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지존 사위 / 제2257화

Share

제2257화

Author: 낭아감자
‘쿵!’

하얀색 벤츠는 순식간에 통제력을 잃고 고속도로의 철제 울타리를 부수며 옆에 있는 화단으로 돌진하더니 차 전체가 뒤집혔다. 선글라스를 쓴 건장한 남자 몇 명이 간신히 차에서 기어 나왔지만 그들은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어 전투력이라고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쿵!’

하얀색 벤츠를 처리한 후, 김예훈은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 검은색 벤츠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검은색 벤츠를 운전하는 사람도 운전 기술이 뛰어나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창문을 내리고 왼손으로 물컵을 던져 상대방의 앞 유리를 깨뜨렸다. 유리가 산산조각 나면서 조각들이 튀어나왔다.

검은색 벤츠 안에서 비명이 들려왔고 차는 갑자기 도로 옆에 부딪히더니 불이 붙기 시작했다. 선글라스를 쓴 남자들이 비틀거리며 차에서 기어 나왔다. 하지만 일어설 새도 없이 김예훈의 차가 다시 그들 코앞까지 도착했다. 몇 사람이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

김예훈은 그들 중 한 명의 손에서 총과 무전기를 빼앗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총기의 탄알은 일반 총알보다 컸고 총구도 더욱 위협적이었다.

정민아는 이 총기를 한눈에 알아보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예훈아, 군사 잡지에서 본 적 있어. 이 총기는 군용 장비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야. 한 번만 쏴도 군용 탱크를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가졌대.”

김예훈은 이러한 장비를 알고 있었다. 그가 정민아가 무슨 일로 군사 잡지를 보았는지 묻기도 전에 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렸다.

“상황 보고, 상황 보고.”

상대방은 한국어를 하고 있었지만 진주 사투리와 밀양 사투리를 섞어서 하는 걸 보면 오랫동안 진주와 밀양에서 활동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당신 부하들, 다 부상을 당했거든요.”

김예훈은 무전기를 열고 차갑게 말했다.

“하루 안에 제 장모님이 무사히 제 앞에 나타나게 하세요. 아니면 죽을 각오 하시든가.”

상대방은 잠깐 당황하는 듯했다. 무전기가 김예훈의 손에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좀 더 정중한 목소리가 무전기에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지존 사위   제2258화

    김예훈은 담담하게 사진을 한 장 찍어 보내고 나서야 가속 페달을 밟아 차를 다시 운전하기 시작했다.“예훈아, 도대체 뭘 하려고 저러는 거야?”“단순히 우리를 죽이려는 거라면 엄마도 지금 안 좋은 상황에 처해 있는 거 아니야?”정민아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걱정하지 마.”김예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죽지 않는 한 장모님은 무조건 안전할 거야."“왜냐하면 나를 처리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니까.”“하지만 내가 죽으면 장모님도 죽게 될 거야.”“그러니까 지금은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일단 눈앞의 상황을 해결해야 해.”김예훈은 이렇게 말하면서 백미러를 주의 깊게 살폈다.그때 앞서가던 토요타 차량이 창문을 열었고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건장한 남자가 일어섰다.그는 폭탄을 들고 김예훈의 차량을 조준하더니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이 자식들!”김예훈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그는 급히 브레이크를 밟아 방향을 한쪽으로 틀어서 위기를 모면했다.“펑!”엄청난 폭음과 함께 도로에 큰 구멍이 뚫렸고 불길이 치솟았다. 마치 세계의 종말이 온 듯한 장면이었다.정민아는 깜짝 놀랐다.그녀는 그동안 많은 싸움을 보았지만 이런 전쟁터 같은 상황은 처음이었다.상대방이 이렇게 대규모 무기를 거리낌 없이 사용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만약 방금 그 폭탄이 차량에 명중했다면 그녀와 김예훈 두 사람은 시체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김예훈 역시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는 밀양이 다른 지역과는 다르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이런 폭탄까지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이곳의 세력은 대체 얼마나 강한 걸까?’원래는 차 기술로 잘 놀아보려 했지만 지금은 그만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상대방이 폭탄을 갖고 있는 이상 계속 싸우면 손해를 볼 뿐이기 때문이었다.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여러 대의 토요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그 금발의 남자는 재빠르게 탄약을 교체해 다시 김예훈의 차량을 조준했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도로에는 또

  • 지존 사위   제2259화

    밀양 송산 빌라는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고 바다를 마주하고 있었으며 멀리 진주 빅토리아 항구를 볼 수 있었기에 진정으로 부자인 사람들만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이곳은 빌라가 즐비해 있으며, 각 빌라의 가치는 열 자릿수를 넘었다. 일반인은 이곳에 올 자격조차 없었다.이곳은 밀양 전체에서 치안이 가장 좋고 법이 가장 엄격한 지역이었다.송산 빌라의 베란다에서 김예훈은 빅토리아 항구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방금 목욕을 마친 정민아가 베란다로 나오더니 담요를 꺼내 김예훈의 어깨에 덮어주며 조용히 말했다.“여보, 밤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안으로 들어가자.”김예훈은 미세하게 고개를 저으며 담요를 정민아의 어깨에 다시 덮어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난 안 추워. 오히려 네가 조심해야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말이야.”“이번에 밀양에 온 거 말이야. 장모님 말고 또 다른 원인도 있지?”정민아의 눈이 잠시 반짝이더니 차분하게 말했다.“맞아. 이번에 밀양에 온 건 우리 엄마 외에 또 다른 목적도 있어. 그건 바로 재무 기록을 검토하는 거야.”“견청룡이 재임하던 시절 진주에서 합법적인 도박장을 운영했었어.”“물론 밀양에서는 우리 같은 외부인이 단독으로 지분을 가질 수 없었으니 견청룡과 허씨 가문 사람들과 협력을 했어.”“하지만 견청룡이 사망하고 나서 도박장에서 매달 견씨 가문 제9 지부로 들어가는 돈이 예전의 1%도 되지 않아.”“사람을 보내서 조사했지만 매번 가는 사람들만 있고 돌아오는 사람은 없었어.”“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직접 만나서 확인하려고 해.”김예훈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정민아가 점점 자기가 알고 있던 사람과 달라졌다는 걸 느껴졌다.이게 성장의 대가일까?정민아는 자신이 실언한 것을 깨달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분위기는 매우 어색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예훈은 깊이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알겠어. 네가 밀양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래도 좋아.”“내일부터 따로 움직이자. 넌 도박장 문제를 해

  • 지존 사위   제2260화

    택시에 탄 김예훈은 목적지를 말한 후,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이틀 사이에 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임은숙이 납치된 전체 과정을 파악했다.원래 그녀 곁에는 몇 명의 경호원이 따라다녔었다. 그녀가 사라진 건 3일 전 대형 쇼핑몰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였다. 볼일을 보러 간 것이기에 경호원들은 함께 들어가는 것이 어려웠다. 임은숙은 들어간 후 실종되었고 보안 요원들은 그녀를 오랫동안 찾았지만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정민아에게 보고했다.정민아는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여 쇼핑몰을 철저히 수색했지만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화장실의 출입구 영상을 분석한 김예훈은 짐작이 가기 시작했다.임은숙이 화장실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청소부가 청소 카트를 밀고 나왔고 김예훈은 임은숙이 사람에게 맞아서 기절한 후 청소 카트에 실려서 이동된 것으로 의심했다. 청소부의 신원 조사를 해보니 그 사람은 사건 발생 2주 전에 채용되었고 사건 이후에는 청소부도 사라져 버렸다.청소부의 신원을 추적해도 별다른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이로 인해 사건을 저지른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계획을 세우고 임은숙의 행동 양식과 습관을 완벽히 파악한 후에야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치밀한 계획에는 흔적이 남지 않기 마련이었다.오직 임은숙이 납치된 후 찍힌 사진만이 유일한 단서였다. 김예훈이 이틀 동안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을 한 결과, 임은숙이 감금된 장소는 밀양의 새로 지은 건물인 스카이 팰리스인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했다.스카이 팰리스는 밀양의 새로 개발된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짓는 데에 수백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이곳에는 모든 종류의 오락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하루 종일 먹고 놀 수 있었으며 몇 년 동안 머무는 것도 가능했다. 유일한 주의 사항은 충분한 돈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곳에서는 돈만 있으면 진정한 왕으로 될 수 있었지만 돈이 없으면 쓰레기 주울 자격조차 없었다.한 시간 후, 김예훈은 스카이 팰리스 정문에 도착했다. 그는 정문에 위치한 대관

  • 지존 사위   제2261화

    순간, 김예훈의 눈빛이 잠시 굳어졌다.임은숙이 납치된 것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그는 서울 방씨 가문 방수아를 만났다.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계획일까?김예훈은 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지만 겉으로는 모르는 척하며 말했다.“아, 당신이었군요?”“정말 우연이네요. 하지만 오늘은 일이 있어서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죠.”김예훈이 다시 가려는 순간, 방수아가 그의 손을 붙잡고 놓지 않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제 이름도 아직 모르시잖아요. 저는 방수아라고 해요!”이렇게 말하면서 방수아는 그녀의 예쁜 얼굴을 김예훈의 얼굴 앞에 갖다 댔다. 소녀의 향기가 강하게 풍겼다.김예훈은 본능적으로 그녀가 잡은 손을 풀고 반걸음 물러서며 말했다.“수아 씨, 남녀 사이에는 거리감이 필요해요. 그리고 저를 ‘오빠’라고 부르지 마세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드라마를 찍는 줄 알겠어요.”김예훈의 말에 방수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당신 말대로 할게요.”“정말 우연이네요. 저번에 저를 구해주신 이후로 많은 사람들을 보냈지만 당신을 찾을 수 없었어요. 오늘 이렇게 만나다뇨!”“여기서 지내고 있나요?”“저는 서울에서 왔어요. 이번에 밀양 사업을 논의하러 말이에요. 스카이 팰리스의 스위트룸에 머물고 있어요.”“저와 함께 올라가서 앉아 이야기하고 저녁 같이 드실래요?”방수아는 매우 열정적이었다. 그녀는 김예훈을 만난 것에 매우 흥분한 듯했다.김예훈은 원래 거절하려 했지만 방수아가 스카이 팰리스의 스위트룸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듣고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이후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 그렇다면 우리 차라리 만난 것도 우연이니 올라가서 한잔하시죠.”“한 잔이요? 아니면 여러 잔이요?”방수아는 김예훈의 귀에 대고 숨을 불어넣으며 이렇게 말했다.“오빠, 제가 술 마신 틈을 타 기회를 노리고 있는 건 아니겠죠?”그녀의 말투에 김예훈은 머리가 아파 났다.하지만 자신이 원래 호텔 구역에서 사람을 찾아야 했으므로 그는 어쩔 수 없이

  • 지존 사위   제2262화

    전화를 끊은 방수아는 김예훈을 향해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오빠, 오늘은 술을 대접할 수 없게 되었어요. 작은 문제가 생겼는데 제가 직접 처리해야 해요.”김예훈은 전화 너머에서 급해하는 긴장감을 감지하고 본능적으로 말했다.“무슨 일이에요? 말해보세요. 어쩌면 제가 도와줄 수도 있을 거예요.”김예훈은 방수아에 대한 인상이 좋았기 때문에 만약 그것이 단순한 일이면 기꺼이 도와주고 싶었다.방수아는 잠시 고민한 후, 김예훈을 스위트룸으로 안내했다. 그녀는 물 한 잔을 따르며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큰 일은 아니에요. 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수출입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고급 홍차를 밀양으로 팔았어요.”“밀양은 역사적인 이유로 홍차를 매우 좋아하는 것을 오빠도 아실 거예요. 그래서 홍차는 밀양에서 항상 잘 팔리죠.”“이번에 협력한 곳은 밀양의 허씨 가문 소속의 작은 기업이었어요. 협력 초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그들은 미리 30%의 계약금을 지급했어요.”“하지만 결제할 때가 되니까 그쪽에서 우리가 보낸 차가 저품질이라고 주장하며 나머지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 거예요. 그뿐만 아니라 계약서에 적힌 10배 배상금까지 요구하고 있어요.”“저는 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밀양에 왔지만 전에 보낸 직원들이 모두 붙잡혔어요. 이번이 세 번째 직원이었어요. 잔금을 받는 걸 원하는 것도 아니라 그저 이전에 붙잡힌 직원들만이라도 돌려보내라고 했는데...”방수아는 힘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상황을 이해한 것 같았다. 상업적 사기 사건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파악했다. 특히 수출입에 대해 처음 접하는 경우에 이런 일이 빈번했다.잠시 고민한 김예훈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합시다. 제가 함께 가서 상황을 보겠습니다.”김예훈은 직감적으로 방수아를 만난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느꼈다. 방수아가 겪고 있는 문제와 임은숙의 납치 사건이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결심하고 함께 가

  • 지존 사위   제2263화

    그들이 도착하자 수십 명의 선글라스를 쓴 남자들이 두 사람을 사납게 쳐다보았고 아주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방수아는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김예훈과 함께 사람들 사이를 지나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창고 안에는 10명 넘는 한국 스타일로 차려입은 남녀들이 구속당한 채로 있었다. 꽃무늬 셔츠를 입고 한가롭게 시가를 피우고 있는 남자는 뒤에 있는 선반을 가리키며 담담하게 말했다.“봐, 우리한테 준 거 말이야. 이게 뭐야?”“모두 썩어서 악취가 나는 찻잎들인데 이런 걸 어떻게 팔 수 있겠어?”“게다가 이전에 발견하지 못하고 이미 그중 일부를 고객에게 전달한 탓에 그 고객들이 보상 요구를 하고 있다고!”“회사가 정말 악질이네. 우리랑 처음 거래하면서 이렇게 품질을 속이다니!”“죽고 싶어?”“방 대표님 빨리 불러와. 오늘 만족할 만한 답변을 받지 못하면 너네 사지를 잘라서 바다에 던져버릴 거니까.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 줄게!”그가 말을 마치자 근육이 빵빵한 남자들이 칼을 꺼내어 갈기 시작했다. 이는 명백한 위협이었다.“허 대표님, 이렇게 일하는 건 의미가 없지 않나요?”“비즈니스에 문제가 있으면 대화로 해결할 수 있어요.”“제 직원을 붙잡고 사지를 자르겠다며 협박하고, 또 바다에 던져 버리겠다고 하는 건 문제를 더 키우려는 거죠? 제가 신고할까요?”방수아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직원들 앞에 서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때는 이미 그녀가 이미 김예훈에게 설명을 끝낸 뒤였다. 그녀가 수출한 차는 외할아버지의 밭에서 자란 차로 품질이 좋고 색깔이 새것이라고 말이다. 가공을 거쳐 최소 10년 이상 보관할 수 있었다. 발송할 때 그녀가 직접 검사했으나 밀양에 오니 썩은 저급 차로 변해 있었다. 이 사이에 분명 문제가 있었던 것이었다.“아하, 방 대표님이시군요...”꽃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는 입을 쩍 벌리고 놀란 척하며 말했다.“방 대표님은 언제 오셨나요? 전혀 몰랐네요.”“어서 방 대표님께 드릴 차를 준비해. 손님을 소홀히 하면 너희들의 머리

  • 지존 사위   제2264화

    꽃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가 말을 마치자 바깥에 있던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모두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모두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방수아를 바라보았다.방수아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고 잠시 후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허 대표님, 그 말이 진짜인가요?”“당연하죠. 진짜입니다! 만약 제가 거짓말을 했다면 제 가족이 모두 죽을 겁니다!”꽃무늬 셔츠의 남자는 이렇게 맹세하며 말했다.“하지만, 만약 당신이 이 차를 마시지 않는다면 보상금과 물건만으로 끝나진 않을 겁니다. 그때가 되면 당신의 부하들까지도 보상해야 할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주변의 남자들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방수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방수아는 얼굴을 굳히고 구역질을 참으며 찻잔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그때, 김예훈이 한 걸음 나서서 ‘쨍그랑’소리와 함께 찻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다 큰 남자들이 여자를 괴롭히다니... 자랑이네요.”“20년 된 오래된 차를 꺼내서 사기를 치다니... 부끄럽지도 않나요?”김예훈은 마스크를 쓰고 방수아 앞에 서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 말에 방수아의 표정이 살짝 부드러워졌다.방수아는 악취를 참고 몇 번 확인한 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맞아요, 이 차는 적어도 20년 이상 된 차예요. 절대 제가 보낸 새 차가 아니에요.”“허 대표님, 저는 당신과 거래할 때 성실히 대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차를 받자마자 오래된 차라고 저를 속였어요. 너무 불공평하지 않습니까?”김예훈과 방수아의 말을 듣고 꽃무늬 셔츠의 남자는 얼굴이 살짝 굳었으나 곧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방 대표님, 당신이 새 차라고 주장하면 새 차입니까? 우리가 받은 차는 방금 창고에서 꺼낸 거예요. 이게 바로 우리가 받은 차라고요!”“당신이 새 차를 보냈든 오래된 차를 보냈든 결국 책임을 져야 해요!”“계약서에 따라 금액을 10배 보상하거나 당신들을 전부 바다에 던져서 물고기 밥으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겠네요!”“두 가지 중에서 선택하세요.”“저라서 이 정도로 넘어

  • 지존 사위   제2265화

    “퍽!”김예훈은 몸을 돌리며 빛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반대쪽 손으로 또 한 번 그의 뺨을 때렸다.“좀 제대로 말할 수는 없나?”“퍽!”“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퍽!”“아직도 보상을 요구한다고? 밀양이라고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줄 알아?”몇 번이나 맞은 꽃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는 이미 정신이 혼미해졌다. 김예훈은 그의 옷깃을 잡고 그를 들어 올렸다. 그는 얼굴에 온통 멍이 들어 있었다.“네, 네가 감히 나를 때리다니. 내가 누구인지 알기나 해?”“나는 밀양 허씨 가문 사람이야!”“나랑 싸우는 건 허씨 가문과 싸우는 거라고!”“밀양과 싸우는 거지!”“넌 죽었어. 너뿐만 아니라 네 가족까지도 죽었다고!”“너는 바다에 버려져 물고기 밥으로 될 것이고 뒤에 있는 여자도 유흥 업소에 팔려 생지옥을 맛볼 거야!”김예훈에게 얻어맞아 코피가 터져도 그는 여전히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밀양에서 ‘허씨 가문’이라는 네 글자만으로도 위압감이 있었으니 말이다.“밀양 허씨 가문이라... 그렇구나.”김예훈은 손을 풀고 손바닥을 털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게 자신감 넘치면 나중에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불평하지 마. 알겠어?”“지금 기회를 줄테니까 날 실망시키지 않길 바래.”말이 끝나기 바쁘게 김예훈은 꽃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를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지게 했고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작성하여 발송했다.그때에야 지금 상황을 이해한 방수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오빠, 허씨 가문 사람에게 손을 댔다가 뒷감당 어떻게 하시려고요...”방수아는 김예훈에게 화를 내고 싶었지만 그가 자신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비난의 말을 꺼낼 수 없었다.대신 그녀는 빠르게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땅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그는 이 모습을 보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밀양에서 허씨 가문과 맞서는 건 하늘과 맞서는 것과 같았다. 누구를 찾아도 소용이 없었다.그는 김예훈과 방수아가

Latest chapter

  • 지존 사위   제2750화

    아마미네 토시로는 영상통화를 끊어버리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실력이라면 아마도 나랑 거의 맞먹을 거야. 탑 무신급에 가까운 실력자가 아니라면 내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을 쉽게 무너뜨릴 수 없었어.”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넌 정말 숨은 고수였구나. 어린 나이에 이런 실력을 갖추다니. 정말 장래가 밝아. 너 같은 사람은 왜 밖에 나가서 자랑하지 않는 거야? 자랑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너의 실력을 모르잖아.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도 못하고 실수로 너를 죽이면 어떡하려고?”아마미네 토시로는 자신감 넘치게 웃었다.“내가 다년간 수련하면서 도를 닦았기 다행이지. 아니면 정말 너의 상대가 안 되었을 수도 있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무신 급 실력자를 한 명 잃게 될 운명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를 저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다른 일본인들도 서로 마주 보더니 하나같이 가소로운 미소를 지었다.오늘 패배할 운명인 줄 알았는데 무서운 김예훈을 앞에 두고도 아마미네 토시로가 태연한 모습을 보일 줄 몰랐다.‘역시 야마자키파 검신은 달라.’이 순간 일본인들은 다시 자신감이 생기는 기분이었다.“이런 제기랄. 우리 아마미네 토시로 검신님의 말씀을 못 들었어? 무신이라고 해서 우리 검신님 앞에서 잘난 척하지 마. 자식. 넌 아직 너무 어려. 네가 엄마 배속에서부터 무술을 배웠다고 해도 검신님의 상대가 될 수 없어. 얼른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 뭐해. 검신님이 네가 무신인 걸 봐서 살려줄지 어떻게 알아. 내가 보기엔 넌 우리 몸종이나 되는 게 낫겠어.”“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이번에 입을 연 사람은 김예훈이 아니라 아마미네 토시로였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아까 입을 놀린 일본인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버렸다.쨕.부하가 요트 엔진에 부딪히는 바람에 엔진이 고장 나면서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나머지 일본인들은 입을 꾹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바로 이때, 아마미네 토시로가 담담하게 말했다.

  • 지존 사위   제2749화

    김서하는 한껏 우쭐거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녀는 김예훈을 조롱하면서도 그가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을 놓칠까 봐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아마미네 토시로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이따 김예훈이 죽으면 저랑 했던 약속을 잊으면 안 돼요.”김서하가 냉랭하게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김예훈만 죽이면 네가 원하는 특별 외교 신분은 얼마든지 줄 수 있어. 이제부터 야마자키파가 우리 진주에서 무슨 짓을 하든 다 상관없는 거야. 진주법을 어기더라도 나랑 현민이가 뒤를 봐주는 이상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입 다물어. 좋은 구경하는 거 방해하지 말고.”개인 이익을 위해 국가 이익마저 팔아넘기는 사람을 제일 좋아하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이때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의 검에서 빛이 반사되어 김예훈은 잠깐 눈살을 찌푸렸다.이제는 피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하지만 이 어마어마한 기세에도 김예훈은 피식 웃을 뿐이다.“아마미네 토시로, 이 여덟 명의 제자를 길러낸 것도 참 대단해. 그런데 아쉽게도 네가 만난 상대는 나야. 내 앞에선 무신도 맥을 추지 못하는데 하물며 가짜 무신이라?”김예훈은 말을 끝내자마자 사람무리를 뚫고 나가 손바닥을 힘껏 휘둘렀다.아무렇지 않은 움직임이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변했다.이들 눈에 평범해 보이기만 하던 김예훈이 손바닥을 휘두르는 순간 천지가 흔들리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정도였기 때문이다.“이런 제기랄!”알약까지 먹은 일본 자객들은 잠깐 멈칫하긴 했지만 이 순간에도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쨕.하지만 다음 순간, 청량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바람의 아들들이 하나같이 저 멀리 날아가는 것이다.“악!”이들은 공중에서 피를 뿜어내기도 했다.땅에 떨어지는 순간, 모두 정신이 혼미해져 표정이 멍한 채 일어날 수 없었다.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이 뺨 한 대로 무너지다니.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설령 천하무적의 무신이라 해도 이 정도로

  • 지존 사위   제2748화

    “이런 제기랄!”김예훈이 다시 그들의 습격을 피하자 남은 네 명의 일본 자객은 다시 힘을 합쳐 동시에 앞으로 달려들었다.김예훈이 갑판에 꽂혀있던 검 하나를 뽑아 드는 순간 바다 위에 밝은 달이 떠오르는 것처럼 번쩍거렸다.아마미네 토시로는 이 광경을 보고 얼굴색이 확 변하면서 단호하게 외쳤다.“막아!”다음 순간, 남은 네 명의 자객은 동시에 뒤로 물러나면서 검을 모아 앞을 막았다.이 완벽한 호흡은 정말 흠잡을 데 없었다.이로써 아마미네 토시로가 고수를 가르치는 실력을 알 수 있었다.퍽.검이 서로 마주치는 순간 불꽃이 튀었지만 당장 방어막을 뚫을 수는 없었다.다른 네 명의 부상당한 자객들은 모두 빠르게 썩은 냄새 나는 알약을 삼키더니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이 알약으로 고통을 감소하고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다시 공격!”김예훈이 상대하기 어려운 놈으로 보이자 아마미네 토시로는 험악한 표정을 하고서 또 한 번 이를 악물며 명령했다.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은 하나가 되어 검을 칼집에 넣더니 다시 뽑았다.“죽여!”이건 바로 일본 검도 중 가장 강력한 기술인 일본 검술이었다.여덟 명의 탑 장병급 실력자들은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 함께 김예훈이 있는 곳으로 돌진했다.어떤 무신도 가볍게 죽일 것만 같은 기세에 물러설 곳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느낌이었다.이 모습을 보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그제야 긴장이 풀리면서 진정할 수 있었다.‘나도 막을 수 없는데 고작 김예훈 따위가 막겠어?’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야마자키파의 명성을 알릴 수 있는 이 기회에 구경꾼을 불러 모으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었다.그래도 아쉬운 대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곧 통화가 연결되고, 핸드폰 화면에 김서하의 아름다운 얼굴이 나타났다.그녀는 반쪽 얼굴을 감싼 채 한쪽 손으로 운전하면서 원망 어린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처리했어?”“아직요. 곧 끝날 거예요. 이 역사적인 순간을 보여주려고 사모님께 영상통화를 보낸 거 아니에요.”아마

  • 지존 사위   제2747화

    일본은 대한민국 문화를 너무나도 좋아했다.특히 신중하게 계획해야 움직이는 그런 문화 말이다.일본 처지에서는 일본이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대한민국을 공격하는 것이다.대한민국의 일부 지역만 점령할 수 있다면 제대로 일어설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그런데 김예훈이 부산, 그리고 진주에서 일본인의 계획을 망쳤으니 그를 죽이려고 미야다 신노스케나 아마미네 토시로 같은 검신을 보낸 것이다.이들은 대한민국에 두 번째 총사령관이 나타날까 봐 두려웠다.일본 머리 꼭대기 위에 군림할 만한 두 번째 전설적인 존재가 나타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김예훈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은 이미 진지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었다.이들이 김예훈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면서 마치 토네이도가 불어오는 것 같았다.아마미네 토시로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죽여버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두 명의 일본 자객이 동시에 굴러와 김예훈의 발을 찌르려고 검을 내밀었다.김예훈은 본능적으로 공중으로 뛰어올랐고, 곧 또 두 명의 자객이 나타나 김예훈이 좌우로 움직이지 못하게 포위했다.이어 두 명의 자객이 하늘로 날아올라 김예훈의 모든 퇴로를 완전히 막아버렸다.이 둘은 동시에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고 했다.“재밌군.”김예훈은 감탄 어린 표정을 지었다.“역시 야마구치파보다 강한 일본 6대 파벌 중의 하나인 야마자키파답네.”소위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의 실력은 야마구치파 고수들보다는 훨씬 강력했다.저마다 탑 장병급으로 여덟 명이 모이면 위력이 엄청났다.일반 무신을 죽이려 해도 별문제가 없을 정도였다.감탄하는 동시에 김예훈은 이미 그중 한 명이 쥐고 있던 검을 딛고 공중으로 뛰어올랐다.겉보기엔 단순한 동작인 것 같아도 정확히 이들의 약점을 찔러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빛을 극도로 어둡게 만들었다.퍽. 퍽.김예훈은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순간 발로 두 명의 자객의 얼굴을 걷어찼다.그리고 착지하

  • 지존 사위   제2746화

    “일본의 천황이 신권과 황권이 통일된 존재라고 하지만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냥 꼭두각시일 뿐이야. 일본의 권력은 언제나 내각에 집중되어 있었어. 똑똑하지 못한 사무라이들이나 꼭두각시인 천황에 속을 뿐이지. 내 말 틀렸어?”김예훈은 태연하게 일본 사무라이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현실을 폭로했다.그들이 섬기던 군주는 이미 오래전부터 권력을 잃은 지 오래였다.아마미네 토시로의 눈빛은 잠깐 사나워지긴 했지만 곧 침착해지면서 천천히 말했다.“김예훈, 역사책을 몇 권 읽었다고 우리 일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 마. 천황님은 네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위대하셔. 그런데 네가 우리 위대하신 천황님을 모욕했으니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를 수밖에. 당장 죽여버릴 거야!”아마미네 토시로의 단호한 외침과 함께 여덟 명의 야마자키파 자객들이 동시에 김예훈을 향해 달려들었다.여덟 명의 자객들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일본 검도에서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가장 날카로운 주합참을 선보였다.그들이 검을 내리치자 빛이 반짝였다.여덟 갈래의 빛이 서로 교차하면서 마치 폭풍우처럼 김예훈이 있는 쪽으로 몰려왔다.김예훈은 아무 말 없이 오른손으로 테이블을 ‘탁’ 쳤다.찻잔이 공중에 날아올라 첫 번째 빛과 부딪히면서 순식간에 가루가 되고 말았다.김예훈은 그 힘을 이용해 선실 밖으로 뛰어올라 갑판 난간 위에 착지했다.여긴 아직 피비린내가 가시지 않았고, 온 바닥에 피가 묻은 탄피가 널려있어 처참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그 여덟 명의 일본 자객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순식간에 갑판 위에 올라서서 또 한 번 검을 휘둘렀다.퍽.여덟 갈래의 빛이 하나로 모여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냈다.희미하게나마 갑판이 그 기세에 눌리는 느낌이었다.뒤쪽에서는 아마미네 토시로가 찻잔을 쥐고 걸어 나오면서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이 사람들은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이야. 나중에 천황님을 모시라고 내가 정성껏 가르친 제자들이지. 너 하나 죽이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야. 네가 운 좋아서 온전한 시체라도

  • 지존 사위   제2745화

    “말이 이 지경까지 왔으니 이제는 칼을 뽑는 수밖에 없겠구나.”아마미네 토시로가 한숨을 내쉬며 눈빛에 차가운 살기가 스쳤다.그는 앞에 놓인 말차를 가볍게 들며 담담하게 말했다.“차로 술을 대신해 너에게 마지막 한 잔을 권하지. 보는 안목이 없는 자에게 말이야.”김예훈도 차를 따라 들며 비슷한 말투로 답했다.“그럼 나도 야마자키 검신에게 한 잔을 권하지. 눈뜬장님에게 말이야.”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히며 공기 중에 살기가 감돌았다. 동시에 잔을 기울여 단숨에 마셔버렸다.김예훈이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마시자 아마미네 토시로가 흥미롭게 말했다.“들어오고부터 이렇게 태연하게 내 차를 마시다니... ”“독이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이미 독을 탄 거 아니었어?”김예훈이 비웃듯 말했다.“이렇게 말만 늘어놓은 건 내가 쓰러지길 기다린 거 아니야?”“하지만 안타깝게도 헛수고야.”전쟁터에서 온갖 살인 수법과 독을 겪어본 김예훈에게 이런 독은 애들 장난이나 다름없었다.그는 처음부터 아마미네 토시로가 독을 탄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에게 아무런 효과도 없으므로 티를 내지 않았다.아마미네 토시로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불사의 잠'이라고 우리 야마자키파에서 대대로 이어온 독약인데...”“중독된 자는 짧은 시간 내에 온몸에 힘이 풀려 혼미상태에 빠져 깨어날 수가 없지.”“그런데 너의 상태를 보니 전혀 효과가 없구나.”“아깝게 됐군.”“대체 어떻게 독을 피한 거냐?”독이 통하지 않자 아마미네 토시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간을 벌기 위해 질문을 했다.김예훈은 비웃으며 대답했다.“알려줄 순 있지만 대신 질문에 답해 줘야겠어.”“너희 야마자키파라도 어쨌든 일본 6대 파벌 중 하나 아니냐?”“일본 궁중 어의이자 종주인 네가 일본에서 지위가 높을 텐데…”“왜 김현민 같은 놈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며 나를 두려워하는 눈치였으면서 스스로 나서는 것이야?”“돈? 권력? 다 가진 놈이 왜?”“대체 어떤 대가로 이렇게 목숨을 내던지는

  • 지존 사위   제2744화

    “그게 무슨 뜻이냐?”아마미네 토시로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정말 네 아랫것들이 떠벌리는 것처럼 잘났으면 택시에 폭탄을 설치하거나 그 많은 총잡이로 날 상대하지 않았겠지. 진짜 잘난 놈이면 그냥 칼 들고 와서 대놓고 내 목을 베어 버렸어야지. 그런데 넌 그러지 않았단 말이지.”“이렇게 삽질을 많이 한다는 건 이유가 하나밖에 없지. 그건 바로 네가 졸아서 그래. 내가 한 방에 너 죽일까 봐. 미야타 신노스케 꼴 날까 봐.”김예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말이야. 내가 김현민이랑 등지자마자 너같이 일본 최고의 검객이란 놈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부산에 나타났지? 비행기가 아니라 로켓을 탄다고 해도 이렇게 일찍 도착할 수는 없지.”“사실은 미야타 신노스케가 올 때부터 넌 이미 부산에 왔었지. 그런데 내가 두려워서 꼼짝도 못 했고. 오늘도 어쩔 수 없이 나온 거잖아. 결론은 하나야. 넌 내 상대가 안 돼. 두려웠던 거지.”김예훈은 차를 탁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뭐... 그러고 보면 야마자키파의 검신으로서 미야타 신노스케보다는 조금 똑똑하긴 하네. 그래서 내가 오늘은 특별히 살려주도록 하지. 무릎 꿇고 차 한 잔 따라주고 사과한 다음 너희 나라로 굴러가면 돼. 그럼 내가 너의 면목을 봐서 좀 살려줄 수도 있고.”“닥쳐!”“죽고 싶구나!”“감히 우리 검신을 모욕하다니! 죽여주마!”여덟 명의 검객들이 일제히 칼을 뽑았다. 선창 안은 순식간에 살기로 가득 찼다.김예훈은 눈썹 하나도 까딱이지 않고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네가 진짜 이 쓰레기들로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한번 덤벼봐. 그때 가서야 알게 될 거야. 그날 용문당에 양상철이 있거나 말거나 달라지는 건 없다는걸.”아마미네 토시로가 비웃듯 웃더니 덤덤하게 말했다.“김예훈, 너의 그 자신감은 인정해 주마. 하지만 지나친 자만은 독이 된다는 걸 알아야 해. 내가 널 두려워한다고? 네가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한 건 아니고?”“내가 미리 부산에 온 건 안동 김씨

  • 지존 사위   제2743화

    “닥쳐!”“건방지구나!”“누구를 등지고 야마자키파 검신 앞에서 이렇게 허세를 부리는 거냐?”“사전을 안 읽어봤나? ‘사’자라는 글자를 모르느냐?”여덟 명의 검객들이 하나같이 분노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누구인가?야마자키파의 검신이자 일본 황실의 어의, 진정한 무신 급의 인물이다.그는 오랜 세월 동안 수행하며 전설적인 천인합일의 경지를 추구해왔다.이러한 대인물은 일본에서의 지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이와 같은 일본 검객들의 눈에 그는 살아있는 미야모토 무사시 , 사사코 코지로우 와도 같은 존재였다.그런데 비천한 일반인 주제에 감히 아마미네 토시로를 조롱하다니!이를 용납할 수 있겠는가!?아마미네 토시로의 평온하던 얼굴에 미묘한 냉기가 스쳤다.하지만 그는 곧 평정을 되찾고 왼손을 가볍게 들어 그만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그의 동작에 여덟 명의 검객들은 억울한 듯 입을 다물었지만 눈빛으로 김예훈을 산 채로 목 졸라 죽일 듯했다.“김예훈, 네가 인물인 건 안다.”“얼마 전, 야마구치파의 검신 미야타 신노스케도 너에게 큰 피해를 보았지.”“너 때문에 야마구치파의 고수들은 거의 전멸했고...”“나카노 가문의 음양사 한 명도 목숨을 잃었지.”“하지만 넌 잘 알 거야. 미야타 신노스케에게서 그 정도 이득을 본 건 무신 양상철이 네 뒤를 봐줬기 때문이지.”“네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너 자신이 제일 잘 알겠지?”“그런데 오늘 양상철이 없이 혼자 여기 와서 내가 널 죽이려면 네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나?”“이런 상황에서도 감히 내가 네 앞에서 체면이 없다고 말하다니?”“김예훈, 대체 누가 네게 하늘만큼의 배짱을 준 거냐?”“너의 수준을 잊게 할 정도로?”“감히 내 아마미네 토시로 앞에서 건방을 떨어? 너한테 그럴 자격이 있나?”한 검객이 참지 못하고 비웃으며 김예훈을 노려보았다.“김예훈, 얼마 전에 감히 아마미네 다이토 도련님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시켰다지?”“누구든 네게 손을 대면 무신 양상철의 적이라

  • 지존 사위   제2742화

    김예훈이 인파 속으로 뛰어들자 남은 총잡이들은 눈꺼풀을 떨며 뒤로 물러섰다.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몇 명은 허리에서 단검을 꺼냈지만 움직이기도 전에 김예훈이 빠른 몸놀림으로 그들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탕탕탕!총잡이들은 하나둘씩 몸을 떨더니 어떤 이는 바다로 날아가 떨어졌고 어떤 이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쓰러졌다.그들은 한 사람의 힘이 이 정도까지 강할 수 있다는 것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단순한 주먹과 발차기만으로 그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김예훈은 쓰러진 적들을 눈도 깜짝하지 않고 스쳐 지나갔다.그는 갑판에서 깨끗한 타월을 집어 머리를 닦으며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선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유람선의 내부는 호화로웠다.우아한 인테리어와 은은한 향기가 피비린내 나는 외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연출했다.안쪽은 전체적으로 일본풍으로 꾸며져 있었다.중앙에는 30cm 높이의 낮은 탁자가 놓여 있었고 주변에는 이끼와 정교한 불상 등이 배치되어 있었다.이렇게 작은 유람선 안에 이런 세팅을 해놓은 주인공의 취향이 의아할 정도였다.선실 후반부에는 정교한 대나무 마루와 퉁퉁마디로 만든 자리가 깔려 있었다.평범한 소재지만 눈에 띄게 고급스러움과 값비싼 분위기가 느껴졌다.그 자리 위에는 흰 대머리에 일본 전통 목욕 복 차림을 하고 다리에 일본도를 놓은 중년의 일본 남자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그는 갈색 찻잔에 들어있는 말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그의 뒤에는 검도복을 입은 8명의 일본 검객이 허리의 일본 장도를 움켜쥔 채 전투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김예훈은 일본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탁자 앞에 앉으며 덤덤히 말했다.“이게 누구야?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궁중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 아니야? 수행을 마치고 부산에 가서 내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떠들어 대지 않았어? 목숨을 버리려고 여기까지 와서 내게 시비를 건 건가?”“이제 보니 너희 일본 놈들은 정말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