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23화

미셸은 손에 들고 있던 아침 식사 봉지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눈을 가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소지아는 깊이 잠들어 있었는데, 이도윤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났다. 눈을 뜨기조차 힘들 정도로 눈썹을 찌푸렸다. 이 자세로 밤새 자서 몸이 불편했던 지아는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예전에 여러 번 그랬듯이, 머리를 도윤의 가슴에 파묻었다.

도윤은 갑작스러운 애정행각에 당황하면서도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눈을 감고 다시 잠들었다. 이런 식으로 게으름을 피우는 건 그들에게 드문 일이었다. 도윤의 특별한 신분 때문에 일반 간호사들도 방애를 하지 않았고, 병동 점검도 취소되었다. 보통은 지아가 깨어나 약을 가져오기 때문에, 둘은 안심하고 잘 수 있었다.

지아는 꿈속에서 세 아이를 만났다. 지윤이 쌍둥이 동생들을 데리고 활짝 웃으며 지아에게 달려왔고 지아는 팔을 벌려 세 아이를 꼭 안았다. 지아의 아이들이 마침내 돌아온 것이었다.

지아는 처음으로 꿈에서 웃음소리를 내며 깨어났다. 눈을 뜨자 아이들의 얼굴이 아닌 도윤의 가슴이 보였고 자신이 문어처럼 팔다리를 이용해 도윤의 몸을 휘감은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젯밤 두 사람 사이의 뜨거웠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지아는 얼굴이 붉어져 손을 뺐다.

“잘 잤어?”

도윤이 미소를 띠며 지아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지아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결혼 초기, 매일 도윤의 품에서 깨어나던 그 아름다운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응.”

두 사람은 어젯밤 일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지아는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입었다. 그래도 느낄 수 있었다. 도윤의 시선이 자기 몸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고.

“그, 나 아침 준비할게, 일어나면 침대 시트도 갈아줄게.”

“좋아.”

식재료는 매일 정시에 배달되었고, 병실에는 작은 주방이 있어서 하루 세 끼를 지아가 직접 만들어 주었다. 오늘은 늦잠을 자서 지아는 간단히 샌드위치 두 개를 만들고, 일부 과일을 씻은 뒤 따뜻한 우유 한 잔을 준비했다. 도윤이 세수를 마치고 나타나자, 지아는 도윤에게 손짓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