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에게 약물을 투여받은 지아는 몸이 나른해지고 머리가 어지럽고 무거워 나며 반응이 둔감해졌다.지아는 조이가 말하는 게 들리긴 했지만 몇 초 후에야 겨우 반응할 수 있었다.머리로는 도망가고 싶어도 손발이 말을 듣지 않고 나른해나며 힘이 하나도 없었다.자신도 주사를 맞았는데 소망이는 어떻게 됐을까?‘어디 있지, 변태들이 무슨 짓이라도 하면 어떡하지?’지아는 강제로 옷이 갈아입혀지고 화장하고 머리까지 치장했다.조이는 화려하게 꾸미고 달처럼 차갑고 고고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하느님도 참 후하셔. 너한테 이런 얼굴을 다 주고.”조이는 변태처럼 지아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지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역겨웠고 미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릴 안 보내주면 후회할 거야. 내 전남편이 너희를 가만두지 않아...”“허, 네 말대로 전남편이잖아. 네 내연남이나 관리 잘해.”“우린 그냥 친구야.”“너랑 무슨 사이든 날 건드렸으니까 복수할 거야.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줄 거라고.”“대체 뭘 하려는 거야?”“곧 알게 될 거야.”지아의 눈은 가려지고 몸은 새장 같은 좁은 공간에 갇혔다.“이거 놔!”약물의 영향으로 지아는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소망이, 아이는 어디 있지?’그러다 귓가에 앳된 목소리가 울렸다.“삼촌 어디 있어요?”“착하지, 곧 삼촌을 만나게 될 거야.”“소망아! 소망아, 어디 있니?”“엄마!”눈 앞을 가리던 무언가 사라지고 몇 초가 지나서야 겨우 빛에 적응하자 자신과 똑같이 은색 드레스를 입은 소망이가 보였다.두 사람만이 두 개의 철창에 갇혀 있었다.“엄마!”소망의 손가락이 난간을 움켜쥐고 정신이 또렷한 걸 보아 약을 먹지는 않은 것 같았다.지아는 서둘러 어린 딸을 달랬다.“무서워하지 마. 엄마 여기 있어.”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미 저녁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었다.하빈은 자신이 실
지아도 이런 말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평생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증오했던 그 사람인데, 결국 자신이 곤경에 처하게 되자 그 사람 명분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다니.“못 믿겠으면 인터넷에서 찾아봐. 우리만 풀어주면 오늘 일은 없었던 일로 하고 추궁하지 않을게.”조이 주변 사람들도 그녀를 말리기 시작했다.“누님, 이 여자 정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건드리지 말죠. 저런 부자들 함부로 건드렸다가 발 빼기 쉽지 않아요.”“그래요. 복수하는데 인생까지 걸 필요는 없죠.”조이는 몇몇 사람들을 차갑게 노려보았다.“닥쳐, 이 겁쟁이들아. 이도윤의 전처라는 말을 믿어? 그럼 나는 옥황상제의 사생 딸이다.”입으로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조이의 손은 멈추지 않고 곧바로 인터넷에 검색했다.이도윤, 그는 확실히 기혼으로 등록되어 있었다.하지만 이혼 소식도, 전처 소식도, 심지어 현재 아내의 사진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이 년이 감히 나한테 거짓말을 해! 이혼한 적도 없는데 전처는 무슨, 네가 직접 봐!”‘그럴 리가.’지아가 전에 검색했을 땐 백채원의 사진과 정보는 지워지고 배우자 이름에 자신이 등록되어 있었다.그런데 왜 지금은 바뀐 걸까? 기혼이라는 것만 적혀 있을 뿐 이름도 사진도 없었다.지아는 자신의 거짓된 죽음 이후로 국내 각 언론에서 저마다 어그로를 끄는 탓에 화가 난 도윤이 모든 플랫폼과 언론을 정리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과거를 완전히 지우고 결혼한 상태만 남겼다.도윤의 마음속 아내는 줄곧 지아 한 명이었으니까.이 행동이 지아에게 이런 파멸을 가져올 줄이야.“아니야. 내가 진짜 그 사람 전처 맞아. 증명할 수 있어...”“이게 아직도 날 속이려고 하네.”조이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래, 당신이 전처라고 쳐. 이미 이혼한 마당에 누가 당신을 신경 써? 마지막으로 물을게. 이 약, 당신이 마실래, 딸한테 먹일까?”“안 돼!”지아가 소리쳤다.“내가 마실 테니 아이는 놔둬, 다치게 하지 말고.”“진작 그럴 것이지.”지아는
살아있는 사람은 당연히 딱딱한 물체보다 더 환영받았고, 손님들은 일찌감치 번호를 받고 입장한 뒤 오늘은 어떤 사냥감이 있나 기대 중이었다.오프닝에 앞서 조이는 누군가 제재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당연히 누구인지도 잘 알았다.“생각보다 빨리 오네. 계속해.”“누님, 상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왕 매니저도 굽신거릴 정도입니다. 이번에 보스도 배에 안 계시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희는 감당 못합니다.”조이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떤 대단한 상대라도 배에 탔으면 우리 규칙에 따라야 해. 잊지 마, 여긴 우리 구역이야. 하느님이 와도 어쩔 수가 없으니 배에 탄 승객들이 돈을 쓰는 거야. 그 규칙이 깨지면 앞으로 누가 오겠어?”“하지만...”조이는 짜증 난 듯 손을 내저었다.“말해. 사람 얻고 싶으면 능력을 보여주라고.”“누님, 그 여자가 이도윤을 언급했는데 이도윤이 직접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멍청아, 뉴스 안 봐? 이도윤은 지금 아프리카에서 반년 넘게 지내고 있어. 그 남자가 무슨 악마야, 천사야? 날개 달려서 여기로 날아오게.”조이가 콧방귀를 뀌었다.“허풍 떠는 걸 보아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봐야겠어.”“누님, 아무래도 이번 일 마음에 걸립니다. 저 두 사람 배에 탄 게 사실은...”“됐어, 헛소리 그만하고 곧 시작할 텐데 가서 준비나 해.”조이가 이런 상황을 만든 이유는 전부 도윤을 후회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젠 눈에 뵈는 게 없었던 조이는 그날 밤 당한 굴욕만 생각하면 증오에 이가 갈렸다.자기에게 약을 그렇게 먹여놓고 풀 곳도 없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했다. 하마터면 죽는 줄 알았던 조이는 그날 밤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1분 1초 개자식을 떠올릴 때마다 천배, 만 배로 갚아주리라 다짐했다.도윤도 이 소식을 듣고 가만 둘 리 없었다.“보스, 제가 알아보니 그 여자 이 배에서 2인자로 불린답니다. 사장은 오늘 없고 그 여자 마음대로 한다는데, 아무래도 보스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 배에 저희 쪽 사람이
예로부터 가난한 사람은 부자와 싸우지 않고 부자는 나라와 싸우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이씨 가문이 백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사업적인 배경 때문은 아니었다. 윗선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재의 지위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아무리 부자일지라도 이런 힘이 없으면 남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도윤이 이번에 움직이면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건드리는 게 될 거고, 그렇다면 본인의 앞날에도, 가문에게도 큰 위기를 불러오는 격이라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그런데 아내와 자식이 다른 사람 손에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도윤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이것만이 지아를 구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유일한 방법이었다.도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난 이미 돌이킬 수 없어.”하빈은 진봉이나 진환과 달리 뒤에 숨어서 도윤을 도와주는 역할이었고, 쉽게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런 하빈이 나타났다는 건 도윤의 앞날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보스...”“배에 있는 부하들에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고 명령해.”하빈은 한쪽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네.”애초에 이 길에 들어섰을 때부터 많은 세력들과 맞붙기로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어쩌면 그동안 그의 편에 섰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공격하는 날카로운 무기가 될지도 모른다.이 세상에는 언제나 이익만이 최우선이었으니까.가장 좋은 해결책은 배후의 보스가 그들을 풀어주는 것이었지만, 보스는 그곳에 없었고 연락이 닿지 않았다.조이는 개인적인 원한을 대외적인 일로 풀 생각이었다.이것이 큰 문제가 되면 여러 세력의 저울이 기울어지거나 무너질 것이고, 도윤도 공공연한 표적이 될 것이다.일단 자신이 움직이면 어떤 결말을 초래하는지 알면서도 지아를 위해서라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그게 도윤 자신의 앞길을 막는 짓이라도.도윤은 다시 가면을 썼다.“가자.”그 시각 무대로 향하는 지아를 바라보던 조이의 눈에서 광기 어린 표정이 번뜩였다.“임강욱은 아직 안 왔어?”왕 매니저는 고개
도윤은 사람들 틈에 섞여 경매장에 들어섰다.경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시끄럽고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 밤 멋진 미녀가 나온다고 들었어.”“나도 들었어, 좋은 물건이라고.”“지난 며칠 동안 심심했는데, 내리기 전에 한판 그게 노는 게 어떤가?”행사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추악하고 더러운 얼굴을 감추고 있었다.도윤이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누군가 다가왔다.“임 선생님?”다리를 꼬고 앉은 도윤은 거물의 아우라가 대단했다. 매일 지아 앞에서 공손하게 굽신거리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맞습니다.”남자의 기운에 원한에 찬 귀신들마저 물러갈 지경이었다.“선생님께 전하라는 편지입니다.”편지를 열어보니 역시나 같은 글씨체로 적혀 있었다. 종이를 펼쳤을 때 하빈은 도윤의 손에 불거진 핏줄을 발견했다. 화가 난 게 틀림없었다.“보스가 말씀하시길 거부하시면 두 모녀가 남들의 장난감이 되는 걸 보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장난감이라는 단어가 도윤을 무자비하게 자극했고, 그는 당장에 편지를 산산조각 냈다.“가서 몸 깨끗이 씻으라고 전해.”“동의하시는 겁니까?”도윤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죽기를 기다리라고.”이 말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면 농담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도윤의 입에서 나온 이상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도윤은 이미 미쳐버리기 직전이었고, 지아를 위해서라면 다른 건 안중에도 없었다.지아만 넘겨받으면 모두가 무사할 수 있었다.하빈은 마음속으로 제발 일이 커지지 않기를 남몰래 기도했다.도윤의 재력으로 지아와 소망이를 모두 넘겨받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상대가 일부러 방해를 해서 걷잡을 수 없이 일을 크게 만들까 걱정이었다.만약 수면 위로 드러난 세력을 움직이면 도윤은 권력 남용자로 낙인찍히게 된다.그 뒤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도윤의 말이 전해졌을 때 조이는 이미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조이는 립스틱을 거울에 던
도윤의 손은 의자 팔걸이를 꽉 움켜쥐고 있었고, 지아를 곁에서 잃어버린 시간 동안 지아와 아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이 되었다.비록 물건을 올려보내기 전에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규칙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도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진행자가 첫 번째 상품을 소개할 거라는 말을 듣고 심장이 미친 듯이 펄떡였지만 지아와는 아무 상관이 없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나 도윤의 생각대로 조이는 지아를 마지막에 보낼 것 같았다.팔걸이를 움켜쥔 도윤의 손에 더더욱 힘이 들어갔다.시간이 1분 1초 지날수록 미리 엄청난 물건이 온다는 예고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모두들 앞에서는 크게 흥분하지 않고 피날레에 집중했다.도중에 하빈은 도윤에게 물을 여러 번 건넸지만 도윤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마지막 피날레가 되자 조이가 직접 무대에 올랐다.조이는 타이트한 빨간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고 무대 중앙으로 걸어갔다.그런 관능적인 모습에 남자들은 눈을 크게 떴고 몇몇은 아래에서 휘파람을 불었다.조이의 얼굴은 가면을 쓰고 악한 표정을 숨기고 있었다.“밤새워 기다리셨으니 다들 궁금하실 텐데, 오늘 밤의 피날레를 바로 공개하겠습니다.”조이가 박수를 치자 그녀의 부하들은 검은색 커튼으로 덮인 거대한 물건 두 개를 밀고 들어왔다.도윤의 가슴이 조여왔다.“질질 끌지 말고 얼른 보여줘.”“그래, 하루 종일 저것만 기다렸다고. 빨리 물건 올려.”조이의 시선이 가면을 훑어보던 중 도윤의 모습이 살짝 보였다.남자는 사람들 한가운데 앉았고, 얼굴 전체를 가면으로 가려서 얼굴 표정을 볼 수 없었다.다리를 꼬고 팔걸이에 손을 얹은 채 이겼다는 확신에 가득 차 있는 모습인 것 같았다.멀리서 봐도 도윤의 몸에서 나오는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왠지 모르게 조이는 지금 눈앞의 남자가 신비한 거물의 아우라를 풍기며 자신이 상상하던 별 볼 일 없는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미 상황은 오래전에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조이는 보스가 배에 없지만 배
도윤은 심호흡을 하고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켰다.모녀는 화려하고 빈티지하며 섬세한 긴 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은색 체인과 어우러져 특별한 아름다움을 자아냈다.가리지 않은 소망의 천진난만한 얼굴이 커다란 스크린에 드러났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천사 같은 얼굴에 매료되었는지 모른다.약을 먹지 않은 아이의 큰 눈이 맑고 또렷했다.머리에는 크리스털과 깃털로 장식한 헤어 액세서리로 이국적인 공주처럼 꾸몄다.천진난만한 눈망울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는 듯 울지도 않으며 마치 늑대 굴에 들어온 호기심 많은 사슴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분홍빛이 도는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져 있었고 도윤은 스크린을 통해 아이의 입 모양을 보았다.“엄마, 삼촌.”도윤의 손은 이미 무기를 만지고 있었고, 지금 이 순간 그는 즉시 무기를 뽑아 들고 조이를 공격하고 싶었다.다른 사람들은 이미 예쁜 어린 소녀 때문에 들끓고 있었다.심지어 이미 컬렉션에 넣을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고, 사서 데리고 가 몇 년 더 키워 애인으로 만들 거라고 생각하는 변태적인 사람들도 많았다.게다가 일부 사람들은 어린 소녀가 너무 예뻐서 엄마는 더 예쁠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지아는 소망처럼 자유로운 상태가 아니었고, 철창에 기대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도윤은 망할 자식이 지아에게 약물을 사용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지아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걱정되었다.조이는 여전히 열정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었다.“과장 하나도 보태지 않고 이 여자는 제가 봤던 사람 중 가장 아름다웠어요! 시공간을 넘어 이 땅에 도착한 요정 같죠. 그러니 오늘은 색다르게 놀아볼까 합니다. 경매를 시작하기 전 다들 이 여자의 가면을 벗겨보고 싶지 않나요?”다들 의견이 분분했고 심지어 조이가 지나치게 밑밥을 깐다고 욕설을 퍼부었다.욕설은 차치하고서라도 지아의 이런 전략은 모두의 흥미를 자극했다.아이가 이렇게 예쁘니 여자는 얼마나 예쁠지 다들 상상이
조이는 도윤이 분노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도윤은 분명 지아가 가면을 벗고 다른 남자들이 지아의 얼굴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도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지불해야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그는 공개를 위한 첫 단계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2억은 기본 가격이자 조이가 도윤의 경제력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이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건 단 한 번의 키스였고, 뒤로 갈수록 비용은 적지 않은 금액일 텐데 도윤이 무슨 수로 돈을 꺼내겠나?하지만 뒤의 경매를 위해 그 돈을 아꼈다가 지아는 다른 남자와 키스할 것이다.도윤이 무엇을 선택하든 조이는 그를 골탕 먹일 생각이었다.하지만 조이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도윤이 난 놈이란 사실은 간과했다. 도윤에게 사랑이 부족하다 할지언정 돈이 부족하단 말은 못 한다.이씨 가문은 백 년의 가업을 이어온 데다 어릴 적부터 사업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도윤의 집안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재력가 집안이었다.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들이 돈을 다 합친다 해도 도윤은 감당할 수 있었다.단순히 경매는 두려울 게 없었지만 도윤은 저 여자가 무슨 수작이라도 부려 자신에게 방해 공작을 할까 봐 걱정이었다.2억부터 시작한 가격은 자리에 있는 90% 사람들을 거르고 시작했다.배에 탑승한 사람들은 꽤 부유하지만 얻을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키스를 사기 위해 멍청하게 2억이나 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어차피 돈으로 사면 얼굴도 볼 수 있었기에 다들 2라운드 경매를 기다리고 있었다.당연히 10%의 재벌들은 돈을 마구 흩뿌리고 있었다.“2억 2천만 원.”“2억 4천만 원.”입찰가가 2천만 원씩 올라갈 때마다 지아의 의식은 점점 흐려졌다. 처음에는 소망이 무사한 걸 보고 안도했지만 지아는 곧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았다.‘임강욱도 왔을까?’약 수백 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모두 가면을 쓰고 있는 데다 약물의 영향으로 잘 볼 수 없었고 시야를 집중하기가 어려웠다.“엄마.”딸이 지아를 불렀고 지아는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