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은?" 정민아가 유나의 표정을 쳐다보더니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맞아, 두 사람 처음 보는 사이지." 김예훈이 머리를 탁 치며 소개했다, "이분은 응급센터의 유 선생님이야, 저번에 한 번 뵀었어.""유 선생님, 이쪽은 제 아내입니다, 빨리 처리해주십시오."두 여자의 안색이 별로인 것 같았지만 김예훈은 온통 정민아의 상처에 정신이 팔려 신경 쓰지 않았다.유나는 "아내"라는 말을 듣고 조금 당황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지었다:"김예훈 씨, 젊은 나이에 성공적인 삶이네요, 이렇게 예쁜 아내분도 있고, 걱정하지 말아요, 조금도 흉터가 남지 않을 거예요.""네, 유 선생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마음이 놓입니다" 김예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유나의 실력과 품성에 대해서는 의심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유나가 이렇게 말해주니 더 안심되었다.이내, 정민아와 조이영、안지희는 모두 응급실로 들어가 상처를 치료했다.이때, 김예훈은 선우건의 부상이 생각났다, 잠시 고민한 후 그가 선우정아한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김예훈 씨..." 전화는 순식간에 연결되었다, 전화 맞은편, 소파에 기대어 앉아있던 선우정아가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차를 마시고 있던 선우건이 그 모습을 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손녀가 푹 빠진 게 분명하다, 데릴사위가 도대체 뭐가 그리 좋은지?한편,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선우정아 씨, 오랜만입니다, 선우 어르신의 부상 상태는 어떠하십니까?"전화 맞은편, 선우정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나한테 전화를 한 이유가 할아버지의 부상 때문이란 말인가?그러나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해요, 할아버지 상태는 많이 좋아졌어요, 며칠 후에 경기도로 돌아가려고 해요""그렇군요, 그럼 돌아가기 전에 저한테 연락해주십시오, 배웅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예훈이 인사치레했다."좋아요, 그때 꼭 오셔야 해요, 약속 어기지 말아요!"말
옆에 있던 안지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가 정민아의 표정을 보고는 무의식적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고 했다:"조이영, 그만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닐 거야, 아까 유나 씨는 우리의 상처를 진지하게 치료해줬어, 좋은 사람이야.""안지희, 너 왜 다른 사람의 편을 들어?" 조이영이 차갑게 웃었다, "약 바르고 나니까 잊은 거야? 우리가 이 찌질한 놈 때문에 하마터면 신세 망칠 뻔한걸? 김예훈, 잘 들어, 네가 우리를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고 해서 이 일을 그냥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마.""만약 네가 능력이 있었다면, 아니 네가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면 우리가 그년한테 맞았을까? 충고하는데 빨리 민아랑 이혼해! 길 가던 사람 붙잡아서 결혼해도 너 같이 찌질한 놈보다는 백 배 더 나을 테니까!"어차피 조이영은 김예훈과 정민아를 갈라놓을 속셈이었다, 이전에는 뒤에서 꼼수를 썼다면 오늘은 아예 대놓고 말했다.현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김예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정민아와 이들을 데리고 상처를 처리하러 왔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유나 선생님은 단순한 사람이다, 조이영이 지금 이러고 있으니 그녀를 볼 면목이 없다.한편, 조이영의 말을 듣고 정민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 모습을 보고 김예훈이 쓴웃음을 지었다, 근데 그럴 만도 했다, 그녀들을 데리고 유나 같은 미녀 의사를 찾아왔으니 의심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왜? 날 때리기라도 하게?" 조이영이 김예훈의 안색을 살피고는 소리쳤다, "아니면 내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김예훈, 민아가 단순하다고 괴롭힐 생각하지 마! 데릴사위 주제에 왜 이리 날뛰는 거야?"김예훈의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이때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만해, 여긴 병원 응급실이야, 게다가 이건 우리 부부 사이의 일이야, 그만 억지 부려!""내가 억지를 부린다고?" 김예훈의 말을 듣고 조이영은 더욱 분노했다, "왜? 네가 이런 짓을 하는데 내가 말도 못해?""나랑 유나 씨 아무 사이
이 말이 터져 나오자 응급실 전체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정민아도 당황했다, 예전에 김예훈은 조이영과 안지희의 조롱을 받아도 이렇게 큰소리를 친 적은 없었다, 근데 지금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설마 뭔가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건지?그 생각을 하고 정민아는 입술을 꽉 물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그녀도 이게 질투인지 아니면 실망인지 잘 모르겠다결혼한 지 3년이 되었지만 김예훈한테 손끝 하나 건드릴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예훈이 밖에 딴 여자가 있는 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정말 그 일이 발생했을 때, 그녀의 마음은 너무 복잡했다."조이영, 그만해." 깊은숨을 들이쉬며 정민아가 말했다, "집에 데려다줄게."말을 하고 정민아는 김예훈의 손에 있던 차 키를 낚아채고 조이영과 안지희를 데리고 응급실을 나갔다.정민아는 자신이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몰랐다, 김예훈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게 분명한데 말이다.세 사람이 떠나는 걸 보며 김예훈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잠시 후, 유나가 다가와서 아랫입술을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 미안해요, 저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네요."김예훈은 그녀를 위험 속에서 구해줬다, 그리고 병원의 부원장으로 만들어줬다, 이건 엄청난 은혜이다, 아직 이 은혜도 갚지 못했는데 자신 때문에 김예훈의 가장이 파탄 난다면 유나는 평생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한편, 유나는 의문이 가득했다, 김예훈 같이 훌륭한 남자가 왜 데릴사위인지? 만약 그게 취미라면 자신도 이 남자를 먹여 살릴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그 생각을 하니, 유나는 순식간에 얼굴을 붉어졌다...김예훈이 고개를 돌려 유나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유나는 다 좋지만 너무 쉽게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다, 그러니 자꾸 사람들한테 오해받는 것이다.유나같이 단순한 여자가 사람들 앞에서 조이영한테 욕을 먹었으니 김예훈은 엄청 난감했다:"유 선생님, 이 일은 당신 잘
"헐 대박, 내가 꿈을 꾸는 건 아니겠지? 방금 사복을 입고 지나간 사람이 유나 선생님 맞아?""너도 봤어? 난 내가 잘못 본 줄 알았어!""유나가 제정신이야? 그렇게 많은 스포츠카는 안 타고 전기 스쿠터를 타다니? 그것도 공용 전기 스쿠터, 한 시간에 5천 원밖에 안 하는 그런 걸 말이야!""설마 이런 게 돈보다는 행복이라는 것인가...""유나 선생님이 이렇게 소박한 걸 좋아할 줄 알았다면 차를 사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이날부터 병원의 모든 남성 의료진은 전기 스쿠터로 바꾸고 더는 차를 운전하고 출근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병원 부근의 번거로웠던 주차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었다.........도로에서, 김예훈은 유나가 남해호텔의 유명한 양식을 먹고 싶다고 해서 김예훈은 아무 생각 없이 하은혜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을 부탁했다. 하은혜를 생각하니 벌써 이틀이나 회사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하은혜가 있어서 김예훈은 걱정하지 않았다.뒷좌석에 앉아있던 유나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가 쑥스러워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 아니면 나중에 같이 식사해요...""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김예훈이 무의식중에 입을 열었다, 그가 기침을 세게 하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곧 도착합니다, 게다가 이미 자리를 예약해 두었습니다.""그리고 김예훈이라고 부르지 말고 예훈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그렇게 격식을 차릴 필요 없습니다."말하면서, 두 사람은 남해호텔 아래층에 도착했다, 앞에 마침 주차 자리가 있어서 김예훈은 별생각 없이 타고 온 전기 스쿠터를 그곳에 주차했다."땡-"주차를 마치자마자 김예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선우정아한테서 온 문자였다:"우리 5일 후에 떠나요."선우정아가 특별히 자신한테 문자를 보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김예훈은 웃으면서 핸드폰을 들어 답장하려고 했다."펑-"바로 이때, 세단 한 대가 주차를 하면서 마침 전기 스쿠터에 부딪혔다.김예훈과 유나
작은 교통사고 때문에 이런 미인들을 볼 수 있을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중요한 건 두 여인은 서로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 중의 한 여인과 하룻밤을 같이 보낼 수만 있다면 죽어도 원한이 없겠다.한 여인은 청순하다, 그녀를 보면 마치 어린 시절의 첫사랑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또 한 여인 가난한 집 예쁜 딸 같은 느낌이 들어 언제든지 품을 수 있을 것 같았다.다들 헛된 꿈을 꾸고 있을 때 김예훈이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임설희?"차 안의 미인을 김예훈은 알고 있었다, 그의 대학교 시절 짝궁이었던 임설희, 예전에 동창회에서 그의 편을 들어준 적도 있었다,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김예훈?" 임설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지난번 동창회 때, 동창들은 김예훈이 데릴사위가 되었고 궁상맞고 찌질하고 엉망진창이라고 조롱했다. 그녀는 믿지 않고 김예훈의 편을 들었는데 오늘 김예훈의 이런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좀 이상했다."김예훈, 네가 어떻게..." 임설희가 한숨을 내쉬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학교 다닐 때는 너도 똑똑했잖아, 나보다 시험 잘 볼 때도 있었고, 근데 왜 이렇게 된 거야? 지난번에 난 애들이 함부로 말하는 줄 알았어... 선배님, 이 돈은 제가 낼게요, 그러니까 그만 해요."임설희의 말을 듣고 김예훈은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비록 임설희가 좀 오버했지만 김예훈은 잘 알고 있다, 임설희는 착한 사람이고 자신을 조롱하려고 고의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신의 처지가 딱해 보여 도와주려고 한 것이라는 걸 말이다."임설희, 학교 다닐 때도 그렇게 나한테 신경 쓰더니, 아직도 그러고 싶어?" 김예훈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임설희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진짜, 제발 좀 정신 차리고 살아, 지난번 동창회에서 보니까 네가 제일 궁상맞더라, 잘 살려고 노력해야지, 내가 옆에서 매일 널 일깨워 줄 수도 없으니까 네가 알아서 똑바로 하고 살라고."바로 이때, 임설희 옆에 있던 그 남자는 김
김예훈는 웃으며 말했다:"임설희, 넌 학교 다닐 때랑 변한 게 없구나, 걸핏하면 날 가르치려 하잖아.""농담 아니야! 지난번 동창회 때, 애들이 너한테 의견이 많았어, 직장 구해서 착실하게 살아, 맨날 헛된 꿈만 꾸지 말고." 임설희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넌 지금 행복해? 돈 몇 푼 때문에 제비 짓이나 하지 말고, 차라리 마음 잡고 경비원이나 하는 게 낫겠다."임설희는 김예훈한테 참 좋은 친구였다, 지금 이 상황에도 김예훈을 생각하는 걸 보면.김예훈은 손을 뻗어 예전처럼 임설희의 얼굴을 꼬집었다:"솔직히 예전에 네 말 듣지 않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거 후회했어, 하지만 나 지금 잘살고 있어."비록 3년 동안 데릴사위 노릇을 했고 지금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의 그는 YE 투자 회사의 대표이다, 김예훈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물론 오늘 병원에서 정민아와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너..." 임설희가 미간을 찌푸렸다, "너 진짜 전혀 노력할 마음이 없구나."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임설희도 조금 실망했다, 더는 김예훈한테 충고하지 않고 옆에 있는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됐고, 더 이상 말 안 할게, 조운 선배의 차와 부딪힌 건 너니까 신고하지 말고 그냥 돈 좀 내서 수리하게 해."바로 이때, 뒤에 있던 조운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방금 김예훈이 임설희의 얼굴을 꼬집을 때 그는 이미 많이 불쾌했다, 그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김예훈, 설희를 봐서 너한테 따지지 않을게, 200만 원만 줘, 수리는 내가 알아서 할게."200만 원? 이 인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 자기 전기 스쿠터도 상태가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운의 차는 긁힌 자국이 몇 개 생겼을 뿐이고 조운이 자기한테 와서 부딪혔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김예훈의 책임이 아니었다.게다가 조운의 차는 혼다의 오딧세이라는 모델이다, 가격은 4000만원 정도이다, 지금 페인트칠하는데 200만 원을 요구한다고? 이
김예훈은 담담하게 웃을 뿐 미쳐 날뛰는 조운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떠날 준비를 했다.김예훈의 모습을 보고 조운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김예훈을 막아서며 말했다:"자자, 얼른 배상해! 아니면 당장 고소할 거니까!"뒤에 있는 임설희는 마음이 약해져 말했다:"김예훈, 만약 도저히 돈을 내놓을 형편이 안 되면 내가 빌려줄게."김예훈이 이렇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이런 일로 김예훈이 직장을 잃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나도 다 알아차렸다, 눈앞의 이 남녀는, 한 사람은 김예훈의 선배이고 한 사람은 김예훈의 짝꿍이다.근데 선배라는 사람이 이리 억지를 부려도 되는 건가?그녀는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이봐요, 왜 이렇게 막무가내예요? 당신이 우리한테 와서 부딪힌 거잖아요? 왜 우리한테 배상하라고 하는 거예요?”조운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난 이미 많이 양보한 거예요, 그리고 왜 김예훈 같은 사람과 친구 해요? 이런 놈이 뭐가 볼 게 있다고? 전기 스쿠터나 타고 다니는 신세잖아요."조운은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 김예훈의 공용 전기 스쿠터 앞에서 그가 대출로 산 세단은 훨씬 우월했다.찌질한 사람? 찌질한 사람이라면 그 결정적인 순간에 날 구할 수 있었을까? 찌질한 사람이라면 날 병원 부원장 자리에 앉혔을까? 찌질한 사람이라면 남해인민병원 배후의 대주주가 김예훈을 깍듯하게 모실까?유나가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바로 이때 남해호텔의 로비 쪽에서 정장을 입은 여인이 하이힐을 신고 걸어 나왔다."이 사람이 남해호텔의 로비 매니저인가?""보아하니 호텔 쪽에서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 이러는 거야, 이런 일로 영업에 영향을 주는 걸 용납하지 못하는 거겠지.""저 자식은 끝장이야, 경비원이든 설거지 도우미이든,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남해호텔에서 저 자식이 손님한테 무례를 범했으니 옳든 그르든 여기서 잘리게 될 거야!""요즘 젊은이들은 참을 줄을 몰라, 아까 사과하면 그만인
조운의 VIP 카드를 보고 로비 매니저는 이내 공손하게 그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것이 바로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남해호텔의 규칙이다. 그러고나서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저기요, 저희 호텔의 회원이 아니면 이곳에서 소비할 수 없어요, 저희 주차장은 고객분들께 제공하는 곳이에요, 외부인은 함부로 주차할 수 없어요, 지금 당신이 함부로 주차한 관계로 저희 고객분의 차가 훼손되었으니 배상해야 해요."로비 매니저가 자신의 편을 들자 조운이 득의양양한 얼굴로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들었지? 촌놈, 당장 배상해,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해호텔에 이런 규정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매니저님, 비록 제 개인적으로 VIP 카드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저희 비서한테 이미 예약해놓으라고 했습니다, 설마 그래도 이곳에 주차하면 안 되는 겁니까?"오늘은 유나한테 식사를 대접하러 왔으니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설명하고 넘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로비 매니저와 조운 두 사람이 마주 보더니 이내 조운이 "하하" 하고 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여러분,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죠? 이 자식이 비서한테 예약하라고 지시했대요? 이런 놈이 비서가 있다고? 비서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있긴 한지? 잘난 척도 정도껏 해야지, 웃겨 죽겠어, 하하하..."임설희도 가볍게 한숨을 쉬며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김예훈, 정말 여기서 밥 먹고 싶으면 얼른 선배한테 사과하고 예약해달라고 부탁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잖아...""그래, 사과해, 무릎 꿇고 사과하면 내가 돈도 안 받고 자리도 예약해줄게, 어때?" 조운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예전에 임설희를 쫓아다닐 때 바로 이 김예훈 이 자식이 계속 장난질을 쳤다, 오늘 무릎을 꿇게 한다면 배상하지도 않아도 괜찮다.임설희 앞에서 체면만 세우면 그녀를 자기 여자로 만드는 건 아무 일도 아니었다. 김예훈은 차갑게 조운을 쳐다볼 뿐 전혀 상대하고 싶지
남윤지는 원망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번에 김현민이 만반의 준비를 한 것도 오직 김예훈을 한 번에 짓밟아 버리기 위해서였다.강준이 장현준의 부름을 들었다는 소식에 특별히 김현민과 함께 구경하러 온 것이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장면을 볼 줄 몰랐다.항상 거만하고 기세등등하던 강준은 장무준을 도와줄 생각은커녕 오히려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남윤지, 내가 몇번을 말해. 사람이 차분해야 한다고. 그렇게 초조해할 필요가 뭐가 있어?”김현민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듯이 담담하기만 했다.“내가 이미 소식을 들었는데 전에 진주·밀양 용전 사건 때 용문당 당주님이 나타나서 김예훈의 편을 들어줬다는 거 강준이 알게 되었다고 했어. 여우 같은 성격을 봤을 때 쉽게 누구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아니야. 오늘 김예훈에게 저녁을 사는 것도 강해 보이니까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려는 의도일 것이야. 김예훈이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인 걸 알게 된 순간 지금 공손한 만큼 잔인해질지도 몰라. 사실 마리아가 한 말도 틀리지 않았어. 강씨 가문은 영국 제국 덕분에 일어난 것이 맞거든.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직접 김예훈을 죽여버릴 거야. 한편으로는 영국 제국에, 한 편으로는 용문장 집법부대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는 거지. 마지막으로 장씨 가문에도, 우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도 할 말이 있지 않겠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인 거지.”김현민은 확신이 가득한 표정이었다.이때 남윤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정말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이 확실해요?”“당연히 아니지.”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용문당은 오직 용씨 가문의 용문당일 뿐, 다른 사람의 용문당이 될수 없어. 외부인을 후계자로 선택한다면 용문당 내부의 사람들이 동의하더라도 용 도련님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야. 아니면 용문당 집법부대가 머나먼 진주까지 찾아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들이 회장님을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말하더라고요. 이제 문을 닫고 개를 풀어 저를 물어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눈가를 파르르 떨던 장무준은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고개를 낮춰 말할 수밖에 없었다.“강 회장님, 오해예요. 다 저희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잊어버려서 급한 마음에 헛소리한 것뿐이에요. 부디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는...”쨕!강준은 장무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는 실크 손수건으로 손바닥을 닦으며 말했다.“법을 어긴 놈들을 다 끌어내. 그리고 손과 발을 다 부러뜨려.”강준은 장무준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김예훈 같은 냉혹한 사람 앞에서는 사과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용문당 당주님이 그를 이 정도로 신경 쓰는 걸 보니 어쩌면 후계자로 키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이참에 김예훈에게 잘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을 위해 집법부대와 맞서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김예훈을 위해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강준의 명령을 들은 건장한 용문당 제자들은 장무준을 끌고 나가 그의 손발을 부러뜨리려 했다.“강준! 넌 무준 씨를 해칠 자격이 없어!”마리아가 앞을 막으면서 영국 제국 시민권을 꺼내 자랑스럽게 말했다.“이거 잘 봐. 무준 씨는 이미 영국 제국의 사람이라고! 무준 씨를 건드리는 건 나 마리아, 그리고 영국 제국과 맞서는 거라고!”쨕!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준은 직접 나서서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년도 데려가서 손발을 부러뜨려! 아, 그리고 아까 우릴 보고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했댔지? 이참에 혀까지 잘라버려!”...한 시간 뒤, 구급차 몇 대가 동씨 가문에 도착해 장무준과 마리아를 데려갔다.이들은 최소한 병원에서 반년은 보내야 할 운명이었으며, 언제 퇴원할지는 아무도 몰랐다.추문성은 추씨 가문에 전화해
체면을 안 준다고?이 말은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친구 사이의 대화였다.그런데 이 간단한 한마디로 별장 전체가 조용해지고 말았다.장무준과 마리아 등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김예훈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알다시피 강준은 겸손한 사람이긴 해도 항상 거만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유명했다.그런데 어떻게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한테 이 정도로 공손할 수 있겠는가.진주 1인자조차, 홍성파 우두머리조차 그에게는 별로 대접받지 못하는데 말이다.장무준이 장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마리아가 영국 제국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강준을 만날 자격조차 없었을 것이다.이 순간, 강준은 공손하게 김예훈 앞에 서서 심지어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보였다.추문성과 동하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충격일 뿐이다.김예훈이 강준을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희 초면이 아닌가요?”“비록 초면이긴 하지만 용문당 당주님이 저번에 진주·밀양을 방문하셨을 때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저도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서요.”강준의 진지한 표정에 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용전의 일이 끝난 지가 언젠데 내내 오지도 않다가 용문당 집법부대를 건드렸다고 와? 이게 무슨 뜻이지? 집법부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 타이밍에 온 건가?’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김예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강 회장님 말씀이 맞으세요.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하죠. 사실 강 회장님을 연회에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양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장무준과 마리아는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거의 욕이 나올 뻔했다.‘김예훈, 이 뻔뻔한 자식. 감히 강 회장님을 이용하려고 하다니.’방금 강준이 나타났을 때 구세주를 만난 줄 알고 김예훈을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두세 마디에 강준이 총구를 돌릴 줄 몰랐다.강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 회장님, 진주·밀양은
“전체 진주 상류 인사들이 전부 영국 제국에서 키우던 개라고? 그렇게나 대단해?”김예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그러면 개 한 마리 불러와서 나한테 겁줄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 한 마리로 부족하면 얼마든지 불러와. 내가 무서워할 만한 사람을 불러오는 것이 좋을 거야.”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이런 사람은 내가 한 달에 열 명은 짓밟아 죽였을 거야. 시간 절약도 할 겸 한 번에 짓밟을 수 있게 전부 다 불러와.”“악!”마리아는 얼굴을 감싼 채 바닥에 널브러져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오늘 무조건 김예훈을 죽여버리라 다짐했다.김예훈을 죽이기 전까지 오늘 이 일은 끝나기가 어려웠다.김예훈이 전화를 걸라고 마리아에게 핸드폰을 던졌을 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멀리서 토요타 프라도 열몇 대가 갑자기 동씨 가문 별장 앞에 나란히 나타났다.차 문이 열리고, 수십 명의 도복을 입은 남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상대방이 진주·밀양 용문당 사람인 것을 확인한 순간 추문성과 동하임은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김예훈 역시 상대방을 알아보고 뒷짐을 쥔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이때 고릴라처럼 키 크고 제복을 입은 네모난 얼굴의 노인이 차 뒷좌석에서 내렸다.그는 기운이 넘치고, 걸음걸이가 힘찬 것이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장무준은 본능적으로 예의를 갖췄다.“강 회장님!”마리아도 상대방을 확인하고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 넌 이제 끝났어!”표정이 미세하게 변한 동하임은 본능적으로 동태원을 불러오려고 했다.눈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바로 진주·밀양 용문당 회장인 강준이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은 이 사람을 상대로 김예훈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비록 똑같이 용문당 36대 회장이긴 하지만 강준은 진주·밀양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제자가 거의 8만 명에 달해 세력이 어마어마했다.홍성파, 그리고 남양파조차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다만 강준이 평소에 겸손하고 공식
김예훈은 장무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그의 머리 위에 쏟았다.“악!”갑작스러운 전개에 장무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바로 이 순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도리를 따질 때 폭력을 행사하더니, 다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할 때 도리를 따져보자는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했고, 또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 부잣집 도련님의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장무준은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자신보다 도리를 더 잘 따지고, 주먹도 자기보다 센 사람은 처음이었다.이 순간, 장무준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영국 앞잡이로서 그래도 자존심은 있었다.아무리 영국 사람들에게 존엄이 마음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한테는 절대 모욕당할 수는 없었다.외국인의 개가 될지언정 절대 대한민국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김예훈, 네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증거야.”장무준은 이를 악물고 머리 위에 있는 찻잎을 가리켰다.“내가 말해주는데,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죽는다고?”그는 또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쨕!“그럼 이건 뭔데.”쨕!“이건 뭐냐고!”쨕!“왜. 네 뺨을 때렸다고 책임지라고 할 건 아니지?”쨕!“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양심도 없이 외국인 앞잡이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의 개가 되든 말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지.”쨕!“우리 대한민국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미 세계 최정상에 섰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어떻게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 그냥 이민 신청을 하지 그랬어.”쨕!“몸에서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면서, 이름에 대한민국 성까지 붙였으면 여기서 날뛰지 말고 조상님을 잘 기억해야지. 외국 생활이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꺼져! 대한민국의 보호가 없이 너 같은 쓰레기가 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마리아도 반응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난 영국 귀족이야. 네가 내 물건을 훔쳤다고 하면 훔친 거지. 넌 변명할 자격도 없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냉랭하게 말했다.“그러면 이성적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안 된 거네?”“이성적으로 말하라고?”장무준은 여전히 경멸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우리랑 이성적으로 말할 자격이 있기나 하고? 우리 마리아가 네가 도둑이라고 하면 도둑인 거지. 오늘 내로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이때 장무준의 손짓 하나에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건들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그래. 어차피 너희들도 도리를 안 따지겠다는데 나도 따질 필요가 없는거지. 안 그래?”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까짓 게?”장무준은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왜? 나를 때리기라도 하게? 내 몸에 손대는 순간 너희 온 가족을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은 아무렇지않게 한 걸음 다가가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악!”장무준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처참한 모습으로 대여섯 명의 보디가드를 넘어뜨렸다.하지만 그래도 뭐라도 된다고 다시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큰소리쳤다.“이런 제기랄! 감히 나를 때려? 너...”쨕!김예훈은 또 손을 들어 장무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이때 옆에 있던 마리아가 분노했다.“이런 제기랄! 감히 우리 자기야를 때려? 넌 이제 죽었어. 국제 사건으로 외국 언론에 폭로해 버릴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쨕!김예훈은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 바닥에 눕히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시끄러워.”“이런 제기랄!”이때 한 무리의 외국 보디가드들이 소리치며 달려왔다.하지만 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뺨도 때리고 발로도 차서 한 명씩 날려 보냈다.눈깜짝할 사이, 외국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바닥에 쓰러져 앓는 소리를 냈다.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장무준과 마리아는 아무리 사람을 많이 데려와봤자 김예훈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저마다 보잘것없는 상대일 뿐이다.장무준은 저 멀리
“언제부터 추씨 가문에서 장씨 가문의 일에 간섭했다고 그래. 어울린다고 생각해?”분노한 장무준은 거만한 표정으로 추문성에게 삿대질했다.추문성이 발끈하려고 하는 순간, 동하임이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장무준, 다시 한번 말하는데 김예훈 도련님은 너의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그리고 총사령관님의 칼은 도련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아무런 의미도 없다고?”마리아는 콧방귀를 뀌었다.“1조 원을 들여서까지 나랑 경쟁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의미 없다고 하는 거야? 반드시 얻으려는 것 같은데? 그리고 진주에서 나랑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은 김예훈밖에 없다고. 가슴만 컸지, 머리는 텅 빈 너 같은 대한민국 여자는 여기서 헛소리하지 마. 한마디라도 더하는 순간 국제 경찰에 같이 잡힐 줄 알아.”동하임은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녀는 이 일이 커져서 김예훈이 결국 다시 오륜 사찰과 맞붙게 될까 걱정이었다.그리고 장씨 가문과의 옛정을 생각해서 장무준이 김예훈에게 짓밟히는 모습도 보고싶지 않았다.그런데 진신 어린 충고를 했다가 뺨 맞은 것도 모자라 무차별적으로 모욕까지 당할 줄 몰랐다.동하임은 더 이상 이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동하임이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보고 마리아는 더욱더 의기양양해하면서 김예훈에게 삿대질했다.“김예훈, 너 그러고도 남자야? 남자구실은 하냐고. 설마 책임감이라곤 없는 사람이었어? 대한민국에 먹칠하지 말고 얼른 내 물건 내놔! 내가 말해주는데, 오늘 내로 물건 내놓지 않으면 내일 바로 국제 경찰이 찾아올 거야. 그때되면 대한민국은 너 때문에 망할 줄 알아.”마리아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국제경찰 앞에서는 예수님이 오셔도 너를 구하지 못해.”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정말 내가 훔친 거라고 확신한다면 국제 경찰을 불러보든지. 다 같이 천천히 조사해 보자고. 어떻게 조사하든 상관없어. 이 과정에서 내가 훔쳤다는 증거를 찾으면 2조 원을 배상할게. 그리고 이 두 손까지 잘라서 너
별장 앞에는 마리아와 장무준 외로 동하임과 추문성도 있었다.이 두 사람이 나서서 막지 않았다면 살기가 가득한 외국인들이 진작에 동씨 가문을 쳐들어가서 난리 쳤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씨 가문의 몇몇 경호원들은 얼굴도 얻어맞고, 발에 차여 넘어져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뭐하는 거야.”김예훈이 걸어 나와 무표정으로 말했다.“누가 경호원을 때렸어?”“내가 때렸다. 왜!”양복을 입은 장무준은 씩씩거리면서 김예훈을 노려보고 있었다.“김예훈, 드디어 나타났구나! 어젯밤 낙찰받지 못해 도둑질까지 해? 너 같은 인간은 정말 비겁하고 천박해! 어떻게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지? 칵! 퉤! 너는 인간도 아니야. 너 같은 사람을 볼 때마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창피해.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어. 난 내 피를 모두 뽑아내고 외국인 피로 바꿔버리고 싶어. 그렇게라도 너와의 관계를 끊고 싶다고!”장무준은 이를 갈고 있었다. 그에게는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모욕처럼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짐승보다도 못한 그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악랄하게 말했다.“김예훈, 당장 총사령관님의 칼을 내놔! 아니면 총으로 쏴버릴 거야. 너를 죽이고 직접 찾으면 되지.”마리아 역시 자존심을 세우며 말했다.“빨리 물건 내놔. 아니면 외교 사건으로 국제 경찰까지 불러올 거야.”“장무준! 마리아! 함부로 말하지 마!”동하임은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는 시즌 호텔을 떠나 바로 동씨 가문으로 왔다고. 너희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계속 헛소리할 거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버릴 거야.”쨕!김예훈의 편을 들어주는 동하임의 모습에 장무준은 화가 나서 그녀의 뺨을 때렸다.“이 년이. 어디서 감히 편을 들어줘. 여긴 네가 말할 곳이 아니야. 아직 동씨 가문에 따지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감히 내 앞에서 떠들어! 죽고 싶어?”동하임이 본격적으로 반격하려 했지만 외국인 보디가드가 손목을 꽉 잡는 바람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동하임 얼굴에
동하임은 애정이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가끔은 한발 물러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감정을 드러내면 결국 자신만 해칠 뿐이라고요. 심지어 오늘 저녁의 일은 오륜 사찰에 사과해야 한다고 봐요. 멀지 않아 곧 다시 저희 체면을 되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김예훈은 그저 웃으면서 쓰디쓴 차를 한 모금 마셨다.띵.바로 이때, 동태원은 핸드폰이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전화를 받았다.그런데 잠시 후, 표정이 심각해지는 것이다.“장무준과 마리아가 낙찰받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장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난당했다고?”김예훈 역시 보복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는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마리아는 돈을 내자마자 장무준과 함께 경매장을 떠났다.그런데 시즌 호텔을 벗어난 지 1킬로미터도 안 되는 십자 거리에서 갑자기 열 몇 명의 마스크를 쓰고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튀어나올 줄 몰랐다.이들은 마리아와 장무준의 보디가드를 쉽게 제압한 것도 모자라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서야 멋지게 떠났다.경찰은 신고받고 CCTV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마침 고장 나서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당연히 누가 범인인지 찾을 방법이 없었다.전 재산을 털어 총사령관의 칼을 낙찰받은 마리아는 현장에서 피를 토해내면서 기절한 바람에 응급실까지 긴급 호송되었다고 했다.김예훈은 깨 고소한 기분이긴 해도 과연 누가 진주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다.비록 총사령관의 칼이 매우 높은 수집 가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때문에 영국과 진주 장씨 가문을 건드리는 것은 별로 가치 없는 일이었다.이 일에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김예훈은 약식을 먹은 후에 쉬기로 했다.하지만 동태원은 김예훈이 오륜 사찰을 건드린 관계로 시즌 호텔에 있기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설득 끝에 김예훈을 동씨 가문의 별장으로 초대하게 되었다.김예훈은 그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바다와 가까운 방에서 휴식하기로 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스위트룸보다 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