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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지아는 손에 든 레몬 물을 어루만졌다. 안에 얼음이 있었기에 포장에 물기가 조금 생겨 지아의 손바닥은 점차 차가워졌다.

지아는 이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

“넌? 나이도 꽤 있으니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

강욱은 어수룩하게 웃더니 숨기지 않고 말했다.

“네, 아주 오래 전에 만난 여자예요. 그때 저는 매우 가난했고 또 상처까지 입었는데, 그런 저를 조금도 싫어하지 않고 구해줬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여자애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그 후는?”

다른 사람의 첫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워 보였기에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의 슬픔도 느끼지 못하게 했다.

“그런 게 어딨겠어요? 그 여자애는 귀한 집안 딸이었으니, 저 같은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가난뱅이에게 무슨 자격이 있다고. 저는 그저 평생 그 사람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으면 돼요.”

“그럼 그 사람에게 고백은 했어?”

강욱은 하늘에 나타난 둥근 달을 보고 있었기에 지아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대답했다.

“아니요, 그 사람은 그렇게 아름답고 완벽했으니 영원히 제 마음속에 있으면 돼요. 만약 다가간다면 저는... 저는 그 사람을 다치게 할지도 모르니까요.”

지아는 웃었다.

“너까지 아는 것을 그 사람이 모르다니.”

“사실 저도 몰랐어요. 그 새끼 고양이들이 제 앞에서 죽을 때에야 비로소 제가 큰 잘못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때로는 지나친 사랑이 오히려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저도 그냥 이렇게 멀리서 그 사람을 바라보면 돼요.”

“그 아가씨는 지금 어딨지? 잘 지내고 있는 거야?”

지아는 왠지 모르게 자신을 떠올렸다. 강욱은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착각인지 지아는 어수룩한 강욱의 눈빛이 무척 그윽해진 것을 발견했다.

“네,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럼 방금 아가씨가 말한 그 사람, 애인인가요?”

그는 화제를 돌렸다. 지아도 숨길 게 없었기에 솔직하게 말했다.

“예전이라면 애인이라 할 수 있지. 그 남자를 매우 사랑했거든.”

“지금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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