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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엄마, 저 얌전히 말도 잘 듣고 다신 엄마 화나게 하지 않을게요.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 주면 안 돼요?”

변진희가 지아를 뿌리치자 그녀는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하지만 그래도 절뚝거리며 쫓아가면서 변진희가 탄 차 뒤에서 돌아와 달라고 계속 애원했다.

그때 지아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변진희가 평소 차갑게 대해도 그래도 엄마인데, 그녀가 떠나면 자신은 엄마가 없는 아이가 될 것 같았다.

변진희가 남아서 예전처럼 차갑게 굴어도 곁에서 매일 바라볼 수만 있다면 좋았다.

변진희가 떠난 후, 지아는 밤낮으로 그녀가 돌아오길 빌었다.

매일 학교가 끝나면 밖에서 아이를 데리러 오는 엄마들, 아이들 밥을 챙겨오는 엄마들, 학부모 활동에 참여하는 부모들, 놀이터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다니는 부모들, 아이가 넘어지면 마음이 아픈 듯 품에 안아주는 엄마들을 보며 자신은 나중에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가정을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이 그때 변진희와 다를 게 있을까? 자신도 아이를 버려둔 채 완벽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내게 했다.

“지윤아.”

지아는 아이를 껴안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엄마, 난 미안하다는 말 대신 챙김 받고 싶어요. 옛날에는 내 존재를 몰라서 그랬지만 이제 알았는데도 날 떠날 거예요?”

지윤은 역시 도윤을 닮아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데 능숙했다.

짧은 시간안에 지아가 자신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파악한 아이는 단번에 약점을 잡고 아이의 순진한 눈물을 협상 카드로 삼아 지아를 붙잡고 있었다.

그러면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거절할 방법이 없었다.

세상 어떤 부모가 사탕을 달라고 우는 아이를 외면하겠나.

특히 이 아이에겐 빚진 것이 많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하늘의 별과 달이라도 따주어야 했다.

하지만 아이는 별이나 달 대신 그저 지아가 곁에 있어 주길 바랄 뿐이었다.

“난...”

“엄마, 전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도 저와 동생들을 사랑하잖아요. 저에겐 완전한 가족이 없었지만 동생들도 한창 뭘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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