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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시중심의 한 클럽

백현호는 명품 정장을 입고 의젓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다만 얼굴에 퍼렇게 든 멍 때문에 평소의 준수한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효진 씨, 사실 어제 기업 평가회에서는 나도 돌봐야 할 가문이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었어요. 너무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만나자마자 백현호는 해명부터 했다.

“어차피 그건 상관없어요. 우리가 무슨 사이도 아니잖아요. 나 때문에 송시후와 척을 질 필요는 없죠.”

유효진이 싸늘하게 말했다.

입으로는 뭐든 해줄 수 있다고 말하면서 결국 송시후 앞에서는 제대로 말도 못해보고 개처럼 맞던 모습을 생각하니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남자는 지위나 능력도 중요하지만 자존심과 패기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임찬혁을 보면 항상 위기의 순간에 혼자서 모든 걸 떠안는 한이 있더라도 그녀를 지켜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효진 씨, 그렇게 얘기하면 섭섭하죠. 송시후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쪽과 완전히 등을 돌리면 이안 프로젝트에까지 영향이 가서 그랬어요. 내가 손해를 보는 건 상관이 없지만 효진 씨 가족들까지 주식을 구매했으니 무조건 주식을 불릴 책임이 있잖아요.”

백현호는 마치 사실인 것처럼 거짓말을 떠들었다.

“효진 씨도 알다시피 이안 광장 프로젝트는 우리 백운그룹의 메인 사업이에요. 절대 손해가 나면 안 되는 사업이라고요. 효진 씨 얼굴을 봐서 주식을 넘기겠다고 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얘기도 안 꺼냈을 거예요. 곧 연말이라 배당금도 나올 텐데 갑자기 왜 환불한다는 거예요?”

그는 아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찬혁 씨한테서 모든 걸 들었어요. 백운그룹은 파산의 위기에 놓여 있고 당신들은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고요! 처음부터 당신의 사기극이었어! 윤 회장과의 계약도 찬혁 씨가 성사시킨 건데 자기 거인 것처럼 떠들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거짓말을 해요?”

유효진의 얼굴에는 깊은 혐오감이 서렸다.

“그건….”

사실 백현호는 유효진 앞에서 부드럽고 자상한 남자 이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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