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전력을 다한 공격을 퍼부었지만 임찬혁은 치명적인 공격을 효율적으로 피하며 기회를 노렸다.우지끈!무대를 지탱하는 철근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방으로 모래와 시멘트가 튕기기 시작했다.네 명의 전투는 점점 백열화 상태가 되어가고 있었고 일반인들은 누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도 없을 경지에 도달했다.그들의 주변으로 회오리바람이 사납게 몰아치고 있었다.“악!”갑자기 비명이 들리더니 한 명이 전투에서 낙오되었다.그 사내 역시 주현태처럼 단전혈이 파괴되어 쓰러졌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강용이었다.‘뭐지?’송시후는 점점 등골이 오싹했다.임찬혁이 쓰러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가장 먼저 낙오된 사람이 자신이 고용한 용병 강용일 줄이야!“윽!”이어지는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이번에는 나현풍이 나가떨어졌다. 그의 말로도 앞선 두 사람과 똑같았다.위이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현풍은 그녀의 추종자였다. 원래는 용무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만들어주면 한번 만나보기로 약속했다.임찬혁을 제거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가 소유한 신달파와 인연을 맺기 위함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져버리다니!온세리의 눈빛은 어느새 희열로 물들었다. 다른 세 명의 종사 무인들이 다 쓰러지고 온세훈만 남은 상황! 이제 임찬혁을 죽이고 용무 대회의 우승을 거머쥐는 일만 남았다.그리고 이때!쾅!무대에서 굉음이 들리더니 온세훈은 그대로 피를 흘리며 무대에서 튕겨져 나왔으나 간신히 손으로 무대 변두리를 잡고 지탱했다.그의 몸 곳곳에는 상처가 가득했다.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점이라면 단전혈이 무사하다는 것이었다.임찬혁의 상태도 그리 좋지 못했다. 그 역시도 온몸에 부상을 입었고 입술이 파리하게 질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사람들은 긴장했다.그들도 오세훈과 임찬혁 중에 승자가 누군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쾅!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찬혁의 몸이 기울어 지더니 그대로 무대 위에 쓰러졌다.몸이 다친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전투를 진행하며 체력을 전부 소모했기 때
“세상에나! 내력단을 복용했어!”“역시 송 대표야.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단약을 손에 넣다니!”“저 약 한 알에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면서?”“임찬혁이랑 오세훈이 완전히 전투력을 상실했으니 송 대표가 우승하겠네!”“역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돌아가는 거야!”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수군거렸다.송시후가 단기간에 내력을 끌어낼 수 있었던 건 내력단 덕분이었다.비록 복용하고 부작용은 존재하지만 이거로 용무 대회에서 우승하고 국고에서 보물을 상금을 받을 수 있으니 남는 장사였다.“임찬혁, 네가 그렇게 대단하다며? 혼자서 수십 명의 무인과 종사 지경의 대사를 네 명이나 쓰러뜨렸다며?”“그런데 이제 나한테 밟히게 생겼네?”송시후는 한껏 비웃으며 살기를 내뿜었다. 이제 임찬혁의 목을 따기만 한다면 우승은 그의 것이었다.“네 주제에?”임찬혁이 피식 웃으며 눈을 떴다.상처 회복에 좋은 배원단 덕분에 그는 이미 얼마간의 체력을 회복한 상태였다.“서 있기도 힘들면서 나를 어떻게 상대하려고?”과도하게 흥분한 탓인지 송시후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그는 임찬혁이 자존심 때문에 입만 살았다고 생각했다.“그만!”이때 앙칼진 목소리와 함께 위이수도 무대로 올라왔다.“내력단이 구하기 힘든 약은 맞지만 나한테도 있지.”“나도!”이어서 조천우도 무대로 올라갔다. 그도 송시후나 위이수와 똑같이 내력단을 복용한 상태였다.사람들은 4대 가문이 가진 인맥과 재력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설마 다들 내력단을 복용한 거야?”송시후는 약간 당황한 기색을 뛰며 뒤로 물러섰다. 원래는 이번 우승은 무조건 자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위이수와 조천우라는 경쟁자가 생겨 버렸다.“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임찬혁부터 해치우고 보자고!”송시후가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그러자 위이수와 조천우도 두말하지 않고 준비 태세를 취했다.하지만 그들은 송시후가 임찬혁을 해결한 뒤에 싸울 생각이었다.“널 죽이면 이제 내가 유효진을 몰아내고 효우 광장이랑 유신 뷰티의 주인이 되
그런데 이때 임찬혁은 남은 손으로 땅을 치고 공중으로 몸을 날리더니 안정적으로 착지했다.그리고 송시후의 주먹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자 송시후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바닥에 추락했다.“악!”그는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피를 뿜더니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사람들은 또 다시 경악했다.어떻게 된 거지?분명 중상을 입고 쓰러진 줄 알았던 임찬혁이었다.그런데 불과 몇 분만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멀쩡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그들은 임찬혁이 쓰러지기 전에 배원단을 복용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배원단을 삼키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고 지금은 전성기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송시후가 아니라 종사 무인이 몇 명 더 와도 쓰러뜨릴 자신이 있었다.“아주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군. 그런데 고작 내력단 하나로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어?”임찬혁은 자리에 서서 냉소를 지으며 송시후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입장에서 송시후는 멍청하고 안쓰러운 존재였다.“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저놈을 죽이지 않고!”뭔가 상황이 이상한 것을 눈치챈 송시후가 조천우 일행에게 눈치를 주었다.위이수와 조천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머뭇거렸다.무대에 올라온 이유는 임찬혁이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진 상태였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전투력을 회복하다니! 조금 전에 무인들을 상대하던 모습이 떠오르자 그들은 긴장하고 말했다.“조 대표가 먼저 덤벼!”위이수가 소리치자 조천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임찬혁을 향해 달려들었다.위이수의 입가에 교활한 미소가 스쳤다. 그녀는 조천우가 임찬혁에게 달려든 사이 신속히 뒤로 물러서서 무대를 내려갈 생각이었다.그녀는 임찬혁의 전투력이 두려웠다.저런 상대와 싸울 용기는 절대 없었다.그래서 시간을 버는 용으로 조천우를 먼저 내보낸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조천우는 달려들자마자 임찬혁의 주먹을 받고 코피를 흘리며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위이수는 이미 무대에서 몸을 날린 상태였다.
송시후는 속으로 온갖 저주를 퍼부었다.그가 패배를 인정하기 싫은 게 아니라 소리를 낼 수 없었다.당장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바로 기권했을 것이다.기권을 하지 못하니 대결은 계속되었다.‘이대로 임찬혁의 손에 죽지는 않겠지?’“으으으!”송시후는 미친 사람처럼 몸을 비틀며 두 손을 머리위로 쳐들어 기권했다는 의미를 전했다. 그는 이것으로 대결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그는 임찬혁이 무슨 미친 짓을 할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강용은 단전혈이 파괴되었고 온세리는 혀가 잘리고 사지를 쓸 수 없게 되었다.그의 입장에서 보면 임찬혁은 미친 놈이 맞았다.현재 무대 위는 그들의 지옥이 되어버렸다.무대 아래의 관중들도 의아한 얼굴로 송시후를 바라보았다. 승패가 다 갈렸는데 왜 아직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걸까?“뭐라고? 네 주제에 내 귀뺨을?”임찬혁은 상대가 손을 올리자 다시 찰싹 때려서 내리게 했다.그 힘이 얼마나 셌던지 송시후의 팔목은 그대로 탈골되었다.이어서 임찬혁은 송시후를 일으켜 그의 귀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송시후는 눈앞에 별이 보이고 정신이 아득해졌다.“종사 무인까지 고용해서 날 죽이려고 했잖아? 너 돈 많다며? 좀 더 실력 좋은 인간으로 보내지 그랬어? 효우 광장을 소유하고 싶다고? 네 주제에?”말을 마친 임찬혁이 다시 손을 들어 귀뺨을 치자 송시후의 코뼈가 부러졌다.극심한 통증이 신경을 자극하자 송시후는 지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시후는 처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았다.현장이 숙연해졌다.모두가 오싹함을 느끼며 무대 위를 바라보았다.사람이 이 정도로 맞아서 의식을 잃는 모습은 처음이었다.많은 사람들이 눈을 질끈 감으며 제발 꿈에 찾아오지 말라고 기도했다.무대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만 보던 위이수 일행의 얼굴에서는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임찬혁이야말로 진정한 악마였다.그들은 이제 임찬혁과 시선을 마주할 용기조차 없었다.조천우는 임찬혁이 송시후를 괴롭히고 있을 때 조용히 무대
임찬혁이 움직이기도 전에 위이수는 눈치 빠르게 바닥에 털썩 엎드려 눈물을 글썽였다.“이제 와서 가련한 척해도 소용없어!”짝!임찬혁은 그대로 손을 뻗어 위이수의 하얀 뺨을 내리쳤다.위이수가 효우 광장에 쳐들어와서 땅을 빼앗으려고 했던 것도 괘씸하고 4대가문과 합세해서 자신을 죽이려 한 것도 용서할 수 없었다.위이수의 하얀 얼굴에 뻘건 손자국이 나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사람들은 임찬혁이 여자도 봐주지 않는다며 속으로 감탄했다.위이수 정도면 독사라는 별명이 붙긴 해도 최상급 미모를 가져서 구애자가 그렇게나 많은데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은 여자를 사정없이 때리다니!뭔가 괴이하기도 하고 어딘가 통쾌하기도 했다.이어서 임찬혁은 온세훈 앞으로 다가갔다.우드득!그는 두말 않고 온세훈의 사지를 짓밟았다.4대 가문 중에 온세훈과 송시후 둘이 가장 괘씸했기에 전혀 봐주고 싶지 않았다.온세훈은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이마에 식은땀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무대 아래에 있던 온세리는 울음을 터뜨렸다. 오빠가 이겨서 복수를 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처참하게 임찬혁에게 당할 줄이야!“살고 싶으면 인당 1조씩 가져와.”임찬혁은 그들을 노려보며 음산하게 말했다.사실 이들의 목숨을 거두는 일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그가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재산은 전부 스승님께 물려받은 것이고 스스로 벌어서 쓰고 싶었다.어차피 재력으로는 어디 뒤처지지 않는 4대 가문이 아닌가!자산의 절반 정도를 내놓게 되면 아마 4대 가문의 세력도 한풀 꺾일 것이다.순식간에 현장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멍한 얼굴로 서로 눈치만 보았다.인당 1조!참으로 두둑한 배짱이었다.4대 가문은 강주에서 패왕으로 자리를 잡은지 오래였고 보유한 자산만 2조를 넘겼다.그런데 재산의 절반이 되는 1조를 요구했으니 이제 임찬혁이 가진 것을 합치면 4대 가문을 훨씬 능가하게 되고 하루아침에 강주의 최고 재벌이 되는 것이다.“셋 셀 테니까 동의하면 고개를 끄덕여!”임찬혁이 바닥에
결국 송 회장은 이를 악물고 임찬혁에게 1조를 입금했다.아들이라고 송시후 한 명뿐인데 임찬혁의 손에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온 가주와 조 회장도 아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당장에서 1조를 입금했다.무려 4조라는 거금이 입금되자 임찬혁은 봉인했던 그들의 혈자리를 풀어주었다.네 명은 마치 김 빠진 공처럼 바닥에 축 늘어지더니 기어서 무대를 내려갔다.“더 도전할 사람 있나?”임찬혁은 서늘한 시선으로 현장을 둘러보며 물었다.현장에 있던 모두가 그 숨막히는 압박감을 체감했고 아무도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네 명의 종사 무인을 상대로 보란 듯이 이겨버렸는데 누가 감히 임찬혁에게 도전장을 던질까?결국 한참 침묵이 흐르고 서성림이 앞으로 나섰다.“이번 용무 대회의 우승자는 임찬혁 씨입니다!”현장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임찬혁은 실력으로 자신이 우승자라는 것을 증명했다.우승자에게만 보상이 돌아가는 형식이고 3개월 뒤에 서울로 가서 전국 대회에 참석할 자격이 주어졌다.다사다난했던 용무 대회게 드디어 막을 내렸다.서성림은 임찬혁을 데리고 국고로 향했다.“임찬혁 씨, 나를 따라 오시죠.”서성림이 직접 전방에서 길을 안내했다.그는 임찬혁에게 감탄의 눈빛을 아끼지 않았다.임찬혁에게서 북경 전신 현기우의 그림자를 보았기 때문이었다.“감사합니다!”임찬혁의 두 눈에 희열이 차올랐다.4대 가문에서 빼앗은 4조라는 돈보다는 빨리 국고로 가서 보선왕을 보상으로 받고 싶었다.그게 그가 용무 대회에 참석한 이유이기도 했다.손이림은 강주 국고에만 보선왕이 있다고 했으니 틀림없을 것이다!그리고 임찬혁 본인은 그가 전국 용무 대회 우승을 했을 시, 손이림과 유효진 사이에 계약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4대 가문의 패배자들은 서성림의 안내를 받으며 유유히 사라지는 임찬혁의 뒷모습을 이를 갈며 노려보았다.전에는 가문을 믿고 사람을 무시하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누리며 다녔는데 임찬혁이라는 평민에게 4억이나 뜯기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이
물론 그 역시도 임찬혁이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승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핮 ㅣ않았다.“과찬이십니다. 용무 대회에 참석한 이유는 국고에 보선왕이라는 약재가 있다고 하여 참석했습니다. 혹시 그게 사실인가요?”임찬혁은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꺼냈다.“역시 대단한 정보력을 가졌네요. 국고에 뭐가 있는지도 미리 파악하고 오셨다니 감탄만 나오네요.”전에는 단순히 임찬혁이 꽤 괜찮은 능력을 가진 청년이라고 생각했다면 오늘 보여준 임찬혁의 모습은 거의 충격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국고는 한 번도 대외로 개방할 수 없고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는 곳인데 보선왕이 강주 국고에 있다는 것을 알고 왔으니 그만큼 대단한 정보력을 가졌다는 애기였다.“잘됐네요. 제가 원하는 건 보선왕입니다.”임찬혁은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강주 국고에 보선왕이 있다는 얘기는 손이림에게서 들은 것이었다.장호민과 서성림은 앞에서 길을 안내하며 국고 안으로 들어갔다.주변을 둘러보니 수많은 금은보화와 형형색색의 그림들이 국고에 쌓여 있었다.장호민은 임찬혁을 데리고 맨 뒤쪽으로 안내했다. 안쪽으로 가자 두껍게 봉인된 투명한 항아리 하나가 보였다.“임 선생, 보선왕은 이 안에 있어요.”장호민이 말했다.바깥에서 보니 항아리 안에 아기 팔뚝만한 사이즈의 교룡 모습을 한 보선왕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그것은 사람이 접근하자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며 싸늘한 눈빛으로 침입자들을 노려보았다.“역시 보선왕 맞네요!”임찬혁이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그는 항아리를 챙기고 장호민, 서성림과 작별한 뒤 1호 별장으로 돌아와서 창고에 보선왕을 넣었다.귀한 약재였기에 다른 곳보다는 아무도 침입할 수 없는 이곳이 보관하기에 적합했다.잠시 숨을 돌리는데 유효진에게서 연락이 왔다.“어떻게 됐어요?”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줄곧 손이림과 함께 용무 대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이 결과가 그들에게는 아주 중요했기 때문이었다.“우승했어요. 3개월 뒤에 서울로 가
유효진은 빙빙 돌려서 말했지만 사실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컸다.최근 많은 일을 겪으며 점점 임찬혁에게 마음을 주게 되었다.손이림이 이제 그의 옆에서 떠나라고 했을 때 그 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만약 물건이었다면 얼마든지 양보했을 것이다.하지만 자신의 평생 행복과 관련된 일은 절대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임찬혁처럼 잘난 남자에게 흔들리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어?”“차라리 우리 같이 임찬혁에게 시집 가자. 어차피 넌 내 소중한 친구고 다른 여자랑 공유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손이림은 다 예상했다는 듯이 당당하게 생각을 밝혔다.“어떻게 그래?”유효진은 손이림의 대담한 발상에 기겁했다.고대도 아니고 현대에 한 남자를 두 여자가 나눠가지다니?“어차피 재벌가 사람들 겉으로는 일부일처제를 잘 지키고 있지만 실제로는 밖에 애인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임찬혁 잘났고 우리 둘 다 임찬혁 좋아하니까 우리가 옆에서 즐겁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손이림은 말할수록 기대감에 차서 흥분한 얼굴로 떠들었다.“너 참 대담한 발상이다.”유효진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어차피 난 신경 안 써. 네가 안 괜찮다면 공정하게 경쟁하는 거지 뭐.”말을 마친 손이림은 예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아직 하찬림과 혼약이 있었고 상대는 3년 전 전국 용무 대회의 우승자였다.만약 이번에 임찬혁이 전국 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 집안에서 하찬림과의 혼약을 파기하는데 절대 동의할 리 없었다.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경쟁하고 싶어도 그럴 자격이 없었다.잠시 후, 유효진은 명주 호텔에 축하연을 준비했다.집으로 돌아온 임찬혁은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외출 준비를 했다.오늘을 위해 유효진은 특별히 의상에 신경 썼다. 몸매를 강조하는 하얀색 드레스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라인과 굴곡진 허리라인을 더 돋보이게 했다.평소처럼 도도한 인상 대신 오늘의 유효진은 훨씬 여성스럽고 매력적이었다.손이림은 그에 비해 귀엽고 사랑스러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