나 타협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백아영은 바늘을 다시 집어넣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네 부하는 경련을 일으키다가 10여 분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그들은 서로를 부축하며 몸을 일으키자 멀리 떨어진 곳에 백아영이 보였다. 비록 뒷모습뿐이었지만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폐하, 죄송합니다. 저희가 너무 부족했어요.”윌리엄스는 백아영을 탐욕스럽게 바라보았다.“너희 탓이 아니야. 저 소녀가 너무 강할 뿐이야. 가자. 이제 내려가야지.”부하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 여왕님을... 그냥 이렇게 포기하시려고요?”윌리엄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도통 알 수 없었다.“그럼 내가 지금 뭘 할 수 있겠어?”말이 통하지도 않고 싸워서 이기지도 못하니 부하는 조용히 입을 꾹 닫았다.하지만 윌리엄스는 미소를 띠었다.“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이야.”이성준은 열매 한 봉지 가득 따왔다. 그는 열매를 깨끗이 씻은 뒤 쟁반에 담아 백아영 앞에 대령했다. 하지만 안색이 좋지 않았다.“방금 돌아오는 길에 들었는데 누가 너를 귀찮게 했다면서?”백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도리도리 저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문제를 일으켰어.”이성준은 자초지종을 듣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제912화

    백아영은 잠시 멈칫하더니 웃었다. “아파서 머리까지 다쳤나. 걱정 마세요, 위험했지만 목숨은 건졌어요. 돌아가시면 의사부터 보세요. 잘 케어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에요.”백아영은 진지하게 당부했지만 상대방은 한마디도 귀담아듣지 않았다.백아영이 그만 몸을 일으키려 하자 청년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저 지금 진지해요.”“이것은 우리 윌리엄스 왕족의 규칙이기도 합니다. 생명을 구해준 은인은 반드시 몸으로 갚아야 합니다.”윌리엄스 왕족?백아영은 입헌군주제인 국가에 왔다. 이곳은 현대사회와 어우러졌지만 여전히 왕권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의 왕은 20대 초반의 청년으로 나이는 어리지만 듬직하고 성숙하며 상당한 재주를 가졌다고 전해졌다. 왕은 1년 넘게 국가 정무를 질서 있게 처리했다.다시 이 풋풋하고 고집 센 청년을 본 백아영은 목이 메었다. 왕은 소문과는 좀 다른듯했다.백아영은 청년한테 잡힌 손을 빼냈다.“그냥 눈에 보여서 구해준 거니 고마워하실 필요 없으세요. 그리고 저는 결혼까지 한 여자에요.”“결혼하셨군요...”청년은 매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젊고 예쁜 백아영이 일찍 결혼했으니 흔치는 않은 일이다. 그러나 청년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저는 재혼에 대해 편견이 없어요. 남편분과 이혼해도 그대를 왕후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저는 이혼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청년이 눈썹을 찡그렸다. 그는 그제야 난처한지 땅바닥에서 일어나 앉아서는 백아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무슨 복잡한 일을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백아영은 혼자 심각하게 고민하는 청년이 이해가 되지 않아 벌떡 일어나 자리를 뜨려고 했다.곧이어 청년도 벌떡 일어났다. 너무 갑자기 몸을 일으킨 탓인지 몸을 휘청거리자 곁에 있던 남성이 얼른 그를 부축해 주었다.청년은 휘청거리는 몸을 아랑곳하지 않고 백아영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녀를 막아섰다. 그의 맑은 눈은 어느새 포악해졌다.“아가씨, 억양을 들어보면 외국인인 것 같네요. 아직 우리 윌리엄스 왕족의 룰에 대해 잘 모

  •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제911화

    하지만 백아영은 현무가 힘들어할까 봐 차마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참가하지 못하게 하고 관광지 한 곳만 더 돌고 남원에 돌아갈 생각이었다.이성준은 진지하게 말했다. “출산 장려 정책은 참 옳아.”백아영은 어리둥절했다.“자식이 많아야 집도 떠들썩하고, 현무도 동생이 생기지.”어린 노동자가 하나 더 필요하다는 그의 뜻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이성준은 방긋 웃으며 백아영을 벽에 바짝 붙였다. “여보, 우리 현무에게 동생 만들어주자.”이날 현무와 백아영은 영상통화를 했다. “엄마, 안색이 안 좋아. 어디 아파?”화면 속에서 백아영의 안색은 살짝 하얗게 보였다.하지만 별다르게 불편한 곳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낮에 산에 오르느라 피곤해서 그런가 봐. 괜찮아, 좀 쉬면 괜찮아 질 거야.” “그럼, 내일 일단 산을 내리지 말고 호텔에서 쉬는 거예요?”내일 하산할 예정이었지만 백아영은 단호하게 답했다.“맞아.”그제야 현무는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통화를 끊고 백아영의 이마에 길쭉한 손이 닿았다. 이성준은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고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정말 괜찮은 거 맞아?”실제로 봤을 때 백아영은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이성준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백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괜찮아. 내가 의사인데 모르겠어?”“하룻밤을 묵어도 좋으니까, 난 네가 좋아하는 열매를 좀 따올게.”이 산의 열매는 특산물이었기에 백아영이 매우 좋아했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한 후, 이성준은 혼자 산꼭대기에 가서 열매를 땄고, 백아영은 아름다운 산기슭에 앉아 차를 마시며 아침 풍경을 감상했다. 그녀는 조용히 열매를 기다리고 있었다.기다리는 동안 찻집 안에서 갑자기 시끄러운 고함소리가 들려왔다.“도와주세요! 여기 도와주세요!”“의사 없어요? 응급처치할 줄 아는 사람 혹시 있어요? 좀 살려주세요! 저의 도련님을 살려주세요...”식당에서 대략 이십 대 초반의 한 청년이 땅에 누워있었다. 얼굴은 창백하고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

  •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제910화

    한 달 뒤.인천공항에서 현무는 양복을 차려입고 반듯하게 서서 웃음을 가득 머금고 백아영을 배웅했다.“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놀다 와요. 여기 일은 저한테 맡겨요.” 현무는 이성준의 아들답게 한 달 만에 기본적인 경영 업무를 배웠고, 심지어 위정을 도울 수 있었다.또한 그는 이성준의 외아들인 만큼 이성그룹의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는 다섯 살밖에 되지 않은 나이에도 모든 주주와 직원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했기에 일을 더 쉽게 추진할 수 있었다.게다가 이성준의 한 달간 밑받침을 잘 깔아놓은 덕에 안심하고 현무와 위정에게 이성그룹을 맡길 수 있게 되었다.위정의 불평도 적어졌다. 그는 앞으로 일할 날에 희망이 생긴 것 같았다.“내 아들 최고.”백아영은 현무를 꼭 끌어안고 그의 볼에 쪽 뽀뽀했다.“엄마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영상통화 해. 날마다 기분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줘.”“누가 감히 너를 괴롭히면, 엄마와 아빠가 바로 날아와서 때려 놓을 거야.”백아영의 품에서 현무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순간 엘리트에서 어린 아기가 되어 자신도 모르게 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하지만 이성준의 말과 백아영의 행복을 생각하며 현무는 마음을 가다듬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엄마 걱정하지 마, 외삼촌과 위정 아저씨가 계셔서 아무도 날 못 괴롭혀. 내가 좀 더 크면 내가 엄마를 보호해야 해.”백아영은 감동되어서 감정이 벅차 놀랐다. 현무는 너무 든든한 아들이었다.선우경진은 팔짱을 낀 채 한쪽에 서 있었다. “이씨 가문의 일은 해결됐지만 아직 선우 일가가 남아있다는 것을 잊지 마.”“그리고, 여유가 있으면 새로운 아이템도 많이 생각해 둬.”한 달 동안 그들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급한 불은 거의 다 껐다. 하지만 의학은 끝이 없고 신약 연구는 더 중요했기에 선우경진은 수시로 백아영을 감시했다.백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다른 곳에서 시야를 넓히고 영감을 얻으면 신약을 개발하는데 더 쉬웠다.이성준은 한쪽에

  •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제909화

    현무는 계획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지만, 다섯 살짜리 꼬마에게는 좀 시기상조였다. 하지만 이성준은 그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그러나 이성준의 엄숙한 표정을 보니 바로 계획을 하나 만들어 내야 할 것 같았다.현무는 골똘히 생각했다.“공부를 열심히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매일 엄마와 아빠와 함께 있고 싶어요.”“엄마를 기쁘게 해주는 것과 함께 있는 것을 동시에 이룰 수 없어.”“왜요?”현무가 공부해서 잘하고 매일 학교 갔다 오면 자연스레 백아영을 볼 수 있고 그녀도 즐거워하는 게 일상이었다.“너 그동안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잊었어?”현무가 네 살 되기 전까지 백아영은 그의 곁에 있어줄수 없었다. 백아영이 돌아온 후, 비록 온 가족이 드디어 모였지만,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고 때마다 백아영은 떠나야 했고, 항상 바쁜 일상에 기쁠 때도 있었지만 힘들 때가 더 많았다. 현무는 그런 백아영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엄마는 나와 함께 있어서 기분이 나쁜 거예요?”어린 현무의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돌기도 전에 이성준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너 때문이 아니야. 엄마가 놓인 상황 때문이지. 남원에서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일들과 언제든지 생기는 변화 때문이야.”“만약 누군가가 이 짐을 대신 나눠주고, 그런 일들을 완전히 해결해 주고, 엄마가 마음껏 여행을 다닐 수 있게 해준다면 매일 즐거워할 거야.”현무는 어리지만 총명해서 즉시 이성준의 뜻을 알아차렸다.“아빠, 제가 엄마의 일을 나누어서 해도 돼요?”이성준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너는 할 수 있어.”“그런데 힘들 거야. 엄청 힘들 수 있어. 대신에 엄마를 오랫동안 못 볼 텐데, 그래도 할래?”현무는 힘든 것은 두렵지 않지만, 오랫동안 백아영을 볼 수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현무는 머뭇거렸다. 그는 섭섭해서 고뇌했다.“나 그냥 엄마랑 여행 가면 안 돼?”이성준은 자애로운 아버지의 미소를 지었다. “네가 경영대를 일찍 졸업하면 돼.”현무는 지능이 높아서, 월반하는

  •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제908화

    이성준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나 은퇴할 생각이야.”‘역시!’백아영이 머릿속으로만 하던 황당한 추측을 이성준 입으로 직접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왜 이성준이 갑자기 도망 오려 했던 건지, 그리고 왜 그 큰 짐을 위정과 선우경진한테 내던졋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성준은 그들을 훈련하고 있었다.수단이 좀 잔인했을 뿐이다.“왜 갑자기 은퇴하고 싶은 거야?”백아영은 아직 앞날이 밝은 이성준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성준은 백아영을 응시하며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쓱쓱 만졌다.“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이성준은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아 수많은 고통을 겪었다.이성준의 괴로운 심정은 눈에 훤히 비쳤다. 그는 사실 오래전부터 은퇴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영아, 앞으로 남은 생 동안 나는 네가 조용하고 평온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은퇴하고 쇼핑센터를 떠나면 원한도 모두 훨훨 털어 버릴 수 있다. 두 사람은 세계 여행하며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된다.백아영의 머릿속은 멍해졌다.백아영은 이성준이 은퇴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자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성준이 계획한 미래에 항상 그녀가 있었다. 그의 미래는 온통 백아영 한사람이었다.백아영은 감동되어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녀가 환상하던 미래는 정말 기대할 만한 것같았다.“하지만 지금은 내가 선우경진과 위정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아.”겨우 보름밖에 안 되었는데, 그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참지 못하는데 정말 큰 일이라면 더 감당하기 어려워할 게 뻔했다.이성준은 눈썹을 찡그리며 잠시 사색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현무 이제 다섯 살이니까 남자 다 됐지.”백아영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현무에게 맡길 생각은 아니지?”이성준은 담담하게 되물었다.“안 될 게 뭐가 있어?”‘안 될 게 뭐가 있겠냐고? 현무 이제 겨우 다섯 살인데!’이성준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았다. “내가 다섯 살 때,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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