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은 “김예훈, 네가 개소리하는구나, 내가 사람을 찾아 너를 없애버리는 수가 있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김예훈도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말했다.“정지용, 네가 뭘 했는지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네가 뭘 알아? 청소나 하는 사람 주제에 뭘 알아! 할아버지, 이놈이 제멋대로 말을 하는 것이니 빨리 사람을 불러 쫓아내세요.”라고 어르신한테 고자질했다.이때 어르신은 차가운 목소리로 “김예훈, 네가 정 씨 가족의 일원이기에 용서해 주는 거다,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지용이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험한 꼴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어르신은 말을 하면서 김예훈에게 시선도 주지 않았다.그는 계약서 조작 때문에 투자가 무산된 게 틀림없다고 마음속으로 확신했고, 다른 가능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어르신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본 정 씨 가족은 하나같이 기뻐하는 표정이었다.“무릎 꿇어! 데릴사위! 무릎 꿇어! 무릎을 잘 꿇으면 어르신께서 자비를 베풀어 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지용아, 얼른 무릎 꿇게 해, 오늘 무릎 꿇지 않으면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해라! ”“그러게, 쓸모없는 놈이 우리 정 씨 집안에서 시치미를 떼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명탐정이라도 되는 것처럼?”“바보 같은 놈! ”한편, 옆에 있던 임은숙 역시 좋지 않은 안색으로 입을 열었다.“김예훈, 빨리 어르신께 사과해. 일을 성사시키기에는 역부족한 놈, 애초에 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어!”정민아도 초조한 얼굴이었디. “김예훈, 함부로 말하지 마...”지금 이 순간, 정민아는 절망적이었다. 자기 남편이 드디어 진보를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눈치가 없을 줄이야, 어르신이 화내는 것도 모르고 결정적인 순간에 증거도 없이 정지용을 비난이나 하다니, 자신의 행동이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임은숙은 더욱 차가워진 눈길로 김예훈을 노려보았다. 아무 쓸모도 없는 놈이 파나메라를 운전하고, 남을 도와 운전할 줄 밖에 김예훈에게 화가
정동철 어르신은 “경비원 몇 명을 데려와, 오늘 무조건 쟤 무릎을 꿇게해, 안 꿇으면 꿇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군가가 입구에 있는 정 씨 일가의 전용 경호원 몇 명을 불러들였고 경호원들이 움직이려고 했다. “왜 이렇게 서두르세요! 말 한마디 할 시간도 주지 않으면서, 내가 그렇게 두려운가요?” 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정민아의 핸드폰을 집어 들고 재빨리 앱으로 들어가 조작을 하더니 동영상 한 개가 로비에 있는 거대한 TV에 나타났다.“오늘의 뉴스, 오늘 오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YE 투자 회사의 충돌 사건이 내부자에 의해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소식에 의하면 YE 투자 회사에서 쫓겨난 이 선생은 YE 투자 회사의 회의실에서 회사 직원을 성추행했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는데요, 직원 신변보호 차원에서 즉각 해명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이 영상을 가지고 경찰에 신고를 접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 다 함께 관련 영상을...”라는 뉴스 영상이 재생되었다. 화면에는 YE 투자 회사의 회의실 화면이 나타났다.화면에는 정지용이 비열한 얼굴로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에게 손을 대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곧바로 하은혜가 소리치며 멈추라고 하는 장면도 찍혀있었다. 그다음 정지용은 두 경비원에 의해 회사 밖으로 쫓겨나가는 장면이 나왔다.영상이 끊겼고 곧 화면 전체가 어두워졌지만 모두 멍해졌다.영상의 화질이 조금 흐릿하였지만 아주 흐릿한 화면이라도 그들은 이미 익숙한 형체를 알아보았다. YE 투자 회사에서 저질스러운 행동을 하던 사람은 다름 아닌 방금까지 떳떳하게 행동하던 정지용이었다!“이...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어르신은 비록 나이가 많아 눈앞이 흐릿하게 보이긴 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고 지금 그의 마음속에는 의심이 가득했다.김예훈은 대답 대신 가볍게 웃으며 정지용을 돌아보았다.순간 정지용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처음 영상을 볼 땐 의문이 가득했지만 점차 영상 속의 인물이 자신이라
“그래, 지용은 나이도 어리고 돈도 많아,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꼬시면 그만이지, 그런 치졸한 수법은 필요 없어!”“설마 김예훈이 자기 아내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영상을 만든 건 아니야?”“정말로 그런 것이라면 우리가 김예훈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거네!”정 씨 가족들은 김예훈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었다, 게다가 어르신도 정지용의 편을 들어주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줄을 갈아탔다.김예훈은 차갑게 한번 웃더니 어리둥절해하는 정민아를 힐끗 쳐다보며 “여보, 그 하 비서 연락처 있어?”라고 말했다.“응? 있어, 전에 명함을 받았어.” 정민아는 무의식으로 대꾸했다.“그럼 간단하겠네, 사람들 앞에서 하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도대체 왜 우리와 협력하지 않는지 물어보면 답이 나오잖아!” 김예훈이 한마디 귀띔했다.“좋아!” 정민아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이었다.그러자 정지용은 창백한 얼굴로 “민아 누나! 우리 정 씨 일가는 이번에 이미 충분히 창피를 당했어요! 설마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려고요? 누나는 어떨지 몰라도 우리는 그 모욕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정민아는 김예훈을 한 번 쳐다보았다.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평생 이렇게 억울하게 당하고 싶다면 이 전화는 하지 않아도 돼!”라고 말했다.“야! 김예훈, 감히 우리 정 씨 집안일에 끼어들다니,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정지용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갑자기 달려들어 발을 들어 김예훈이 있는 방향으로 걷어찼다.“퍽”그러나 김예훈은 발을 들어 정지용의 무릎을 직접 걷어찼고 정지용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김예훈! 감히!”“김예훈, 너무하는 거 아니야?”
사방에서 규탄하는 소리를 냈지만 김예훈의 발차기 때문에 보안원조차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김예훈은 정민아를 보며 작게 말했다. “전화해. 스피커 켜고, 날 믿어!”잠시 망설이던 정민아가 숨을 깊게 마시더니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하은혜에게 전화를 걸고 스피커를 열었다.“뚜뚜뚜…”전화 연결음이 울리자 시끄럽게 소리지르던 정씨 가족들이 이내 조용해졌다.정지용을 편애하던 어르신마저 이 순간엔 인내심 있게 참았다. 왜냐면 550억 투자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투자금이 없으면 정씨는 망할 수도 있다.“여보세요. YE 투자 회사 총지배인 하은혜입니다. 누구시죠?”휴대폰 너머로 청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잔뜩 긴장한 정민아가 겨우 입을 열었다. “하 비서님, 정민아예요. 어제 우리 만났죠?”“아네, 정민아 씨군요.”하은혜의 목소리가 조금 싸늘해졌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지금 당신네 가문이 대표님께 반갑지 않는 상대가 되어버렸어요. 대표님께서 당신들을 파산시키라는 지시를 내렸어요. 그러니 더 이상 저한테 연락하지 마세요. 불편하거든요.”그 말에 정씨 가족들이 심호흡을 했다. 어르신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침묵했다. YE 투자 회사 뒤에는 경기도에서 제일 가는 YE 가문이 있으니 이류 가문을 파산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다.“하 비서님, 저도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아요. 그러니 전화를 끊지 마세요.”정민아가 당황했다. 처음 봤을 때 친절하게 대하던 하 비서가 지금은 너무 차갑게 느껴졌다.“제가 묻고 싶은 건 분명 어제 계약을 체결했는데 왜 갑자기 계약을 취소하셨어요? 게다가 우리 집을 파산시킨다니…”파산이라는 말에 정씨 가족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만약 정씨 일가가 파산을 한다면 이 사람들도 같이 망하게 되버리니까.“당신들…” 하은혜가 잠시 멈칫 하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할게요. 저희 대표님께서 원래 당신네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러니까 바로 계약을 하려고 한 거예요. 한데 당신과 당신네 가문에서 너무 심했어
정씨 별장에 가족들이 모였다. 이제 모든 것이 밝혀졌으니 일을 그르치게 한 정지용을 쏘아봤다. 김예훈은 씨익 웃으며 옆으로 물러났다. 정씨 일가가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 처리할지 잘 알고 있으니 이젠 나서지 않아도 된다.촤악!어르신이 정지용에게 한걸음 다가가더니 있는 힘껏 뺨을 후려쳤다. 정지용은 정신이 혼미했지만 얼굴을 감싸고 있을 뿐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쓸모 없는 녀석. 할아버지가 너무 실망했다. 그동안 후계자로 삼아 키워왔는데 결국은 네, 네 놈이…”어르신은 화를 이기지 못해 부들부들 떨었다.“할아버지, 저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프런트 직원과 몇 마디 한 것뿐이에요. 누가 알았겠어요? 그게 대표 여자친구인지!”정지용이 뼈저리게 후회했다.“안 되겠다. 이 일은 무조건 해결해야 돼! 아직 돌이킬 여지가 있을 거야!”어르신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더니 정민아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민아, 방금 하 비서가 너한테는 친절하게 대하더구나. 그러니 내일 YE 투자 회사에 가서 사정해보는 게 어떻겠니?”“안 돼요!”정민아가 대답하기 전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모두 뒤 돌아보다 하나같이 눈살을 찌푸렸다. 재수 없는 놈, 데릴사위가 감히 어디에 끼어들려고 하는지 상당히 불쾌했다.“김예훈, 너랑 무슨 상관이야? 데릴사위 주제에!”누가 욕설을 퍼부었다.“그깟 동영상으로 증거 삼았다고 끼어들지 마. 네 따위가 나설 자리가 아니야.”“그러게. 어르신이 민아에게 말하는데 지가 왜 난리야?”“왜 상관없어요? 민아는 제 아내예요. 방금도 이유없이 억울하게 당했는데. 설명도 하지 않고 무작정 사정하라고 떠밀다니. 가족끼리 이래도 되는 거예요?”김예훈이 반박했다.“아내?”
김예훈의 말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김예훈, 너는 자존심도 없어? 얌전히 굴지 못할 망정 어디서 남편 노릇이야? 네 말을 누가 들어줄까?”정민택이 다가오며 김예훈을 싸늘하게 봤다. 이 자식 때문에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들이 모두 앞에서 창피를 당했으니 너무나 얄미웠다.“네 말을 민아가 들을 거 같아? 네 장모와 장인도 아무 말도 안 하는데 무슨 자격으로 나서? 위아래도 모르는 새끼가 저리 꺼져!”김예훈을 벌레 보듯이 멸시했다.“큰형님, 김예훈 말이 맞아요. 이번에 민아 안 가요!”임은숙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뭐…뭐라고?!”정민택이 임은숙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손가락이 떨렸다.“뭐라니? 우리 민아에게 잘못했으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집에서 내쫓는다고요? 왜요? 우리 딸만이 가문을 살릴 수 있는데도 사정하지는 못할 망정 뭐가 그렇게 거만해요? 큰형님, 잊으셨어요? 우리 정씨 가문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건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걸요!”임은숙은 원래부터 기가 세서 정민아 아버지도 꺽지를 못했다. 오늘 참았던 분노를 퍼부을 곳이 없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겼다.김예훈이 의아하게 쳐다봤다. 이 아줌마가 자신이 한 말에 동의하는 날이 오다니 참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그제야 정민택이 입을 다물었다. 다 맞는 말이니 부정할 수 없었다.그때 어르신이 인상을 구기면서 말했다. “임은숙, 이번에 확실이 지용이 잘못했어. 하지만 우리는 한 가족 아닌가? 만약 정씨 가문이 파산하면 너희들 무사할 거 같아? 우리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들 위해서라도 나서는 게 정상 아니냐?”임은숙이 더 이상 말하지 않자 어르신이 단호하게 말했다. “정민택, 사과해.”정민택의 안색이 변하더니 곧 이를 악물면서 사과했다. “제수씨, 이번 일은 우리가 잘못했어요. 민아에게 누명을 씌웠으니 우리 가문을 대표해서 사과할게요.”정민택은 맏아들이라 자존심이 엄청 강해 가족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를 한 적이 없었다.체면이 다 깍혀서 머리 뚜껑이 열
임은숙이 생각에 잠겼다. 말 그대로 정씨 가문이 파산하면 본인에게도 영향이 미치게 된다.“알겠어요.” 임은숙이 그제야 대답했다.“안 돼요!” 김예훈이 다시 반대했다.이번은 정씨 가족뿐만 아니라 임은숙도 김예훈을 노려봤다. 이미 결정 난 일이니 아무리 데릴사위 따위가 나서서 반대한다 해도 먹히지 않았다.임은숙이 싸늘하게 내뱉었다. “김예훈, 저리 썩 꺼지지 못해! 네가 낄 자리 아니야!”“어머니, 저는 민아를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처음부터 민아가 책임지고 YE 투자 회사와 계약을 맺은 건데, 통보도 없이 담당자를 바꿨어요. 그 때문에 일이 틀어졌는데 또 민아가 나서면 뭐가 됩니까?”김예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쏘아붙였다. “확실하게 해야 돼요. 민아가 진짜로 계약을 성공시키면 그때도 담당자를 바꿔도 돼요? 민아가 무슨 심부름꾼도 아니고!”“김예훈! 너 따위가 감히 할아버지 앞에서 시위를 해?!”가까스로 일어선 정지용이 욕을 퍼부었다. 한데 김예훈이 말한 것처럼 나중에 또 담당자를 변경하려고 했다. 어찌했든 할아버지는 자신을 가장 아끼시니까.임은숙이 다시 생각에 잠겼다. 이런 생각을 못했다. “김예훈! 네가 낄 자리가 아니니 당장 꺼져! 아니면 우리를 탓하지 마!”정민택도 나서서 욕을 했다. 왜 김예훈이 이러는지 알 것 같아 두려웠다.김예훈은 옆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도 쓰지 않고 할아버지만 계속 쳐다봤다.“할아버지. 확실하게 정하셔야 돼요. 민아 외에 다른 사람은 안 되나요?”어르신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래, 그게 뭐 어때서? 민아도 우리 집 사람이고 우리 가문 이득을 위해 나서야 돼. 다 우리 덕에 먹고 사는데, 너도 우리 집에 빌붙어 살잖아! 그러니 도움이 필요할 때 좀 나서주면 안 되냐?!”“가문을 위해 나서는 건 당연하죠. 하지만 그것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돼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정씨 집안 담당자가 만약 이사장이라면 더 성의 있지 않을까요?”“너…”어르신이 당황했다. ‘김예훈! 정씨 이사장 자리를 노리
이 시각, 정씨 가문에 정민아가 투자금을 받아오면 총지배인으로 승진한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다들 놀라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감히 반대 의견은 내지 않았다. 이 투자금이 없다면 정씨 가문이 진짜 망할지도 모르니까.현재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누가 권력을 잡든 상관 없었다.정지용과 정민택이 마주 앉아 서로를 쳐다본다.정지용은 원망스러웠다. “아빠, 셋째 삼촌네는 죄다 쓸모없는 자식만 낳았어요. 자기 식구 편을 들어야지 왜 그 자식 편을 드냐고요! 김예훈이 내 뺨을 때려도 가만히 있지 않나, 투자금 핑계를 대고 총지배인 자리를 달라고 하지 않나. 사람을 너무 우습게 봐요!”정민택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 이 투자금은 우리 집에 아주 중요해. 그러니 꼭 YE 투자 회사와 관계를 회복시켜야 돼. 투자금만 받는다면 자리를 내주는 게 무슨 대수겠냐?”“그래도…” 정지용의 얼굴이 점점 구겨졌다.“그럼 그 기지배한테 자리를 넘겨요?”“넘기는 게 어때서? 걱정 마. 아무리 애를 써봤자 어쩌지 못할 거야. 여자가 무슨 사업을 한다고. 할아버지는 그냥 요구를 들어주는 척한 거야. 투자금만 받으면 정말로 그 자리를 여자한테 넘길 것 같아?”정민택의 안색이 싸늘했다. “그때 가서 내가 사임할 테니 요즘 말썽 부리지 마. 총지배인 자리를 포기하는 대신 이 프로젝트 담당자 자리를 쟁취해야 돼. 그래야만 정씨 가문을 손에 넣을 수 있어.”그 말에 정지용이 씨익 웃었다. “그럼 550억을 우리 마음대로 쓰는 거죠?”“아마 그렇게 될 거야. 한데 쇼핑 센터는 우리 가문 근본이니 무조건 세워야 돼. 쇼핑 센터만 잘 운영하면 누구 눈치도 볼 일이 없어.”정민택은 오늘 일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참, 그 집 데릴사위. 기회를 봐서 혼내 줘야겠어요. 그 자식 때문에 우리 일을 망쳤잖아요.”정지용이 씩씩거리며 이를 갈자 정민택이 인상을 구겼다.“너 바보냐? 그 자식이 꾸며낸 말이겠어? 내 짐작엔 임은숙 그 여자가 시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