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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돌풍 같은 바닷바람이 불자 하빈의 등에는 소름이 잔뜩 돋았다.

도윤이 준 미션을 수행하는 것만 알았지 그 뒤에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은 줄은 몰랐던 하빈이다. 도윤은 대체 어떤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걸까?

가족 간의 불화뿐 아니라 직장 내에서도 뻔히 보이는 싸움과 계산이 가득했다.

“보스, 이제 어떡하죠?”

하빈이 물었다.

도윤의 눈빛은 깊었고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진환에게 예의 차릴 필요 없다고 전해. 이 배를 내 집처럼 생각하고 부술 건 부숴버리고, 68억이 그렇게 쉬운 돈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라고.”

도윤은 무심하게 담배를 바다에 튕기며 가면을 쓴 채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내 돈을 가져갔으면 이자와 함께 뱉어내야지.”

하빈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대단하다!’

그동안 도윤은 이미 상대방의 실력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움직일 때 우위를 점해야 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빨리 지원군을 찾는다 해도 6시간 이상 걸릴 거고 그때쯤이면 아군은 이미 도망친 지 오래였을 것이다.

도윤이 이렇게 해도 눈에 보이는 증거는 없었다.

밤이 깊어가는 어둠 속에서 도윤은 또박또박 말했다.

“오늘 밤, 실컷 즐기라고 해!”

도윤이 방에 들어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좀 어때요?”

“좋지 않습니다. 이 아가씨 몸은 이미 약해져 있어서 진정제를 함부로 먹일 수는 없어요.”

도윤은 자신도 그 고생을 하며 버텼는데 몸이 약한 지아는 오죽할까 싶었다.

“더 좋은 방법은 없나요?”

의사는 별다른 표정 없이 도윤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쪽 남자잖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가 알려드려야 합니까? 요즘 젊은이들을 정말 이해할 수 없네요. 다들 어디 하나 모자란지 저도 어떻게 할 수 없네요.”

의사는 투덜거리며 자리를 떴고, 도윤은 땀에 젖은 지아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가씨, 저...”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 마세요.”

아무리 정신이 조금밖에 안 남아있다고 해도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아는 도윤의 소매를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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