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그는 유효진을 위해서라면 이정도 억울함을 당한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됐다.모두 랍스터를 먹은 후 직원을 불러 청소 하게 했다. 임찬혁은 바로 내려가 유효진 등에게 방을 잡아주었다.모든 일이 다 끝난 후 동명훈도 돌아왔다.깨끗한 양복으로 갈아입고 머리까지 빗은 그는 다시 전의 그 부잣집 도련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명훈아, 어디 안 다쳤지?”이수지는 그를 보자마자 즉시 달려가 붙어서 그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면서 수시로 곁눈질로 임찬혁을 보았는데, 원한이 남아있는 게 분명했다.“괜찮아. 굳이 야만인이랑 같게 행동할 필요는 없지.““경매회가 곧 시작될 거예요. 오늘 저희 집에서 파는 물건도 있어요. 얼른 구경하러 가요.“동명훈이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의 집에서는 이번 경매회에서 땅을 팔려고 했다. 그는 가서 그 땅이 잘 팔리는지 구경하고 싶었다. 필요할 땐 가격도 좀 올리면서 말이다.“그래요, 저도 해주시의 경매회를 구경하고 싶네요.“이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원훈은 나이가 있기도 하고 몸이 쇠약하기도 해서 더 이상 돌아다니고 싶지 않아 기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동명훈을 따라 부근의 폴리 경매장으로 걸어갔다.“언니, 해주시 쪽에서 사업하시려고요?“경매를 가는 길에서 이수지가 열정적으로 물었다.“응! 해주시 쪽의 시장이 더 크니까.“유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임찬혁, 당신 요 며칠 출근하지 않았으니까 이곳을 시찰했을텐데, 효진 누님이 해주시로 사업을 옮기려고 하는 지금 그쪽이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네.“동명훈은 비웃음이 어린 표정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비록 임찬혁이 어디서 그 지존 회원 카드를 났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눈에 임찬혁은 여전히 쓸모없는 인간에 불과하기에 사업 방면에서는 임찬혁이 유효진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그가 이렇게 묻는 것도 바로 임찬혁이 무능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였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임찬혁이 어이가 없어하자
“당신, 이 땅... 읍!”이수지는 임찬혁이 돈을 밑지는 게 유효진이 돈을 밑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땅이 동명훈의 집에서 내놓은 그 쓸모없는 땅이라는 걸 발견하자맞자 그를 말리려 했으나 동명훈에 의해 입이 단단히 막혔다. “이 땅이 왜?”유효진이 물었다. 그녀는 임찬혁이 왜 갑자기 경매에 참여했는지, 이수지가 왜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는지, 동명훈이 왜 이수지의 입을 막았는지 모두 궁금했다.“아무것도 아니예요. 실은 수지도 이 땅을 원했거든요. 하지만 임찬혁이 원하니까 저희는 물러날게요.”동명훈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수지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마지막에 거래되는 가격이 높아질 것이고 그래야 그가 더 많은 돈을 벌수있기 때문이었다. 동명훈의 의도를 바로 알아차린 이수지는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임찬혁이 크게 실패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잖아. 용운 그룹에서 명훈이를 해고한 것도 모자라 아까는 음식을 전부 명훈이한테 쏟기도 했으니까. 만약 고가로 쓸모없는 땅을 산다면 효진 언니도 저 사람이 얼마나 못났는지 알게 될 거야. 그럼 전처럼 감싸고 돌지 않겠지.’생각을 마친 이수지는 임찬혁을 더 이상 제지하지 않았다. 그녀는 방금 전에 임찬혁이 크게 망신할 기회를 망칠 뻔했던 자신이 너무 충동적이라고 생각되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언니...”이수지는 머리를 쓸어내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말했다.유효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이 땅이 마음에 들어요?”“네.”임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위치가 나쁘지 않아요. 사서 효우 광장을 만들면 앞으로 장사가 잘 될 거예요.”임찬혁이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유효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해주시 시장 진출 문제에 관한 건 모두 임찬혁에게 맡기기로 했으니 더 간섭할 필요가 없었다.임찬혁이 10억을 외치고나서 경매장은 조용해졌다.누구도 이 경매에 참
임찬혁은 그 중년 남자를 한 눈 보고 또 가격을 올리려고 했다.100억 이내의 가격이면 충분히 살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사지 마! 사지 마!”이향이 얼른 일어서서 그를 막았다.“너 바보 아니야? 방금 사람들이 말하는 거 못 들었어? 환경이 열악하다잖아. 버스도 통하지 않는 곳을 사서 광장을 짓고 싶어? 꿈 꾸는 거니?”“지금 저 사람이 경매에 참여했으니까 이때 빨리 발 빼. 이 10억 날려먹으면 너 용서 안 할 거야.”이향이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조금 더 생각해볼래요?”유효진도 임찬혁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형부, 조금 더 고민해보시는 게 어때요?”유설진도 걱정이 돼서 말했다.“괜찮아요. 이 땅은 제가 꼭 살 거예요.”임찬혁이 꿋꿋하게 말했다.임찬혁의 말을 들은 후 동명훈은 다시 안심했다. 사실 그는 사람들의 만류에 임찬혁이 포기해서 땅이 다시 자기 손에 들어올까봐 겁이 났었다.“나는 당신이 꽤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위험도가 높아야 그에 걸맞는 보상이 있지 않겠어?”동명훈은 임찬혁이 땅을 사게 하기 위해 그의 편을 들었더.“20억!”임찬혁은 두말없이 또 10억을 추가했다.먼 곳의 중년 남자가 다시 동명훈을 보며 그의 지시를 기다렸다.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한 동명훈은 고개를 저었다. 20억이면 꽤 괜찮은 가격이다. 만약 가격을 더 올려 임찬혁이 놀라서 안 사게 되면 그게 더 낭패였다.“20억, 한 번!”“20억, 두 번!”“20억, 세 번!”“20억 원에 낙찰되었습니다!”그 땅은 마침내 임찬혁에게 낙찰되었다.“아이고!”동명훈은 갑자기 이마를 치며 과장된 표정을 지어보였다.“방금 조사해 봤는데, 그 땅이 확실히 그다지 좋지 않은 쓸모 없는 땅이더라고. 너무 충동적인 것 아니야? 20억을 그냥 날려먹었네.”임찬혁이 이미 돈을 지불한 것을 본 동명훈은 더 이상 감추지 않고 비꼬면서 말했다.“정말 고마워. 당신이 아니었으면 나도 경매에 참여하고 싶었을 거야. 나 대신 이런 함정에 뛰어
그러나 그는 이 점을 말하지 않았다.왜냐하면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의 눈에 그는 일반인에 불과했기 때문에 용운 그룹의 상업 계획 구역을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언니, 저 사람은 그냥 밥통이에요. 잘못을 저질렀는데 변명도 하지 않고. 저런 남자는 언니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이수지는 이향의 말을 따라 임찬혁을 헐뜯기 시작했다.“임찬혁, 당신은 정말 바보인 것 같아. 사실 후에 그 땅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당신을 말리고 싶었지만 당신이 너무 안하무인이라 알려주고 싶지 않았어. 이번에 실패해봐야 오래 기억하지.”“사업은 정말 당신 같은 범죄자가 해낼 수 있는 게 아니야. 만약 해주시에서 계속 살고 싶다면 나한테 제대로 사과하고 밥 한 끼 사줘. 내가 기분 좋으면 당신을 도와줄 수도 있으니까.”동명훈이 거들먹거리며 말했다.이미 전에 여러 차례 임찬혁에게 당했던 그였기에, 어쩌다 지금 같이 임찬혁을 나무람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는 이번 기회를 빌어 임찬혁을 제대로 밟을 생각이었다.“괜찮아, 밑지면 밑졌지. 어차피 20억 밖에 안 되는 걸.”유효진은 손을 저었지만 실망감을 숨길 수 없었다.“돈 손해 보는 건 나야. 그런데 너랑 뭔 상관이 있다고 이렇게 흥분하는 거지?”임찬혁은 동명훈을 힐끗 보았다. 그는 더 이상 쓸데없는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다.이때 동명훈의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연락 온 사람의 이름을 본 그는 금세 눈을 동그랗게 떴다.다름아닌 용운 그룹에 다니는 경영진 친구였기 때문이었다.동명훈은 전에 그 친구에게 용운 그룹과 합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적이 있었다.‘지금 전화 온 거 보면 합작할 수 있다는 건가?’“명훈아, 왜 전화 안 받아?”휴대폰을 들고 바보같이 웃으면서 전화를 받지 않는 동명훈의 모습을 보며 이수지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하하, 수지야, 전에 너한테 용운 그룹 경영진으로 일한다고 말해줬던 친구 기억나?”“내가 전에 용
“임찬혁? 가석방 받았어? 일찍 출소했네? 안 그래도 교도소에 이혼 도장 받으러 가려고 했는데, 덕분에 시간 낭비 안 해도 되겠어.”“뭐라고? 너 대신 5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한 사람에게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그건 당신이 원해서 한 거 아니야? 나는 곧 우명 씨와 결혼해, 시간 나면 와서 축하해줘.”하씨 집안.화려한 롱 드레스를 입은 하정연은 쭉쭉빵빵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야말로 여성스럽고 매혹적인 차도녀의 대명사이다.그리고 그녀 앞에는 촌스러운 남자가 서 있다. 비록 옷은 허름했지만 그의 당당한 기세와 멋진 아우라는 전혀 숨겨지지 않았다.남자는 지금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경악에 찬 얼굴을 하고 있다.5년 전,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쳤다.남자친구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대신 감옥에 보내기 위해 여자친구는 바로 혼인신고를 했고 두 사람은 정식 부부가 되었다. 감옥에 수감 되기 전 그녀는 그가 감옥에서 나올 때까지 꼭 기다리겠다고 맹세했다.임찬혁은 아내가 감옥에 가는 걸 차마 두 눈 뜨고 볼 수 없어 그녀 대신 본인이 자수해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지금 그는 가석방을 받아 예전 출소일 보다 일찍 출소했고 여자친구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를 맞이한 건 뜻밖에도 이혼 합의서와 결혼 청첩장이었다.“너 지금 정우명 같은 인간쓰레기에게 시집가려고 그러는 거야?”임찬혁은 차가운 얼굴로 하정연 옆에 서 있는 양복 차림에 손목에 롤렉스를 찬 남자를 노려보았다.이 사람은 예전에 하정연을 괴롭힌 적이 있다.이 때문에 임찬혁은 이 남자와 주먹질하며 싸우기까지 했었다.그런데 하정연이 지금 이 인간과 결혼을 하겠다고?정말 어이가 없어 헛웃음 밖에 안 나온다!“우명 씨는 재산만 몇백억이야.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남을 헐뜯어?”하정연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찬혁 씨, 돈 많은 사람 질투하는 거야? 그러니까 평생 짝을 못 만나지. 정말 한때 찬혁 씨 같은 사람과 연애를
슥슥슥!청룡의 뒤에 있는 수백 명의 부하가 일제히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하며 큰소리로 외쳤다.“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지존께서 출옥하신 것을 경축 드립니다!”...소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 그들의 행동에 임찬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당신이 제 사부의 부하입니까?”“맞습니다. 지존 어르신께서 명령하시길 앞으로 당신이 대용문파의 새로운 지존이시며 대용문파 백만 군중을 호령하실 거라고 하셨습니다!”청룡이 임찬혁의 말에 바로 대답했다.“그 영감탱이가 확실히 저를 속이지는 않았네요.”임찬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혀를 찼다.감옥에 있는 동안 그는 한 어르신을 알게 되었다.상대는 하늘을 거스르는 무예와 의술에 능통했고 임찬혁에게 그것들을 아낌없이 가르쳤다. 그가 있었기에 임찬혁은 감옥에서 공을 세워 감형을 받아 출소할 수 있었다.감옥에서 나오기 전, 그 어르신은 자신이 대용문파의 주인이라고 했고 지금은 임찬혁을 대용문파의 차세대 지존으로 임명한다고 했다.사실 임찬혁은 이 어르신이 미친 소리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 보니 진짜 사실이다. “이 약재들을 구할 방법을 알아봐 주세요!”임찬혁은 약재들이 적혀있는 리스트 한 장을 꺼내 청룡에게 내밀었다.“알겠습니다.” 청룡은 두 손으로 리스트를 받았고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속으로 내심 놀라는 눈치였다.리스트에 있는 약재들은 모두 천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보물들이었다. 그리고 어떤 약재는 심지어 그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역시 새로 오신 지존의 요구사항은 특별했다.사실 이것은 그 어르신이 임찬혁에게 꼭 모으라고 당부한 약재이다.그 어르신의 말에 의하면 임찬혁의 경맥이 후천적으로 손상되어 무술 영역에서는 종사의 경지밖에 머물 수 없다고 했다.그래서 이러한 약재가 있어야만 손상된 경맥을 회복할 수 있었다.비록 종사의 경지로도 무술 고수의 정상에 우뚝 서기에 충분하지만 더 높이 올라갈수록 실
양홍선은 유신그룹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었고 유효진은 그녀의 아들이 감옥에 있는 상황에 사채까지 진 어려운 처지라는 것을 알고 회사 관례를 깨가며 양홍선의 60만 원인 월급을 100만 원까지 인상해 줬다. 그뿐만이 아니라 유효진은 양홍선에게 선물도 자주 가져다주었다. 그야말로 얼굴만큼이나 마음씨까지 이쁜 유효진이었다. “양씨 아주머니, 마침 이곳을 지나다가 지난달 월급을 계산해 드리려고 왔어요.”유효진은 돈다발을 꺼내 양홍선의 손에 쥐어 주워줬다.“고마워요...”하지만 양홍선은 손에 쥐어진 돈이 400만 원이나 되는 것을 보고 서둘러 돌려주며 말했다.“제 월급은 백만 원이에요... 이건 너무 많아요.”유효진은 돈을 다시 양홍선의 품으로 건네며 화내는 척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아주머니가 열심히 일해서 우수사원으로 뽑혔잖아요. 그래서 드리는 거예요. 월급 외에 나머지는 보너스입니다. 계속 안 받으려 하시면 저 진짜 화낼 거예요.”유효진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양홍선은 4백만 원이나 되는 무거운 돈다발을 어쩔 수 없이 받으며 그녀의 마음 씀씀이를 다시 한번 깊이 새겼다.양홍선도 잘 알고 있다. 이게 진짜로 보너스가 맞았다면 월급 형식으로 재무팀에서 그녀에게 줄 것이다. 이렇게 직접 돈다발을 건네준다는 건 분명 유효진이 그를 돕기 위해 자신의 주머니를 턴 것이다.“유 대표님, 우리 어머니를 잘 보살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임찬혁이 그녀 옆으로 다가가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며 유 대표라는 이 여자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다.“당신이 바로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 임찬혁 씨인가요?”유효진은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그녀는 임찬혁이 감옥에 갔다는 말에 그에게 안 좋은 인상을 받고 있었다. 게다가 양홍선이 사채를 짊어진 대부분 이유가 임찬혁 때문이다.그래서 임찬혁을 만나기 전부터 유효진은 그를 이미 인간쓰레기 반열에 올려놓았으니 그를 대하는 태도 역시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아... 네, 맞아요. 저예요.”그녀의 가
포르쉐 타이칸은 마치 한 마리의 용처럼 도로를 질주했고 그들은 곧 경주시 제일 병원 VVIP 병실에 도착했다.병상에 있는 유효진은 이미 심각한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고 몸에는 각종 기기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녀의 맥박은 미약하여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았다.어제까지 재계를 종횡무진했던 절세미인이 갑자기 생명이 위독하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병상 옆에서 그녀의 맥을 짚고 있는 한 노인이 눈에 띄었다.유설진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어르신 뒤에 있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김 도련님, 이 사람은...?”이 남자는 김세부동산의 이사 김승태로 유효진이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떠는 지독한 유효진 스토커였다. 병상 옆의 어르신도 김승태가 데려온 것이다. “이 사람은 바로 유명한 신의 이시진 선생이에요. 효진 씨 병을 보이게 하려고 제가 특별히 모셨어요.”김승태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유설진을 향해 말했다. 그녀의 쭉쭉빵빵한 가슴을 힐끗 스쳐 지나가는 그의 눈빛에는 욕망의 불꽃이 튀었다가 사라졌다. 두 자매는 한 명은 성숙하고 지적이며 다른 한 명은 젊고 활발하다. 게다가 몸매와 용모 모두 일품이기에 두 사람의 마음을 동시에 쟁취할 수 있는 남자는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일 것이다. “이시진 선생?” 유설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시진 선생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소문이 자자한 유명 신의로서 만약 이시진 선생이 맥을 짚어 준 것을 알았더라면 굳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찬혁에게 부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디 이시진 선생께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유설진은 격동된 표정으로 이시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때 진맥을 마친 이시진이 ‘허허’ 웃더니 입을 열었다.“아가씨의 병세는 이미 천계의 중생이 수명을 다하여 죽을 때가 되어야 보인다는 다섯 가지 징후인 천인오쇠의 지경에 이르렀어요. 이 상황에서는 오직 귀문십삼침만이 아가씨를 구할 수 있어요. 다행히 저는 여러분들이 찾는 유일한 귀문심삼침을 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