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이 땅... 읍!”이수지는 임찬혁이 돈을 밑지는 게 유효진이 돈을 밑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땅이 동명훈의 집에서 내놓은 그 쓸모없는 땅이라는 걸 발견하자맞자 그를 말리려 했으나 동명훈에 의해 입이 단단히 막혔다. “이 땅이 왜?”유효진이 물었다. 그녀는 임찬혁이 왜 갑자기 경매에 참여했는지, 이수지가 왜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는지, 동명훈이 왜 이수지의 입을 막았는지 모두 궁금했다.“아무것도 아니예요. 실은 수지도 이 땅을 원했거든요. 하지만 임찬혁이 원하니까 저희는 물러날게요.”동명훈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수지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마지막에 거래되는 가격이 높아질 것이고 그래야 그가 더 많은 돈을 벌수있기 때문이었다. 동명훈의 의도를 바로 알아차린 이수지는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임찬혁이 크게 실패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잖아. 용운 그룹에서 명훈이를 해고한 것도 모자라 아까는 음식을 전부 명훈이한테 쏟기도 했으니까. 만약 고가로 쓸모없는 땅을 산다면 효진 언니도 저 사람이 얼마나 못났는지 알게 될 거야. 그럼 전처럼 감싸고 돌지 않겠지.’생각을 마친 이수지는 임찬혁을 더 이상 제지하지 않았다. 그녀는 방금 전에 임찬혁이 크게 망신할 기회를 망칠 뻔했던 자신이 너무 충동적이라고 생각되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언니...”이수지는 머리를 쓸어내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말했다.유효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이 땅이 마음에 들어요?”“네.”임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위치가 나쁘지 않아요. 사서 효우 광장을 만들면 앞으로 장사가 잘 될 거예요.”임찬혁이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유효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해주시 시장 진출 문제에 관한 건 모두 임찬혁에게 맡기기로 했으니 더 간섭할 필요가 없었다.임찬혁이 10억을 외치고나서 경매장은 조용해졌다.누구도 이 경매에 참
임찬혁은 그 중년 남자를 한 눈 보고 또 가격을 올리려고 했다.100억 이내의 가격이면 충분히 살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사지 마! 사지 마!”이향이 얼른 일어서서 그를 막았다.“너 바보 아니야? 방금 사람들이 말하는 거 못 들었어? 환경이 열악하다잖아. 버스도 통하지 않는 곳을 사서 광장을 짓고 싶어? 꿈 꾸는 거니?”“지금 저 사람이 경매에 참여했으니까 이때 빨리 발 빼. 이 10억 날려먹으면 너 용서 안 할 거야.”이향이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조금 더 생각해볼래요?”유효진도 임찬혁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형부, 조금 더 고민해보시는 게 어때요?”유설진도 걱정이 돼서 말했다.“괜찮아요. 이 땅은 제가 꼭 살 거예요.”임찬혁이 꿋꿋하게 말했다.임찬혁의 말을 들은 후 동명훈은 다시 안심했다. 사실 그는 사람들의 만류에 임찬혁이 포기해서 땅이 다시 자기 손에 들어올까봐 겁이 났었다.“나는 당신이 꽤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위험도가 높아야 그에 걸맞는 보상이 있지 않겠어?”동명훈은 임찬혁이 땅을 사게 하기 위해 그의 편을 들었더.“20억!”임찬혁은 두말없이 또 10억을 추가했다.먼 곳의 중년 남자가 다시 동명훈을 보며 그의 지시를 기다렸다.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한 동명훈은 고개를 저었다. 20억이면 꽤 괜찮은 가격이다. 만약 가격을 더 올려 임찬혁이 놀라서 안 사게 되면 그게 더 낭패였다.“20억, 한 번!”“20억, 두 번!”“20억, 세 번!”“20억 원에 낙찰되었습니다!”그 땅은 마침내 임찬혁에게 낙찰되었다.“아이고!”동명훈은 갑자기 이마를 치며 과장된 표정을 지어보였다.“방금 조사해 봤는데, 그 땅이 확실히 그다지 좋지 않은 쓸모 없는 땅이더라고. 너무 충동적인 것 아니야? 20억을 그냥 날려먹었네.”임찬혁이 이미 돈을 지불한 것을 본 동명훈은 더 이상 감추지 않고 비꼬면서 말했다.“정말 고마워. 당신이 아니었으면 나도 경매에 참여하고 싶었을 거야. 나 대신 이런 함정에 뛰어
그러나 그는 이 점을 말하지 않았다.왜냐하면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의 눈에 그는 일반인에 불과했기 때문에 용운 그룹의 상업 계획 구역을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언니, 저 사람은 그냥 밥통이에요. 잘못을 저질렀는데 변명도 하지 않고. 저런 남자는 언니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이수지는 이향의 말을 따라 임찬혁을 헐뜯기 시작했다.“임찬혁, 당신은 정말 바보인 것 같아. 사실 후에 그 땅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당신을 말리고 싶었지만 당신이 너무 안하무인이라 알려주고 싶지 않았어. 이번에 실패해봐야 오래 기억하지.”“사업은 정말 당신 같은 범죄자가 해낼 수 있는 게 아니야. 만약 해주시에서 계속 살고 싶다면 나한테 제대로 사과하고 밥 한 끼 사줘. 내가 기분 좋으면 당신을 도와줄 수도 있으니까.”동명훈이 거들먹거리며 말했다.이미 전에 여러 차례 임찬혁에게 당했던 그였기에, 어쩌다 지금 같이 임찬혁을 나무람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는 이번 기회를 빌어 임찬혁을 제대로 밟을 생각이었다.“괜찮아, 밑지면 밑졌지. 어차피 20억 밖에 안 되는 걸.”유효진은 손을 저었지만 실망감을 숨길 수 없었다.“돈 손해 보는 건 나야. 그런데 너랑 뭔 상관이 있다고 이렇게 흥분하는 거지?”임찬혁은 동명훈을 힐끗 보았다. 그는 더 이상 쓸데없는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다.이때 동명훈의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연락 온 사람의 이름을 본 그는 금세 눈을 동그랗게 떴다.다름아닌 용운 그룹에 다니는 경영진 친구였기 때문이었다.동명훈은 전에 그 친구에게 용운 그룹과 합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적이 있었다.‘지금 전화 온 거 보면 합작할 수 있다는 건가?’“명훈아, 왜 전화 안 받아?”휴대폰을 들고 바보같이 웃으면서 전화를 받지 않는 동명훈의 모습을 보며 이수지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하하, 수지야, 전에 너한테 용운 그룹 경영진으로 일한다고 말해줬던 친구 기억나?”“내가 전에 용
“지금 회의 끝나자마자 말해주는 거예요. 저희 회사 내부 직원을 제외하고는 명훈 님이 이 소식을 처음으로 아는 사람입니다.”“만약 누가 명훈 님 집 땅을 사려고 해도 절대 팔지 마세요. 아, 저 지금 바쁘니까 이따가 다시 통화해요.”말을 마친 뒤 남자가 바로 전화를 끊었다.동명훈은 마치 움직이지 못하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안색이 굳어진 채로 그곳에 꼼짝도 하지 않고 서있었다.그도 전에 용운 그룹이 상업 계획 구역을 건설한다는 말을 들었었다. 이번 상업야회도 그 상업구를 건설하기 위해 연 것이라는 걸 알았다.그러나 그는 자신의 집이 땅이 상업구와 붙어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용운 그룹은 시가가 1조에 달하는 회사다. 아무리 외진 곳이라도 용운 그룹의 운영을 거치면 번화한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다.이것이 바로 자본의 힘이기 때문이다.그 땅이 상업 계획 구역의 입구에 있으면 앞으로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든 백화점을 건설하든 무엇을 하든지 간에 전부 돈을 왕창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땅은 이미 임찬혁에게 팔렸다.그는 심지어 상대방이 사지 않을가봐 두려워 여러 방법을 써서 어떻게든 사게 만들었었다. 이건 그냥 임찬혁에게 돈을 바치는 꼴이 아닌가?동명훈은 지금 너무 죽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즉시 얼굴을 비빅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임찬혁은 이미 며칠 전에 사직했고, 경영진인 사람 조차도 이제야 그 소식을 알았다.즉, 임찬혁은 운이 좋아 그 땅을 산 것일 뿐, 절대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 할 것이라는 거다.여기까지 생각한 뒤 그는 눈을 굴리고 나서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명훈아, 어떻게 됐어? 용운 그룹과의 합작이 성사될 것 같다고 해?”이수지는 동명훈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기대하면서 물었다.“명훈 도련님은 역시 대단하시다니까요. 앞으로 우리 집 효진이 좀 많이 도와주세요. 임찬혁은 돈 펑펑 쓰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못하는 쓸모없는 놈이니까.”이향도 앞으로 걸어가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그...
땅을 동명훈에게 팔기 위해 이향은 앞으로 걸어가 임찬혁의 손에 있는 지계를 빼앗으려 했다. “돈을 벌든, 손해를 보든, 다른 사람이 저 대신 부담할 필요 없어요.”임찬혁은 이향의 손을 피한 후 문서를 바로 주머니 안에 넣었다.“지금 내가 기분이 좋아서 당신 대신 손해를 부담하겠다고 한 거야. 그러니까 상황 제대로 파악해. 이따가 나한테 빌어도 쓸모없으니까.”동명훈은 화가 난 척하며 말했다.“누가 빈다는 거야? 조용히 좀 해.”임찬혁은 좀 짜증이 났으나 동명훈이 갑자기 이러는 이유도 약간 알 것 같았다.동명훈은 결코 맘씨 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그가 지금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 밖에 없었다. 그도 이 땅의 가치를 알고 있는 것이다.“명훈아, 저렇게 감지덕지할 줄 모르는 사람은 도와줄 필요 없어. 차라리 그 20억을 아껴서 다른 데에 써.”이수지는 지금 좀 불쾌했다.“수지 말이 맞아. 혹시 너 바보야? 돈을 쓸 곳이 없는 건가?”임찬혁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이향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임찬혁이 이렇게까지 말했으니까 동명훈은 더 이상 그 땅을 사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며.“기회를 한 번 더 줄 테니까 다시 고민해봐.”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동명훈은 인내심 있게 한 번 더 물었다.그에 사람들은 놀라서 입을 벌리고 동명훈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동명훈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걸 좋아하는 병이라도 있는지 하는 의심이 들었다.‘왜 저러지?’동명훈과 임찬혁은 줄곧 사이가 좋지 않았다. 심지어 오늘 점심을 먹을 때도 두 사람은 크게 싸웠었다.‘동명훈이 왜 갑자기 착해진 거야?’‘왜 저렇게 임찬혁 대신 비용을 부담하고 싶어하는 거지?’“넌 귀찮지도 않아? 좀 저리가.”임찬혁은 혐오감이 어린 눈빛으로 동명훈을 보면서 안색이 빠르게 굳어졌다.“제대로 생각해봐. 효진 누님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 땅을 사겠다고 할 것 같아? 효진 누님, 임찬혁 좀 말려보세요.”임찬혁과 말이 통하지 않자 동명훈은 유효진에게 눈길을
“네가 너무 뻔뻔해서 좀 손 봐주지 않고는 못 배기겠더라고.”임찬혁은 여전히 동명훈을 비웃었다.동명훈은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동씨 가문의 일원으로 태어나고 자라나면서 그는 한 번도 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만약 평소였다면 틀림없이 자리를 엎었을 것이다.그러나 그 땅을 생각하며 그는 차오르는 화를 또 억지로 참았다.“만약 무릎을 꿇고 부탁한다면 팔 수도 있고.”임찬혁이 계속 말했다.그는 동명훈이 언제까지 참을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무릎을 꿇기는 개뿔. 그 땅은 원래 내 거니까 내놔!”동명훈은 더 이상 이 수모를 참을수 없었다. 상대방이 땅을 팔 생각이 없다는 걸 알아차린 그는 억지로 빼앗으려고 앞으로 걸어갔다.퍽!하지만 임찬혁의 발차기에 배를 맞은 그는 바로 뒤로 날아갔다.“커헉!”동명훈은 고통이 섞인 소리와 함께 점심에 먹은 밥을 모두 토해냈다.“내 물건을 빼앗고 싶어 하다니. 꿈 깨.”임찬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뭐하는 거예요?”유효진은 동명훈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아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비록 찬혁 씨가 말을 좀 지나치게 하긴 했지만 안 사도 될 걸 왜 굳이 뺏으려고 하면서까지 사려는 거야?’이향 역시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평소였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동명훈의 편에 섰을 것이다.그러나 동명훈이 뺏으려고 하면서까지 임찬혁 대신 그 땅을 사서 손해 보려고 하니 그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이건 그냥... 악취미가 아닌가?유청미, 유설진, 이수지도 모두 넋이 나간 채로 있었다. 그녀들 역시 동명훈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명훈아, 너 뭐하는 거야. 팔지 않으면 그만인 거 가지고 왜 굳이 사려는 거야?”이수지는 동명훈을 바닥에서 일으켜 세우며 툴툴거렸다.“수지야, 넌 모르겠지만 그 땅, 지금 가치있게 됐어.”“방금 내가 받은 전화도 합작 관련된 게 아니라 그 땅에 관련된 거였어. 그 친구가 나한테 그 땅이 용운 그룹 상업 계획 구역의 입구에
“빨리 땅문서 제대로 숨겨. 저 교활한 사람이 빼앗지 못하게.”이향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친척끼리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되겠어요?” 이수지는 땅을 놓치기 싫어 자신이 그들의 친척임을 강조했다. “화내지 마, 수지야. 이 땅은 동명훈의 것이지 너의 것이 아니잖니. 만약 네 것이라면 너에게 돌려줬겠지만 앞으로 너희들이 결혼할지 안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까 지금 우리야말로 한 집 식구야, 동명훈은 외부인이고.”“효우 광장이 건설된 후에 네 사촌 언니한테 너에게 가게를 차리면 대박 날 만한 곳 내어주라고 할게. 다 같이 돈 벌자, 응?”이향은 웃으면서 이수지에게 말했다.“그리고 너도 알잖니, 임찬혁 고집 센 거. 누구의 말도 듣지 않잖아. 나랑 효진이가 땅을 양보하라고 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걸, 그렇지, 임찬혁?”이향은 아쉬워하는 어투로 말했으나 얼굴에는 조금도 난감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웃느라 눈이 접히기까지 했다.곧 자신의 집에 용운 그룹의 상업구 입구에 광장을 차리게 될 테니까.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었다. 이향의 말을 들은 임찬혁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그는 지금 이향이 그를 칭찬하고 있는지 욕하고 있는지도 분간할 수가 없었다.이수지는 이 말을 듣자마자 이 땅을 그들이 팔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임찬혁, 우쭐대지 마! 그리고 당신네 유씨 가문도 조심해. 내가 시간 나면 반드시 당신네 가문 파산시킬 거니까.”동명훈은 원망 어린 눈빛으로 유씨 가문의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용운 그룹의 상업 계획 구역은 단지 초보적으로 확정되었을 뿐이야. 내 친구가 용운 그룹 임원이니까 내가 계획 구역의 입구를 바꿔보라고 하면 당신 손에 있는 그 땅은 아무 가치도 없을걸?”‘이건 원래 우리 집이 누려야 할 부귀영화였어. 그런데 지금 임찬혁이 그 기회를 빼앗아 갔잖아. 심지어 각종 굴욕까지...’그는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었다.이향, 유효진, 유설진 모두 걱정 어린 기색을 보였다. 동명훈의
“수지야, 네가 가서 명훈이한테 화 풀라고 말해봐.”약간 무서웠던 이향이 이수지에게 당부했다.“이 일은 찬혁 씨 잘못 아니에요.”유효진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예전에 경주 4대 명문가와 맞설 때, 비록 그녀가 옳았지만 상대의 압박 하에 아무런 타협도 통하지 않았었다.비록 동씨 가문이 유씨 가문보다 세력보다 강하긴 하지만 낙안 그룹은 동씨 가문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가능한 잘 말해볼게요...”이수지는 한숨을 쉬었다.“할아버지께서 방금 이모와 언니들 모두 내일 저희 집에 오시라고 하셨어요. 저희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보면 이젠 완전히 이모를 인정한 셈이죠.” 이향은 이원훈의 사생아기 때문에 그녀는 아직 이씨 가문을 가본 적이 없었다. 지금 해주시에 오기도 했으니 이원훈은 그녀를 가문의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줄 생각이었다.“알았어. 내일 꼭 갈게.”이향은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가문의 인정을 받는 건 그녀가 줄곧 바라던 일이었다. “그럼 전 명훈이 위로하러 가 볼게요.”이수지가 이어 말했다. 어쨌든 동명훈은 그녀의 남자친구니까 저렇게 둘 수도 없는 법이었다.“그리고 당신은 확실히 알아두는 게 좋을 거예요. 운이 좋은 거 가지고 오만하게 굴지 말아요. 만약 계속 이렇게 오만방자하게 행동하면서 사고를 치고 다니면 마지막에 피곤해지는 건 효진 언니일 테니까 그쯤 하도록 해요.”말을 마친 후 이수지는 밖으로 나갔다.임찬혁은 이수지의 질책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한편 이향은 어쩌다가 임찬혁을 질책하지 않았다. 그녀도 그 땅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효진아... 설진아, 우리 선물을 좀 사러 가자. 내일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만나야 하니까.”이향은 흥분하며 말했다.그러나 말을 끝내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괜찮아요, 엄마?”유설진과 유효진은 얼른 앞으로 나가 이향을 부축했다.“괜찮아, 방금 전에 감정이 좀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