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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블랙티 레스토랑.

현대몰에서 가장 고급 진 레스토랑이다. 소문에는 한 끼에 몇 천만 원이 넘는다.

이 레스토랑 앞을 지나갈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은 일반인들은 식사는 꿈도 못 꾼다.

이때 하은혜와 남성은 블랙티 레스토랑에 들어갔고 김예훈은 눈살을 찌푸린 채 빠르게 그 뒤를 쫓았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김예훈은 하은혜가 홀 중앙에 있는 모습을 보았다.

홀 전체가 궁전처럼 꾸며져 있는 것을 보아 오늘 블랙티 레스토랑 전체를 대관한 것이 분명하다.

하은혜 앞 쪽에 백발을 한 노부인이 있었고 중년과 젊은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그리고 아까 하은혜와 같이 간 잘생긴 남성은 노부인에게 달려가 인사를 한 후 옆에 섰다.

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하은혜를 차갑게 또는 조롱 섞인 눈빛으로 쳐다봤다.

김예훈의 표정이 찡그러졌다. 이 상황으로 봤을 때 저 남성은 하은혜의 남자친구가 아니다.

‘도대체 지금 무슨 상황이지?’

이때 인파 속에서 하은혜의 형님인 조연아가 차갑게 말했다.

“하은혜, 너 진짜 대단하다! 서울 하씨 가문의 큰 어르신께서 먼 서울에서부터 발걸음 하셨는데, 너는 세 번이나 거절하고! 아. 너 설마 지금 여기 경기도라고 우리가 이제 필요 없다는 거니? 서울 하씨 가문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거야?”

하은혜의 사촌 오빠인 하지석도 옆에서 차갑게 말했다.

“하은혜! 이번에는 일이 바쁘다 같은 핑계는 꺼내지도 마! 내가 다 이미 알아봤는데 네가 지금 일하고 있는 CY그룹에 새로 온 부대표가 전반적인 일을 관리한다며! 너는 도대체 뭘 하는 거니? 김세자를 그렇게 오래 따라다녔으면서 결국 지금도 일개 비서잖아! 엄연한 하씨 가문의 사람이 다른 사람의 비서가 된 것도 좋아. 근데 이렇게 오랫동안 일하면서 제대로 된 직책 하나 없잖아! 너는 우리 서울 하씨 가문이 온 서울에 웃음거리가 되길 원하는 거니? 하은혜, 너 잊지 마! 경기도 하씨 가문은 서울 하씨 가문에서 떨어져 나간 가문일 뿐이야! 하정민 할아버지가 너를 얼마나 아끼든 간에 평생 책임은 못 지어준다! 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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