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전력을 다한 공격을 퍼부었지만 임찬혁은 치명적인 공격을 효율적으로 피하며 기회를 노렸다.우지끈!무대를 지탱하는 철근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방으로 모래와 시멘트가 튕기기 시작했다.네 명의 전투는 점점 백열화 상태가 되어가고 있었고 일반인들은 누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도 없을 경지에 도달했다.그들의 주변으로 회오리바람이 사납게 몰아치고 있었다.“악!”갑자기 비명이 들리더니 한 명이 전투에서 낙오되었다.그 사내 역시 주현태처럼 단전혈이 파괴되어 쓰러졌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강용이었다.‘뭐지?’송시후는 점점 등골이 오싹했다.임찬혁이 쓰러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가장 먼저 낙오된 사람이 자신이 고용한 용병 강용일 줄이야!“윽!”이어지는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이번에는 나현풍이 나가떨어졌다. 그의 말로도 앞선 두 사람과 똑같았다.위이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현풍은 그녀의 추종자였다. 원래는 용무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만들어주면 한번 만나보기로 약속했다.임찬혁을 제거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가 소유한 신달파와 인연을 맺기 위함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져버리다니!온세리의 눈빛은 어느새 희열로 물들었다. 다른 세 명의 종사 무인들이 다 쓰러지고 온세훈만 남은 상황! 이제 임찬혁을 죽이고 용무 대회의 우승을 거머쥐는 일만 남았다.그리고 이때!쾅!무대에서 굉음이 들리더니 온세훈은 그대로 피를 흘리며 무대에서 튕겨져 나왔으나 간신히 손으로 무대 변두리를 잡고 지탱했다.그의 몸 곳곳에는 상처가 가득했다.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점이라면 단전혈이 무사하다는 것이었다.임찬혁의 상태도 그리 좋지 못했다. 그 역시도 온몸에 부상을 입었고 입술이 파리하게 질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사람들은 긴장했다.그들도 오세훈과 임찬혁 중에 승자가 누군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쾅!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찬혁의 몸이 기울어 지더니 그대로 무대 위에 쓰러졌다.몸이 다친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전투를 진행하며 체력을 전부 소모했기 때
“세상에나! 내력단을 복용했어!”“역시 송 대표야.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단약을 손에 넣다니!”“저 약 한 알에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면서?”“임찬혁이랑 오세훈이 완전히 전투력을 상실했으니 송 대표가 우승하겠네!”“역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돌아가는 거야!”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수군거렸다.송시후가 단기간에 내력을 끌어낼 수 있었던 건 내력단 덕분이었다.비록 복용하고 부작용은 존재하지만 이거로 용무 대회에서 우승하고 국고에서 보물을 상금을 받을 수 있으니 남는 장사였다.“임찬혁, 네가 그렇게 대단하다며? 혼자서 수십 명의 무인과 종사 지경의 대사를 네 명이나 쓰러뜨렸다며?”“그런데 이제 나한테 밟히게 생겼네?”송시후는 한껏 비웃으며 살기를 내뿜었다. 이제 임찬혁의 목을 따기만 한다면 우승은 그의 것이었다.“네 주제에?”임찬혁이 피식 웃으며 눈을 떴다.상처 회복에 좋은 배원단 덕분에 그는 이미 얼마간의 체력을 회복한 상태였다.“서 있기도 힘들면서 나를 어떻게 상대하려고?”과도하게 흥분한 탓인지 송시후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그는 임찬혁이 자존심 때문에 입만 살았다고 생각했다.“그만!”이때 앙칼진 목소리와 함께 위이수도 무대로 올라왔다.“내력단이 구하기 힘든 약은 맞지만 나한테도 있지.”“나도!”이어서 조천우도 무대로 올라갔다. 그도 송시후나 위이수와 똑같이 내력단을 복용한 상태였다.사람들은 4대 가문이 가진 인맥과 재력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설마 다들 내력단을 복용한 거야?”송시후는 약간 당황한 기색을 뛰며 뒤로 물러섰다. 원래는 이번 우승은 무조건 자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위이수와 조천우라는 경쟁자가 생겨 버렸다.“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임찬혁부터 해치우고 보자고!”송시후가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그러자 위이수와 조천우도 두말하지 않고 준비 태세를 취했다.하지만 그들은 송시후가 임찬혁을 해결한 뒤에 싸울 생각이었다.“널 죽이면 이제 내가 유효진을 몰아내고 효우 광장이랑 유신 뷰티의 주인이 되
그런데 이때 임찬혁은 남은 손으로 땅을 치고 공중으로 몸을 날리더니 안정적으로 착지했다.그리고 송시후의 주먹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자 송시후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바닥에 추락했다.“악!”그는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피를 뿜더니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사람들은 또 다시 경악했다.어떻게 된 거지?분명 중상을 입고 쓰러진 줄 알았던 임찬혁이었다.그런데 불과 몇 분만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멀쩡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그들은 임찬혁이 쓰러지기 전에 배원단을 복용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배원단을 삼키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고 지금은 전성기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송시후가 아니라 종사 무인이 몇 명 더 와도 쓰러뜨릴 자신이 있었다.“아주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군. 그런데 고작 내력단 하나로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어?”임찬혁은 자리에 서서 냉소를 지으며 송시후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입장에서 송시후는 멍청하고 안쓰러운 존재였다.“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저놈을 죽이지 않고!”뭔가 상황이 이상한 것을 눈치챈 송시후가 조천우 일행에게 눈치를 주었다.위이수와 조천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머뭇거렸다.무대에 올라온 이유는 임찬혁이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진 상태였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전투력을 회복하다니! 조금 전에 무인들을 상대하던 모습이 떠오르자 그들은 긴장하고 말했다.“조 대표가 먼저 덤벼!”위이수가 소리치자 조천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임찬혁을 향해 달려들었다.위이수의 입가에 교활한 미소가 스쳤다. 그녀는 조천우가 임찬혁에게 달려든 사이 신속히 뒤로 물러서서 무대를 내려갈 생각이었다.그녀는 임찬혁의 전투력이 두려웠다.저런 상대와 싸울 용기는 절대 없었다.그래서 시간을 버는 용으로 조천우를 먼저 내보낸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조천우는 달려들자마자 임찬혁의 주먹을 받고 코피를 흘리며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위이수는 이미 무대에서 몸을 날린 상태였다.
송시후는 속으로 온갖 저주를 퍼부었다.그가 패배를 인정하기 싫은 게 아니라 소리를 낼 수 없었다.당장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바로 기권했을 것이다.기권을 하지 못하니 대결은 계속되었다.‘이대로 임찬혁의 손에 죽지는 않겠지?’“으으으!”송시후는 미친 사람처럼 몸을 비틀며 두 손을 머리위로 쳐들어 기권했다는 의미를 전했다. 그는 이것으로 대결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그는 임찬혁이 무슨 미친 짓을 할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강용은 단전혈이 파괴되었고 온세리는 혀가 잘리고 사지를 쓸 수 없게 되었다.그의 입장에서 보면 임찬혁은 미친 놈이 맞았다.현재 무대 위는 그들의 지옥이 되어버렸다.무대 아래의 관중들도 의아한 얼굴로 송시후를 바라보았다. 승패가 다 갈렸는데 왜 아직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걸까?“뭐라고? 네 주제에 내 귀뺨을?”임찬혁은 상대가 손을 올리자 다시 찰싹 때려서 내리게 했다.그 힘이 얼마나 셌던지 송시후의 팔목은 그대로 탈골되었다.이어서 임찬혁은 송시후를 일으켜 그의 귀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송시후는 눈앞에 별이 보이고 정신이 아득해졌다.“종사 무인까지 고용해서 날 죽이려고 했잖아? 너 돈 많다며? 좀 더 실력 좋은 인간으로 보내지 그랬어? 효우 광장을 소유하고 싶다고? 네 주제에?”말을 마친 임찬혁이 다시 손을 들어 귀뺨을 치자 송시후의 코뼈가 부러졌다.극심한 통증이 신경을 자극하자 송시후는 지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시후는 처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았다.현장이 숙연해졌다.모두가 오싹함을 느끼며 무대 위를 바라보았다.사람이 이 정도로 맞아서 의식을 잃는 모습은 처음이었다.많은 사람들이 눈을 질끈 감으며 제발 꿈에 찾아오지 말라고 기도했다.무대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만 보던 위이수 일행의 얼굴에서는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임찬혁이야말로 진정한 악마였다.그들은 이제 임찬혁과 시선을 마주할 용기조차 없었다.조천우는 임찬혁이 송시후를 괴롭히고 있을 때 조용히 무대
임찬혁이 움직이기도 전에 위이수는 눈치 빠르게 바닥에 털썩 엎드려 눈물을 글썽였다.“이제 와서 가련한 척해도 소용없어!”짝!임찬혁은 그대로 손을 뻗어 위이수의 하얀 뺨을 내리쳤다.위이수가 효우 광장에 쳐들어와서 땅을 빼앗으려고 했던 것도 괘씸하고 4대가문과 합세해서 자신을 죽이려 한 것도 용서할 수 없었다.위이수의 하얀 얼굴에 뻘건 손자국이 나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사람들은 임찬혁이 여자도 봐주지 않는다며 속으로 감탄했다.위이수 정도면 독사라는 별명이 붙긴 해도 최상급 미모를 가져서 구애자가 그렇게나 많은데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은 여자를 사정없이 때리다니!뭔가 괴이하기도 하고 어딘가 통쾌하기도 했다.이어서 임찬혁은 온세훈 앞으로 다가갔다.우드득!그는 두말 않고 온세훈의 사지를 짓밟았다.4대 가문 중에 온세훈과 송시후 둘이 가장 괘씸했기에 전혀 봐주고 싶지 않았다.온세훈은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이마에 식은땀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무대 아래에 있던 온세리는 울음을 터뜨렸다. 오빠가 이겨서 복수를 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처참하게 임찬혁에게 당할 줄이야!“살고 싶으면 인당 1조씩 가져와.”임찬혁은 그들을 노려보며 음산하게 말했다.사실 이들의 목숨을 거두는 일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그가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재산은 전부 스승님께 물려받은 것이고 스스로 벌어서 쓰고 싶었다.어차피 재력으로는 어디 뒤처지지 않는 4대 가문이 아닌가!자산의 절반 정도를 내놓게 되면 아마 4대 가문의 세력도 한풀 꺾일 것이다.순식간에 현장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멍한 얼굴로 서로 눈치만 보았다.인당 1조!참으로 두둑한 배짱이었다.4대 가문은 강주에서 패왕으로 자리를 잡은지 오래였고 보유한 자산만 2조를 넘겼다.그런데 재산의 절반이 되는 1조를 요구했으니 이제 임찬혁이 가진 것을 합치면 4대 가문을 훨씬 능가하게 되고 하루아침에 강주의 최고 재벌이 되는 것이다.“셋 셀 테니까 동의하면 고개를 끄덕여!”임찬혁이 바닥에
결국 송 회장은 이를 악물고 임찬혁에게 1조를 입금했다.아들이라고 송시후 한 명뿐인데 임찬혁의 손에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온 가주와 조 회장도 아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당장에서 1조를 입금했다.무려 4조라는 거금이 입금되자 임찬혁은 봉인했던 그들의 혈자리를 풀어주었다.네 명은 마치 김 빠진 공처럼 바닥에 축 늘어지더니 기어서 무대를 내려갔다.“더 도전할 사람 있나?”임찬혁은 서늘한 시선으로 현장을 둘러보며 물었다.현장에 있던 모두가 그 숨막히는 압박감을 체감했고 아무도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네 명의 종사 무인을 상대로 보란 듯이 이겨버렸는데 누가 감히 임찬혁에게 도전장을 던질까?결국 한참 침묵이 흐르고 서성림이 앞으로 나섰다.“이번 용무 대회의 우승자는 임찬혁 씨입니다!”현장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임찬혁은 실력으로 자신이 우승자라는 것을 증명했다.우승자에게만 보상이 돌아가는 형식이고 3개월 뒤에 서울로 가서 전국 대회에 참석할 자격이 주어졌다.다사다난했던 용무 대회게 드디어 막을 내렸다.서성림은 임찬혁을 데리고 국고로 향했다.“임찬혁 씨, 나를 따라 오시죠.”서성림이 직접 전방에서 길을 안내했다.그는 임찬혁에게 감탄의 눈빛을 아끼지 않았다.임찬혁에게서 북경 전신 현기우의 그림자를 보았기 때문이었다.“감사합니다!”임찬혁의 두 눈에 희열이 차올랐다.4대 가문에서 빼앗은 4조라는 돈보다는 빨리 국고로 가서 보선왕을 보상으로 받고 싶었다.그게 그가 용무 대회에 참석한 이유이기도 했다.손이림은 강주 국고에만 보선왕이 있다고 했으니 틀림없을 것이다!그리고 임찬혁 본인은 그가 전국 용무 대회 우승을 했을 시, 손이림과 유효진 사이에 계약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4대 가문의 패배자들은 서성림의 안내를 받으며 유유히 사라지는 임찬혁의 뒷모습을 이를 갈며 노려보았다.전에는 가문을 믿고 사람을 무시하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누리며 다녔는데 임찬혁이라는 평민에게 4억이나 뜯기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이
물론 그 역시도 임찬혁이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승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핮 ㅣ않았다.“과찬이십니다. 용무 대회에 참석한 이유는 국고에 보선왕이라는 약재가 있다고 하여 참석했습니다. 혹시 그게 사실인가요?”임찬혁은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꺼냈다.“역시 대단한 정보력을 가졌네요. 국고에 뭐가 있는지도 미리 파악하고 오셨다니 감탄만 나오네요.”전에는 단순히 임찬혁이 꽤 괜찮은 능력을 가진 청년이라고 생각했다면 오늘 보여준 임찬혁의 모습은 거의 충격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국고는 한 번도 대외로 개방할 수 없고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는 곳인데 보선왕이 강주 국고에 있다는 것을 알고 왔으니 그만큼 대단한 정보력을 가졌다는 애기였다.“잘됐네요. 제가 원하는 건 보선왕입니다.”임찬혁은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강주 국고에 보선왕이 있다는 얘기는 손이림에게서 들은 것이었다.장호민과 서성림은 앞에서 길을 안내하며 국고 안으로 들어갔다.주변을 둘러보니 수많은 금은보화와 형형색색의 그림들이 국고에 쌓여 있었다.장호민은 임찬혁을 데리고 맨 뒤쪽으로 안내했다. 안쪽으로 가자 두껍게 봉인된 투명한 항아리 하나가 보였다.“임 선생, 보선왕은 이 안에 있어요.”장호민이 말했다.바깥에서 보니 항아리 안에 아기 팔뚝만한 사이즈의 교룡 모습을 한 보선왕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그것은 사람이 접근하자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며 싸늘한 눈빛으로 침입자들을 노려보았다.“역시 보선왕 맞네요!”임찬혁이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그는 항아리를 챙기고 장호민, 서성림과 작별한 뒤 1호 별장으로 돌아와서 창고에 보선왕을 넣었다.귀한 약재였기에 다른 곳보다는 아무도 침입할 수 없는 이곳이 보관하기에 적합했다.잠시 숨을 돌리는데 유효진에게서 연락이 왔다.“어떻게 됐어요?”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줄곧 손이림과 함께 용무 대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이 결과가 그들에게는 아주 중요했기 때문이었다.“우승했어요. 3개월 뒤에 서울로 가
유효진은 빙빙 돌려서 말했지만 사실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컸다.최근 많은 일을 겪으며 점점 임찬혁에게 마음을 주게 되었다.손이림이 이제 그의 옆에서 떠나라고 했을 때 그 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만약 물건이었다면 얼마든지 양보했을 것이다.하지만 자신의 평생 행복과 관련된 일은 절대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임찬혁처럼 잘난 남자에게 흔들리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어?”“차라리 우리 같이 임찬혁에게 시집 가자. 어차피 넌 내 소중한 친구고 다른 여자랑 공유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손이림은 다 예상했다는 듯이 당당하게 생각을 밝혔다.“어떻게 그래?”유효진은 손이림의 대담한 발상에 기겁했다.고대도 아니고 현대에 한 남자를 두 여자가 나눠가지다니?“어차피 재벌가 사람들 겉으로는 일부일처제를 잘 지키고 있지만 실제로는 밖에 애인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임찬혁 잘났고 우리 둘 다 임찬혁 좋아하니까 우리가 옆에서 즐겁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손이림은 말할수록 기대감에 차서 흥분한 얼굴로 떠들었다.“너 참 대담한 발상이다.”유효진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어차피 난 신경 안 써. 네가 안 괜찮다면 공정하게 경쟁하는 거지 뭐.”말을 마친 손이림은 예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아직 하찬림과 혼약이 있었고 상대는 3년 전 전국 용무 대회의 우승자였다.만약 이번에 임찬혁이 전국 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 집안에서 하찬림과의 혼약을 파기하는데 절대 동의할 리 없었다.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경쟁하고 싶어도 그럴 자격이 없었다.잠시 후, 유효진은 명주 호텔에 축하연을 준비했다.집으로 돌아온 임찬혁은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외출 준비를 했다.오늘을 위해 유효진은 특별히 의상에 신경 썼다. 몸매를 강조하는 하얀색 드레스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라인과 굴곡진 허리라인을 더 돋보이게 했다.평소처럼 도도한 인상 대신 오늘의 유효진은 훨씬 여성스럽고 매력적이었다.손이림은 그에 비해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